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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사위건 님의 서재입니다.

엘프환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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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사위건
작품등록일 :
2022.06.04 18:40
최근연재일 :
2023.10.20 17:39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4,585
추천수 :
125
글자수 :
228,155

작성
22.06.19 18:04
조회
97
추천
2
글자
12쪽

흔적(2)

혹시 이 소설은 이런 방향으로 바뀌면 더 좋을거 같다고 조언해주실분 있나요?




DUMMY

"절대 못 벗어!"


슈우욱


정보 상인이 땅을 미끄러지듯이 타고 도망치기 시작한다. 알프는 그런 정보 상인을 향해 검에 기운을 집중하고서 휘둘렀다.


서걱


쿠우우웅


두꺼운 석벽이 두부마냥 썰려 나가고서 정보 상인의 앞을 가로 막아 버린다. 보통의 익스퍼트와는 차원이 다른 정교한 검기에 정보 상인은 자리에 주저 앉아 버렸다. 이건 도망갈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괜히 여기서 도망가다간 진짜 발이 잘려 죽을수도 있다는 느낌이 든 것이다.


"자,잠깐!"


스윽


알프는 들고 있던 검을 들고서 정보 상인 앞에 섰다. 도망갈 퇴로는 완전히 차단했다. 여기서 당장 죽일수도 있지만 그래도 정보를 얻는게 중요했다.


"신발 벗어."


"여깄습니다!"


눈치 빠른 정보 상인은 미리 벗어둔 신발을 곱게 내려놨다. 설마 그때 횡재했다고 생각했던 일이 이런 식으로 발목을 잡을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걸 왜 너가 갖고 있지?"


"이,이거 정말 정당하게 얻은 겁니다!"


스윽


알프는 정보 상인의 말에 조용히 칼을 목에 대었다. 그리고 그런 알프의 태도에 정보 상인은 황급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진짜에요! 사실 크라이스라는 청년이 이곳에 왔었는데 그도 정보를 얻고자 했습니다. 아! 로텐 왕국의 수도로 가는 방법을 물어 제가 가르쳐 준거죠. 대신 정보료를 지불하지 못해 제가 이걸 대신해서 받은 거고요."


"그 방법이 그렇게 비쌌을리가 없을텐데?"


"전쟁 때문입니다! 전쟁 때문에 길목이나 텔레포트 지역이 막혀 최대한 안전한 길로 안내해 줬습니다! 이건 진짜 한치의 거짓없는 진실입니다!"


그의 말에 알프는 검을 내렸다. 그의 말이 거짓말 같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마나를 개방하고 있는 알프는 미세한 떨림을 감지했다.


"그래도 과해."


알프가 이 신발을 만들기 위해 들인 돈만 해도 100골드가 넘는다. 심지어 재료 뿐만 아니라 막대한 시간까지 사용했다. 정보 상인도 미리 그것을 알고 있던 것인지 알프의 말에 몸을 살짝 떨었다. 그리고 그런 떨림을 알프는 놓치지 않았다.


"호구 잡았다고 생각 했겠지."


"아니 그렇지는..."


"땡 잡았을거다고 생각했을 거다. 왠 오크 대가리 같은 놈이 황금 고블린으로 변했다 생각 했겠지."


"그렇게 까지는..."


"황금 고블린을 벗겨 먹고 살까지 씹어먹어 돈을 얻고자 했겠지. 그래서 그랬냐?"


"아닙니다!"


정보 상인은 억울해 미칠 지경이었지만 알프는 개의치 않았다. 중요한건 과연 크라이스에게 얼마나 뜯어 먹었냐는 거였다.


"얼마나 뜯어 먹었냐."


"맹세코 이 신발만 받았습..."


서걱


알프는 정보 상인이 또 거짓말을 하자 뒤에 있던 벽을 단숨에 베어 버렸다. 한번만 더 헛소리를 한다면 죽이겠다는 무언의 표현이었다.


"죄송합니다! 10골드를 더 받았습니다!"


"가져와."


"넵!"


정보 상인의 행동은 빨랐다. 집 안에 있던 금고를 털어 곧바로 알프에게 대령 했고 알프는 그 안에서 정확히 10골드를 빼가 품속에 넣었다.


"정보 가져와."


"네!"


"그리고..."


스윽


알프는 처음 자신이 건네준 단검을 꺼내 들고서 정보 상인에게 확신 했다는 듯 물었다.


"이것도 80골드 아니지?"


정보 상인은 알프의 말에 식은땀을 흘렸고 알프는 조용히 어두운 곳으로 정보 상인을 끌고 갔다. 무기는 이미 집어 넣었다. 하지만 알프는 격투술도 수준급이다. 그렇게 정보 상인의 수난이 끝나고 나서 알프는 원하던 정보를 얻어낼수 있었다.


"정확히 어디 있는지 모른다라..."


크라이스가 정확히 어디 있는지 정보 상인은 알지 못했다. 그저 로텐 왕국의 수도 근처에 있을거란 정보만 들었다. 결국 정보 상인의 모든 말들이 알프를 크라이스처럼 벗겨 먹기 위한 고책이었다.


