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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2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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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6,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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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66,534

작성
07.01.1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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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엘루엘(207)

DUMMY

얼굴이 변하는 다른 엘프들과는 다르게 미친 듯이 웃어젖히는, 앞으로 나선 엘프놈이었다.

“마족을 봤다면 우리가 다 때려죽였을 것이다.”

웃긴 놈일세.

이 근방에 마족이 출몰하고 있는데 봤으면 때려잡겠다니…….

마족놈들도 자신들이 죽을 만한 곳엔 가지 않는 모양이다.

“그럼 없다는 뜻이군. 길 좀 가르쳐 주겠나? 길을 너무 헤맸더니 정신 사나워서 원…….”

별 미친놈 다 보겠다는 듯 쳐다보는 놈이었다.

“여기까지 들어와서 얌전하게 길만 물어보고 따나려고?”

“그럼? 한바탕 할까?”

“자신 있는 모양이지?”

“글쎄?”

나의 파티원들은 한 손에 연통을 꺼내들고 있었다.

믿는 게 있으니 막가는 것이고, 안 된다 싶을 땐 튀기로 이야기 되어 있으니 튈 준비를 하는 호구들이었다.

나또한 튈 준비를 한다.

성질난다고 발광해봤자 손해인 것이다.

해볼만 하다면 신검과 신의 화살을 믿으면 되겠지만, 아니다 싶으면 삼십육계 줄행랑이 최고 아니던가?

“좋다. 너희가 한 가지 일을 해결해 준다면 길을 가르쳐 줄 뿐 아니라, 섭섭지 않은 선물도 받게 될 것이다. 하겠는가?”

“???”

나타났던 다크엘프들이 물러서며 숲속으로 잠적해 들어가 버렸다.

“이곳은 망각의 숲! 들어오기는 쉬워도 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화살까지 신경 써야 할 것이다.”

검은 얼굴에 비웃음을 머금고 빈정거리는 놈이었다.

“엘프사냥이라……. 좋군. 좋아!”

“루엔! 무슨 헛소리야? 허락하도록 하죠. 이 파티의 리더는 접니다. 그렇지 않나?”

왕삼이 파티원들을 보며 동의를 구하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다는군…….”

나는 한발 물러서서 비아냥거렸다.

비웃던 검은 얼굴의 일그러지는 모습에 웃음을 터트렸다.

“크하하하하…….”

그들이 내 건 일이라는 건 자신들이 풀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딱 보기에도 우리가 필요해 보이는 다크엘프들이었는데 싸우자고?

“따라오라!”

다크엘프의 리더인 듯 한 놈을 엉거주춤 따라가는 띨띨이들이었다.

“오빠는 너무 과격해요. 좋게 이야기하면 얼마나 좋아요? 엘프를 만나기도 쉽지 않는데…….”

“희주는 과격한 걸 몸서리치게 좋아하는 것 같던데?”

“흥!”

시뻘게진 얼굴로 변하며 앞으로 뛰어가 버린다.

짐승 같은 괴물에게 온 몸을 맞기고 교성을 터트리며 몸을 떨어대는 모습을, 이미 동료들에게 다 보인 희주였다.


보름정도의 시간을 숲속에서 걷고 걸었다.

보름간을 걸어야 할 만큼 넓은 숲은 아니었지만, 마법에 의한 마법진이 형성되어 있어, 길을 찾아 걸어야 했기에 늦어진 것이란다.

엘프마을로 들어선 파티원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인간들의 마을에 비해 자연과 동화된 집들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인간들을 구경나온 수많은 다크엘프들이 주위를 둘러쌓고 수군거리고 있었다.

엘프구경을 하는 인간들이 아닌 구경거리가 되어버린 인간들은 눈 둘 곳을 몰라 했다.

왕삼이 다크엘프의 우두머리를 만나는 동안, 우리는 조그마한 집에 감금당하듯 갇혀, 왕삼이 돌아오기만 기다린 후, 왕삼이 오고 바로 끌려 나갔다.

그리고 안내되어진 곳은 생명수라 불리는 엘프들의 수호령이라는 나무였다.

“우리보고 여기에 들어가라는 거야?”

멈칫멈칫하는 찰스였다.

지옥에 들어가는 기분이 이럴 것이다.

“그래. 전에는 엘프들이 들락거렸다는데, 천 년 전부터 엘프들이 들어갈 수가 없었던 모양이야. 그런데 몇 백 년 전, 인간들이 왔기에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 수색을 의뢰했는데 감감무소식이라네. 그래서 우리보고 알아봐 달라는 거야.”

“뭐? 그럼 우리도 들어가면 감감무소식? 죽을 수도 있다는 거잖아!”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같잖아! 퀘스트라 생각해.”

“무슨 헛소리냐? 기계음도 들리지 않는 퀘스트가 어디 있어!”

“많아. 멍청아!”

찰스의 말을 한마디로 일축해 버렸다.

다른 동료들은 조용한데 혼자만 열을 내는 찰스였다.

이제 와서 엘프들과 싸우기도 그렇고, 도망치기도 글렀다.

연통 폭탄의 위력이 세긴 하지만, 이 많은 엘프들을 모두 죽일 수도 없고, 자기들도 며칠 몇 날을 걸려서야 나가고 들어올 수 있는 숲을, 우리들이 살아서 도망치기란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나는 희주의 손을 잡고 나무의 입구라 생각되는 틈새로 들어갔다.

들어오지 않으려는 희주를 한번 째려주니 얌전하게 따라 들어온다.

