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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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의 밤에 시달리며 새벽과 친해진 소년이 있었다.
그를 붙잡는 것은 때로 희미한 달빛이었다.
설득력 있게 빛나던 달과 그 철학자의 시간은 소년의 보물이라 해도 좋았다.
한 잔 술과 여인의 숨결, 비틀거림과 어깨동무를 버려두고
왜 이곳에 있는지 소년은 오직 생각이었다.
딱히 자랑스러운 무언가도 갖지 못했지만, 얻지 못했지만
즐겼고, 즐거웠다.
추위에 떠는 안식은 언제나 부족했고, 쫓기듯 들어오면
해를 싫어하는 소년은 부끄러워하며 수줍어하며
원하지도 가지지도 못했다.
여인의 온정에 기댄 삶이었기에
순백의 영혼에 발자국을 남기는 것을 두려워했었다.
글쎄...
아마도 사랑이었을 거다.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은 대개 사랑이라는 것을
그래도 어렴풋이 깨달을 나이가 되었기에
더럽히지 않은 추억을, 몇 안 되는 구원과 연민을
더는 쓰지 못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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