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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산책

사랑의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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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글산책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6
최근연재일 :
2023.09.14 09:10
연재수 :
1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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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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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04,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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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2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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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31화 베풀면서 돈 잘 버는 허준영

DUMMY

“예? 그게 사실입니까? 우리 화장품이 대화쇼핑에 들어간다는 말씀이요?”

“사실이지, 그럼! 내가 자네한테 헛소리 할 이유가 없잖나! 하하.”


준영도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성원생명과학의 대주주로서 좋아할 일임은 틀림없다.


“정말 잘 됐네요?”


“그럼. 두 말하면 입 아프지. 자네, 중국 전역에 대화 쇼핑이 몇 갠 줄 아나? 나도 이번에 알았는데 200개가 넘는다네. 하하하.”

“대단하네요.”

“그 뿐 아냐. 동남아에도 100여 개가 넘는데. 지금도 계속 새로 오픈하고 있다더군. 대단해”


그도 어느 정도 기대는 했지만 의외의 성과였다.


“200개 분점에 동시에 들어갈 수는 없고 단계적으로 입점하기로 했어.”

“브랜드는요? 성원생명과학 이름으로 라벨 붙이고, 대화는 판매만 하면 좋지 않나요?”

“나도 그러고 싶었는데, 그것만은 양보 안 하더라고. 제조원은 우리 이름으로 하는데, 라벨은 대화로 붙여서 판매하자고해서 할 수 없이 오케이 했어. 우리 욕심만 차릴 수는 없는 일이고, 뭐, 이 정도면 대성공이야. 아!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잖아?”

“맞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대화 제품 전문 매장에도 납품하고, 온라인 쇼핑몰에도 순차적으로 들어가게 될 거야. 하하. 이게 다 허 원장 자네 덕분이야. 고맙네.”

“제가 한 일이 뭐 있다고요?”

“무슨 소리야? 자네 아니면 내가 리진 회장을 어떻게 만나?”

“저기, 회장님. 그러시면 제 부탁 한 가지만 들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어? 부탁? 자네가 나한테 부탁?”

“예. 그렇습니다, 회장님.”

“야. 살다보니 자네가 나한테 부탁하는 날도 있네 그려. 뭔가? 말해보게.”

“성원 그룹에 자리하나 알아봐 주십시오.”


선 회장은 크게 반색했다.


“자네 우리 회사에 들어오기로 결심한 건가? 한의사생활 접고?”

“저 아니고요. 저한테 치료 받고 계신 환자가 한 분 계신데, 그 분 사정이 너무 딱해서요.”

“아아, 난 또.”


선 회장은 이내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정은실 씨에 대해 선 회장에게 설명했다.


“그러니까 자네가 아니라 그 분 일자리를 좀 알아봐 달라, 이 말이지?”

“맞습니다. ??? 안 되겠습니까? 회장님.”

“안 될 게 뭐 있어? 되지. 암 되고말고.”

“그 분이 교통사고를 당하기 전에 건물 청소를 하셨다고 합니다.”

“뭐, 어렵지 않네.”

“하지만 지금 일하시는 분을 내보내고 대신 채용하시는 건 제가 싫고요. 추가채용이요.”

“자네는 내가 그렇게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으로 보이나? 그깟 돈 얼마나 된다고 지금 일하는 사람을 내 보내고 대신 쓰겠나?”

“물론 그런 분이 아니시라는 거 알지만, 혹시나 해서요.”

“어험!”

“꼭 서울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그러면 더 쉽네, 뭐.”

“지금 당장은 저한테 치료 받아야 되기 때문에 곤란하고요. 2주 정도 후부터는 가능합니다.”

“그래. 알았네. 내 지시해 놓을 테니 염려하지 마.”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회장님.”

“거 참. 자네는 이해가 가다가 안 가다가, 그런단 말이야.”

“무슨 말씀이신지요?”

“아니! 자네 말은 틀린 말이 하나도 없어. 다 맞는 말이고, 다 옳은 일이야.

