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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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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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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1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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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엘루엘(204)

DUMMY

나는 이들과 헤어진 후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해 주었다.

적들을 처리하고 뒤따라가다, 이동마법진에 이동 되었고, 길을 헤매다 이곳에 정착했다고…….

“퀘스트를 하러 갈 건가?”

“글쎄……. 그냥 오긴 했는데……. 너무 쟁쟁한 놈들이 많아서…….”

“킥킥. 떡국물이라도 받아먹어야지?”

왕삼의 말에 빈정거렸다.

모두의 인상이 변하긴 했지만 심각하지는 않았다.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나? 그렇다고 먹자만 하지는 않을 거야. 우리도 게임다운 게임도 하고 있거든.”

“좋아, 그럼 나를 좀 도와주겠나?”

“흠. 일당만 많이 준다면야…….”

“전 일당 필요 없어요.”

왕삼의 말을 끊어버리는 희주였다.

크. 내 본 모습을 보고도 붙어있을까?

“남부럽지 않은 만큼 주지. 그러나 목숨을 걸어야 할 거야.”

지금이야 가지고 있는 것이 없지만, 돈으로만 준다고 하지 않았으니 무기나 그 외의 아이템을 손봐주면 될 것이다.

그러고 보면 꽤나 괜찮은 케릭으로 키운 것 같다.

“그럼 찬성.”

찰스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심심하진 않겠다.

미카가 정보를 가지고 올 동안 기다리기 지루해 하던 7명의 호구들은 도시로 유명인들을 구경하러 다녔다.

떨어지지 않을 거라고 우기던 희주 또한 유명인들 구경하기에 열성적이었고 말이다.

밤마다 돌아와서 한다는 말이 세계 랭커 중 누구누구의 얼굴을 봤고, 무기는 어떻다느니, 갑옷은 어떻다느니 등등 쓸데없는 소리만 잔뜩 풀어놓았다.

며칠 후, 리카가 가져온 정보는 쓰레기뿐이었다.

해골바가지 마크의 길드가 흔하지만, 내가 찾는 악마길드와는 관련이 없고, 마족을 소환했다고 소문난 자를 찾으려 하면 벌써 사라지고 없다는 것이고, 나타나는 곳도 한 두 군데가 아닌 세 개의 대륙 전역에 걸쳐 있다는 말에 포기해 버렸다.

이미 먹자 파티들로부터 악마길드 찾기가 바다에서 바늘 찾기라는 소리를 들었던 만큼 미카를 닦달하진 않았다.

지금 이곳에 모이는 랭커들 또한 오프라인에 올라온 글을 보고 몰려드는 것이란다.

딱 봐도 나에 대한 글일 것이다.

한번 떠나겠다는 생각을 하고, 주위에 나의 여인들이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뒹숭생숭하다.

보고 싶은 마음을 달래보지만, 쉽지 않으니 빨리 떠나기로 했다.


“이상한 조짐을 못 느끼셨습니까?”

“무슨 소린가?”

늦은 아침겸 점심을 먹고 옥상에 올라 평원을 보며 오늘 갈 것인가, 내일 갈 것인가, 하며 미그적 거릴 때 미카엘이 올라와 하는 말이었다.

“요즘 유랑민들이 이곳에 나타나는 횟수가 늘었습니다. 처음엔 놀러오나 보다 했는데, 이제는 밤에도 나타나더군요. 루엔님을 감시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만…….”

“나를?”

“소문을 들었겠지요.”

쓴 웃음을 짓는 미카엘이었다.

결국 올 것이 오는 것이다.

나를 마족이라 여긴다 해도 할 말이 없다.

떠나자고 다짐하면서도 미적거린 나는 바로 떠나기로 했다.

어쩌면 유랑민과도 피터지게 싸울 수도 있는데, 이곳의 인연 있는 자들까지 말려들게 내버려 둘 수는 없지 않겠는가?

“미카 좀 불러주게.”

“알겠습니다.”


미카에게 모든 서류를 넘기고 밤에 저택을 나섰다.

배낭에 식료품을 넣고, 7명의 호구들에겐 파렐영지로 가라고 했다.

이곳으로 마법진에 이동되어 왔을 때, 마법사용이 안 됐던 산을 찾아 볼 작정이었다.

그들이 나와 이동하게 된다면 모든 유저들의 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소리 없이 산으로 스며들었지만, 역시나 감시자가 있었던 듯 하다.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난다.

인간사냥!

이제는 사냥감이 되어 쫒기는 것일까? 알 수 없다.

숲으로 들어서자 여유롭게 뛰었다.

뭐가 무서워서 쫒기겠는가 말이다.

킥. 허물어졌던 정신을 이성으로 잡아 붙들고는 있지만, 덤벼드는 놈을 살려두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또다시 고개를 드는 살심이었다.

몇 시간을 내 달렸을까?

화살이 날아왔고, 나는 활과 화살을 꺼냈다.

나를 멈춰 세우기 위해 날린 화살이지만, 나를 겨냥한 것이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것이다.

나에 신의 화살은 명중률 100%라고 장담할 수 있다.

나에게 화살을 날린 놈의 머리가 박살이 났고, 기다렸다.

두 명의 사내가 칼을 앞세우고 다가오기까지 지루한 시간이 지나갔지만 내겐 여유가 있었다.

