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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가린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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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용가린
작품등록일 :
2023.10.13 20:53
최근연재일 :
2024.05.13 19: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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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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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운명을 함께할 첫 궤를 걸다.

.




DUMMY

아라방은 유복하게 자랐을 법한 외모와 달리 깊은 아픔을 간직한 사내였다. 다만, 그 아픔이 드러나지 않은 것은 깊은 내공의 힘으로 그 슬픔을 눌러 감춘 탓이었다. 그의 얘기를 듣는 내내 탁 왕자는 그의 아픔을 공감하며 함께 아파했다. 어쩌면 비슷한 시기에 감당키 어려운 수상한 경험을 겪은 기억을 가진 공감대 때문일 터였다. 서로가 서로에게 강한 애착으로 마음을 주고받으니 얘기에 빠져드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저는 대륙의 북쪽에 위치한 변두리 소국인 신장유구국 출신입니다. 불행히도, 지금은 한나라가 주변국을 복속시키기 위해 일으킨 전란의 영향으로 피폐해져 있지요. ...

생각해보니 벌써 십 년도 전의 일이군요. 허허허”

범접하지 못할 기운이 풍기는 단정한 외모의 아라방이 회한에 젖어 말했다. 하얀 피부와 밝은 머리카락, 푸른 눈동자로 묘한 매력을 보이는 그의 눈길이 젖어 있었다.


“어젯밤 별자리를 보았더니 유독 두 개의 별이 묵직한 기운을 보이며 제 몸쪽으로 쏟아져 내리더군요. 조만간, 제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사람이 찾아온다는 예언이었죠.”

아라방은 그들이 당신들 아니냐며 단정하듯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어릴 때, 살아남은 동네 친구들과 폐허가 된 고향마을을 떠나 천산으로 들어가 복수를 다짐하며 무공을 수련했습니다. 해서 하산할 땐 누구도 넘보지 못할 고수가 되어 무서운 게 없는 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

힘들었던 과거가 회상되었는지 아라방이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어린 시절 한나라의 폭거를 목격한 이후로 결코 누군가에게 속박되어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지요. 그런데 느닷없이 제 삶의 주도권을 다른 이에게 넘겨야 하는 상황이 생기다니, 그것도 운명을 담보할 정도의 큰일이 생긴다니 우울했지요.”

아라방이 세찬 눈길을 주자 부담을 느낀 탁 왕자가 근심이 가득한 표정이 되었다.


“타인에 의해 결정되는 운명이라... 제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타인에게 제 운명을 맡길 일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삶이 파괴되지 않고는 그럴 일은 없을 테니까요... 다만, 천문점은 사람의 운명을 대강의 흐름으로만 확인해줄 뿐, 직접적인 상대방의 실물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지는 않으니 부득이 제 운명과 연관되어 찾아올 사람들의 정체를 직접 만나서 확인할수 밖에 없었지요 ... 해서, 어찌 보면 두 분이 저를 찾아온 게 아니라 제가 두 분을 기다린 것인 셈이지요. 하하하,”

첫 대면임에도 마치 오래전부터 알았던 것처럼 편안하게 대화를 이끄는 아라방에게 탁 왕자는 고마음을 느꼈다. 탁월한 예지력으로 그들을 기다렸다는 말속에서 경욱이 왜 가장 먼저 아라방을 방문하라고 별도로 일렀는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결론적으로, 제 남은 인생의 주도권을 계속 가지고 타인의 큰일에 동참하는 것이라면,주체적인 삶을 살겠다 다짐했던 제 소신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더군요. 해서, 저는 일단 찾아오는 사람을 기다려 만나본 후 그 일에 동참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지요. 그런 의미에서 ...”

자신의 운명에 긍정적인 아라방이 말을 멈추고 잠시 숨을 쉰 후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저를 보러 오신 진짜 이유를 물어도 되겠습니까?”

한동안 진지하게 탁 왕자를 바라본 아라방이 차분히 물었다.

