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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pin의 서재

시, 끄적임, 경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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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pin
작품등록일 :
2014.11.04 15:16
최근연재일 :
2017.05.30 20:57
연재수 :
113 회
조회수 :
35,473
추천수 :
596
글자수 :
24,091

작성
15.01.18 10:48
조회
446
추천
4
글자
1쪽

노인과 꽃 한 송이

DUMMY

황량한 신의 거처

신이 구부린 종이

보지 못한다.

눈을 매만지고

침묵


가자

가자

어딘가로 가자

벽에 부딪히고

부딪치고

간다


노인은 본 것을 말할 수 없다.

그래서 본 것을 말해야 한다

수의를 입은 눈 뜬 자들이여

앙상한 팔뚝을 붙잡는다

그러나

그 눈은 그를 벗어나고

그 손톱은 그를 할퀴니

그가 눈을 감는다.


2

강은 고향을 떠나 흐르고

흘러넘친 강물이 대지를 휩쓴다

침묵하는 꽃 한 송이

노인이 그를 감싼다.

꽃은 왜 피었는지 모른다


가죽이 찢기어 울고

피가 연회가 되는 이야기

꽃은 왜 피었는지 모른다

욕정하는 아이가 어둠에 몸을 가리고

굶주린 이가 굶주리지 않는 이야기

꽃은 왜 피었는지 모른다

무덤에도 꽃은 피고

그에게도 해가 비춘다는 이야기

꽃은 왜 피었는지를 모른다

황야에도 꽃은 피고

그에게도 이름이 붙는다는 이야기

꽃은 왜 피었는지를 모른다


여기에도 꽃이 피었고

너에게도 물을 주겠다는 이야기


꽃은 왜 피었는지를 알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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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끄적임, 경멸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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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이별이란 것 15.01.18 408 6 1쪽
72 전화 +3 15.01.18 335 6 1쪽
71 참회록 +2 15.01.18 386 4 1쪽
70 식판 +4 15.01.18 329 5 1쪽
» 노인과 꽃 한 송이 15.01.18 447 4 1쪽
68 새벽빛이 젊은 고뇌에 기대고 15.01.18 311 5 1쪽
67 시를 모르는 여인 +4 15.01.13 362 8 1쪽
66 꿈꾸는 영장류 +4 15.01.13 356 5 1쪽
65 사람이 키우지 않은 아이야 +2 15.01.13 289 5 1쪽
64 옛 연인 +2 15.01.13 300 4 1쪽
63 하느님과 변기 +4 15.01.13 444 5 1쪽
62 주먹쟁이 +2 15.01.12 351 6 1쪽
61 백운이 흘러가던 하이얀 나의 고향 +4 15.01.11 397 6 1쪽
60 시인의 깨벗음 +8 15.01.11 512 6 1쪽
59 가득 찬 달빛 +6 15.01.11 300 6 1쪽
58 신세계 +4 15.01.10 349 7 1쪽
57 촛불 +2 15.01.10 350 6 1쪽
56 rupin +4 15.01.10 329 6 1쪽
55 여기에 +4 15.01.10 364 6 1쪽
54 어매 +4 15.01.10 363 7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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