"역시 이게 80골드 일리가 없지."


알프가 내민 아티팩트 단검도 개당 최소 300골드에서 잘 받으면 350 골드 까지는 받을수 있는 물품이었다. 결국 알프가 처음에 배짱 싸움에서 패배하자 가격을 낮춰 부른 것이었다.


"알프!"


알프가 정보 상인과의 일을 끝내고 한숨을 내쉬며 골목에서 나왔을때 길거리에서 실비아가 손을 흔들며 알프에게 달려왔다. 실비아의 등뒤에는 시커먼 물체가 매여 있었고 알프는 불안해졌다. 보통 저렇게 실비아가 무언가를 하면 꼭 사고가 나기 마련이었다.


"나 이거 샀어!"


실비아가 낡은 가죽 배낭을 보여주며 자랑스럽다는 듯이 알프에게 보여주었다. 알프는 그 물건이 아티팩트 임을 단번에 꿰뚫어 봤고 실비아에게 무슨 물건인지 물었다.


"이거 저기 있는 마법 상점에서 산건데 아공간 주머니야! 500kg 까지는 보관할수 있다고 하더라고."


"뭐?"


아공간 주머니. 그건 마을에서도 보기 힘들 정도로 귀한 마법 아이템이었다. 물체의 부피에 상관없이 주머니 안에 전부 들어가고 무게감 또한 느껴지지 않는다.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물건을 넣고 빼고 할수 있어서 물건 정리 하기도 편리했다. 단점으로는 마나를 사용할수 있어야 하는 점이 있지만 그런거는 엘프에게 단점이 되지 않는다. 엘프 중에서 마나를 사용하지 못하는 엘프는 없으니까.


"이거 얼마나 주고 샀어?"


"이거? 2골드! 진짜 싸게 구한거 아니야? 가게 안에 있는 친절한 인간이 싸게 주더라고."


"이게 겨우 2골드?"


못해도 수백 골드에서 수천 골드까지 하는 물건이다. 근데 그런 물건을 고작 실비아가 2골드에 사왔다니 도저히 믿겨지지가 않았다.


"응! 나 잘했지?"


실비아는 마치 칭찬해 달라는 듯이 강아지마냥 알프를 바라봤고 알프는 되려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세상에 이유없는 호의란 없다. 이런 촌구석 마을에 이런 아공간 주머니가 있다는것도 놀라운데 그걸 고작 2골드에 샀다. 알프는 좋지 않은 느낌이 들어 실비아에게 가게의 위치를 정확히 물었다.


"저기야! 나도 주인이 나오기 전까지는 마법 물품을 파는 곳인줄 몰랐어. 진열장에 먼지만 쌓여 있던걸?"


실비아의 말에 알프는 실비아를 밖에 대기 시켜 두고서 홀로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최악의 경우 자신이 혼자 희생할 생각을 한 것이었다. 절대 아공간 주머니는 고작 2골드로 구할수 없는 물건이다. 알프는 이 상점의 주인이 무언가 다른 꿍꿍이가 있다 생각했다.


"계십니까?"


"끌끌 어서오세요."


늙은 한 노파가 지팡이를 짚은채 알프를 맞이했다. 알프는 눈앞에 있는 노파의 기운을 느껴보려 했지만 아무런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는건 둘중 하나다. 눈앞에 있는 노파가 정말 아무런 기운도 없는 일반인이거나 아니면 알프를 상회하는 실력자라는 뜻이 된다. 알프는 후자라고 생각했다. 상식적으로 아공간 주머니를 판 상점의 주인이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다는건 말이 되지 않는다. 알프는 침을 삼키며 노파를 경계하고서 생각했다. 실비아에게 혹시라도 무슨일이 벌어 진다면 렌과 함께 정문 앞으로 달려가 있으라고 당부해 두었다. 혹시라도 잡힌다면 여기서 잡히는건 자신 혼자여야 했다. 실비아와 렌을 위해서 기꺼이 알프는 스스로를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너무 그렇게 경계하지 마시지요. 좀전에 왔던 분의 일행인 듯 보이는데."


자연스럽게 실비아를 높여 부르고 있었다. 그렇다면 실비아에게 걸린 안면 인식 마법을 꿰뚫어 봤다는 말이 되었다. 최소 마스터 이상의 강자였다.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도망쳐야 했다. 알프가 단숨에 마나를 개방하고서 자리에서 빠져 나가려 할때 노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쁜 뜻은 없었습니다. 제가 괜히 늙어서 그런 행동을 해 괜한 불안감을 준 모양입니다."


우우웅


그 말에 알프는 갈등했다. 눈앞에 있는 인간은 마스터 이상의 강자다. 어쩌면 마을의 대마법사인 아이어와 비슷한 수준 일지도 몰랐다. 그런 상황에서 방심은 죽음을 부른다. 그런것을 알고 있었지만 노파는 딱히 무언가 하려는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망설이고 있었다. 알프는 지금 어쩌면 자신이 괜히 겁을 먹어서 너무 과민 반응을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정상 이럴수 밖에 없는점 이해 바랍니다."


