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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노트 님의 서재입니다.

꿈을 향해 달려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꿈을 향해 달려라
작품등록일 :
2015.12.30 15:39
최근연재일 :
2016.01.17 18:45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76,457
추천수 :
1,817
글자수 :
126,136

작성
16.01.14 17:22
조회
2,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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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글자
13쪽

020

DUMMY

박봉팔은 실험도구? 친구는 덤?



갑작스럽게 벌어진 사태에 당황한 그가 겁이 나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런 그를 이동화는 아무 감응도 없는 듯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사우나의 뜨거운 열기와는 달리 실내에 차가운 적막감이 흘렀다.

묘한 기류를 참지 못한 박봉팔이 이동화의 손목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


“저, 전화 받으려고 했는데 바, 배터리가 나가서 못......”


길게 이어지는 구차한 변명.

한두 살 먹은 얘도 아니고 누가 저런 변명 따위를 믿겠는가.

이를 알면서도 이동화는 오히려 그럴 수 있다는 듯 그의 등을 툭툭 두들겼다.


“배터리가 나가면 당연히 못 받지요. 매일 주식에 전념하느라 바빠서, 전화하는 걸 깜박할 수도 있고. 뭐, 그런 거 가지고. 이해합니다.”


암울한 기운이 감돌던 박봉팔의 얼굴에 급 화색이 돌았다.


“내, 내말이 그 말입니다. 바빴어요. 정말 바빴어요. 그, 그래서 전화 한다는 걸 깜박했습니다.”


그리 말하는 도중 박봉팔은 이동화가 내뱉은 말 중 ‘주식’이라는 단어를 상기해냈다.


‘이, 이 새끼가 어떻게 알았지? 혹시?’


SNS에 올려놓은 사진 중 주식에 관련된 차트, 증권사, 한국 거래소가 있는 부산에서 찍은 것들이 있었다.

더군다나 사이트에 개설해 놓은 ‘단타 주식은 이런 것이다.’의 블로그를 검색했다면 알 수도 있는 문제.

더군다나 블로그에 올려놓은 메인 사진을 봤다면 사우나를 찾는 건 앉아서 떡먹기보다 쉽다.


이틀에 한 번씩 광명 사우나는 꼭! 이라는 소제목이 있었으니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박봉팔은 속으로 후회 막급한 표정을 그렸다.


‘씨팔. 좆같이 꼬였네.’


그렇다고 이제와 후회해봤자 소용없는 짓. 아니, 오히려 그랬다가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마련.

차라리 눈 딱 감고 대들어 볼까? 도 생각해 봤지만, 생각하는 동시에 ‘절대 안 돼. 그랬다가는 정말 죽을지도 몰라. 4명이 덤벼도 안 되는 놈을 무슨 수로.’라는 의문이 강하게 들었다.


승부를 장담할 수 없다면 지금 이 상황을 부드럽게 풀어 헤쳐나간 다음, 그 다음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마음을 정리한 그가 한숨을 내쉬며 도망치기를 포기한 듯 물었다.


“도대체 나한테 이러는 이유가 뭡니까?”

“궁금하지 않으세요?”

“뭐가 궁금하다는…….혹시?”

“예. 왜 그런 꿈을 꾸게 됐는지.”


생각보다 대화가 부드럽게 풀리자 박봉팔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구…….”


그때였다.


삐거덕!


사우나 철문이 열리기 무섭게 어깨에 용 문신을 한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김도윤이었다.

그는 안으로 들어와 잔뜩 주눅이 든 박봉팔의 모습에 인상을 쓰며 이동화를 노려보았다.


‘어? 저 새끼는?’


꿈속에서 친구들을 개 패듯 했다는, 박봉팔이 가장 두려워하던 놈이었다.

그런 놈이 박봉팔과 마주하고 있다?

우연히 만났는지, 아니면 찾아왔는지는 몰라도 차라리 잘 됐다 싶었다.

안 그래도 만나게 되면 손봐주려고 마음먹지 않았나?


김도윤이 악귀 같은 표정으로 이를 뿌드득 갈았다.


“이런 씨팔 새끼가! 여긴 어떻게 알고 쳐 온 거야!”


갑작스러운 욕설에 박봉팔의 얼굴이 대번 굳었다.


“이, 이런 미친 놈!”


그러며 하지 말라는 듯 김도윤의 손목을 거세게 낚아챘다.

그가 박봉팔의 손을 뿌리쳤다.


“야! 가만있어봐. 내가 다 알아서 할게.”


그러며 담담한 얼굴로 서 있는 이동화를 노려보았다.


“나이도 어린 새끼가 쳐 꼴아보는 것 봐라!”


내심 어이가 없어 이동화는 피식 바람 빠지는 소리를 냈다.

비웃는다고 생각해서 일까?

김도윤이 화가 난 듯 인상을 버럭 쓰며 오른발을 들어올렸다.


“이 개새끼가!”


그러며 이동화의 복부를 노리며 강하게 프론트 킥을 날렸다.

제법 날카로운 공격.

