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글산책

사랑의 한의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글산책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6
최근연재일 :
2023.09.14 09:10
연재수 :
150 회
조회수 :
254,596
추천수 :
4,233
글자수 :
804,667

작성
23.08.31 09:10
조회
913
추천
23
글자
12쪽

136화 중국으로 가다

DUMMY

재원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가장 먼저 준영에게 전화했다.


-여보세요?-

-흐흐흐흑!-

-??? 여보세요? 양재원 선수?-

-으어어어엉!-

-양재원 선수? 왜 이래요? 무슨 일이 있나요?-

-원장님. 저, 해냈어요. 해냈습니다, 원장님.-

-뭘 해냈다는 말인가요? 아! 울지만 말고 자세히 말해 봐요. 궁금해 죽겠으니까.-

-저, 이겼어요.-

-이겼다고요? 오늘 등판한 건가요?-

-아, 아니다. 참! 이긴 게 아니라 졌어요. 팀은 졌는데 저는 너무 잘 던졌어요. 원장님.-

-얼마나요?-

-11타자한테 안타 하나만 허용하고 내려왔어요.-

-아, 그래요! 축하해요.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양재원 선수.-

-어어엉! 으어어어엉!-


이상하다.


여자가 우는 건 안 그런데 남자가 우니까 되게 짜증난다.


그는 기다렸다.


재원이 울음을 멈추기를.


그러나 재원은 좀처럼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아아. 이거!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되는 거야? 나, 환자 치료하러 가야되는데!’


안 되겠다.


전화 끊어야겠다.


그는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르려했다.


그 순간.


-끊지 마세요. 원장님. 저, 다 울었어요. 5분만 더 울고 안 울 테니 끊지 마세요.-

-끊기는 왜 끊어요. 안 끊어요. 우시죠. 울고 싶으면 울어야죠.-


재원은 그러고도 한참을 울었다.


#


다음날부터 재원을 바라보는 감독이 눈빛이 달라졌다.


투구연습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투수코치와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


감독은 알게 되었다.


지난 번 경기 호투가 단순한 운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러자 의문이 생겼다.


감독은 재원을 조용히 불렀다.


“재원아! 우리 하나도 숨기지 말고 솔직하게 말해보자. 엉?”

“예.”

“너, 요즘 약 먹니?”


감독은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예.”


감독의 얼굴에 긴장감이 돌았다.


그러더니 이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약?”

“한약이요. 저 한의원에서 왼쪽 팔꿈치 치료중이거든요. 한약도 먹고 침도 맞고 있습니다.”

“그건 나도 알고 있는데, 내 말은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 하면?”

“감독님. 도핑 테스트에 걸릴까봐 걱정 하시는 거죠?”

“음, 그렇지.”

“······.”

“아니, 너도 한 번 생각해봐라. 너, 얼마 전까지 상태가 심각했잖아? 그런데 이렇게 빨리 회복세를 보이니, 내 입장에서는 걱정 할 수밖에 없잖아.”


이번에는 재원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아, 물론 나야 좋지. 좋아서 펄쩍 뛰고 싶을 만큼 좋지.”

“······.”

“아, 물론 나야 너 믿지. 하지만 그 한의원 원장이 어떤 약을 썼는지는 너도 모를 거 아냐?”


그는 야구 점퍼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감독 앞에 내밀었다.


작은 봉투!


“저는 물론 한의원 원장님을 믿지만 혹시 문제될까봐 미리 성분검사를 했습니다.”

“아! 그래!”


감독은 봉투에서 서류를 꺼내 읽었다.


감독의 표정이 밝아졌다.


“하하. 깨끗하네.”

“예. 문제되는 성분이 전혀 검출 되지 않았습니다.”

“아이구! 아이구 야! 큰 걱정 덜었네.”


감독은 상체를 곧추 세우더니 말을 이었다.


“아니, 그런데 어떤 치료를 받았기에 이렇게 좋아져? 그러니 의심할 수밖에. 재원아. 미안하다. 미안해. 하하하.”

