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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노트 님의 서재입니다.

꿈을 향해 달려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꿈을 향해 달려라
작품등록일 :
2015.12.30 15:39
최근연재일 :
2016.01.17 18:45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76,375
추천수 :
1,817
글자수 :
126,136

작성
16.01.13 19:05
조회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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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글자
12쪽

019

DUMMY



박봉팔은 실험도구?


'으헉!'


발신자의 이름을 확인한 순간 박봉팔이 헛바람을 집어 삼켰다. 곁에 있던 김도윤은 '이 새끼가 미쳤나?'하는 눈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갑자기 왜 그래?"

"씨팔. 그 괴물 같은 새끼한테 전화 왔어."


두려움이 가득한 눈으로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그의 모습에 김도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괴물 같은 새끼라……? 혹시? 그때 그놈?"


그 놈이란 말에 박봉팔은 치가 떨린다는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김도윤이 어이없는 표정을 그렸다.


'허, 참. 중증이네.'


만난 것도 아니다. 겨우 걸려온 전화다. 그런데 이토록 두려워한다?

꿈 때문에 그렇다는 말도, 지금의 행동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야, 내가 받아 볼게."


그러며 스마트폰 쪽으로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박봉팔이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버럭 질렀다.


"받지 마, 새끼야!"


그러더니 몸을 벌떡 일으키곤 스마트폰을 집어 들어 전원을 꺼버렸다.

황당한 행동에 김도윤은 고개를 흔들었다.


‘이 새끼 날이 갈수록 이상해지네.’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음성사서함으로 연결 됩니다…….


귓가로 들려오는 기계음에 이동화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거 봐라?'


분명 방금 전까지 연결음이 들렸는데, 갑자기 통화중이라는 안내가 나왔다.

두 번째 전화를 걸었을 땐, 전화기의 전원이 꺼져 버렸다.


이는 뭔가?

상대방이 의도적으로 전화를 받지 않고 전화기의 전원을 꺼버렸다는 소리였다.

바꾸어 말하면 '네 전화 따위는 받고 싶지 않아!'라고 하는 것과 동일하다.

전화번호를 줄때만 해도 '헤헤'거리며 꼭 연락 달라고 했으면서 막상 전화를 거니까 전화를 안 받는다.

이게 뭐하자는 짓인가?


불순한 의도를 품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에게 해코지를 가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단지 오늘은 그에게 몇 가지 물어볼 게 있어 전화를 한 것뿐이다.

그런데 이렇게 비협조적으로 나온다면 생각을 고쳐먹어야 한다.

직접 찾아가는 수밖에.


소파에서 일어난 이동화는 안방으로 들어가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러며 인터넷 사이트로 들어갔다.


'요즘 시대에 사람하나 찾는 건 일도 아니지.'


물론 전화번호로 타인의 주소지를 알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할 뿐더러 설령 어찌어찌 알아냈다고 해도 그것은 불법이다.

심지어 경찰마저도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11조'에 의거해 규정을 위반하거나, 개인정보를 누설 또는 권한 없이 처리하다 걸리면 옷을 벗어야 할 정도.

그러니 더 이상 말해서 무엇 할까.


하지만 이동화는 박봉팔의 거처를 알아낼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SNS을 뒤지면 사진이 있겠지?'


사이버 세상은 자신의 정보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고픈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자신이 여행을 다녀온 곳, 맛 집, 친구들, 심지어 자주 찾는 곳까지.

이동화는 그 점을 노려 박봉팔을 찾아낼 생각이었다.

물론 그 마저 안 되면 돈을 드려서라도 흥신소에 의뢰해 찾아봐야겠지만.


'일단 페북 먼저 뒤져 봐야겠어.'


스마트폰으로 SNS에 연결한 후 박봉팔이 올려놓은 사진과 댓글들을 빠르게 훑었다.

대부분 친구들과 술집에서 찍은 사진이거나, 혹은 클럽에서 여자들과 찍은 사진이 많았다.

간간이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찍은 사진도 보였다.

이동화는 그 사진을 유심히 바라봤다.


'이건 주식 같은데?‘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복잡한 숫자와 그래프들이 잔뜩 있는 주식차트.

박봉팔은 그 화면 앞에서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 웃으며 엄지를 척 치켜세우고 있었다.

저렇게 기분이 좋은걸 보니 꽤 짭짤한 수익이 있었나 보다.

그래도 관심 밖의 일.


솔직히 그는 예전부터 주식 쪽에는 관심이 없었다. 남들은 재테크다 뭐다 해서 죄다 관심을 쏟지만, 그가 생각하는 주식은 도박이나 다름없어 일절 쳐다보지도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변했다.

