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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노트 님의 서재입니다.

꿈을 향해 달려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꿈을 향해 달려라
작품등록일 :
2015.12.30 15:39
최근연재일 :
2016.01.17 18:45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76,468
추천수 :
1,817
글자수 :
126,136

작성
16.01.15 15:47
조회
1,913
추천
45
글자
11쪽

021

DUMMY

네가 내 꿈을 꾼 이유는 바로!



너무나 생생한 꿈이었다. 말투, 표정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각인된 것처럼 선명하게 떠올랐다.

살아생전 그토록 요상한 꿈을 꿔 본적이 있었던가?

단연코 없다고 자신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어젯밤 그는 친구들이 말하던 그 꿈을 꾸고야 말았다.


“으아아악! 씨파알!"


단지 사우나에서 일어난 일을 꿈꿨다면 이렇게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구타를 당할 때의 기억들이 뚜렷하게, 아주 선명하게 떠오른다는 점.

게다가 맞았을 때의 아픔은 아직까지도 남아 있는 듯했다.

물론 멍이 들거나 상처가 남지는 않았다.

그저 기억 속에 틀어박힌 아픔의 느낌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개, 개새끼. 경찰에 신고해 버릴 테다.'


잠에서 깼을 때 어제 꿨던 꿈을 잊지도 못하고 현실로 착각하는 일까지 범하게 되었다.

친구들이 꿈이 어쩌고저쩌고 할 때만해도 비웃었는데, 지금은 그런 생각이 싹 날아가 버렸다.

오히려 그 악마 같은 놈을 다시 만날까봐 두려웠다.


다시금 떠오른 기억에 그가 몸서리치자 박봉팔은 다 이해한다는 듯 어깨를 가볍게 두들겼다.


"너도 알지? 경찰에 신고할 수도 없어. 그건 내가 극복해야 돼. 왜냐하면 그 꿈. 절대 잊히지 않거든. 이상하게도."


정말 그랬다.

마치 방금 전에 일어난 듯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특히 그 악마 같은 놈의 얼굴을 보면 더더욱 선명하게 떠오르는 끔찍한 경험을 해야만 했다.

박봉팔이 이동화를 보고 경기를 일으킨 것도 다 그 때문.

아직까지 이런 경험이 없는 김도윤은 그저 멍한 표정으로 천장만 응시할 뿐이었다.


'아, 잊고 싶다.'




아침을 먹고 밖으로 나온 이동화는 곧장 박봉팔의 집으로 향했다. 거리도 얼마 되지 않았다. 도보로 한 20분 정도?

운동 삼아 가볍게 뛰면 금세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번화한 중심 거리를 지나 좁은 길목으로 들어선 그가 걸음을 멈췄다. 그러며 허리를 굽혀 양 무릎에 손을 얹고 숨을 가볍게 몰아쉬었다.


"후욱. 후욱. 한동안 운동을 안했더니 몸 상태가 말이 아니네."


예전엔 30분을 달려도 지금과 같이 숨이 차지 않았다.

근 몇 년간 운동을 접었더니 10분만 달려도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다.

어느 정도 숨을 고른 그가 허리를 쭉 폈다.


'아무래도 운동을 다시 해야겠어.'


돈도 돈이지만, 건강이 나빠지면 말짱 도루묵이다.

아저씨 말대로 젊었을 때 관리를 해줘야 한다.

단지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건, 지금처럼 미래에서 운동을 한다면 효과를 볼 수 있느냐? 였다.

깊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뭐, 시간이 지나다 보면 알 수 있는 문제니까.


'정, 안 되면 현실에서 운동을 하리라' 하고 결심을 굳힌 그가 천천히 골목길 안으로 향했다.




딩동!


들려오는 초인종 소리에 박봉팔은 고개를 돌려 현관문을 바라봤다.


'누구지?'


꿈 때문에 헐레벌떡 달려온 김도윤은 여기 있으니, 지금 시간에 더 이상 올 사람은 없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일어난 그가 현관문 앞으로 다가갔다.


"누구세요?"

"동화인데요."


밖에서 들려오는 끔직한 목소리에 그가 화들짝 놀라며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

방안 의자에 앉아 있던 김도윤 역시 몸을 벌떡 일으켰다.


"누, 누구라고?"

"씨, 씨팔. 그 새끼 왔다. 좆도 여긴 어떻게 알고 왔지?"


그가 당황한 표정으로 중얼거리자 김도윤은 답답하다는 듯 제 가슴을 탕탕 쳤다.