이동화가 급히 스텝을 밟으며 왼쪽으로 돌아섰다. 김도윤의 발이 허무하리만치 그의 몸을 스쳐서 허공을 부우웅 가로질렀다.


“어어?”


회심의 공격이 허무하게 수포로 돌아가자 그는 식겁한 표정으로 급히 발을 거두어 들이려했다. 하지만 이동화는 그 짧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이 기회를 놓치면 내가 더 불리해질 수도 있어.’


어쩔 줄 모르는 얼굴로 멀쩡히 서 있는 박봉팔이 가세해 덤벼들게 되면 골치가 아파진다. 승부를 장담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밑도 끝도 없이 주먹을 날리는 이놈이 재차 공격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렇다면 확실하게 위험요소를 줄여나가야 한다.

이동화는 눈을 번뜩이며 무게 중심이 쏠린 김도윤의 왼쪽 발목을 향해 강하게 로우킥을 날렸다.


퍼억!


찰진 타격 음과 함께 김도윤의 몸이 맥없이 뒤로 벌러덩 넘어가 버렸다.


털썩!


바닥에 꼬꾸라진 그가 ‘악!’하고 비명을 내질렀다.

순간 이동화의 눈이 번뜩였다.


‘못 일어나게 해야 돼.’


기회가 왔을 때 확실히 끝내야 한다. 망설이면 오히려 상황이 뒤집힐 수도 있다.

머리를 틀어쥐고 있는 그에게 다가간 이동화는 빠르게 오른쪽 다리를 들어 올렸다. 그러며 그의 복부를 향해 강하게 아래로 내려찍었다.


퍼억! 퍼억!

“으헉!”


지독한 고통에 김도윤의 몸이 새우등처럼 굽어졌다. 잔뜩 일그러진 표정 속에도 언뜻 상대에 대한 두려움이 묻어났다.

처음 기세와는 달리 초라한 모습.

이동화는 자신이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에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고 후회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하지 않았으면 더욱 큰 불화가 찾아왔을 테니까.


이동화는 입을 꾹 다물며 그에게서 시선을 땠다. 그리고 박봉팔에게 시선을 던졌다.

싸늘한 눈빛에 박봉팔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 눈빛에 섞인 ‘나서면 너 역시 저렇게 될 것이다’라는 엄중한 경고를 눈치 챘기 때문이다.


그 눈빛과 감히 마주하지 못한 박봉팔이 슬그머니 시선을 회피했다.


‘씨팔. 미친 새끼. 그러니까 왜 건드려가지고.’




간단하게 씻고 나온 이동화가 탈의장으로 향했다. 김도윤도 탈의장 방향이 같은지 어색한 걸음걸이로 뒤쫓아 왔다.

412번 탈의장 앞에 도착한 이동화가 걸음을 멈춰 세우자 김도윤 역시 한참씩 쭈뼛쭈뼛 망설이다가 걸음을 멈춰 세웠다.


"탈의장이 여기에요?"

"네? 아, 저는 413번입니다."


어색한 표정으로 말한 그가 멀찌감치 뒤로 물러섰다. 옷을 갈아입기 편하도록 배려한 것이다.

그의 의도를 눈치 챈 이동화는 탈의장의 문을 열고 옷가지들을 빼냈다.


"이리 와서 갈아입으세요."


그러며 옷가지들을 복도 중앙에 배치된 나무의자에 올려 두었다.


"아, 아닙니다. 먼저 갈아입으십시오."

"괜찮으니까 와서 갈아입으세요."


거듭되는 말에 그가 난감한 얼굴로 천천히 탈의장 앞으로 다가왔다.

이동화는 일부로 그에게서 시선을 때고 천천히 옷을 입었다. 마지막 외투까지 입고 나서 주머니에 넣어둔 운석을 목에 걸었다.

연신 눈치를 살피던 김도윤이 그제야 옷을 입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이동화는 가볍게 고개를 내저었다.


'적당히 할 걸 그랬나?'




누군가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다.


“피해자가 누굽니까?”


이동화가 박봉팔의 옆구리를 툭 쳤다. 그러자 그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사우나 안에서 장난친 걸 가지고 누가 잘못 신고했나 봅니다.”


어색한 그의 말에 경찰이 의심 가득한 눈총으로 바라보았다.

이동화가 이번에는 김도윤의 옆구리를 툭 쳤다.


“저, 정말입니다. 장난친 거예요, 장난.”

“진짭니까?”


그제야 이동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들끼리 장난친 겁니다. 별 뜻은 없었어요.”


경찰이 짜증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앞으로 사우나 안에서 그런 장난치지 마십시오. 무슨 얘들도 아니고…….”


한참 일장연설을 늘어놓던 경찰이 돌아가자 이동화는 박봉팔의 어깨를 툭툭 쳤다.


“잘했어요. 만일 문제가 생겼으면.”


거기까지 말한 후에 일부로 입을 닫았다. 약간의 여운을 주기 위해서랄까?

