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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노트 님의 서재입니다.

꿈을 향해 달려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꿈을 향해 달려라
작품등록일 :
2015.12.30 15:39
최근연재일 :
2016.01.17 18:45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76,463
추천수 :
1,817
글자수 :
126,136

작성
16.01.09 19:05
조회
3,068
추천
64
글자
11쪽

013

DUMMY

원한은 스스로 알아서... 셀프?



-내가 와인 몇 잔 먹고 정신을 잃었는데, 눈을 떠보니까 네가 잔뜩 화가 나 있는 거야…….


슬이의 말이 이어질수록 이동화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그 날 있었던 일을 모두 알고 있다니.'


운석의 힘으로 미래로 넘어가면 미래의 일들은 모두 자신만 아는 줄 알았다.

그런데 슬이가 하루 지난 지금에 와서 미래의 일들을 꿈으로써 경험하다니?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당황한 그가 말을 더듬거렸다.


"꾸, 꿈인데 그게 다 기억나?"

-그렇다니까. 내가 여태껏 꾼 꿈 중에 가장 생생했어. 뭐랄까? 마치 내가 경험하는 것 같았다니까.


말을 더듬었음에도 불구하고 꿈에서 겪었던 일 때문인지 슬이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눈치.

다행이다 싶어 재빨리 말을 꺼내 들었다.


"가끔 나도 그런 꿈 꿀 때 있어. 검색해 보니까 그게 거짓 각성이라고 하더라고. 꿈을 꾸는데 너무 생생해서 자기가 경험하는 것 같이 느끼는 현상이래. 또 그 현상을 자신도 모르게 믿는 거야. 그게 거짓 각성이라고 하던데?"

-그래? 그래도 너무 생생한 꿈이던데…….


슬이가 이렇게 말할 정도라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우선 최대한 말을 돌려 놔야 한다.


"내가 그 날 이후로 화내는 거 봤어?"

-그야, 그렇지만…….

"꿈은 꿈일 뿐이야. 그냥 잊어 버려."

-흐음. 그런가?

"그래. 일단 만나서 다시 얘기해."


얼렁뚱땅 전화를 끊고 스마트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며 목에 걸린 운석을 꺼내 바라보았다.


'너 정체가 뭔데?'




택시를 타고 백석동에 도착한 이동화는 오대발이 있는 쪽으로 걸었다. 택시를 타고 온 내내 슬이가 했던 말들을 곱씹어 보아도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한 가지 알아낸 게 있다면, 그것은 겨우 하루가 지난 후에야 슬이가 그 꿈을 꾸었다는 정도였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하나다.

현실로 돌아와 모든 것이 바꿔도 그녀는 미래에 있었던 일들을 그대로 꾼다는 것이다.


그 외에는 아직까지 알아낼 수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그녀가 하루가 지나고서야 그 일들을 꿈꿨다는 정도.

만일 그 전날에 꿈을 꾸었다면?

그녀 역시 미래의 일들을 알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동화가 한숨을 불어냈다.


"하아.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를 일이다. 확실한 정황을 듣지 않고서야 어림짐작으로 판단할 수 없는 노릇.

고개를 흔들며 오대발 근처로 다가갔다.

식당 앞에 슬이가 서 있는 게 보였다.

슬이도 기척을 감지했는지 활짝 웃으며 손을 번쩍 들고 좌우로 흔들었다.


"동화야!"

"언제 왔어?"


물음에 슬이가 손가락 4개를 폈다.


"4분 전에."


이동화가 웃었다.


"들어가자."

"그럴까?"


그러며 냉큼 팔짱을 끼는 슬이.

이동화는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흔들며 출입구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슬이야!"


슬이가 걸음을 멈추고 나서 그 다음에 눈을 가늘게 뜨며 뒤를 돌아보았다.

밝은 블루 톤의 정장을 입은 남자가 뚜벅뚜벅 걸어오고 있었다. 그러다 서로 시선이 마주치자 어느 순간 그가 주춤 거리더니 걸음을 딱 멈췄다.