“아, 씨! 꿈에서 네가 다 알려 줬…….아…….꿈은 나만 꿨지.”


자신의 실책을 깨달은 그가 곧 허탈한 표정으로 박봉팔에게 다시 말했다.


“꿈에서 네가 다 알려줬어. 우리 집, 여기. 자주 가는 곳까지. 아, 썅! 뭐가 뭔지 모르겠네.”

“내가 알려줬다고?”

“그래. 그것도 아주 친절하게. 하아. 내가 말하고도 내가 웃기다. 참, 나.”


고개를 내저은 김도윤이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의자에 털썩 주저앉자 박봉팔은 제 가슴을 쥐어뜯고 싶도록 답답해 미칠 것만 같았다.

자신도 모르는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난다는 게 정말 끔찍했던 것이다.

그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다가 밖에서 ‘안에 있는 거 다 알아요.’라고 담담히 들려오는 말에 헛바람을 집어 삼켰다.


‘씨팔, 씨팔, 씨팔.....’


초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속으로 욕설만 내뱉던 그가 결국 현관문 앞에 섰다.


“후우. 후아.”


가볍게 심호흡을 한 그가 현관문을 천천히 열었다.

문이 완전하게 열리자 이동화의 웃는 모습이 시야로 들어왔다.

손에는 음료수 박스가 들려져 있었다.

박봉팔은 어색하게 웃었다.


“오셨습니까?”


그러며 속으로 욕했다.


‘씨팔. 웃는 게 더 무섭다, 악마 같은 새끼야.’




이동화는 어색하게 앉아 있는 박봉팔과 김도윤의 얼굴을 면밀히 살폈다.


‘상태는 비슷한데?’


하나같이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 불안한 표정이 얼굴에 역력하다.

하기야 악연으로 이어진 인연인데, 집까지 불쑥 찾아왔으니 어쩌면 저들의 반응은 당연하다.

오히려 이동화는 자신의 상태가 심리적으로 안정돼있다는 걸 느꼈다.


마치 친한 친구 집에 놀러온 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슬며시 웃음지은 그가 김도윤과 박봉팔을 동시에 바라보며 물었다.


“잘 먹었습니다.”


간단한 물음에 둘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그게 무슨....? 혹시 전화를 안 받은 일이라면 그때 배터리가......”

“다, 담배도 사주셨는데 당연히 저희가 내야죠.”


박봉팔은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전혀 딴소리를 해댔고, 김도윤은 자신도 모르게 손사래 치며 물음에 대답했다.

상반된 둘의 행동에 이동화는 미간을 찌푸렸다.


‘다른 사람이 꿈을 꾸는 이유가 폭력과 연관이 돼있나?’


그렇다면 슬이와 김일수는? 손대지도 않았다.

그가 하나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과거의 일을 떠올렸다.


‘박봉팔 친구가 김일수를 때렸고, 슬이는 박봉팔이 발로 찼어. 저 김도윤 같은 경우는 슬이가 간단하게 처리해 엑스트라로 남았고.....’


빠르게 지나가는 과거의 일에 이동화는 하나의 가능성을 떠올릴 수 있었다.


‘혹시 내가 누군가에게 폭력을 쓰거나 ,혹은 나와 연관된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맞으면 꿈을 꾸는 건가?’


대화로 인한 것이 아니면, 그럴 가능성이 다분해 보였다.

물론 아직까지 정확한 것은 아니다. 한 가지 실험을 해보면 더더욱 확실하게 알 수 있을 터.

그러려면 일단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이동화가 느닷없이 숨을 고르자 두 사람은 지레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왜, 왜 그러십니까?”

“부, 불편하십니까? 무, 물이라도 한 잔....”


들려오는 물음에 이동화는 고개를 가볍게 내저었다. 그러며 김도윤을 바라보았다.


“저, 죄송한데 잠시 밖으로 나가 주시면 안 될까요? 이 분과 할 얘기가 있어서요.”


김도윤이 손가락으로 제 얼굴을 가리키며 물었다.


“저 말입니까?”

“예. 한 1시간정도면 됩니다.”


1시간 동안 밖에 나가 있으란 말에 김도윤은 오히려 기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1시간이 아니라 오늘은 그냥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제 걱정은 마시고 두 분 대화 나누십시오.”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은 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그대로 현관문으로 다가갔다. 그러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럼 일 보십시오.”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상황에 박봉팔이 다급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야, 야. 그, 그냥 가면 어떻게.”


