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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노트 님의 서재입니다.

꿈을 향해 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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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향해 달려라
작품등록일 :
2015.12.30 15:39
최근연재일 :
2016.01.17 18:45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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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136

작성
16.01.1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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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22

DUMMY

네가 내 꿈을 꾼 이유는?(2)



'꿈을 꾸지 않았다고?'


표정을 보아하니 거짓말 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았다.

심지어 김도윤 조차도 전날 방문했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뜻은 뭔가?

대화나 폭력은 꿈을 꾸게 만드는 조건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는 어떠한 조건에 부합되어야만 꿈을 꾼다는 가설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깊은 구렁텅이에 빠진 듯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마치 제 자리에서 맴도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이동화의 미간에 골이 깊게 패였다.


'그럼 대체 뭘까? 잠깐! 어쩌면?"


모든 사람들이 꿈을 꿀 때, 그리고 김도윤이 꿈을 꾸게 되었을 때와 전 날 박봉팔 사건은 유사해 보이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분노가 섞여 있었다는 점이다.

전 날, 문을 걸어 잠그고 나서 박봉팔에게 무력을 행사했을 때는 '분노'라는 감정보다 약간의 '미안함'과 '실험을 위해서'이라는 감정이 더 컸다.


말마따나 잘못도 없는 그를 때리는데 분노를 섞을 만큼 미치진 않았으니까.

하지만 김도윤과 그 날의 기억들에는 분명 '분노' 의 감정이 섞여 있었다.

이는 뭔가?

만일 '분노'라는 감정을 섞여 무력행사를 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만일 그들이 꿈을 꾼다면 생각했던 바가 맞는다는 소리다.

물론 이것마저 아니라면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애초에 세웠던 가설을 깡그리 잊고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점점 복잡해지는 상황에 이동화는 답답함을 느꼈다.


'하아. 정말 해봐야 하나? 내가 무슨 미친놈도 아니고. 거 참.'


실험을 위해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 화를 내고 폭력을 행사해야만 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꼈다.

또 한편으로는 '너 자신을 위해서 해야만 해'라는 이기적인 마음이 고개를 치켜들었다.

두 가지 상반된 생각이 뒤엉키며 마음을 어지럽혔다.


심각할 정도로 굳은 그의 표정에 박동팔과 김도윤은 바늘방석에 앉은 것 같이 좌불안석이었다.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은데, 그랬다가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애써 참으며 그의 눈치를 살폈다.

상황이 그러하니 누구 하나 말이 없었다.


방안에 묘한 기류가 흘렀다.

마치 가슴을 짓누르는 침묵과 숨이 턱턱 막힐듯한 긴장이 실내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긴 침묵.

시간이 흐를수록 박봉팔의 마음은 점점 초초하게 변했다.


'저, 저 사이코 같은 새끼가 또 무슨 짓을 하려고 분위기 잡고 있지?'


마음이 초초하니 긴장이 되고 종국엔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아, 못 참겠다!'


긴장한 탓에 이마에 땀을 뻘뻘 흘리던 박봉팔은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듯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시팔!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해?'


꿈에서 있었던 일들을 잠시 잊게 할 만큼 화가 났다.

사람을 만만하게 봐도 정도 것 해야지 이건 너무하다 싶었다.

갑자기 찾아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인상만 쓰는 놈이 너무나 싫었다.

저 면상에 주먹이라도 냅다 꽂아야 부글부글 끓는 속이 풀릴 것만 같았다.

그렇다고 쉽게 움직일 수 없다.


그 날의 기억은 정말 끔찍했으니까.

입술을 잘근잘근 씹던 그가 이동화의 눈치를 슬금슬금 보다가 김도윤의 허벅지를 툭 쳤다.

그가 고개를 돌리자 박봉팔은 '야, 저 새끼 봐봐.'라는 듯한 눈짓을 보냈다.

그 뜻을 알아들은 김도윤이 고개를 돌려 이동화의 동태를 슬쩍 살폈다.


'뭐가 저렇게 심각해?'


깊은 생각에 잠긴 듯 오른손으로 턱까지 괴고 있었다.

그가 다시 고개를 돌려 박봉팔을 바라보곤 '어쩌라고?'라는 듯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박봉팔은 답답하다는 듯 험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며'저 새끼 족치자'라는 의미를 담아 눈알을 데구루루 굴렸다.


대번 그 뜻을 알아들은 김도윤이 미쳤냐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불과 얼마 전, 처참하게 당한 일이 아직도 피부에 남아 있어서였다.

하지만 그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박동팔은 끈질기게 그를 설득했다.

결국 얼마 못가 김도윤은 승낙의 의미를 담아 고개를 끄덕였다.


