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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2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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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6,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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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66,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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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2.23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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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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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엘루엘(192)

DUMMY

“당신은 미쳤어요. 정신병자라고요.”

초저녁부터 상단 야영지를 벗어나 나타샤를 괴롭혔다.

두려움과 긴장감을 떨쳐버리려는 발악이었고, 그 만큼 나타샤의 몸엔 상처가 늘었다.

“미쳤어도 좋고, 정신병자여도 좋아. 살인마든 악마든 상관없어! 난 죽고 싶은 생각이 없거든. 그럼 사냥이나 하러 떠나볼까?”

예전, 엘프들을 위해 인간들을 사냥했던 여유로움 따위는 없다.

얼마 전 인간사냥에 대한 황당함 따위도 없다.

이번엔 살기 위해서 꼭 해야만 하는, 실 수 없는 사냥이어야 했다.

“윈디. 신나게 놀아보자!”

“후후. 걱정 말라고.”

양쪽의 숲을 모두 수색할 수는 없다.

한 쪽 방향의 숲을 헤쳐 나가며 감시자들을 찾았고, 감시꾼들은 윈디와 노움이 알아서 처리해 나갔다.

두세 명씩 짝을 이룬 감시꾼들은 추격에 능한 자들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실력 면에서 떨어지는 자들이어서 윈디의 감지 망에서 벗어날 순 없었고, 걸리는 족족 죽어나갔다.

빠른 속도로 숲을 빠져나와 평야의 우거진 풀숲을 보자니 웃음이 나온다.

적들이 생각하는 상단 공략방법이 확연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지나 올 때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 불놀이하기엔 딱 좋은 조건의 숲이었다.

“불놀이하기엔 딱 좋은 곳이군.”

“도대체 적들은 어디에 있는 거죠?”

퉁명스런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온다.

“적? 무슨적? 서방님과의 데이트가 싫은가?”

“이……. 이 개자식! 도대체 지금 뭐하자는 짓이야?”

거리를 벌리며 단검을 꺼내고 불의 정령을 불러낸다.

앞 뒤 못 가리는 계집인 것이다.

“예언자라며?”

“엘루엘. 탐지거리에 수십 명의 인간들이 모여 있다.”

윈디가 다가와 속사였다.

“좋아. 그 놈들 쪽으로 가자.”

“무슨 개소리냐?”

아무리 하급정령의 말을 못 듣는다지만…….

정령이 있다는 것도 알고, 하급정령이긴 하지만 웬만한 상급의 정령과도 맘먹는 능력이 있다는 것도 아는 계집의 입에서 나올 소리는 아니었지만, 내게 믿음이 없는 나타샤의 눈에는 개소리로 들리는가 보다.

“이제 그만하지. 농담도 못하겠군.”

“나는 여기서 움직이지 않을 테다. 네 놈이 무슨 짓을 하는지 도통 모르겠어!”

어차피 필요 없는 계집이려나?

저놈에 와이번만 없다면…….

하늘을 쳐다보니 시커먼 밤하늘에 별빛만 초롱초롱하다.

곧 날이 밝긴 하겠지만, 그전에 한 놈이라도 더 죽여야 한다.

“그럼. 여기 있든지. 가자.”

윈디를 쫒아 풀숲을 헤쳐 가며 한참 만에 적들이 모여 있다는 곳 근방에 몸을 숨겼다.

“감시병도 없는 거냐?”

“노움이 묻어버렸어.”

알아서 나의 앞길을 평탄하게 만들어주는 귀여운 나의 똘마니들이었다.

옆으로 나타샤가 조심스럽게 다가온다.

“여기서부터 입도 뻥끗하지 마라. 아니면 너희들의 퀘스트는 바로 물 건너가니까…….”

“도대체……. 읍…….”

곁에 동료가 있다는 건 좋은 것이다.

게다가 즐겁게 해 준수 있는, 긴장감을 녹여줄 수 있는 계집이라면 더 더욱…….

잠시간의 즐거움을 뒤로 하고, 소리 죽여 숲을 헤쳤다.

뒤통수가 따끔거리는 살기가 느껴졌지만, 운디네를 믿었다.

내가 믿을 건 4대 정령들뿐이었다.

풀숲을 헤쳐 나간 곳에 커다란 공터가 형성되어 있었다.

여기저기 작은 모닥불에 보초들이 주위를 살피고, 그 외에는 모두 잠이 들어 있었다.

“뭐지? 거의가 유저들인 듯싶은데? 도대체 무슨 퀘스트야?”

곁으로 다가온 나타샤의 귀에 자그마한 소리로 물었다.

이건 마족에 관련된 퀘스트라기 보다, 유저간의 길드 전쟁이라고 보는 게 옳을 것 같다.

뭔가 잘못된 상황인 듯싶은 것이다.

“몰라요. 마왕강림에 대한 퀘스트인데……. 어떤 비밀길드에서 마왕강림으로 세상을 파괴시킨다는 황당한 말을 들었어요. 그리고 그 길드를 쫒다 파렐영지까지 갔고, 마나의 유동이 정지된 산과 숲에서 동료 절반을 잃고 도망 쳤어요. 그래서 알고 있는 유저들을 끌어 모아서 다시 가는 중이고요. 더 이상은 저도 몰라요.”