그런데 뭐랄까? 뭔가 좀 판타지한 게 약간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거든.“

“판타지하다고요? 회장님도 참.”


그는 배시시 웃었다.


“웃지 말고. 요즘 세상에 자네처럼 그러면 굶어죽기 딱 알맞거든. 그런데 그건 또 아냐.”


그는 선 회장의 말을 듣기만 했다.


“굶어죽기는 커녕 잘 살아. 그것도 아주 잘 살아. 자네, 민경이한테 들으니까 DS 엔터의 주식도 갖고 있다며?”

“예. 많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노래 가사도 써서 저작권도 나오고, 한의원에서 수입도 있고. 그렇지?”

“예.”

“민경이 말로는 자네 재산이 한 백억 정도 된다며? 자네 나이에 그 정도면 부자지. 자네처럼 다 퍼주고 살면 대개는 가난하기 마련인데 말이야.”

“그런데 민경씨는 제 재산에 왜 관심이 많은 겁니까? 제 재산을 자기가 왜 따져보고 그러는 겁니까? 저도 안 해봤는데요?”

“그만큼 자네한테 관심이 많다는 소리지.”

“아이유. 부담스럽습니다. 저한테 관심 끊으라고 전해 주십시오.”

“여자 마음도 몰라주는 나쁜 사람.”

“그건 그렇고, 회장님. 저, 물냉면 하나만 시켜주십시오.”

“내가 니 시다바리가?”


선 회장은 버럭 소리 질렀다.


“자네가 시키면 되잖아? 돈만 내가 내면 되는 거 아냐!”

“아, 물론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물주한테 허락받고 시켜야 할 거 같아서요.”

“시켜. 시켜. 열 그릇 백 그릇이라도 시켜. 자네가 먹을 수만 있으면 다 시켜. 다.”


#


다음날.


선 회장이 전화를 걸어왔다.


-예. 회장님-

-용인에 성원화학이라고! 우리 성원 그룹 계열산데, 거긴 어때?-

-성원화학이요! 정은실 씨만 좋다면 저야 좋죠. 그런데 거기서 어떤 일을 하게 되는 건가요?-

-청소일! 그 양반 사고 당하기 전에 청소했다며? 아닌가?-

-아닙니다. 좋습니다. 그러면 숙소는? 기숙사는 제공되나요?-

-뭐? 기숙사? 허어 참!-


아차차!


그는 재빨리 눈치 챘다.


청소하시는 분한테는 기숙사를 제공 안 하나보네.


-제가 회사 생활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 걸 잘 몰라서요. 회장님-

-그러니까 잘 알 수 있게 회사 생활 한 번 해보라니까.-


그는 선 회장의 말을 묵살하고,


-회사 근처에 정은실 씨가 지내실만한 거처가 있어야 할 텐데요. 원룸이나 뭐 그런 거는 있나요?-

-뭐? 원룸?-

-보증금하고 월세가 얼마나 하는지 모르겠네요? 회장님.-

-야! 허준영. 너 죽을래? 내가 공인중개사냐, 인마! 그런 걸 왜 나한테 물어?-

-아뇨. 저는 회장님이 자주 가시니까 아무래도 아시는 게 있으실 거 같아서 여쭤본 겁니다.-

-나도 거기 가본지 한참 돼서 몰라. 궁금하면 네가 알아봐, 인마. 이 자식이 정말.-

-예.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진심이지? 감사하다는 말 진심이지?-

-그럼요. 진심이죠.-

-그럼 됐어.-


그는 뭔가 께름칙했다.


-회장님. 혹시 이번에 제 부탁 들어주셨다고 대가를 바라시는 건 아니시죠?-

-······.-

-왜 말씀이 없으세요? 대가를 바라시는······-

-자 그럼 들어가시게. 난 이만 바빠서 말이야.-


딸깍!


-회장님? 회장님?-


아아! 찝찝해.


