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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2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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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66,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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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24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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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엘루엘(215)

DUMMY

밤이 되자 야영지를 조성하고 저녁을 먹은 얼마 후, 카라가 말을 타고 야영지로 들어섰다.

표독스러운 얼굴로 한번 쳐다보곤, 세 명의 여인들을 끌고 사라졌다.

두려움에 몸을 떨어 대면서도 카라를 쫒아가는 불쌍한 여인들을 보며 웃음이 나온다.

“파이안!”

“네. 루엔님.”

“카라가 아직도 마음에 있냐?”

“???”

“킥. 원한다면 주마.”

“아. 아닙니다 루엔님의 여자를 넘볼 만큼 강심장이 아니라서…….”

꽁무니를 빼고 멀리 도망가는 파이안이었다.

한 참 후, 카라와 만신창이가 된 세 여인이 왔고, 카라의 감독하에 세 명의 여인이 내게 달려들었다.


오스란 제국은 호주의 게이머들이 몰려있는 제국이었다.

수도를 하루거리에 두고 밤을 세기로 하고, 저녁을 먹은 후 카라를 물리고 세 여인과 마주 앉았다.

“계속 같이 있을 건가?”

“퀘스트 때문에…….”

카라의 히스테리성 새디시즘에 밤마다 진저리를 치는 여인들이었다.

그렇다고 세 여인들을 위해 카라를 떠나보내고 싶지도 않았다.

“퀘스트는 끝내게 해주지. 내일 도시에 도착하면 알아서 갈 길을 가도록 해라. 카라는 신경쓰지 말고…….”

어이없는 듯한 표정들이었다.

“퀘스트를 끝내지 않고 도망친다면, 지금까지 당한 고통과 수모는 어쩌고요? 케릭삭제에 오프라인상 간통이라니……. 요즘 세상에 간통으로 몇 년씩 감옥에서 살아야 한다는게 말이 되요? 정말 웃기지도 않는 법이라니까요. 그런데 루엔님이 퀘스트를 끝내게 해 준다고요? 그 말을 믿으란 말인가요? 네? 믿으라고요? 지금도 그 구역질나는 루엔님의 몸뚱아리를 생각하면 욕지기가 나온다구요. 그런데도 참아왔는데. 그런데……. 흑흑…….”

유정이 복받친 듯 유리의 무릎에 머리를 박고 흐느낀다.

내 말을 못 믿겠고, 케릭 삭제와 오프라인상의 벌을 받지 않겠다고 계속 붙어 있는다고 해도 상관없다. 나야 내 즐거움만 만끽하면 되니. 킥…….

지들의 퀘스트를 끝내게 해 준다고 해도 믿지 않고, 싫다고 하니 어쩌겠는가?

나는 카라를 불렀다.

“카라!”

“왜요!”

구해주지도 않고, 살아 돌아왔어도 그런가 보다 하는 나의 행동에 삐져 막나가는 카라였지만, 두고 볼 뿐이었다.

“네 교육이 너무 즐겁고 맘에 들어 기쁘고 행복하다고 하는 구나.”

“그래요? 그럼 더 행복하게 해 줘야겠군요. 따라와!”

내게 살기어린 눈빛을 보내고 엉거주춤 카라의 뒤를 따라가는 계집들이었다.

킥. 크하하하하…….

나를 믿지 않은데 대한 대가다.

유나…….

유나라면 어떠한 말이든 내 말을 믿어주겠지?

환하게 웃는 유나의 얼굴이 밤하늘의 별들 사이에서 웃고 있는 듯 했다.

나는 카라에게 당하고 온 그녀들의 몸을 치료해 주지 않았다.

마차속에서 끙끙 알아대며 온갖 저주가 내게 쏟아 붓는다.

퀘스트도 카라의 것이고 몸의 상처도 카라가 낸 것인데 여인들은 나를 저주하고 있는 것이다.

웃기는 년들이다.

지금껏 지들을 위해서 상처를 치료해 줬건만…….

오스란 제국의 수도로 들어가는 외각 성문을 들어서려고 하는 데만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러고도 못 들어가고 쫓겨나는 인간들이 수두룩했다.

검문검색이 엄청 까다로웠던 것이다.

마차밖에 서서 줄이 줄어들수록 카라는 안달을 냈다.

“성안으로 못 들어가면 어떻게 하죠?”

당연히 그냥 떠나면 되는 것이다.

“루엔님! 힘으로 밀고 들어갈 건가요?”

대꾸도 안해주고 먼 산만 바라보았다.

“루엔님!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거에요?”

나는 주위를 둘러보며 많은 인간군상들을 구경했다.

‘짝’

카라의 손이 옆에 있던 애꿋은 유리의 뺨에 작렬했다.

“뭘 꼬나봐 이년아!”

주위의 시선이 카라와 유리에게 쏠렸다.

십대 후반의 소녀가 30대 중반의 여인을 윽박지르는 모습.

옷 입은 폼으로 봐도 주인과 노예의 관계가 아니었다.

“카라! 얌전히 있어라!”

하지만 이미 돌아버린 카라였고, 카라의 손과 발에 짓밟히는 세 여인이었다.