그로인해 생각도 달라졌다.

이동화는 주식 차트를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들겼다.


'주식이라…….주식.'




띵동!


컴퓨터에서 알람 소리가 들려왔다.

스마트폰으로 박봉팔에 관한 정보를 뒤지고 있던 이동화가 눈을 번쩍 떴다.


'댓글이 달렸구나!'


박봉팔이 SNS에 올려놓은 사진을 캡처해 지식인에게 물었다. 물론 그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하고, 그가 방문한 장소를 물어본 것이다.

그런데 4장의 사진을 올려놓은 지 단 5분 만에 첫 댓글이 달렸다.

이동화는 마우스를 클릭해 댓글을 훑었다.


=====================================


Q 고수님들 사진 배경 장소가 어딘지 알려 주세요. 내공20 겁니다.

LD** 질문 1건

답변 1 조회 30건



문제해결사(MMjjangi)님의 답변입니다.


첫 번째 사진은 일산 블루마블 클럽인데요.

일단 주소는 장항동 크리스탈 빌딩 7층 입니다.

위치가 어디냐면......

라페 옆에 홈플러스 아시죠???

그 뒤쪽 건물이에요…….

더 쉽게 설명 하자면…….

라페안에 왓슨스가 있어용...


두 번째 사진은 음…….

증권사 같기는 한데…….

두 번째 사진 아래에 첨부된 사진 중 '해미 회 수산'을 보면…….

아마 KDB 증권사가 아닐 듯싶습니다.

상호 밑으로 전화번호를 알 수 있으면 좀 더 확실한 답변을 할 수 있을 텐데

아쉽군요.


나머지 두 장은 …….

잘모르겠네용.


==================================


'블루마블 클럽이라…….'


박봉팔의 SNS 사진 목록 중 클럽에서 다른 여자들과 찍은 사진이 많았다.

남들에게 자랑하고픈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올렸을 터.

그렇다고 박봉팔이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블루마블 앞에서 죽치고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

이것은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


아직 세 장의 사진이 더 남아 있었다.

좀 더 기다려 본다면 나머지 세장의 위치 또한 알아낼 수 있을 터.

세상에는 눈썰미가 좋은, 똑똑한 사람들이 부지기수니까 말이다.

이동화는 느긋한 표정으로 의자에 몸을 깊숙이 묻었다.


'어차피 지금은 현실이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어.'


현실 사회에서는 타인의 눈, 국가가 정해 놓은 법으로 인해 행동의 제약을 받는다.

움직임이 자유로울 수 없다면 박봉팔을 만나봐야 별 소득이 없을 것이다.

말마따나 말을 듣지 않으면 훈계라도 늘어놔야 하는데, 만일 그가 앙심을 품고 경찰에 신고라도 하는 날에는 말짱 도루묵이 된다.


진짜 재수 없으면 인생이 송두리째 날아갈 수도 있는 문제.

때문에 차라리 별 탈 없는 미래에서 움직이는 게 낫다.

이동화는 가볍게 웃으며 눈을 감았다.


'기다려. 박봉팔. 내가 직접 찾아갈 테니까.'




"어제 많이 벌었으니까. 술이나 빨자."

"야, 술 빨기 전에 사우나 가서 몸 좀 풀자. 계속 앉아 있었더니 뻑적지근해 죽겠다.“

“광명?”


김도윤의 물음에 박봉팔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며 뻣뻣하게 굳은 팔을 둥근 원을 그리듯 뒤로 뱅글뱅글 돌려댔다.


‘긴장을 해서 그런가?’


잠깐 운동 좀 했다고 쥐가 나는 것처럼 뻑적지근하던 어깨가 좀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굳은 몸 풀기에는 사우나만한 곳이 없다.

박봉팔은 책상위에 올려둔 지갑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자.”

“오케이.”


그리 말한 김도윤이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박봉팔의 뒤를 쫒았다. 자취방에서 광명 사우나까지 도보로 10분. 잠깐 걷다보면 금세 도착한다.

주식에 관해 일장연설을 늘어놓던 박봉팔이 사우나에 도착하자 걸음을 멈춰 세웠다. 그러며 주머니 속에 넣어둔 담배를 꺼내 물었다.

김도윤 역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담배연기를 깊숙이 빨아들인 그가 박봉팔에게 물었다.


“야, 그 새끼가 그렇게 무섭냐?”


치부를 건드리는 말에 박봉팔의 입술이 실룩거렸다.


“씨팔. 그 얘기는 꺼내지도 마.”


화내는 듯 말하는 말투에 김도윤은 살짝 인상을 썼다.


