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진사위건 님의 서재입니다.

엘프환생록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진사위건
작품등록일 :
2022.06.04 18:40
최근연재일 :
2023.10.20 17:39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4,598
추천수 :
125
글자수 :
228,155

작성
23.04.16 22:00
조회
48
추천
1
글자
19쪽

인간이란(2)

혹시 이 소설은 이런 방향으로 바뀌면 더 좋을거 같다고 조언해주실분 있나요?




DUMMY

오크 부락을 처리하는 임무는 시간이 가장 중요했다. 오크들의 번식 속도는 인간과 비교 할수 없을 정도로 빨랐기에 오크 부락을 가만히 내버려 둔다면 인근 근처 성은 그대로 점령 당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 1만의 오크 전사가 1년만 지나도 3만의 오크 전사로 늘어나있는 말도 안되는 광경을 볼수 있었다. 주로 의뢰하는 자들은 성을 다스리는 영주나 용병 길드에서 자체적으로 의뢰했고 되도록 시간이 지나지 않게 빨리 처리하길 원했다.


"500 마리 정도 되는 오크가 있어."


"많긴 많네."


오크 부락을 처리해 달라는 임무를 들었을때 많을거라 예상은 했지만 500 마리가 넘어간다는 말에 알프는 질린 기색을 보였다.


"그래봤자 오크지."


"그래도 숫자는 무시할수 없다."


오크의 강함은 개개인의 강함이 아닌 엄청난 물량에서 나온다. 열마리의 오크가 쓰러져도 뒤에 100 마리의 오크가 다시 달려들어 상대와 싸워 이긴다. 오크 전사 하나 정도는 오러를 쓰지 못하는 용병도 쉽게 상대할수 있었지만 그 숫자가 열마리를 넘어간다면 상대하기 불가능했다. 그래서 오크 부락의 처리 임무는 하나의 팀보다는 여러 팀의 용병들이 파티를 맺어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작하자."


"응."


스윽


알프의 말에 렌과 실비아 모두 활을 꺼내 들어 나무위로 올라갔다. 500 이나 되는 오크 전사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들에게 걱정은 없었다. 이곳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숲속이었고 숲속은 엘프인 그들의 주무대였으니까.


꽈아아악


"시-작!"


피이잉


알프가 먼저 활의 시위를 놓으며 1 km 정도 거리에 떨어진 오크를 쏴 맞춘다. 실비아와 렌도 마찬가지로 활을 쏴 오크들의 심장을 하나 둘씩 관통해 나가기 시작했다.


"취이이이익!"


뿌우우웅


습격을 알아챈 오크가 뿔나팔을 불며 습격을 알렸고 수백이 넘는 오크들이 나와 화살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미친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쿠우웅


엄청난 오크들의 뜀걸음 때문에 땅이 울리기 시작했고 화살을 쏘는 속도는 점점 빨라졌다. 특히 그중에서 평소 활을 주무기로 다루던 렌의 실력은 압도적이었다.


촤르르륵


1 초에 10 발이 넘는 화살들이 정확하게 오크들의 급소를 향해 발사되기 시작한다. 렌의 화살은 심장을 빗나가는 법이 없었고 오크들은 제대로 다가오지도 쓰러지기 바빴다. 실비아와 알프도 1 초에 5 발이 넘는 화살을 쏘면서 오크들을 정확히 노렸고 오크들은 일정 거리 이상 다가가지 못한채 점점 허무하게 쓰러져갔다. 그렇게 500 마리의 오크들은 단 1 분도 넘기지 못한채 부락안에서 싸늘한 시체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이제 들어가서 돈이 될만한 물건을 찾아보자."


오크들의 숫자가 많다고는 하지만 그래봤자 오크였다. 제대로 제련되지 않은 방어구는 엘프인 그들이 쏘는 화살을 막아낼수 없었고 결국 너무 손쉽게 오크 부락의 청소는 끝이나 버렸다.


"알프! 여기 있는 이 고철덩어리 들도 다 챙겨?"


"아니. 그건 어차피 짐만 될 뿐이야. 한번에 다 갖고 가지도 못할테고 시간만 낭비야."