“아닙니다. 감독님 심정 이해합니다. 저도 이해가 안 될 정도이니까요.”

“자아, 그러면 그 문제는 해결 됐고. 너, 말이야. 내일모레 태성 치타스하고 경기에 선발로 나가라. 어때?“

“예? 감독님. 진심이십니까?”

“진심이지 그럼.”


재원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감사합니다. 감독님.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그는 감독 방을 나오면서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예스!


이런 식의 투수 기용은 상식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심각한 부상으로 오랫동안 경기에 출전도 못하던 투수가 몇 이닝 잘 던졌다고 곧바로 선발 투수라니?


그만큼 회복이 빠르다는 의미이다


또, 팀의 투수자원이 심각한 고갈 상태라는 뜻이기도 했다.


그는 침체에 빠진 팀을 구하는데 선봉장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양재원! 이 양재원이 다시 돌아왔다는 걸 분명히 보여주겠어!’


그는 준영과 지현에게 전화했다.


제일 먼저 두 사람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


SG드래건즈와 태성치타스.


지난 몇 시즌 동안 SG드래건즈는 태성치타스와의 전적에서 밀린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양상이 달랐다.


SG드래건즈가 2, 3,위를 계속 오르내리다가 주르륵 미끄러져서 8위.


태성 치타스는 4위였다.


최근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태성치타스의 승리를 예상하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었다.


“아아. 아무래도 난 괜히 왔나 봐요. 사람들이 다 나만 쳐다보네.”


지현은 알게 되었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도 자신의 미모를 감출 수 없다는 사실을.


그래서 그녀는 생뚱맞게 LA 다저스 모자까지 푹 눌러썼다.


자신이 노출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그래도 소용없었다.


경기장안의 대형화면에 자신의 모습이 수시로 나왔다.


준영도 그녀 못지않게 불편했다.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지현의 옆에 나란히 앉아있다는 것이 마냥 좋지는 않았다.


두 사람 주변에 있던 관중들이 힐끔힐끔 쳐다보곤 했다.


“재원이 얘는 왜 꼭 오라고 한 거야? 난 야구 룰도 잘 모르는데.”

“그러는 난? 난? 난 치료해 준 죄밖에 없는데, 왜 여기 와 있어야 하죠?”

“준영 씨도 야구 별로예요?”

“좋아해요. 하지만 난 음악이 더 좋아요.”

“아무튼 왔으니 열심히 응원이나 해요.”


그녀는 응원을 하려다가 멈추고 그를 보더니 말했다.


“아! 쟤 소속팀 이름이 뭐죠?”

“SG드래건즈! 아니, 그것도 모르고 응원하러 온 거예요?”

“나, 정말 야구 모른다니까요.”

“아무리 몰라도 그렇지. 그건 야구 알고 모르고 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잖아요.”

“뭐, 그만한 일에 화를 내고 그래요? 보는 눈 많은 데서 한 번 꼬집혀 볼래요?”

“뭐라고요?”

“저 큰 화면에 나한테 혼나는 장면 나왔으면 좋겠냐고요?“

“그, 그건 싫죠. 당연히.”


#


1회.


재원은 초구를 직구로 던졌다.


스트라이크!


시속155킬로!


타자 무릎 위를 파고드는 강속구!


우와!


관중석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두 팀 진영에서도 모두 놀랐다.


가장 놀란 사람은 다름 아닌 재원 자신이었다.


그는 프로에 뛰어든 후, 지금까지 155킬로를 던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물론 구속은 투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하지만 팔꿈치 수술을 한 후 재기에 실패했던 선수가 155킬로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재기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하나의 증거일 수 있는 것이다.



“왜? 왜? 사람들이 왜 이래요? 재원이가 잘 던진 거예요?”


지현이 준영에게 물었다.


“예. 잘 던졌어요. 아주 잘.”

“어떻게 던지는 게 잘 던진 거예요?”

“어떻게 던졌냐 하면요. 에휴, 그냥 좀 봐요.”


그녀는 눈을 흘겼다.