“흠, 좋소이다. 그 말씀에 적극 동감하는 바입니다. 자칫, 목숨을 걸어야 할 상황이니 그 어떤 일보다 중요한 일일 것이고 ... 본인의 의지대로 세상을 살아가실 만한 능력을 가지고 계시니 억지로 강요할 수 없음도 알겠습니다만 ... 우리와 운명을 함께 할 조건으로 뛰어난 무공이 있어야 함은 기본이 될 것입니다. 해서, 혹시나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의 무공을 가지고 계신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초면에 불쑥 결례를 하는 것 같아 썩 내키진 않지만 부디 양해를 부탁합니다.”

탁왕자도 단도직입적으로 그 질문에 대한 전제를 언급하며 되물었다.


아라방의 언행으로 보아 고수임은 틀림이 없었지만 그래도 막상 면전에서 아라방의 약해 보이는 외모를 대하니 혹시나 하는 의구심이 생긴 것이었다. 더하여, <천경보전>을 지키는 일에서 개개인의 무공의 깊이는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한 절대적인 요소였기에 확실한 검증은 필수적인 것이었다. 적들과 마주하는 매 순간마다 목숨을 걸어야 할 상황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몇 가지 증빙으로 의심은 걷혔지만 그럼에도 차분한 표정에 무인의 기력도 느껴지지 않는 아라방에 대해서 보다 확실한 검증을 하고 싶은 것은 탁 왕자가 무인이기에 당연히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의구심이었다.


학수고대하며 고수를 찾았으나 정작 그에게서 고수의 기운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면 찾아온 사람으로서 의심이 드는 건 당연한 이치였다. 천문점을 볼 때 진혁의 안광에 뜨거운 불기운을 불어넣은 것 만으로 고수라고 인정하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을 해소하기엔 부족했다. 탁 왕자는 그 점을 확실히 하고 싶었고 이를 간파한 아라방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말이 나올 줄 알았다는 웃으며 대답했다.


“일단, 두 분의 첫 인상에서 밝은 기운이 흘러서 좋았습니다. 그 말인 즉, 제 운명을 음지로 끌고 들어갈 일은 없다는 안도감이 컸겠지요. 해서, 왕자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대업에 동참할 판단이 섰습니다. 미력하나마,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일념으로 왕자님께 제 운명을 걸어보겠습니다. 복을 지으면 언젠가 그 이상으로 되돌아온다는 말을 믿기에 왕자님께 몸을 의탁해 보도록 할까 합니다.”

마음의 결정을 한 아라방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제 무공이 어느정도인지 확인하고 싶으신 게지요?"

아라방이 자신있게 말하며 먼 허공을 바라보았다.

"저는 저 먼 곳을 볼 수 있고, 더 먼 곳의 소리도 들을 수 있습니다. 아까 보셨다시피 천문점도 보지만 ....사실은, 앉아서 백 리 정도의 일들은 알 수 있지요. 또, 두 분께선 제 게서 무인의 기운을 못 느끼셨을 텐데 그것은 제가 일부러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기운을 발산해야 할 상황이 생기면 그 기가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아라방이 힘주어 자신의 무력을 얘기했다. 탁 왕자의 목적을 안 아라방으로선 그의 무공 실력을 진솔하게 알려줘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아는 까닭이었다.


”거기에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최고의 무공은 제 눈으로 보이는 곳까지는 세상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게 활을 잘 쏠 수가 있지요. 말 나온 김에 제 활 솜씨를 보여 드리지요.”

아라방이 갑자기 매고 있던 봇짐을 풀더니 그 속에서 활과 화살을 꺼냈다.

“저기 우뚝 솟은 소나무의 맨 밑가지를 표적 삼아 쏘겠습니다.”


아라방이 자세를 취했다. 두 사람의 시선이 활의 방향을 따랐으나 큰 소나무는 보이지 않았다. 아마 멀리 보이는 산중 속에 있는 나무 중 한 그루일 것이 아닐까 생각한 사이 어느새 시위에서 떠난 화살은 강한 파공음을 내며 빠른 속도로 허공 속에서 사라졌다.

“내일 아침 가시는 길에 저 화살이 박힌 소나무를 확인해 보십시오.”

확실히 듣던 대로 신궁다운 자신감이었다.


“마지막으로, 여기 허리띠로 쓰는 채찍은 진검 승부를 해야 할 때 사용합니다. 손잡이 부분은 악어 가죽이고 채찍은 하마 가죽이지요.”