물론 전부다 챙긴다면 1 골드 넘는 돈이 들어오겠지만 하루를 꼬박 장비를 벗기고 챙기는 것에 집중해야 될게 뻔했다. 이미 많은 돈이 있는 상황에서 굳이 그렇게까지 돈을 벌고 싶지 않았고 최대한 무게가 적게 나가고 비싼 것들을 담아 챙겼다. 그러던 중 이곳에서 제법 떨어진 장소에서 인간들이 습격을 당하는 소리가 바람을 타고 그들에게 들려왔다.


"알프."


"가자."


"왜?"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실비아가 물어본다. 인간을 적대시 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구할 필요도 없다고 그녀는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도와주지 않아 죽을 거라면 어차피 죽을 운명이니 딱히 문제가 될게 없다. 근데 알프는 반대로 당연하게 구하러 가자고 말하고 있었다.


"그럼 나 혼자 갔다 올게."


전혀 일해할수 없는 알프의 행동에 실비아는 의문 가득한 눈초리로 알프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알프가 굳이 인간을 구하러 가는 이유를 그녀는 알수 없었다.


"기다리지."


"고마워."


렌의 말에 알프는 실비아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서 곧바로 출발할수 있었다. 렌도 인간을 굳이 구하러 가는 이유를 몰랐지만 그저 알프를 믿고 보내 주었다. 렌은 알프의 행동에 대해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저 알프를 믿고 보내 주었을 뿐이다.


슈우욱


나무를 타고 빠르게 이동한 알프는 10 마리의 오크 무리에게 포위 당해 있는 용병들을 볼수 있었다.


"취이이익!"


"족장이 어디갔나 했더니 여기 있었나."


용병을 포위하고 있는 오크 족장은 거대한 양손 도끼를 크게 휘두르며 용병들을 압박하고 있었다. 포위 당한 용병들은 익숙한 얼굴이었다. 얼마전 상행을 통해 알게 된 용병 파티였다.


'칼 이라고 했었나.'


이름을 기억해낸 알프는 상황을 보았다. C급 용병인 칼은 최대한 거대한 양손 도끼를 방패로 막아내며 족장을 묶어두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파티원들은 남은 10 마리의 오크들도 제대로 상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있었다. 3명의 용병들은 오크들의 공격을 받아내기 급급하며 제대로 반격조차 하고 있지 못하고 있었다.


"이익! 죽어!"


"레이! 안돼!"


작은 체구의 손 방패를 들고 있던 레이가 참다 못해 짧은 단도를 들고 나섰고 옆에 있던 용병이 그것을 말렸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퍼억


"끄윽!"


오크가 휘두르는 나무 방망이에 얼굴을 맞은 레이는 결국 피를 흘린채 바닥을 형편없이 뒹굴었다. 그리고 3명이서 받아내던 공격을 2명이 받아내니 균형은 점점 무너져가기 시작했고 오크들의 무기가 그들의 몸에 상처를 내기 시작했다. 용병 대장인 칼은 오크 족장을 상대하고 있느라 도와줄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이대로 가다간 모두가 죽을게 뻔히 보였다.


꽈아아악


알프는 화살을 걸고 시위를 당겨 오크들을 조준했다. 알프는 시위를 당기면서 고민했다.


과연 저들을 도와주는게 맞는 일인가.


도와주는건 엘프를 위해 옳은 일인가.


엘프의 몸으로 인간의 도리를 따지는게 맞는걸까.


수많은 고뇌들이 알프를 덮쳐왔다. 알프는 중요한 기로에 서있었다. 엘프를 노예로 삼는 인간들을 보고서 알프의 인간 혐오는 극에 달해 올라오고 있었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인간들의 욕망을 실제로 보게 되니 실망감을 발판으로 혐오가 점점 올라오고 있던 것이었다.


꽈아아악


하지만 그럼에도 알프는...


"빌어먹을."


끝까지 믿고 싶었다.


피이이잉


화살이 날아가 오크의 심장을 관통한다. 갑자기 날아온 화살을 오크들은 막아내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해 쓰러져 갔으며 오크 족장을 제외 하고서 모든 오크들이 싸늘한 시체가 되어 죽어 버렸다.