그 숨은 뜻을 헤아렸는지, 박봉팔과 김도윤이 동시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악마 같은 새끼!’




박봉팔, 김도윤의 거처를 알아내고 집으로 돌아온 이동화가 소파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뜻하지 않게 김도윤이란 자가 끼어들긴 했지만, 나로썬 오히려 이득이네.'


'왜 모두 똑같은 꿈을 꾸게 됐을까?' 프로젝트 실험 대상자가 한명 더 늘면 그 만큼 시간이 단축될 수 있다.

이 문제만 해결되면 행동의 제약을 받지 않아도 된다.

이동화는 그들과 있었던 일들을 다시금 떠올렸다.


'우선 박봉팔과 김도윤의 공통점은 대화를 했다는 점이고, 다른 점은 김도윤에게만 폭력을 행사했다는 거야.'


만일 둘 모두 꿈을 꾼다면 폭력은 연관성이 없어진다. 대신 대화한 것에 비중이 커진다. 하지만 그는 대화로 인해 꿈을 꾼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동기인 김윤석과 슬이 부모님 역시 대화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꿈을 꾸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그럼 필시 다른 연유가 있을 터.


일단 나중에 그들을 찾아가 물어보고 나서 판단할 문제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본격적으로 움직일 생각이다.

이동화는 눈을 빛내며 목에 걸린 운석을 바라보았다.


'날 보다 높은 곳으로 안내해 줘.'




-코스피 2000선이 한 달여 만에 붕괴됐는데요..... 코스피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염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전날보다 29.11포인트(1.44%) 하락한 1996.59로 마감했습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가 2000 밑으로 내려간 것은..... 유동성 장세로 인해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코스닥도 이틀째 급락했습니다.....미국 고용 지표가 개선여부에 따라 금리 인상 가능성이......


30인치 TV가 번쩍일 때마다 아름다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박봉팔은 TV에 시선을 던지며 쓴 웃음을 머금었다.


'대형주는 한동안 손대지 말아야겠네.'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코스피, 코스탁이 급락한다.

외국인 기관들이 모두 국내에 투자한 자신들의 자본을 매도하고,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인 미국,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 재투자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 사람들이 이자가 높은 곳을 찾는 원리와도 같은 이치.

한데 이렇게 되면 한국 사회는 크게 술렁이게 된다.


왜냐?


만약 미국 연방은행이 기준금리 1%를 올리면 미국의 각 지역 은행들은 2~3%를 올릴 테고, 한국은 당연히 미국보다 금리가 높아야 달러 유출을 막을 수 있으니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1.5~2% 올릴 수밖에 없으니까.

그럼 국내는 어떻게 될까?

간단하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렸으니 국내 은행은 덩달아 이자를 올릴 테고, 대출 받은 사람들은 더 높은 이자에 허덕이다가 똥줄 타서 소비를 줄이고, 그 여파로 경기는 침체…….


물론 수출하는 놈들은 입이 찢어지겠지만, 서민들은 살기가 힘들어진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

국내 달러 보유율은 그 나라의 전망을 결정할 만큼 중대한 사안이니까.

상황이 이러하니 대형주 같은 경우는 리스크를 안고 간다는 말이다.

이럴 땐 차라리 개별주가 낫다.


물론 우량주도 위험은 크지만 폭락장엔 분할로 매수를 해둔다면 6개월~1년 이내에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하지만 박봉팔이 바라는 건, 그런 가치투자가 아니다.


데이 트레이딩!


일명 초단기 매매로 이익을 내는 것을 원했다.

그렇게 자본금을 늘리고 스윙, 중장기 투자를 해도 늦지 않았다.

박봉팔은 TV를 끄고 기지개를 쫙 폈다.


'일단 씻고 와서 종목 좀 봐야지.'


그때였다.


쾅! 쾅! 쾅!


누가 주먹으로 현관문을 두들기는지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박봉팔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김도윤, 이 미친놈!'


이렇게 현관문을 두들길 놈은 김도윤 밖에 없었다.

항상 10시나 돼야 오던 놈이 오늘은 무슨 볼일이 있어 아침 식전부터 왔단 말인가?

그는 짜증 가득한 얼굴로 현관문 앞으로 다가가 소리쳤다.


"이 미친놈아! 그만 두들겨!"


그러며 현관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김도윤이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왜 왔어?"


박봉팔의 물음에 대답도 하지 않은 그가 신발을 벗고 방으로 들어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박봉팔이 눈을 가늘게 떴다.


'저 새끼 상태가 왜 저래?'


뭔가에 단단히 홀린 듯 표정이 멍했다. 꽤 큰 충격을 받은 듯 했다.

궁금증을 풀 요량으로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너 왜 그래?"


김도윤이 멍한 표정을 풀지 않고 고개를 돌렸다. 그러며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 나 그 새끼 꿈 꿨어.“


작가의말

오늘은 좀 일찍 올립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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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009 +3 16.01.06 3,248 79 9쪽
9 008 +5 16.01.05 3,480 8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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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006 +3 16.01.03 3,631 9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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