박봉팔은 비장한 눈빛으로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러며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그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이동화는 돌부처인 냥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상황을 주시하던 김도윤도 박봉팔의 움직임에 맞춰 슬그머니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 순간.

이동화의 눈이 번뜩 떠졌다.


'그래.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한 번 해봐야겠어.'


이렇게 고민하느니 차라리 실행에 옮기는 게 낫다.

물론 사람인지라 미안한 감정이 들긴 한다.

하지만 미래에서 폭력을 행사한다고 해도 그들은 꿈속에서만 다칠 뿐 현실에서는 상처하나 남지 않는다.

그래도 정 미안한 감정이 남아 있다면 그에 걸맞은 보상을 해주면 될 일.


마음을 정한 그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했던가?

느닷없는 이동화의 행동에 박봉팔은 지레 깜짝 놀라며 버럭 소리쳤다.


"이 개새끼야! 죽어!'


그러며 저도 모르게 앉아 있는 이동화를 향해 싸커킥을 날렸다.

빠르게 날아드는 공격에 이동화는 깜짝 놀라며 양손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손끝에서 전해지는 강한 충격.

손이 짜르르 할 정도로 큰 아픔이 전해져 왔다.

이동화는 입을 꾹 다물며 아픔을 찾아냈다. 그러며 지금의 위기를 넘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빠르게 굴렸다.


‘난 무릎을 꿇은 상태라 위치가 너무 불리해. 공간도 너무 트였어.’


공간이란 단어가 떠오르기 무섭게 머리가 제 스스로 맹렬히 회전하며 실내 구조를 떠올린다. 그러자 순식간에 방의 구조를 비롯해 주위 사물까지 머릿속으로 떠올랐다.


'바로 뒤에 미닫이 문. 거리는 2.5m정도. 그 뒤, 두 걸음정도 위치에 싱크대가 있고, 그 위해 5개의 식기들이 있다. 오른쪽은 화장실, 그 옆에는 작은 행거…….'


불과 0.1초도 안돼서 떠오르는 실내 구조. 곧 바로 움직일 경로와 향후 위치 선점의 계획이 수립되었다.


'미닫이 문 까지만 넘어가면 공간이 협소해져 딱 한 사람만 상대하면 된다. 싱크대 위에 식기들도 걸음을 멈추게 할 만한 좋은 무기가…….'


계획이 잡히자마자 손끝에서 전해지는 반동을 이용해 몸을 둥글게 말아 뒤로 힘껏 굴렸다.

바퀴처럼 몸이 원을 그리며 빠르게 한 바퀴 회전했다. 얼마 못가 발끝이 바닥에 닫는 느낌이 들었다.

그 느낌과 함께 발을 스프링처럼 쭉 펴냈다.

탄력적인 움직임에 몸이 공중으로 붕 떠서 뒤로 살짝 날았다.


그 짧은 시간에 이동화는 정면을 빠르게 훑었다.


'역시!'


협소한 미닫이문을 넘어온 박봉팔. 그 뒤로 김도윤이 재떨이를 손에 쥐고 던지려는 듯 거리를 재고 있었다.

둘은 예상치 못한 움직임에 당황한 듯 눈을 부릅뜬 채였다.

어쩌다 일이 이 지경까지 왔을까? 라는 의문이 잠시 찾아 들긴 했지만, 이동화는 냉정하게 의문을 털어냈다.


‘일단 정리 먼저 해야지!’




불과 20분 만에 방안은 난장판이 되었다.

제자리에 붙어 있거나 놓여 있는 것이라곤 거의 한 가지도 없을 정도.

이동화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난장판이 되어 버린 방 안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깨진 거울, 박살 난 식기들, 어지러이 구르는 화분.


그 한가운데 김도윤과 박봉팔이 얼굴에 피를 흘리며 나자빠져 있었다.


“으으으으....”

“소, 손목이...으윽..”


연신 신음을 흘리는 그들을 바라보던 이동화가 고개를 돌려 갈갈이 찢긴 자신의 바지를 힐끔 보았다. 그러며 입가에 흐르는 피를 쓱 닦아냈다.


‘몸이 좀 가벼워진 느낌인데?’


두 명을 상대로 치열한 접전을 벌인 것 치고는 꽤나 멀쩡한 상태였다.

물론 상처를 입어 쓰라리고 욱신거렸지만, 분명 체력이 남아 있는 느낌이 들었다.

요즘 운동을 해서인가 보다.

그도 아니면 기분 탓일 수도 있다

뭐, 아무렴 어떤가. 사건이 잘 마무리 됐는데.