아라방이 허리띠를 풀었다. 화려한 모양의 허리띠를 풀자 또 다른 허리띠가 별도로 착용되어 있었다. 여러 겹의 가죽을 종횡으로 꿰어 장신용처럼 보였지만 군데군데 가느다란 철선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특수 제작된 것임이 틀림없었다. 게다가 중간 중간 여러 개의 칼날 흔적이 보였다. 웬만한 도검으로는 뚫어내지 못할 정도의 강도를 가진 탁월한 무기임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확실히 목숨을 건 실전을 많이 겪어 본 절정의 고수임이 분명하다는 증거였다.


“제 소개는 대충 이 정도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어차피 재차 묻지 않아도 제 능력을 확인한 이상 저를 방문한 이유와 조건을 제의할 것이라 판단합니다. 자, 이제 제게 원하는 것을 말씀해 보시지요.”


그가 묻자 표가 날 정도로 환하게 밝았던 탁 왕자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받았다.

“대단하오. 높은 무공에 더해 정곡을 찌르는 질문과 답변까지 ... 정말이지 감탄했소.

흠,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일단 우리가 할 사명은 세상 그 어느 일보다 의롭고도 가치있는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 함께 할 다른 분들과 회동할 때 말씀드릴 것이니 지금은 자세한 말씀을 생략할 수밖에 없음을 부디 양해해 주시오. 마지막으로, 혜안을 가지신 분께 드릴 말씀은 아니긴 하지만 ... 당연히 우리의 일은 극도의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것임을 꼭 좀 유념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러면, 왕자님은 제게 무엇을 해주실 수 있습니까?”

아라방은 자신이 선택하는 운명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던 것인지 그 대답을 구했다. 목숨을 걸어야 할 무거운 일이기도 했고 자칫 절정 고수들간의 싸움에서 숨 한번 잘못 쉬었다가 목숨을 잃거나 또 빼앗을 수도 있는 중차대한 운명적인 일이기도 했다.

찰라지간 사라지는 아침이슬이거나 허망한 신기루가 될지도 모를 목숨을 처음 본 삼한의 왕자에게 의탁해서 내맡긴 다는 것은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큰 결단이기에 동참을 원하는 탁 왕자는 그 결정을 어찌 생각하는지 듣고 싶었던 것이다.


“원하시는 모든 것들을 당장이라도 해주고 싶소이다. 다만 ... 현재로서는 원하시는 것들을 다 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밖엔 못하는 것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한계가 있는 권한이다 보니 말이오. 그래도 원하는 것이 있다면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조는 확실히 드리겠소. ... 삼한 지역의 왕자로서 드리는 약속이기도 하지만 협의를 금과옥조처럼 지키려 노력하는 무인으로서도 말씀을 드리는 것이니 지금 하는 약속의 진정성에 대해서는 추호의 의심도 하지 마시기 바라오.”

탁 왕자가 간절한 눈빛으로 말했다. 무엇이든 들어준다는 즉각적인 수락은 하지 않았으나 아라방의 입장에서는 왕자의 솔직함이 더 큰 믿음을 가지게 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남발하는 그저 그런 허무한 승낙의 말보다는 훨씬 설득력 있는 진심이 아라방에게 전달된 덕분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왕자님께 드릴 부탁은 추후 찬찬히 말씀드리고 상황에 맞추어서 해결하면 될 터이니 일단 부름에 응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라방이 고개를 흔들며 흔쾌히 동참의 뜻을 밝혔다.

“다만, 먼저 이곳에서의 생활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어 그쪽의 생활도 정리해야 할 것이니 왕자님과 합류하는데 다소의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제 여동생은 저와 함께 무공을 수련하였으니 고수의 반열에 있으나, 강호의 생활은 겪지 않았으니 그저 은둔 고수라고 보시면 될 것입니다. 달포 정도의 말미를 주시면 좀 전에 일러 주신대로 흠차대신의 저택으로 함께 가도록 하겠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비단마차라도 대령하여 정중히 모시고 싶습니다만 은밀히 움직여야 하니 융숭한 대접을 할 수 없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녕 두 분과 함께할 수 있다니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이 기쁩니다. 내 이 고마움을 깊이 새겨, 두고두고 은혜를 갚으리다. 하하하”

내심 기뻤기에 이를 감출수 없었던 탁 왕자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드디어 자신이 원하던 고수의 마음을 얻어 동참을 약속받은 데다 예상치 않게 그의 여동생까지 함께 동참하는 결과를 얻었으니 가히 일거양득이었다. 행운이 또 다른 행운을 부른 기쁜 날이었다.