신검과 신의 화살, 그리고 삼년간 매달린 검술.

아직도 마법이 5서클에 머물고 있지만, 의지로 쓰는 마법, 죽음도 초월해버린 정신, 두려울 게 없는 것이다.

“날 쫒아온 이유는?”

손에 들린 신검이 땅을 향해 있었지만, 언제든 움직일 준비가 되어있었다.

“마족 사냥이라고나 할까?”

“킥. 내가 마족으로 보이나?”

“아니더라도 동료를 죽였으니…….”

그들의 목이 땅에 떨어졌다.

실력도 안 되는 놈들이 날 잡겠다고 쫒아온 것이다.

또 다시 뛰었다.

도망간다는 자체에 화가 나기도 했지만, 악마길드도 아닌 유랑민에게 쫒기는 것에도 화가 났다.

하지만, 더 화가 나고 가슴이 쓰리는 건, 나의 여인들이 멀어진다는 것이다.

내 죽을 때 까지 그녀들의 곁에 머물고 싶다는 생각에, 이렇듯 도망치듯 멀어져가는 것이다.


한 달을 쉴 새 없이 뛰어 파렐영지로 들어섰고, 7명의 호구들을 만나기로 한 여관에 자리를 잡고 쉬었다.

며칠 후, 7명의 호구들이 몰려왔고, 그들의 이야기에 할 말을 잃었다.

수백여 명의 유저들이 나의 보금자리, 그곳에 있는 쥐새끼 하나까지 다 죽였다는 것이다.

유저들은 정보를 공유한다.

서로 다른 대륙에서도 타 대륙의 정세나 움직임, 사건사고들을 적나라하게 알 수 있는 것이다.

킥킥. 좋아, 정말 좋아. 이제는 그 누구도 봐줄 필요가 없군.

악마길도도 유랑민들이고 마계 퀘스트도 유랑민이 개입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인공지능 컴퓨터는 그 모든 상황을 아울러 퀘스트를 진행한다.

뉴월드 게임이 사라지든 말든 인공지능 컴퓨터는 모르는 것이다.

상황에 맞게 뉴월드를 운영할 뿐이다.

킥킥. 마계 퀘스트라…….

3번 아니라 300번이라도 죽여주마!

나의 주위로 살기가 무럭무럭 커져가는지도 몰랐다.

그 때 누군가 나의 팔을 잡아끈다.

“희주?”

“오빠는 마족이 아니에요. 정신 차리세요!”

“킥킥. 내가 마족이든 아니든 이제는 상관없다. 정말 뭐 같은 세상이니까……. 그들이 나를 죽이려 든다면 나 또한 나를 죽이려는 자들을 죽이면 된다. 아주 공평하지. 크하하하하…….”

3년 공불 도루아미타불이 되어 버렸다.

조금의 이성으로 그동안 붙잡고 있던 정신이 또 붕괴되어버리는 것 같다.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희주를 끌고 산에 올랐다.

내려 올 때의 기억을 더듬었지만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뒤에서 따라오는 호구들…….

며칠이 지난 후, 야영지에 기어들어 온다.

“젠장! 마족은 아니겠지. 루엔?”

“아니에요!”

나의 품에 안겨 몸서리를 치면서도 소리를 꽥 지르는 희주였다.

찰스가 모닥불 옆에 철푸덕 주저앉아 넋두리를 한다.

“예전에도 걷는 것 하나는 최고더니 지금도 여전하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루엔 오빠!”

체시가 물었지만 대답하고 싶지 않다.

“말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해도 왜 이러는지는 알고 있어야 하잖아! 카이룬 영지에서 죽은 자들은 npc에 노예들이라고. 유저들이 하나라도 있었어?”

“맞다. npc에 죽어도 할 말이 없는 노예들이었지. 그러나 난 그들과 삼년을 부대끼면서 나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었다. 지금에서야 무슨 정체성이냐고? 너희들이 오랜 시간 몰려다녔다고 서로를 알 수 있는 건 아니지. 나 자신도 모르는 것을 누가 안다고 할 수 있겠냐. 지금에 나는 누군가 살짝만 건드려도 툭하고 터질 정도로 예민하다. 그런데 그들이 나를 건드렸지. 나도 유저지만 난 유저들이 싫다. 마계 퀘스트도 유저가 만들어 낸 거지. 아마도 나와 다닌다면 세상 모든 유저들과 싸울 수도……. 아니, 전쟁을 하게 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선택은 너희들 몫이다. 떠나든 나와 함께하든…….”

“음…….”

조용한 침묵이 흘렀다.

나는 싸움이니, 전쟁이니 하고 싶지 않지만, 세상일이란 모르는 것이다.

그냥, 즐겁게 살다 죽고 싶을 뿐인데…….

전쟁으로 사람을 죽여 가며 즐긴다?

그냥 괜히 길가는 사람들을 죽이는 즐거움?

아무 유저나 잡고 퀘스트를 생성시켜주는 건?

황제가 되어보는 건?

크크…….

“희주야!”

“희주는 나와 있을 것이다.”

스잔의 부름에 내가 대답했다.

“네. 루엔 오빠랑 같이 있을 거예요.”

대답과 함께 나에게 안겨드는 희주였다.


“일어나세요. 일어나세요. 루엔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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