재원은 4회까지 태성치타스의 타선을 꽁꽁 묶었다.


사사구 하나만 허용했을 뿐이었다.


SG드래건즈도 점수를 내지 못했다.


2루타 하나, 1 루타를 무려 4개나 때려냈다.


사사구도 하나 얻어냈다.


이러고도 한 점도 못 냈다는 것은 응집력이 없다고 해야 될까?


아니면 운이 안 따라준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불길했다.


점수를 내야할 때 못 내면 오히려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니 점수가 왜 저래요? 쟤들은 하나도 못 치고 재원이네는 많이 쳤는데, 왜 영대 영이에요?”

“야구는 타자가 홈에 들어와야 점수가 나는 거랍니다. 아무리 많이 쳐도 홈에 못 들어오면 소용없답니다∼아아.”


준영은 짜증을 최대한 억누르며 부드럽게 설명했다.


“홈이 뭐예요?”

“예? 홈도 몰라요?”

“왜요? 알아야해요? 내가 야구할 것도 아닌데.”

“하긴!”


그는 숨을 고른 다음 설명해줬다.


“저기 보이죠? 타자하고 포수하고, 또 누구냐? 심판하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이요. 저기가 홈이에요. 홈플레이트.”


그의 짜증이 인내의 한계치에 다다랐다.


그러나 그는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했다.


“아아. 저 사람이 포수구나. 얼굴에 뭐 뒤집어 쓴 사람?”

“맞아요. 얼굴을 보호하려고 쓰고 있는 거예요.”

“누굴 바본줄 아나? 딱 보면 알지 그것도 모를까봐요?”


그는 어이가 없었다.


“준영 씨. 사실은 나 아까부터 궁금했는데. 다른 선수들은 다 서서 있는데, 왜 저 포수라는 선수만 앉아 있어요? 저렇게 오래 앉아있으면 다리 무지 저릴 텐데!”

“하아!”


뚜껑 열리기 일보직전이다.


“공 받아야죠. 투수가 던지는 공을 받아야할 거 아니에요.”


“서서 받으면 되지.”

“공을 서서 받으면 어떡해요?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그의 말에 그녀도 화가 났다.


“다른 선수들은 다 서서 받는데 왜 쟤만 앉아서 받냐고요? 준영 씨는 왜 사람 말귀를 못 알아들어요?”

“내가? 내가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고요?”

“그러면 누구 말하는 줄 알았어요?”

“하아. 그래요. 내가 졌습니다. 내가 잘못했습니다.”

“치이! 자기도 모르니까. 모르면 모른다고 실토를 하면 되지. 그 말하기가 그렇게 어렵나!”

“허이구. 내가 말을 말아야지.”


5회 말.


SG드래건즈의 타선이 마침내 폭발했다.


아쉬웠던 응집력이 한 순간에 살아난 것이었다.


7안타!


그 중 투런 홈런을 포함한 홈런 2개.


SG드래건즈는 5회에만 7득점했다.


SG드래건즈는 6회에도 2점, 7회에도 1점을 추가했다.


재원은 7회까지 던지고 구원투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재원은 그 때까지 산발 3안타, 1 사사구만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결국 SG드래건즈는 10대 3으로 승리했다.


도대체 얼마만의 승리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할 정도였다.


경기가 끝난 후 준영과 지현, 그리고 재원이 만났다.


재원은 그에게 큰 절을 올렸다.


“감사합니다. 원장님.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옆에 있던 지현이 말했다.


“야! 너 나한테도 큰 절해야 돼. 내 덕분에 준영 씨 만났잖아.”

“아, 알았어. 하지 뭐. 그까짓 큰 절 열 번이고 백번이고 할 수 있어.”


재원은 지현에게도 큰 절을 올렸다.


#


그는 새집 증후군을 피하기 위해 미뤘던 새집입주를 단행했다.


입주라고 해봤자 대단한 일은 아니었다.


틈틈이 운동 삼아 오르내리면서 웬만한 생활용품은 다 옮겨 뒀기 때문에 몸만 내려가면 됐다.