간절함이 배어 있는 그의 음성에도 김도윤은 애써 못들은 척하며 현관문을 벌컥 열었다.


‘미안하다. 친구야. 나 먼저 좀 살자.’


그러며 그대로 나가버렸다.

박봉팔이 벙찐 표정을 지었다.


‘치, 치사한 새끼.’


그들이 서로를 욕하든 말든, 이동화는 김도윤이 나간 현관문 쪽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그러며 별안간 문을 잠가버렸다.


딸칵!


들려오는 쇳소리에 박봉팔은 왠지 모를 두려움을 느꼈다.


'뭐, 뭐야?'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문을 왜 걸어 잠근단 말인가?

대체적으로 문을 잠그는 이유는 하나뿐이다.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서. 말 그대로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할 속셈이다.

그럼 왜 남에 집에 와서 누군가의 출입을 통제하려는 것일까?

답은 하나다.

불순한 생각.


순간 그의 안색이 하얗게 질렀다.


'서, 설마 그럴리....'


담담한 표정으로 뚜벅뚜벅 걸어오는 악마 같은 놈의 모습.

심장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손이 수전증에 걸린 것처럼 떨렸다.

생각해내야 했다.

상상 속에서 벌어질 일들을 막으려면 선수를 쳐야 한다.

박봉팔은 죽을힘을 다해 머리를 굴렸다.


‘저, 저 악마 같은 새끼가 왜 그러는 걸까? 호, 혹시 전화 안 받은 것에 앙심을 품고!’


그럴 가능성이 농후했다. 잘못을 빌지 않으면 필시 폭력을 쓸 터.

미리 선수처서 사과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 순간.


이동화가 밑도 끝도 없이 고개를 꾸벅 숙였다.


“일단 시작하기 전에 죄송하다는 말 먼저 드리고 싶네요. 제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어쩔 수 없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정중한 그의 말.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심장한 속뜻에 박봉팔의 안색이 퍼렇게 질렸다.


‘뭐, 뭐야? 서, 설마 저건? 이런 씨팔! 나보고 어쩌라고!’




이 틀 후, 이동화는 아침 일찍 박봉팔의 집을 찾아갔다.

초인종을 누르자 안에서 구시렁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어 발소리가 들리는 듯 싶더니 현관문이 벌컥 열렸다.


"아, 씨! 누...!"


말을 도중에 끊은 박봉팔이 현관문 손잡이를 잡은 채 그대로 굳어 버렸다.

석상처럼 굳은 그를 바라보며 이동화는 슬쩍 웃어 보였다.


"저에요. 동화."


그 말을 끝으로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때 안에서 김도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누구인데 그래?"


그제야 정신을 차린 박봉팔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간신히 입을 땠다.


"드, 들어오십시오."

"그럴까요?"


이동화는 상의 밖으로 흘러나온 목걸이를 안에다 집어넣으며, 별다른 거리낌 없이 박봉팔의 곁을 지나 안으로 들어갔다.

방안에는 수십 개의 맥주 캔과 먹다 남은 치킨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밤새 술 파티를 한 모양.

그 여파로 김도윤은 눈도 못쓰고 침대 위를 굴러다니고 있었다.


이동화는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들려오는 음성에 김도윤이 무언가를 깨달은 듯 화들짝 놀라며 몸을 벌떡 일으켰다.

눈을 뜬 그가 이동화의 모습을 확인하곤 주춤 뒤로 물러섰다.


"여, 여기는 무슨 일로?"

"잠깐 할 얘기가 있어서요. 일단 앉으세요. 그 쪽도 이쪽으로 좀 오시고요."


멀찌감치 떨어져 사태를 관망하고 있던 박봉팔이 자신의 이야기가 나오자 몸을 움찔 떨었다. 그러다 이동화가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음을 느끼고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처량한 미소를 지은 채 방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모두가 방안에 앉자 이동화는 박봉팔을 바라보며 물었다.


"잘 주무셨죠?"


생뚱맞은 그의 말에 박봉팔은 속으로 욕하며 친절히 대답했다.


"그, 그럼요."

"혹시 꿈속에서 누구한테 맞거나 하지는 않았고요?"


꿈이란 단어에 박봉팔은 지난날의 기억을 상기해 내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러며 고개를 완강히 내저었다.


"아, 안 꿨는데요."


작가의말

오늘 일이 있어 조금 빨리 올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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