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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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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관
작품등록일 :
2016.01.19 16:18
최근연재일 :
2017.06.0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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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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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76
글자수 :
172,306

작성
16.02.14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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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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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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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1. 모험가(5)

DUMMY

1. 모험가(5)






산 정상에 걸린 아침 해에 잎사귀에 맺힌 새벽이슬이 반짝인다. 아직 가시지 않은 밤 중의 한기가 기슭을 맴돌고 있고, 영원할 것만 같았던 풀벌레 소리는 이미 사라지고 어느 새 숲속의 새로운 반주자는 하늘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새들로 바뀌어 있었다.


"으으.. 노숙은 몇번을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단 말이지. 나이를 먹으니 이런 곳에서 노숙을 하면 뼈 마디가 쑤시지 않는 곳이 없어."


한슨씨가 지난 밤 머물렀던 자리를 정리하며 투덜댔다.


"밤엔 그렇게 혈기왕성한데, 그이는 이럴때만 투정부린단 말이지. 정말.. 남자는 몇 살을 먹어도 어린애라니깐?"


이미 준비를 다 마친 조세핀씨가 한슨씨의 투덜거림에 맞받아 쳐 주었다. ...조세핀씨 은근히 쎈 농담을 잘하신다니까.


조세핀씨는 불침번 순서를 항상 마지막을 맡았기 때문에 일행보다 빨리 깨어있는 편이다.


그래서 먼저 깨어있는 동안 조금씩 뒷정리와 메이크업(...)(남편인 한슨씨에게 치장도 안한 맨얼굴을 보여주는건 금기사항이다!! ..라는 신념을 가지신 분이다. 아 물론, 딱히 한슨씨 한정은 아닌거같지만.)을 먼저 다 끝내놓고 기상시간에 맞춰 깨워주신다.


불침번이라는게.. 사실 중간에 잠시 일어났다가 다시 잠드는게 상당히 피곤한지라, 대부분은 첫번째나 마지막이 제일 좋은 순번이다.(도중에 무언가의 기척이 있다거나 할 경우들을 제외 한다면.) 첫번째 순서는 척후를 맡느라 지친 란셀씨가 하고, 그 이후는 유동적으로 순번을 정하고, 여자인 조세핀씨가 마지막을 맡았다.


"전에 갔던 계곡에서 물 좀 채워넣으려면 좀 돌아가야하니, 일찍 움직이도록 하죠. 식사할 시간도 없어요."


루셀씨가 말을 마치곤 배낭에서 육포를 꺼내 질겅질겅 씹어먹었다.


"전 준비 끝났으니, 먼저 천천히 가보겠습니다."


어느 새, 준비를 끝낸 란셀씨는 일어나서 걸어나갔다.


"아아. 이쪽도 곧 끝나니까, 금방 따라 가겠네."


한슨씨는 나와 함께 남은 짐을 싸며, 란셀씨를 곁눈질로 흘깃 보며 대답했다.


먼저 개인 짐 정리가 다 끝난 조세핀씨와 루셀씨도 남은 여장들의 정리를 도와주어 뒷정리는 란셀씨가 떠난지 3분이 채 안걸려서 끝났다.


"자, 그럼 출발하세."


일행은 그렇게 안락했던 모닥불을 뒤로 한 채, 길을 나섰다.



******************************************************



"어... 어?"


내 입에서 나오는 멍청한 반응소리.


계곡에 도착해서 일행들과 수통에 물을 채우던 도중이었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얕은 계곡 반대편에서 수풀을 빠져나온 작은 녹색 생물 한 무리와 눈맞춤을 하는 꼴이 되었다.


양측 다 잠시 동작을 멈춘 상황.


"..칫..!"


혀차는 소리와 함께 먼저 뛰어나간 건, 루셀씨였다.


"크엨..."


튀어 나가자 마자 들려오는 고블린의 짧은 단말마.


고블린 쪽을 보자, 고블린의 머리에 창이 박혀있다.


루셀씨가 뛰어나간 것은 이미 창을 던진 이후에 나간것이리라.


"놓치선 안됩니다!"


루셀씨가 계곡 반대편으로 넘어가서 외쳤다.


"...! 알았다!"


곧이어 란셀씨가 양손 검을 들고 달려나가고, 그 뒤를 한슨씨가 양손 망치를 들고 따라나섰다.


벌써 루셀씨는 꽂혀진 창을 뽑아내고 고블린 6마리 사이에서 난전을 벌이고 있었다.


"끼엑!"


고블린들과의 몇 번의 공방 중에 순식간에 두 마리째의 숨통을 끊어놓는 루셀씨.


"루셀씨, 뒤요!"


양손으로 단검을 역수로 쥐어 루셀씨의 등을 찍어내리려는 고블린에 난 반사적으로 외쳤지만..


"캬앗!"


날아온 화살 한 발이 고블린의 몸통에 박히고 단검의 궤적은 루셀씨의 몸놀림에 자연스레 비껴나갔다.


그리고 루셀씨의 연이은 숨통 끊기. 가차 없이 머리에 창을 박아넣는다.


곧바로 란셀씨와 한슨씨가 계곡 건너편에 도착해서 난투에 합류, 순식간에 승기를 잡았다.