너무나 익숙한 얼굴.


이동화는 어이없는 얼굴을 지었다.


'묵사발?'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보자 김일수가 흠칫 놀라 뒷걸음질 쳤다.

그 모습에 슬이가 껄끄러운 표정으로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그런데 여긴 무슨 일로....?"


그제야 그가 정신을 차리고 어색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아, 그게.... 지나가는 길에 봤어. 하하. 이런 우연히 있나.”


슬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닫았다.

둘 사이에서 잠시 어색함이 흘렀다.

이동화는 그 광경을 빤히 바라보다가 김일수에게 시선을 던졌다. 그러며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슬이를 바라보고 있던 그가 움찔거리며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기, 김일수라고 합니다.”


처음과는 다르게 정중함이 묻어나는 어투. 왜 일까? 혹시 그도?

확인해 봐야했다.


“식사 전이라면 같이 드실래요?”


김일수가 기겁하며 손사래를 쳤다.


“아, 아닙니다. 선약이 있어서.”


자꾸 말을 더듬는다. 뭔가 꺼림칙한 게 있지 않고서야 저럴 리가 없다. 미래에서 만났다고는 하지만 분명 그와는 오늘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상당히 낯설게 행동한다.

그것은 어색함을 넘어선 불편함이 깃든 행동이었다.

이동화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의 행동에 주목했다.


‘정말 슬이처럼 꿈이라도 꾼 건가?’


그렇지 않고서야 처음 만난 사인데 저런 행동을 보일 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그는 매사에 자신감 넘치는 행동을 보이지 않았던가. 그러니 더더욱 미심쩍을 수밖에.

일부로 그에게 다가가 팔을 잡아끌었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그냥 가면 제가 섭섭합니다.”

“......”


단지 섭섭하다는 말을 강조하자 그의 몸이 가늘게 떨렸다. 그것은 일종의 보호본능이 섞인 몸짓.

두려움이라는 것이다.

오늘 처음 만났는데 상대방에게 그런 감정을 느낀다?

잘난 척, 아는 척, 있는 척하던 척돌이가?

이런 행동을 보인다는 건 단 하나밖에 없었다.


그 일을 알고 있거나, 혹은 직접 경험했거나.

둘 중 하나다.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아니, 확인해야 한다.

이동화는 그의 손을 놓으며 슬쩍 웃었다.


“운동 좀 하셨나 봐요? 혹시 권투?”


말이 끝나기 무섭게 김일수의 동공이 거칠게 흔들렸다. 표정 또한 창백하게 변했다.

가벼운 물음에도 갑작스러운 표정 변화를 보인다.

남자라면 우쭐해야할 상황임에도 말하기를 꺼려하는 눈치.

이는 뭔가를 숨기고 있는 듯이 말이다.


그가 머뭇거리며 대답하기도 전에 슬이가 눈치 없이 끼어들었다.


“동화 너도 중학교 1학년 때 권투 했잖아? 선배님도 권투 하셨어요? 저도 잠깐 그쪽에 빠진적.......”


그녀가 김일수를 바라보며 이것저것을 말했다.

이동화는 그녀의 말에 신경 쓰지 않고 오직 김일수의 표정만 살폈다.

시시각각 변하는 그의 표정. 어쩔 때는 겁먹은 듯이, 다른 때는 당장이라도 이 자리를 피하고 싶다는 듯이 변했던 것이다.

단박에 눈치 챌 수 있었다.


‘슬이와 같은 꿈을 꿨구나!’


정확히 그 날의 일에 대한 꿈을 꿨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궁금증은 더욱 커져만 갔다.

과연 어디까지,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왜 저들은 그때의 일을 꿈으로 경험했을까?

라는 의문이 소용돌이쳤던 것이다.

이동화는 그런 의문을 겉으로 내색하는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볍게 미소 짓고 김일수를 바라보았다.


단지 바라만 봤을 뿐인데도 그는 부담스러운 듯 자꾸 시선을 회피했다.

어떻게는 말문을 트게 만들어야 하는데, 저런 상태라면 죽도 밥도 안 될 것 같았다.