"이해합니다. 충분히 그럴테지요. 아직 이 세상이 당신같은 분들을 받아 들이는건 쉽지 않으니까요."


어딘지 모르게 따뜻한 말에 알프의 경계심은 조금씩 풀어지고 있었다. 믿고 싶었다. 정말 단순히 호의로 자신들을 봐 온것이라고. 하지만 그러면서도 완전히 믿을수는 없었다. 알프가 생각하는 인간은 추악하고 욕심많은 종족이니까.


"왜 그런 호의를 베푼건지 이유를 물어도 될까요?"


"실비아 프론이라고 들었습니다. 그저 옛날 일이 생각나서 제가 갖고 있던 낡은 물품을 준 것 뿐입니다."


"옛날 일?"


"타빈 프론이라는 엘프를 혹시 아십니까?"


마을 촌장의 이름이자 실비아를 키워준 엘프의 이름이 노파의 입에서 나온다. 알프는 그 말을 듣고서 놀란 눈으로 노파를 바라봤다.


"대,대체 누구십니까?"


"아시나 보군요. 그저 옛날에 그에게 모숨을 구원받은 한 노파입니다."


그러고보니 알프가 성년이 되기전 촌장이 5년정도 마을을 비웠던때가 있었다. 시기로는 벌써 120년도 더 지난일이었고 알프도 딱히 그때의 일을 신경쓰지 않았었다. 그저 다른 일이 있었구나 했었다.


"100년도 전에 그분에게 목숨을 구원 받아 이리 살고 있습니다. 배낭은 그때 받은 도움을 갚는 것이니 신경쓰지 마세요."


"허..."


알프는 묘한 감정이 들었다. 동시에 정말 자신이 인간과 멀어졌다는 기시감 또한 들었다. 100년도 더 전에 있었던 일의 인연이 이렇게 이어졌다. 그리고 그때의 인간은 이렇게 늙었고 점점 죽어가고 있다. 하지만 엘프인 자신은 100년이란 시간을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100년 이란 세월은 이렇게 한 생명이 죽어가기 충분한 시간인데.


"죄송합니다. 제가 그런 줄도 모르고 너무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아닙니다. 왜 그런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다만 너무 인간들을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노파는 쓸쓸한 표정으로 알프에게 마치 구원을 바라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노파의 얼굴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타빈에게 이 아이샤가 정말 고마웠다고...기다렸다고 전해 주십시오."


"아..."


아이샤의 말에 알프는 느낄수 있었다. 아이샤는 타빈을 사랑했다는 사실을. 그리고 여태까지 타빈을 생각하면서 이 기나긴 세월을 버텨 왔다는 사실 또한.


"그분도...이제 저처럼 수명이 다하시겠지요?"


"네..."


알프는 부정하지 않았다. 타빈은 이미 충분히 오래 살았다. 평균 수명은 진작에 넘어선지 오래 앞으로 길어야 10년 정도 밖에 더 살지 못하리라. 긴 시간은 아니다. 하지만 짧은 시간도 아니었다.


"부디 마을에 잘 도착하길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알프는 상점에서 나와 거리를 걸었다. 뭔가 형용할수 없는 기분에 휩싸였고 마음이 점점 무겁고 무기력하게 느껴졌다. 그것은 사람의 호의를 호의로 받아 들이지 못했던 죄책감, 인간의 덧없는 삶에 대한 회의감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이 뒤섞인 탓이었다.


"알프!"


"실비아."


실비아가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는 알프에게 다가왔다. 실비아의 천진난만한 표정을 보고서 알프는 애써 웃음을 보였다. 실비아의 바램을 이루어 주고 싶었다. 어차피 짧은 시간밖에 함께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실비아와 크라이스를 꼭 다시 만나게 해주고 싶었다.


"무슨 일 있어?"


"아니야."


알프는 그렇게 애써 웃음을 지은채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아직도 알프는 인간과 엘프의 경계선에서 아슬아슬한 줄 타기를 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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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꿈을 향해서(1) 23.04.22 45 1 14쪽
31 인간이란(2) 23.04.16 48 1 19쪽
30 다크엘프(1) 23.03.30 60 1 12쪽
29 엘프 노예(4) 23.03.28 62 1 13쪽
28 엘프 노예(3) 23.03.27 68 1 13쪽
27 엘프 노예(2) 23.03.26 72 1 14쪽
26 엘프 노예(1) 23.03.23 70 1 12쪽
» 흔적(2) 22.06.19 98 2 12쪽
24 흔적(1) 22.06.18 76 2 13쪽
23 의뢰(3) 22.06.18 80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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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의뢰(1) 22.06.15 81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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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숲의 바깥으로(2) 22.06.14 96 3 14쪽
18 숲의 바깥으로(1) 22.06.14 114 3 12쪽
17 인정(4) 22.06.13 112 1 13쪽
16 인정(3) +1 22.06.13 119 3 9쪽
15 인정(3) +1 22.06.12 120 2 12쪽
14 인정(2) 22.06.11 133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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