란셀씨가 고블린의 조잡한 갑옷 사이로 양손검을 찔러넣어 한 마리를 끝장내었고, 그에 질세라, 한슨씨의 양손 망치가 고블린이 쓰고있던 투구 너머로 두개골을 박살내버렸다.


그러자, 남은 두마리는 전의를 상실하고 수풀쪽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흡...!"


"캭!!"


루셀씨는 등을 보이며 도망치는 고블린에게 다시한번 창을 던져 숨통을 끊었고, 일행과 거리가 벌려져서 조준하기 쉬운 사냥감을 조세핀씨가 마무리하는걸로 끝이났다.


"후우.. 깜짝 놀랐네."


나는 수통을 쥔 손에 힘을 풀었다. 예기치 못한 전투에 짐꾼인 나로서는, 힘껏 수통을 쥐고있는게 고작이었다.


"다행이네요. 전부 처리한거 같습니다."


루셀씨는 꽂힌 창을 회수하며 말했다.


"이녀석들, 부락에서 잠시 물을 뜨러 온거같은데. 타이밍이 나빴군."


"뭐.. 우리한테는 처리해야 할 수가 이렇게라도 조금 줄었으니 다행지만."


한슨씨와 란셀씨의 한마디. 이 고블린들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인간의 영역을 침범한건 저쪽이니까.


『그린 제너럴 마운틴』의 이쪽, 그러니까 산의 동쪽 부분(도시와 마주보는 부분)은 인간의 영역이고, 정상에서 서쪽으로는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아무리 도시라고 한들 사람 사는 곳이고, 산의 자원은 필요불가결이다.


야생종이 아닌 문화를 가지고 있는 종족이라면 다들 일정한 영역을 가지고 있고, 그 영역을 침범하는 것에 대해 적의로 답하는 것은 생물의 생존 본능과 같은 것이다.


그 지역에서 나는 자원은 한정되어있으니, 영역 침범은 종의 존속에 대한 위협이며,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토벌 의뢰가 나오는 것이다.


사실, 야생종들은 문화도 지식도 없는 말 그대로 짐승과 같기 때문에 마치 『사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온 녀석들을 다 처리했으니, 시간이 너무 늦는다면 저쪽도 뭔가 낌새를 채겠죠. 그 전에 부락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칠 준비를 해야되요."


죽은 고블린에게 뭔가 쓸만한 물건이 있는지, 뒤져보던 루셀씨가 말했다.


"별 거 없구만.. 고철로 쓸만한거밖에 없어. 가지고 가자니 짐이 될 것 같아서 챙겨가기도 뭐하네."


마지막 녀석의 체크를 마친 란셀씨가 고블린의 체액이 뭍은 손을 계곡물에 씻으며 말했다.


"루셀의 말이 맞아. 저녁까지는 부락에서 잘 알아채진 못할테니, 얼른 이동하도록 하죠."


조세핀씨가 나머지 수통을 챙긴 뒤 말했다.


"음... 근데 저 단도, 호신용으로 하나 가져가도 되요?"


나는 바닥에 떨어져있는 단도를 눈을 반짝이며 바라보고 말해보지만, 한슨씨와 조세핀씨에게서 돌아온 말은 참혹했다.


"안돼. 파상풍 걸린다."


"안돼, 파상풍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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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8. 인생은 실전이다(2) 17.05.29 104 0 13쪽
33 8. 인생은 실전이다(1) 17.05.28 100 0 12쪽
32 7. 미궁 입문(3) 17.05.23 11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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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7. 미궁 입문(1) 17.05.21 10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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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5. 당신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4) 17.05.12 142 0 13쪽
22 5. 당신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3) 17.04.30 204 0 13쪽
21 5. 당신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2) 17.04.28 143 0 12쪽
20 5. 당신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1) 17.04.27 156 0 12쪽
19 4. 카자르겍크 탐사(5) 17.04.26 170 0 12쪽
18 4. 카자르겍크 탐사(4) 17.04.25 149 1 13쪽
17 4. 카자르겍크 탐사(3) 17.04.25 149 0 11쪽
16 4. 카자르겍크 탐사(2) 17.04.23 183 0 12쪽
15 4. 카자르겍크 탐사(1) 17.04.22 183 1 10쪽
14 3. 대전사 결투(3) 17.04.20 225 0 11쪽
13 3. 대전사 결투(2) 17.04.20 207 0 12쪽
12 3. 대전사 결투(1) 17.04.07 227 3 12쪽
11 2. 카자르겍크(4) 17.04.06 239 3 10쪽
10 2. 카자르겍크(3) 17.04.01 322 3 13쪽
9 2. 카자르겍크(2) 16.02.26 343 4 10쪽
8 2. 카자르겍크(1) 16.02.23 399 4 9쪽
7 1. 모험가(6) 16.02.15 441 5 7쪽
» 1. 모험가(5) +1 16.02.14 483 6 7쪽
5 1. 모험가(4) 16.02.07 529 5 6쪽
4 1. 모험가(3) 16.02.06 556 6 5쪽
3 1. 모험가(2) 16.01.19 675 9 6쪽
2 1. 모험가(1) 16.01.19 833 9 4쪽
1 0. 프롤로그 +1 16.01.19 1,159 1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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