#


한의원 진료실.


정은실 씨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 여기 좀 앉으시겠어요?”


그는 정은실 씨가 의자에 앉자 말을 시작했다.


“용인에 성원화학이라는 회사가 있는데 거기 청소일 하시겠어요?”

“예? 아니 원장님. 그게 사실입니까?”

“예. 사실입니다.”

“아, 아니.”

“제가 지난번에 말씀드렸는데 기억 안 나세요?”

“기억나죠. 기억나고말고요. 하지만 저는 원장님께서 그냥 하시는 말씀인줄 알았죠. 설마 제 일자리를 구해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싫으시면 안 가셔도 됩니다.”

“싫기는요. 감지덕지죠.”


정은실 씨는 손을 휘휘 내저었다.


“가겠습니다, 가겠습니다, 원장님.”

“그런데 그 회사에는 청소하시는 분들이 지낼 기숙사는 없나보더라고요.”

“예? 아니, 세상에 청소하는 사람한테 기숙사까지 제공하는 회사가 어디 있어요? 호호호. 원장님도 참.”

“그러게요. 제가 그 쪽으로는 아는 게 없어서요.”

“그러시겠죠.”

“그래서 제가 회사 근처에 있는 원룸을 알아보니까 보증금 천만 원에 월세가 오십만 원 정도 하더라고요.”

“세상에! 이렇게 바쁘신 분이 언제 그런 거까지 다 알아보셨어요?”

“요즘은 인터넷으로 다 알 수 있으니까요.”

“예에.”

“황종우 님께 750 만원 돌려 받으셨죠?”

“예. 원장님 덕분에 돌려받았습니다.”

“그 돈에 제가 더 얹어서 천만 원 채워 드릴 테니, 그걸로 원룸 보증금으로 쓰시고요. 월세, 관리비, 뭐, 이런 건 성원화학에서 월급 받아서 해결하시고요.”

“원장님!”


정은실 씨의 눈가가 벌겋게 달아올랐다.


“싫으세요?”

“아, 아뇨. 싫기는요. 너무 고마워서 그러죠.”

“하지만 당장은 못 가세요. 저한테 2주 정도 더 치료 받고나서 갈수 있을 거라고 회장님께 말씀 드렸습니다.”


정은실 씨는 눈물을 흘렸다.


한 번 벅차오른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웠다.


그녀는 마침내 펑펑 울기 시작했다.


“엉! 엉! 어어∼어어엉!”

“저기, 정은실 씨.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진정하세요.”

“지, 진정이 아, 안 되는 걸 어, 어떡해요? 원장님이 절 울리셨으면서요. 으어∼어어엉. 아아∼아아앙!”


그도 어쩔 수 없었다.


스스로 진정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어어∼어엉. 누구세요?”

“???”

“원장님은 도대체 누구세요?”

“저요? 저는 한의사 허준영입니다.”


#


건물주 황종우 씨는 한의원 대기실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반쯤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정은실 씨가 쌍화차 두 잔을 받혀 들고 왔다.


“동생. 이거 한 잔 드시게. 나 취업한 기념으로 한 턱 내는 거야.”

“한 턱은 무슨 한 턱이요! 이거 한의원에서 주는 쌍화차잖아요?”

“어쨌든.”

“아무튼 축하합니다. 누님 용인으로 가신다니 이제 뵐 날도 얼마 안 남았네요?”

“그렇지. 그나저나 원장님께 치료받고 많이 좋아졌는데 왜 이렇게 넋이 나갔어?”

“에휴! 아픈 건 많이 좋아졌는데 요즘 잠을 잘 못자서 그래요.”

“이상하네. 난 원장님께 치료받고 잠이 잘 오던데? 치료가 잘못 됐을 리는 없고.”

“마누라 때문에 잠을 못 자서 그래요. 밤마다 사람을 얼마나 괴롭히는지!”

“엥? 아니 동생 마누라 나이가 몇인데, 밤에 남편을 안 재워? 그 정도야?”