"고맙습니다!"


"취이이익!"


칼은 더이상 신경쓸게 없어지자 거대한 양손 도끼를 방패로 단번에 받아치고서 오크의 균형을 무너뜨렸고 검으로 오크 족장의 목을 베어 버렸다.


서걱


"하아...하아."


오크 족장의 목을 베어버린 칼은 거친 숨을 헐떡거리며 화가 난 얼굴로 레이에게 다가갔다.


"대, 대장."


"레이. 내가 분명 지시에 따라 움직이라고 했을텐데?"


"죄송해요."


레이는 자신의 잘못을 잘 알고 있었기에 고개를 숙인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방금 누군가 도와준 화살이 없었다면 레이의 돌발 행동으로 인해 그들은 시체가 되어 바닥에 오크 대신 누워있을 것이었다.


"일단 나중에 얘기하자."


칼은 큰 한숨을 내쉬고서 지친 발걸음을 끌고 방금 화살이 날아온 장소로 걸어가 외쳤다.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도와주신 것에 감사합니다! 작은 사례라도 하고 싶은데 모습을 드러내 주실수 있겠습니까?"


알프는 그 말에 고민하지 않고 나무에서 내려갔다. 어차피 오크 부락을 처리한 이상 용병 길드에 물어보면 대충 누가 도와주었는지 알수 있을테니 굳이 숨길 이유가 없었다.


"어스!"


"오랜만입니다."


칼은 알프를 보더니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말했다.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살수 있었습니다."


쓰지 않던 존댓말 까지 쓰면서 칼은 고개를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알프는 그 모습을 보고 생각했다. 과연 눈앞에 있는 이 용병은 자신이 엘프라는 사실을 알고서도 이런 행동을 보일까 하고.


"근데 어스 자네도 오크 부락 때문에 여기 온건가?"


"칼 씨도 부락 때문에 오셨나요?"


"오크 부락안에 얼마나 많은 오크들이 있는지 조사해 달라는 의뢰였네. 설마 이렇게 재수없게 오크 족장을 만나 싸우게 될지는 몰랐지만...아!"


칼은 그렇게 말하면서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황급히 주변을 살피며 외쳤다.


"다, 당장 도망가야 해!"


"왜 그러십니까?"


"분명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오크 부락이 있을거야. 수백이 넘는 오크들이 싸움 소리를 듣고 우리를 쫓아 오겠지."


칼의 말에 다른 용병들이 이제야 깨달았다는 듯 얼굴이 사색이 되며 황급히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버릴수 있는건 다 버리고 달린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어스. 자네도 빨리 도망가게나. 아무리 익스퍼트라고 하지만 수백이나 되는 오크들을 상대로 여기서 이런 탁트인 숲속에서 싸울수는 없어."


"오크는 오지 않을겁니다."


알프의 침착한 말에 칼은 설마하는 표정을 지으며 알프에게 물었다.


"설마... 여기 온 이유가 오크 부락의 섬멸 때문인건가?"


"네."


그 말에 칼은 푸석한 머리를 긁적거리며 긴장을 풀고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하아. 역시 B급 용병은 대단해."


"방금 일격은 저도 놀랐습니다. 오크 족장을 한번에 베어 버리는 일은 아무나 할수 있는게 아니니까요."


"그래봤자 오러도 못쓰는 용병일 뿐이지."


씁쓸함이 묻어나오는 목소리에 알프는 그의 몸상태를 짐작할수 있었다.


"오러를 쓸수 없는 몸이군요."


"그렇지. 어려서는 돈이 없었고 돈이 생긴 다음에는 젊음이 없더군."


마나 심법은 나이가 어릴때 배우지 않으면 배울수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의 혈도에 노폐물이 쌓이게 되고 그게 점점 굳어져 결국에는 마나가 지나갈 통로를 전부 막아 버리게 된다. 막대한 기운이나 영약이 있다면 그 노폐물을 뚫을수 있겠지만 평범한 사람에게는 불가능한 얘기였다.