나와 파이안은 슬그머니 뒤로 물러섰고 일행이 아닌 듯 먼 산만 구경하고 있었다.

한번 돌아버린 카라는 나도 안중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카라의 발작은 한 순간 끝나버렸다.

‘퍽’

한 명의 사내에 의해 배를 움켜쥐고 ‘악’소리도 못 내고 꼬꾸라져 버린 것이다.

지존회?

“괜찮소?”

40대 사내와 그 주위를 둘러싸는 동료들이었다.

“카. 카라님을 죽인건 아니겠죠?”

헤레나가 카라에게 기어가 숨 쉬는 걸 확인하고는 한숨을 내쉬고는, 싸늘하게 나를 쳐다본다.

“루엔!!!”

나는 그래도 먼 산만 바라보았다.

한두 번 당한 것도 아니면서, 날 부른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의 차례가 다가왔지만, 경비대장으로 보이는 자의 눈빛은 우리를 쏘아보고 있었다.

애초에 들어가기 힘들어 보이는 성문이었는데, 카라의 발작으로 눈 밖에 난 것이다.

그러나 지존회의 사내가 경비병과 사바사바해서 그들의 틈에 끼어 성문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여관을 잡은 나와 카라는 방안에 틀어 박혔다.

사방팔방에서 쳐다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으니 일단 자중해야 했던 것이다.

내가 잘못한 것도 없이, 눈치를 받자니 짜증스러웠지만, 그렇다고 사람 많은 곳에서 화풀이도 할 수 없고, 같이 처박힌 카라를 쳐다보았다.

두 눈에 살기를 피어 올리는 카라…….

“다 죽여버릴테야. 전부 죽어버릴거야!”

“멍청한 년!”

문 밖을 노려보며 저주를 퍼붓던 카라의 고개가 휙 돌려져, 나를 노려본다.

“떠날거에요. 당신은 제게 도움이 안돼요. 언제나 지멋대로고…….”

“잘 가…….”

손을 흔들어 주자 몸을 돌려 문을 박차고 나가버린다.

카라의 성질머리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을 수도 있겠지만, 나와는 상관없으려나?

있다해도 관심이 없는 나였다.

어쩌면 마계길드을 찾아갈 수도 있겠지 싶다.

그러나 세상을 만만치 않다.

방을 나와서 식당으로 향했고, 유나와 유정, 헤레나가 지존길드의 파티와 어울려 있었고, 얼굴엔 웃음꽃이 활짝피어 있었다.

퀘스트가 끝났으리라.

잠시 그녀들을 바라보고 여관문을 나섰다.

또 어디로 가야할까?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없다.

마음 놓고 사냥이나 해볼까?

음……. 기다리자.

마계길드와 나는 곧 부딪치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너무 심심하다. 해야 할 일이 없다는 건 죽느니만 못한 것이다.

살아있는 의미가 없는 무의미한 삶!!!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죠?”

유리?

“이제 볼일이 없는 것 같은데?”

“아셨나요?”

“퀘스트가 끝날 것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한참을 고민하는 유리였다.

정말 퀘스트가 끝났으니 할 말이 없으리라.

“저희를 도와주세요. 루엔님이라면 마계길드의 첩자를 가려낼 수 있잖아요.”

“도와준다면 내게 돌아오는 이득이 뭐지?”

“무엇을 원하죠?”

“없어. 바라는 것도 없고, 가지고 싶은 것도 없어. 말해 봐. 내가 도와주면 뭘 줄 수 있지? 마계길드에서는 세상을 준다더군. 너희들은 내게 뭘 줄 수 있지?”

나의 얼굴만 뚫어지게 쳐다보는 유리였다.

“그들은 세상을 지배하려고 해요. 우리야 사라지면 그만이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요? 그들을 게임상 npc라고 치부할 수 있나요? 루엔님은 npc와 사랑도 나누었어요. 그들은 이 세상에 주인들이라구요. 그들이 게이머들에게 조정당하면서 살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고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오프라인 또한 똑 같지 않나? 작게는 정치인들의 꼭두각시가 되어 사는 인간들. 크게는 신의 손바닥에서 놀아나는 인간들이지. 아니, 신의 피조물이고 신의 뜻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야. 그리고 마계길드라고 해서 천년만년 사는 인간들이 아니라는 것이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일이야. 또한 이곳을 지배하는 신들이 보고만 있지도 않을테고…….”

그냥 보고만 있으려나?

어차피 게임이니 말이다.

“시간이 해결해 줄거라고 지금 당장 손 놓고 구경만 하는건…….”

“난! 난 말이지. 구경꾼에 불과해. 그리고 여긴 게임일 뿐이야.”

“게임이라고 해서…….”

“더 이상 헛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 내가 원하는 걸 줘. 내게 도움을 청하려면 내가 원하는 것을 달란 말이야! 내가 필요한 것. 내가 움직일 수 있는 그 무엇. 난 그것이 필요해. 평화? 사랑? 자유? 다 개나 줘버려!”

“절 드릴게요.”

“킥. 크하하하하……. 나는 내가 원하는 여자들을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크하하하하…….”

심심해. 심심해하며 사는게 지겨운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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