그날 밤 주루에서 꿈같은 시간을 보낸 탁왕자와 진혁은 다음날 조금 늦은 아침에 변한으로 향했다. 삼한제일검 길태곤과 맹인검객 선우이치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당초 아침 일찍 출발할 계획이었으나 밤늦게까지 식사를 겸한 여흥을 나눈 데다 예상 외의 흡족한 결과에 만족한 탁 왕자가 약주를 많이 한 탓에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출발이 늦어진 것이었다. 옆방에서 잤던 아라방은 일찍 기상하여 한참 전에 떠난 뒤였다.


“어제처럼만 일이 술술 풀린다면 얼마나 좋겠소?”

당초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국 고수를 찾아내어 동참 약속을 받은 기억을 상기하던 탁 왕자가 아직도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정확하지 않은 장소에서, 얼굴조차 모르는 절정 고수를 찾는 일이 그토록 쉽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마는 그건 바람일 뿐일 터지요. 힘든 여정을 각오하고 왔으니 어제는 우리가 앞으로 겪을 많은 날들 중에서 행운이 가득했던 좋았던 날로 기억해 힘들 때 위안을 삼을 그런 추억의 시간으로 작동될 터이지요.”

진혁이 담담하게 말을 받았다. 그에게도 어제의 일은 꿈 같은 기억이었다.


“하긴, 아라방이 우리를 기다렸다 하지 않았던가...하늘에 감사할 날이긴 했어, 후후”

또 다른 행운이 오기를 기다리는 자신이 초라해진 듯 탁 왕자가 피식 웃었다. 하늘은 청명했고 바람은 시원했다.


그때 앞서가던 진혁이 말했다.

“저기 소나무에 화살이 박혀 있습니다.”

어젯밤 아라방이 쏜 화살이 눈앞에 보였다. 멀어서 잘 보이지 않는 숲속에 홀로 우뚝 선 키 큰 소나무의 하단이었다.

“휴, 진짜 아침을 대충 먹었다면 뽑지도 못할 만큼 깊숙이 박혀 있군요.”

진혁이 애를 먹으며 박힌 화살을 뽑으며 말하자 탁 왕자가 소리를 질렀다.

“역시! 아라방은 천하 제일의 신궁이 맞았어, 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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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살수왕 조도일 24.05.13 1 0 21쪽
21 소문을 타고 날아온 엽기 사건 24.04.24 5 0 15쪽
20 산골 소저가 맺어준 인연 24.03.04 20 0 21쪽
19 천하제일권 사마철을 만나다. 24.02.09 32 0 16쪽
18 드러나는 적들 24.02.01 41 0 25쪽
17 맹인 검객 선우이치 24.01.21 44 0 50쪽
16 삼한제일검 길태곤 24.01.05 51 0 45쪽
15 또 다시, 고수를 찾아서 23.12.22 50 0 15쪽
14 소도의 태동 23.12.14 53 0 12쪽
» 운명을 함께할 첫 궤를 걸다. 23.12.11 55 0 14쪽
12 인연을 엮는 여정의 시작 23.12.07 57 0 11쪽
11 고수 탐문 23.12.05 61 0 14쪽
10 소문에 대처하다 23.11.28 67 0 13쪽
9 사방천지로 퍼지는 소문 23.11.24 66 0 11쪽
8 삼한의 탄생 23.11.21 66 0 20쪽
7 위만, 진시황을 꿈꾸다. 23.11.16 70 0 12쪽
6 <천경보전> 23.11.14 75 0 14쪽
5 신선 이야기 23.11.10 77 0 9쪽
4 남부소국연맹 23.11.08 78 0 24쪽
3 뱃머리를 남으로 23.11.03 78 0 10쪽
2 회상 23.11.02 110 0 33쪽
1 악몽 +1 23.10.13 268 1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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