“그럼 마왕이 강림한 것도, 마족을 본 것도 아닐 수 있단 말인가?”

“제 느낌이에요. 제가 히든피스로 예언자 직업을 가지고 있죠.”

허. 그럼 그 허무맹랑한 예언자 느낌에 내가 휘둘리고 있다는 말?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요. 그래서 확인차 가는 거니까요.”

“날 속였어!”

“전 속인 적 없어요.”

“날 속인 대가는 확실하게 받아내 주지.”

주춤주춤 물러나는 나타샤였다.

속인 건 속인 거고 저놈들은 처리해야 했다.

일단 살아야 대가도 받아낼 수 있으니 말이다.

“윈디!”

“저들 중 소드마스터급이 세 놈 정도에 최상급이 몇 명 있고, 마법사와 정령사, 그 외에 이상한 기운을 내품는 자들도 있군. 소드마스터에 해당하는 놈들이야. 단 한 번의 기습으로도 다 죽일 수 없겠어.”

으아……. 도대체 저런 놈들과 싸우려는 저년과 동료들은 뭐야?

제대로 걸려들었단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내겐 4대 정령이 나의 모든 힘이었다.

나 혼자 소드마스터 한명을 상대하기도 벅차다.

아니, 제대로 붙는다면 백이면 백 질 것이다.

저런 실력을 가지고도 기습을 하려는 이유가 뭘까?

연통폭탄!

그러나 여기서 사용할 수는 없다.

하늘위의 와이번을 잡기 위해서 필요한 비밀무기인 것이다.

나의 생명줄을 함부로 남용해서 적들에게 경각심을 높여, 대처할 기회를 주면 안 되는 것이다.

“나타샤!”

“뭐죠?”

“처음 남겠다고 했던 곳. 찾아갈 수 있나?”

“무슨…….”

“죽고 싶지 않다면 그곳에서 동료들이 올 때까지 꼭 꼭 숨어있어!”

“싫어요. 제가 죽음 따위가 무서워 도망칠 거라고 생각해요?”

허. 이런 멍청한 년을 봤나?

“소드마스터 세 명에 6서클 마스터, 중급이상의 정령사, 그 외에 이상한 능력의 마스터들. 그들에게서 살아서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하냐?”

“농담이죠?”

“네년과 농담할 정도로 여유 있어 보이냐?”

“그러네요.”

“큭……. 네 마음대로 해라.”

“당신! 도대체 몇 살이죠? 인간 맞나요? 살아서 다음에 볼 수 있나요?”

“비밀이다.”

“그럼 관조자는 맞나요?”

“맞다.”

“그럼, 제가 준 검은 돌을 잘 확인해 보세요. 제게 받을 게 있으니 악착같이 살아있을 수는 있을 거예요. 그럼…….”

나에게 다가와 가볍게 키스를 하고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나타샤였다.

나타샤가 사라진 어둠속을 응시하다 검은 돌을 꺼내 살펴보았다.

‘감정.’

“???”

될 리가 없지.

도대체 이게 뭐라고?

마나석이라면 딱 보고 알 수 있는데…….

보석을 만드는 원석도 아니고……. 검은 빛을 내는?

마신과 계약할 때 본 흙빛 돌? 마석?

마나석은 마나를 증폭시키고, 마석은 마력을? 신석은 신성력을?

젠장!

이게 마석이고, 마력을 증폭시킨다고 해도 나는 마력을 사용할 수단이 없다.

“???”

예전에 한번 사용했던 적은 있다.

그 한 번의 실습을 교훈삼아 다른 마법에도 적용을?

웃기는 이야기다.

“윈디. 셀레멘더.”

“뭐지?”

“왜?”

“이 풀숲 주위에 불을 지르고 윈디가 바람을 이용한다면 어찌될까?”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저놈들에게도 마법과 정령이 있다는 걸 잊지 않았겠지?”

한번 물어본 것이긴 하지만 역시나 답이 없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우리는 하급 정령들이야. 많은 걸 바라지 말라고.”

허. 자랑이다 이놈들아. 잘난 체는 무지하더니 막상 고수들과 붙으려니 형편없는 것들 이었다.

“그런데 저놈들이 너희들을 못 알아보는 거냐?”

“우린 하급정령들이야. 게다가 관조자의 친구이기도 하지. 우리가 원하면 정령사라 해도 알아 볼 수가 없어.”

허. 도대체 무슨 소린지…….

“기습을 하면 고수들을 몇 놈이나 잡을 수 있을 것 갔냐?”

“음……. 강제소환을 각오한다면 다섯 놈 정도? 도망칠 생각으로 싸운다면 세 놈정도 잡을 수 있겠군. 도망친다 해도 얼마간 소환되지 못 할 거야.”

강제 소환이나 고수와의 싸움에 요양을 해야 하는 정령들이었다.

재수 없으면, 아예 소멸될지도…….

“그럼 소멸되지 않는 방향으로 최대한 많이 잡는 쪽으로 하자.”

그래도 나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정령들이었으니, 소멸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좋아! 그런데 말이지. 늙탱이는 이런 긴박감이 좋냐?”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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