"그래서 저 놈에게 대신 내가 돈을 주고 산 마나 호흡법을 익히게 했지만 소질이 없는건지 스승이 없어서 그런건지 효과가 나오지 않아."


"재능의 영역이니까요."


알프가 봤을때 레이의 몸에는 한줌의 마나도 쌓여있지 않았다. 마나는 호흡법만 알고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마나가 몸에 쌓이는 것이 아니다. 마나를 느끼고 흐름에 집중에 그 기운을 몸에 흡수 할수 있어야지 제대로 마나 호흡법을 익힐수 있다. 그것은 오러 유저가 옆에서 가르쳐 주거나 엄청난 재능으로 스스로 깨달아야 하는 문제. 레이는 그 두가지 모두 없었다. 옆에서 알려줄 스승도 스스로 깨달을 재능도 말이다.


"평생을 모은 돈으로 산건데 돈만 아깝게 된거지."


칼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레이를 애틋하게 바라봤다. 단순히 돈이 문제가 아니라는 듯이 무언가 다른 감정을 가진채로.


"그 연공법 제가 잠깐 볼수 있을까요?"


"으, 응?"


"단순히 보기만 하는 겁니다."


"레이!"


칼은 잠깐 망설이는가 싶더니 레이를 불렀다. 어차피 알프야 이미 익스퍼트에 오른 강자이니 보여준다고 해서 훔쳐갈 지식이 있을리가 없었다. 비싼 돈을 주고 산 만큼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보여주지 않았지만 익스퍼트인 알프라면 달랐다.


"연공법좀 보여드려."


"네에."


레이는 여전히 알프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지 입을 삐죽 거리면서 연공법이 담긴 책을 알프에게 건네 주었다.


샤르륵


알프는 조용히 책을 읽으면서 칼에게 물었다.


"얼마를 주고 사신거죠?"


"천 골드를 주고 샀네."


"쓰레기를 사셨군요."


알프의 거침없는 말에 칼은 아무런 말도 할수 없었다. 애초에 돈을 받고 파는 심법인 만큼 제대로 될리가 없다. 그걸 알면서도 평생을 모은 돈을 지불했었지만 쓰레기라는 말을 들으니 씁쓸함을 감출수가 없었다.


"내놔!"


"레이!"


레이는 알프의 말에 화가 난 것인지 알프가 보고 있던 책을 빼앗듯이 가져가 버렸다.


"너네같은 곱게 자란 놈들은 모르겠지! 이건 대장이 평생을 벌고 아끼고 아껴서 산 물건이야. 너같이 이 물건의 귀중함을 모르는 놈한테 주고 싶지 않아!"


레이의 눈에는 살짝 눈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은 재능이 없고 칼이 준 심법은 그렇게 쓸모가 있지 않다는 사실을. 그래도 자신을 거둬준 유일한 사람이 평생 모은 돈을 주고 산 심법이었다. 그래서 증명하고 싶었다. 당신이 산 이 심법이 절대 쓸모가 없지 않았다고. 당당하게 이 심법을 통해 익스퍼트 유저가 되어 B급을 넘어 A급 용병으로 그것을 증명하겠다고.


"내가 더 좋게 고쳐줄수도 있다."


"싫어!"


"자존심만 세우는 고집만큼 쓸모 없는것도 없지."


"나한테는 이대로가 가장 소중해! 그 무엇보다도!"


"너는 재능도 없지."


알프는 싸늘한 눈빛으로 레이에게 점점 다가갔다.


"돈도 재능도 아무것도 없다. 그렇다면 이런 운에 좋은 기연에라도 몸을 맡길 생각은 하지 않나?"


아무리 익스퍼트라도 남의 마나 심법을 뜯어 고치는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알프는 가능했다. 백년을 넘게 마나 심법을 연구하고 또 연구해온 인간이 아닌 엘프이기에 가능했다. 이건 둘도 없을 절호의 기회. 정말 이 좋은 기회를 이대로 날려버릴 건지 진실을 모르는 어린 양에게 알프는 묻고 있었다.


"레이! 당장 고집은 그만둬!"