그리고 며칠 후.


“아버님 어머님. 이 불효자 먼 길 떠나기 전에 하직 인사 올립니다.”


그는 부모님께 큰 절을 올렸다.


“하직인사는 무슨 하직 인사? 여기서 북경이래 봤자 얼마나 된다고?”

“킥킥! 그렇긴 하네요, 아버지.”


엄마는 그의 손을 다정하게 잡더니 눈물을 글썽거렸다.


“준영아! 이번에는 무사히 돌아와야 해. 알았니?”

“예? 아니 무슨 말씀이세요?”

“지난번처럼 아무 연락도 없이 사라지고 그러면 안 되는 거 알지?”

“아아! 그 때 그거요.”


장희재에 납치돼서 조선으로 끌려갔던 일!


“아유, 그럼요. 엄마도 참. 걱정 마세요. 다시는 그런 일 없을 테니까요.”

“그리고 돌아올 때 맨 몸으로 오지 말고 참한 색싯감 하나 데려와. 난 중국 며느리도 좋아.”

“엄마도 참. 그게 제 마음대로 되나요?”

“노력은 해보란 말이잖아. 인마. 엄마 말은.”

“겨우 나흘 있다가 오는데 무슨 노력을 해요? 아버지도 참.”


그는 공항에서 지현을 만났다.


그녀와 중국으로 밀월여행을 떠나는 것은 당연히 아니었다.


“오우, 원장님. 오늘 멋있는데요?”


지현의 옆에 마 대표가 하와이 비치스타일 패션을 차려입고 서 있었다.


세 사람이 같이 가나?


그것도 아니다.


그 옆에는 선 회장과 민경 씨도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사랑의 한의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주 5회 연재 23.06.28 239 0 -
공지 제목 변경 23.05.18 3,252 0 -
150 150화 사랑의 한의사 +8 23.09.14 957 30 14쪽
149 149화 희망을 보다 +1 23.09.13 777 22 12쪽
148 148화 화상 +1 23.09.12 739 23 12쪽
147 147화 사고 +1 23.09.11 791 25 12쪽
146 146화 족집게 +1 23.09.10 795 24 12쪽
145 145화 이별 +1 23.09.09 836 24 12쪽
144 144화 구설수 +1 23.09.08 826 24 12쪽
143 143화 사주(四柱) +1 23.09.07 834 23 12쪽
142 142화 질투 +1 23.09.06 838 22 12쪽
141 141화 서울에 온 리주하 +1 23.09.05 843 23 12쪽
140 140화 침마취 +1 23.09.04 837 23 12쪽
139 139화 계획 변경 +1 23.09.03 901 26 12쪽
138 138화 우리 화장품 윤지현씨 얼굴에 좀 바릅시다 +1 23.09.02 890 25 12쪽
137 137화 리진 회장의 딸 리주하 +1 23.09.01 927 23 12쪽
» 136화 중국으로 가다 +2 23.08.31 914 23 12쪽
135 135화 재기 +1 23.08.30 948 23 12쪽
134 134화 돈 갖고 튀었다 +1 23.08.29 924 22 12쪽
133 133화 야구선수 양재원 +1 23.08.28 937 21 12쪽
132 132화 소매치기 야구선수 +1 23.08.27 944 25 12쪽
131 131화 베풀면서 돈 잘 버는 허준영 +1 23.08.26 963 25 12쪽
130 130화 악몽 +1 23.08.25 965 23 12쪽
129 129화 퇴원하자마자 또 입원 +2 23.08.24 997 24 12쪽
128 128화 위장이혼 +1 23.08.23 992 24 12쪽
127 127화 교통사고 +1 23.08.22 1,004 23 12쪽
126 126화 엿이나 먹어라 +1 23.08.21 1,027 24 12쪽
125 125화 광고모델 허준영 +1 23.08.20 1,052 22 12쪽
124 124화 장사꾼 +1 23.08.19 1,040 24 12쪽
123 123화 리진 회장 +3 23.08.18 1,048 2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