“아니, 좆도. 현실에서 털린 것도 아니고 꿈 꿨다며? 그런데 뭐가 무서워?”

“너 꿈에서 팔 부러지고, 죽도록 쳐 맞아 봤어? 아니면 얼굴 개아작나고 고통에 몸부림치다가 기절해 봤냐고?”

“야, 그거 다 꿈이잖아.”

“그래. 꿈이지. 너 빼고 다른 새끼들은 다 아는 꿈. 좆도. 너도 그 꿈 꿨으면 기분 좆같을 걸? 아니, 어쩌면 그 새끼보고 지렸을 지도 모르지. 그러니까 모르면 가만히 있어.”


박봉팔은 말할 가치도 없다는 담뱃불을 거칠게 털어냈다. 그러며 사우나 입구 쪽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뭔가에 쫒기 듯 급히.

그런 모습에 김도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가볍게 내저었다.


‘무슨 애새끼도 아니고 꿈 꾼 거 가지고 저러냐?’


물론 친구들은 물론이고 그 연놈들까지 같은 꿈을 꿨다는 건 신기하기는 했다.

아니, 세상에 이런 일이? 라는 프로그램에 나가도 될 정도로 이상한 건 분명하다.

그렇지만 꿈에서 벌어진 일 가지고 저토록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건 좀처럼 납득하기 힘들었다.

말 그대로 꿈은 꿈일 뿐이니까.

그런데 친구 놈은 겁쟁이처럼 군다.


한심함에 한숨이 나왔다.

김도윤은 사우나 안으로 사라져 버린 그를 떠올리며 끌끌 혀를 찼다.


“쯧쯧. 그 새끼 다음에 보면 내가 쳐 발라야겠네.”




둘은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욕탕 안으로 들어갔다. 뜨거운 기운에 몸을 맡긴 박봉팔이 눈을 감았다.


‘그 새끼 전화번호 지워버려야겠어. 수신도 차단하고.’


진작 그랬어야 했다. 하지만 주식에 몰두하는 바람에 그 놈의 일을 깜박 잊고 있었다.

이제라도 생각났으니 다행이다. 사우나에서 나가는 순간 삭제하고 말리라.

걱정이 사라지자 긴장이 풀렸다. 뜨거운 물에 몸이 부들부들 풀려 노곤해져왔다.

박봉팔은 감았던 눈을 스르르 떴다. 그러며 몸을 일으켰다.


“어디가?”

“사우나 좀 하게. 넌?”

“난 여기서 좀 더 있게.”


그의 말에 박봉팔은 미련 없이 욕탕을 빠져나갔다. 그러며 우측 맨 구석에 위치한 한증막 사우나로 향했다.

가까이 다가가니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물기에 젖은 머리를 뒤로 넘기며 사우나 안으로 들어갔다.

안쪽에는 한 사람이 머리에 수건을 얹은 채로 가만히 앉아 있었다.

탄탄하게 균형 잡힌 몸, 왼쪽 다리부터 등까지 이어진 화상자국. 오른쪽 복부 쪽에 긴 상처자국이 보였다.

박봉팔이 눈을 가늘게 뜨며 맞은편에 앉았다.


‘저거 칼자국 아니야?’


수술자국은 대부분 흉터가 크지 않다. 메스의 날 얇기도 한 몫 하지만, 의사 또한 상처를 최소화하기 위해 절개에 신경을 쓰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저 놈 복부에 난 상처는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크다. 마치 무엇에 찔려 벌어진 상처처럼 말이다.

유독 눈에 띠었다.


박봉팔은 죽은 듯 움직이지 않는 그를 잠시 응시하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칼에 찔려 뒈지든 나랑 상관없지.’


잠깐 시선을 끌어 바라본 것뿐 남의 과거지사에는 흥미가 없다.

특히 남자라면 더더욱.

그가 목을 이리저리 돌리며 피로를 풀었다.

한 3분 정도 지났을까?


뜨거운 수증기가 숨통을 조여 오는 것만 같았다.

비 오듯 흘러내리는 땀을 수건으로 닦아낸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순간.


묵묵히 앉아 있던 남자가 빠르게 일어나 그의 앞을 가로 막았다. 그러며 친한 친구를 만난 듯 명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벌써 가면 어떡합니까. 이제 막 땀이 나려고 하는데. 좀 더 하고 가시죠?”


그러며 그가 얼굴을 가리고 있던 수건을 뒤로 제쳤다.


“나 기억하죠?”


담담한 물음에 박봉팔이 눈을 부릅떴다.


‘여, 여기는 어떻게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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