뻑적지근한 어깨를 휘휘 돌리던 이동화는 천천히 둘을 향해 다가갔다.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섰다. 그러며 참을 수 없는 아픔에 정신을 못 차리는 둘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오늘 일이 기억이 나면 두 분 모두 저한테 전화 하세요. 제 번호는 아시리라 믿고 이만 가볼게요. 아, 참! 만약에 전화 안하시면 제가 직접 찾아 올 거예요. 요즘은 시대가 좋아서 돈 주면 사람 하나는 금방 찾아내더라고요. 그럼, 푹 쉬세요.”



새벽부터 휘트니 헬스클럽을 찾은 이동화는 가볍게 준비 운동을 하고 본격적으로 세트 운동을 시작했다.


훅! 훅! 훅!


호흡을 조절해가며 70kg의 바벨을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해댔다. 가슴과 어깨 쪽에 힘이 바싹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30개를 넘어가자 가슴이 찢어질듯 부풀어 오름을 느꼈다.

이동화는 그 느낌을 즐기며 계속해서 바벨 운동에 열중했다.


"우와. 저 사람 봐. 지금 몇 개째 하는 거야?"

"한 50개? 근데 대단하긴 하다."


멀찌감치 떨어져 속닥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이동화는 좀 쑥스러운 느낌에 바벨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들을 피해 다른 기구들을 찾아 움직였다.

50분가량 흐르자 이마에서 땀이 뻘뻘 났다.


눈 밑으로 흐르는 땀을 손으로 쓱 닦아낸 그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확실히 힘이 좋아진 느낌이야.’


지금은 미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리 지친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지금쯤이면 녹초가 되어 온몸에 기운이 빠졌다.

그런데 지금은?

지친다기보다 개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50kg 바벨도 간신히 들었는데 지금은 60kg는 가뿐히 든다.

불과 며칠 운동을 했다고 체력이 이렇게 늘었다?

말도 안되는 소리. 꾸준히 운동을 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럼 왜?


혹시 이런 능력도 운석의 효능 탓일까?

아직까지는 모를 일이다.

고개를 가볍게 내저은 이동화는 목이 마름을 느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주머니에 넣어둔 스마트폰이 울렸다.

스마트폰을 꺼내 발신자를 확인했다.


[박봉팔]


그의 이름을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살짝 긴장이 되었다.


‘과연 내 생각이 맞았을까?’


그리 생각하며 이동화는 전화를 받았다.


“이동화입니다.”

-저...박봉팔입니다.


전화를 했다는 사실이 꺼림직 했던지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이동화는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물었다.


“이 시간에 무슨 일로 전화하셨어요?”


물음에 그가 잠시 뜸을 들였다. 그러다 이내 결심이 선 듯 말했다.


-.....꿈을 꿨습니다. 그래서....


그 말을 듣는 순간, 그간 느꼈던 불안함이 가시는 듯했다.


“아, 그래서 전화를. 잠깐! 또 한분은요?”

-안 그래도 전화를 해서 물어봤는데 꿈을 꾸지 않았다는 군요.


그의 말이 끝나는 순간 가슴이 싸해져 왔다.


“꿈을 꾸지 않았다고요?”

-예. 몇 번을 물었는데도 꿈을 꾸지 않았다고만 했습니다.


이동화는 잠시 침묵했다.


‘도대체 왜?’


분명 똑같은 장소, 조건에서 똑 같은 일을 당했는데 한 사람은 꿈을 꾸고 다른 사람은 꿈을 꾸지 않았단 말인가?

무엇이 문제일까?

어디부터 잘못됐을 까?

휘몰아치는 위문에 이동화는 박봉팔에게 다시 전화하겠노라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그러며 한쪽에 비치된 의자에 앉아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애초에 생각했던 것들이 잘못된 걸까?’


대화나 폭력, 혹은 그 사람의 인생이 바꿔서 라는 가능성을 전제로 가설을 세웠다.

한데 오늘까지 미루어보면 이 모든 것들은 모두 부합되지 않았다.

그럼 지금까지 생각해 왔던 일들을 모두 머릿속에서 지워야 한다.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내야 했다.


이동화는 자신의 무릎을 손가락으로 툭툭 치며 처음에 있었던 일부터 어제까지의 일들을 머릿속으로 떠올려 보았다.


‘그러니까......’


**


작가의말

7시 쯤에 한편 더 올라갑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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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006 +3 16.01.03 3,631 93 12쪽
6 005 +6 16.01.02 3,741 87 11쪽
5 004 +7 16.01.01 3,790 98 10쪽
4 003 +5 15.12.31 3,951 101 11쪽
3 002 +3 15.12.30 4,074 9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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