이동화는 은근히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같이 식사하시죠?”




"어제 대박주 하나 물었다며?"

"500먹고 손 털고 나왔다."

"500만원! 무려 500만원이나 먹고 나왔단 말이지?"


화들짝 놀라는 친구의 모습에 박봉팔이 우쭐해 하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내가 테마주, 작전주 전문가 아니냐? 부러우면 너도 저 새끼처럼 나한테 투자 좀 하던가?"


은근한 말에 친구 놈이 갈등하는 듯 싶더니 오히려 색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네가 그냥 괜찮은 종목만 알려주면 안 되냐?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게."


그 말에 박봉팔이 코웃음 쳤다.


"매수야 쉽지. 원래 주식은 매도가 어려운 법이야.“

“나도 알아.”


그가 무시하지 말라는 듯이 잽싸게 대답하자 박봉팔은 다시 설명을 덧댔다.


“과연 그럴까? 내가 괜찮은 주 알려주면 재미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야. 나도 주식 좀 했거든?”

“주식은 아무나 하지. 그런데 말이야. 너처럼 하면, 재미는커녕 손해만 보다가 끝나. 아, 물론 재미도 좀 보겠지. 아주 잠깐. 그러다 결국 보유 주식 하한가 때려 맞고 부랴부랴 손절하려고 애쓸걸? 아니, 손절만 해도 다행이지. 괜히 재수 없게 흔들기에 걸리면, 급등락하는 박스 안에서 허우적대다가 손 털지도 못하고 멘붕 오다가....”


그러며 그가 양 주먹을 쥐고 반으로 뚝 꺾었다.


“이렇게 원금 반 토막 나는 거야. 순식간에. 차라리 거기서 끝나면 다행이게? 반 토막 난 원금 아까워서 팔아먹은 주식 상한가 친다고 고점에서 잡으면 물량 떠안는 거야. 그럼 더 좆 되는 거고."

"....."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문 친구의 모습에 박봉팔은 고개를 살짝 흔들었다.


"작전주, 테마주. 요즘은 좆도 모르고 덤비면 좆 되는 거야."


증권사에서 CMA통장 개설하고 코스피, 코스닥 종목 중 아무거나 입맛 당기는 곳 골라서 매수하고 매도하는 건 정말 쉽다.

말 그대로 주식을 몇 주 사고 다시 되 팔면 되니까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식을 처음 손댄 사람이 수익을 본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아무것도 몰라도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착각의 늪에 빠져 결국 합법적인 노름판에 발을 담그고 말기 때문이다.


박봉팔이 처음 주식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이와 같았다.

남들이 말하는 초심자의 행운이 찾아왔고, 더욱 많은 수익률을 내기 위해 욕심을 부리다 몰빵, 상한가 칠 것 같아서 매도시기를 놓치는 등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밥 먹듯이 해왔던 것이다.

이제와 생각해 보니 그것은 초심자의 행운이 아니라 초심자의 불행.


처음 손실을 봤었더라면 아예 주식을 쳐다보지도 않았거나, 주식에 관해서 더욱 연구해 투자를 했을 것이다.

처음 주식을 시작하고 작년까지 손해 본 것만 해도 8천만 원.

해서 마이너스 손실을 메우려고 주식, 경제 전문서적이다, 주식 강의 동영상 등등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못가 머릿속에 든 지식과 실전은 지극히 다르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더불어 증권사 찌라시나 뉴스, 언론 매체 등의 호재는 믿을게 못 된다는 것도.

차라리 그 시간에 심리학 공부나 열중할 걸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뭐, 이제 와서 후회해 보았자 무엇 할까?

그나마 작전주와 테마주에 어느 정도 촉이 생겼다는 걸 위안 삼아야지.

박봉팔은 고개를 흔들며 친구들을 돌아보았다.


“야, 오늘 오대발에서 내가 쏜다. 육회 한 사발 빨러가자.”


그러며 발걸음에 힘을 주었다.


'이제 돈 버는 일만 남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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