"싫어요! 40년 동안 평생을 모아온 돈으로 산거잖아요. 분명 이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단지 제 재능이 떨어져서 익히지 못하고 있을 뿐이에요!"


40년이란 시간은 엘프에게 그리 긴 시간이 아니었다. 무려 150년이 지나야 성인으로 취급받는 엘프에게 어쩌면 40년은 인간의 4년에 불과하리라. 그 평생 모은 돈으로 심법을 샀다고 한다. 그것도 자신이 익히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는데도.


"내가...분명 할수 있어요. 당당하게 B급 용병이 될수 있다고요."


눈물을 흘리며 호소하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고 칼은 그동안 자신의 인생을 떠올렸다. 몸에 아무런 오러도 없이 C급에 올라 단장에까지 오르는건 노련한 용병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이다. 칼은 정말 운이 좋은 경우였다. 강했기에 살아남은게 아닌 그동안 살아남았기에 강해진 그런 경우. 그래서 욕심을 버리지 못했다. 자신이 아닌 어릴때 부터 키워온 저 아이가 자신과 같은 노선을 밟지 않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건 나 때문에 산게 아니다."


"네?"


"단순히 너를 위해서 산거다. 너는 나와 같은 노선을 밟지 않기를 원했으니까."


자식이 없는 그에게 자식이라 생각하고 키워온 아이였다. 그런 아이에게 자신의 평생을 바친다 하더라도 그 무엇이 아까울까. 그는 모든걸 줄수 있었다. 모든걸 포기할수 있었다. 노선을 벗어나 더 높은 곳으로 날아 오를수 있는 발판이 된다면 기꺼이 자신의 몸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부탁하네. 저 쓰레기를 고쳐주게."


처음에는 심법을 고쳐줄 생각따위 전혀 없었다. 그저 마나를 흐르는 느낌만 알려주고서 소드 러너 입문자로 만들어 줄 생각이었다. 소드 러너에서 평생을 40년을 수련한다면 익스퍼트가 될수 있을 테니까. 근데 부모의 마음과도 같은 칼의 마음이 알프의 생각을 변화 시켰다.


터억


알프는 레이의 가슴에 손을 올려 놓고서 마나를 흘려 보냈다.


"너,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잘 들어. 그리고 최대한 기억해. 정말...이번 한번만 도와주는거니까."


돕고 싶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 죽게 내버려 둘 생각까지 하고 이곳으로 달려온 것이었다. 스스로도 알지 못했다. 왜 자신은 이렇게까지 인간을 도와주는 건지.


'설마...'


아직 스스로가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건지.


우우웅


알프는 마나를 일으켜 단숨에 레이의 몸안에 자신의 마나를 침투시켰다.


"소용돌이다."


"어?"


"그 연공법이 본래 가고자 했던 길은 강한 소용돌이처럼 모든것을 빨아들이는 강한 흡착력이다. 시간이 지나 본질이 많이 변형 되었지만 본질을 따라가게 도와주지."


레이의 심장 부분에 마치 강한 소용돌이와 같은 이미지로 마나를 빠르게 회전 시키기 시작했다. 마나 써클을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본래 배꼽 아래쪽에 기운을 모으는게 일반적이지만 알프는 그 틀을 완전히 깨트렸다.


우우웅


O형태의 원을 그려 세로가 아닌 가로로 눕혀 심장 부분에 빠르게 회전시킨다. 그리고 그것을 작은 원으로 서서히 나눠 원안에 또하나의 원을 그 안에 또하나의 원을 총 10개의 원을 만들어 심장 부분을 단단하게 감쌌다. 나선을 그린게 아닌 여러개의 원을 10개를 그려낸 것이었다. 원의 가장 안부분이 톱니바퀴 처럼 회전하면 나머지 바깥쪽의 원이 마찬가지로 돌아가는 형식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총 10번을 회전시키고서 알프는 손을 떼었다.


"아!"


알프의 마나가 사라지자 엄청난 허탈감과 함께 떠올랐던 이미지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알프는 방금의 이미지를 설명해주고서 이론을 덧붙였다.