한명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틈새였고, 앞장서서 걷는 내 눈앞이 깜깜했다.

그리고 몇 십 발자국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눈앞이 환해지며 커다란 공간이 나왔다.

“오빠 뭐야?”

떨리는 희주의 목소리였다.

뒤를 돌아보니 희주는 보이지 않았고, 붙든 팔만 환한 공간에 나와 있었다.

마법진이려나?

앞으로 한걸음 나서며 희주를 밝은 공간으로 끌어들였다.

“캬악…….”

킥. 눈앞이 갑자기 밝아지며 괴물 같은 얼굴이 나타난다면 놀라지 않을 인간이 있을까?

“오빠! 너무하잖아!”

후드를 다시 쓰며 안쪽으로 희주를 끌었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나며 놀라는 호구들을 구경했다.

모두가 들어오고 난 후 주위를 흩어보는 파티원들이었다.

상하좌우 앞뒤는 모두 하얀 공간이었다.

제대로 서 있는 것인지도 몰랐지만 중심은 그대로 잡혀 있었고, 사방팔방을 휘둘러 손짓해도 만져지거나 잡히는 것이 없었다.

발을 딛고 있는 바닥까지도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다.

“이. 이거 뭐야?”

“마법진인가?”

찰스의 말에 마법사인 한방이 엉뚱한 말을 해댄다.

마법사도 모르는 마법진을 누가 알겠는가 말이다.

주위의 눈초리를 받은 한방은 발을 들어 바닥을 때려본다.

“나는 마법진의 마자도 모르거든?”

체시가 방방 뛰어 보지만 중심도 잃지 않고, 제자리 뛰기를 하는 듯하다.

“도대체 여긴 어디야?”

찰스가 고함을 쳐댄다.

-어디긴? 위대하신 분의 특별 식량창고지-

“헉!”

“뭐. 뭐냐?”

-몇 백년 만에 맛아 보는 인간들의 냄새인지 모르겠군-

정말이지 상상을 불허하는 게임이었다.

“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크크. 알 것 없다. 하나하나 아껴 먹어야겠군―

“넌 시꺼먼 마족인가? 아니면 냄새나는 도마뱀인가?”

나의 물음에 한참의 침묵이 흘렀다.

-크하하하. 동족의 냄새가 나긴 했지만 넌 인간이다. 드레곤 하트의 마나를 어떻게 인간의 몸에 지녔는지 모르지만……. 흠. 색다른 맛이 나겠군―

“글쎄……. 먹고 체하지나 않을까 모르겠군!”

역시 드레곤?

드레곤이 생명수의 안에다 자신의 창고를 만들어 논 것도 이해가 안 되고, 생명수가 허락했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

이놈에 게임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이해 불가능이었다.

-크크. 네놈은 마지막까지 아꼈다 먹어주도록 하지. 소환!―

갑작스럽게 나의 몸에 붙어있던 희주가 흐릿하게 사라져갔다.

“킥킥. 이 빌어먹을 도마뱀 자식! 내 노리개를…….”

누구를 먼저 데리고 가서 시식을 하던 상관이 없다.

마지막에 날 잡아다 먹는다니 기다려줄 용의도 있다.

그러나!

약 올리듯 내 품에 안겨있는 희주를 데리고 간 것이다.

신검을 소환하고 하늘을 향했다.

“킥킥. 죽더라도 네놈 식량창고를 망가뜨려주지. 크하하하……. 구룡소환! 다 날려버려라……. 아…….”

나의 이성은 사라졌고, 분노만이 나를 지배했다.

몸속의 마나와 마력, 신성력이 빠져나갔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아니 미칠 듯 한 기분에 더욱 쏟아 부었다.

-이런 미친놈…….―

무지갯빛 구룡이 사방팔방으로 튀어나가는 모습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그리고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감기는 눈을 억지로 치켜뜨고 정신을 잃었다.


눈을 뜨니 방안이었다.

둘러 볼 것도 없이 냄새만으로도 엘프들의 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이렇게 살아있는 것인가?

온 몸에 힘이 없는 것은 물론, 팔다리의 느낌도 없다.

모가지를 움직일 수도 없어 눈알만 굴려 천정과 그 주위를 휘둘러 볼 뿐이었다.

한 참을 눈알 굴리기 운동을 하며 누군가를 기다렸지만, 인기척은 없었고 눈알 굴리기로 피곤해져 잠이 들어버렸다.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눈을 뜨니 체시가 눈앞에 있었다.

“앗! 오빠. 눈을 뜬 거야? 그런 거야?”

눈앞에 손을 흔들어 보고, 눈꺼풀을 올려 눈을 마주치는 등 쇼를 해댄다.

“이제 그만하지!”

차가운 목소리가 귀로 들려온다.

“헤……. 말도 하네?”

신기한 동물을 살펴보듯 구경하는 체시였다.

“내가 어떻게 된 거지?”

“음……. 몰라요. 엘프들도 모른다는 말만하고……. 느낌이 와?”

“???”

멀뚱멀뚱 체시 얼굴만 쳐다보았다.

“그럼 여긴? 여긴?”

“뭐하는데?”

“뭐하긴. 오빠 신체에 감각이 오나 알아보는 거지. 음……. 여기는?”

“???”

이제는 게임속에서도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모양이다.

혹시?

‘로그아웃!’

역시나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모두 병신이 되어버렸군.

이러고도 살아있는 이유가 정말 궁금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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