“누님. 그게 아니라요. 마누라가 저하고 다시 안 합치겠다고 계속 버텨서 잠을 못 잔다고요. 눈만 감으면 마누라가 도망가는 악몽을 꿔서요.”

“아아. 난 또.”

“어이휴, 누님도 엉큼해, 정말.”

“세금은? 아직도 안 냈어?”

“어제 다 냈어요. 그것도 며칠 동안 마누라한테 싹싹 빌어서요.”

“잘 했네. 그런데 동생하고 재혼은 안 하겠다?”

“예. 자기는 하나도 아쉬울 게 없대요. 지금 너무 좋은데 왜 재혼 하냐면서 버티는 바람에 제가 죽을 맛이에요.”

“제 꾀에 넘어간 거네. 세금 안 내려고 잔 머리 굴리다가 알거지 된 거잖아?”

“그렇죠, 뭐.”

“내 팔자나 동생 팔자나!”

“지금은 누님이 저 보다 낫네요. 아, 원장님이 천만 원 만들어 주셨다면서요?”

“그렇지.”

“저는 이젠 완전히 알 거지됐어요. 똥차도 이젠 폐차했지. 29만원도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어요.”

“동생. 내가 용돈 좀 줄까?”


건물주는 솔깃해하는 표정으로 정은실 씨를 바라보았다.


#


서울 외곽의 한적한 고기 집.


지현의 승용차가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차에서 내려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룸으로 들어갔다.


그녀를 본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얼핏 봐도 키가 185는 되어 보이는 아주 잘 생긴 남자였다.


“누나!”


그는 지현을 보며 활짝 웃었다.


“재원아! 오랜만이다. 이게 얼마만이야?”

“예. 오래만이에요. 누나.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그럼. 나야 잘 지냈지.”

“저, <바람의 나라>. 그 드라마 너무 재미있게 잘 봤어요.”

“봤니?”

“그럼요. 누나가 나오는데 당연히 봐야죠. 그 드라마 너무 재미있던데요.”

“고맙다. 그나저나 너 배고프겠다. 우리 고기 시킬까?”

“예.”


양재원.


그는 프로야구 선수다.


SG 드래건즈의 투수.


지현의 친동생은 아니다.


지현이 그를 처음 만난 건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현이 연기자로 인정을 받기 시작한 후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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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141화 서울에 온 리주하 +1 23.09.05 885 23 12쪽
140 140화 침마취 +1 23.09.04 866 23 12쪽
139 139화 계획 변경 +1 23.09.03 944 26 12쪽
138 138화 우리 화장품 윤지현씨 얼굴에 좀 바릅시다 +1 23.09.02 925 25 12쪽
137 137화 리진 회장의 딸 리주하 +1 23.09.01 951 23 12쪽
136 136화 중국으로 가다 +2 23.08.31 943 23 12쪽
135 135화 재기 +1 23.08.30 976 23 12쪽
134 134화 돈 갖고 튀었다 +1 23.08.29 962 22 12쪽
133 133화 야구선수 양재원 +1 23.08.28 967 21 12쪽
132 132화 소매치기 야구선수 +1 23.08.27 972 25 12쪽
» 131화 베풀면서 돈 잘 버는 허준영 +1 23.08.26 992 25 12쪽
130 130화 악몽 +1 23.08.25 992 23 12쪽
129 129화 퇴원하자마자 또 입원 +2 23.08.24 1,027 24 12쪽
128 128화 위장이혼 +1 23.08.23 1,024 24 12쪽
127 127화 교통사고 +1 23.08.22 1,034 23 12쪽
126 126화 엿이나 먹어라 +1 23.08.21 1,057 24 12쪽
125 125화 광고모델 허준영 +1 23.08.20 1,079 22 12쪽
124 124화 장사꾼 +1 23.08.19 1,073 24 12쪽
123 123화 리진 회장 +3 23.08.18 1,081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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