"총 10개의 원을 만든 만큼 속도는 느리겠지만 안전성은 올라갔다. 힘을 줄때는 바깥의 원이 아닌 안쪽의 원에 힘을 주는거다. 힘의 조절도 10개 단계로 나누어 더 쉽게 할수 있겠지."


그들은 알고 있을까. 방금 알프가 재구성해준 심법은 세계에서 손을 꼽을 정도로 뛰어난 심법이 되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레이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힌채 고개를 숙였다.


"이제 됐습니다."


알프가 다됐다는 듯이 뒤를 돌아서자 칼도 마찬가지로 얼굴을 붉힌채로 있었다.


"음?"


알프는 어딘가 익숙한 저 표정에 이상함을 느꼈다. 마치 저 표정은 남자친구와 스킨쉽을 하는 딸을 본 아빠의 얼굴과도 같았다. 근데 갑자기 칼이 저런 표정을 지을 이유가 없었기에 알프는 왜 저러는지 도저히 알수가 없었다.


"고, 고맙네. 까득."


이를 악물고서 참고 있는 듯한 표정에 알프는 여전히 모르겠다는 듯이 칼을 쳐다봤다. 칼은 화를 최대한 참아내며 알프에게 방금의 상황에 물었다.


"근데 꼭 가슴을 그렇게 잡았어야 했나?"


"그게 제일 효율적입니다. 여자가 아닌 이상 저렇게 가슴에 손을 올리는...것이..."


알프는 말을 하면서 깨달았다. 칼과 레이의 이상한 반응에 점점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게 되었고 등뒤에서 식은땀이 흘러 내렸다.


"레이는 아직 14살이네."


"그, 그런가요?"


"다른 놈들이 절대 손도 대지 못하도록 항상 내가 옆을 지켜왔고."


칼의 말에 알프는 어색하게 웃으며 뒤를 돌았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처음이지. 남자가 당당히 가슴에 손을 올린건. 그것도 내가 이렇게 눈앞에서 보고 있는데도."


저렇게 선머슴 같이 생긴 아이가 설마 여자였을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그래도 고맙네. 그래도 내 레이는 너무 어려!"


"바보 대장! 무슨 말을 하는 거에요."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안된다 레이야!"


"아! 진짜 바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엘프환생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1 재회(5) 23.10.20 12 0 12쪽
40 재회(4) 23.07.04 19 0 12쪽
39 재회(3) 23.07.02 28 0 12쪽
38 재회(2) 23.06.30 25 0 12쪽
37 재회(1) 23.06.29 32 0 12쪽
36 험난한 길(4) 23.06.28 24 0 14쪽
35 험난한 길(3) 23.06.26 25 0 15쪽
34 험난한 길(2) 23.05.06 37 0 12쪽
33 험난한 길(1) 23.04.28 41 1 12쪽
32 꿈을 향해서(1) 23.04.22 45 1 14쪽
» 인간이란(2) 23.04.16 48 1 19쪽
30 다크엘프(1) 23.03.30 61 1 12쪽
29 엘프 노예(4) 23.03.28 62 1 13쪽
28 엘프 노예(3) 23.03.27 69 1 13쪽
27 엘프 노예(2) 23.03.26 72 1 14쪽
26 엘프 노예(1) 23.03.23 71 1 12쪽
25 흔적(2) 22.06.19 98 2 12쪽
24 흔적(1) 22.06.18 77 2 13쪽
23 의뢰(3) 22.06.18 80 2 13쪽
22 의뢰(2) 22.06.16 92 2 12쪽
21 의뢰(1) 22.06.15 81 3 13쪽
20 숲의 바깥으로(3) +1 22.06.15 94 3 13쪽
19 숲의 바깥으로(2) 22.06.14 96 3 14쪽
18 숲의 바깥으로(1) 22.06.14 114 3 12쪽
17 인정(4) 22.06.13 112 1 13쪽
16 인정(3) +1 22.06.13 119 3 9쪽
15 인정(3) +1 22.06.12 120 2 12쪽
14 인정(2) 22.06.11 133 2 10쪽
13 인정(1) 22.06.10 138 2 9쪽
12 인간의 아이(2) +1 22.06.10 144 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