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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류라 님의 서재입니다.

탑에서 얻은 보상이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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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류라
작품등록일 :
2020.08.01 14:07
최근연재일 :
2020.09.0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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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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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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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5화

DUMMY

“간단하잖아요. 아저씨는 돈이 필요하잖아요. 그리고 난 나의 물건을 대신 팔아 줄 사람이 필요하고.”

“왜, 하필 나야?”

서울의 역삼동에서 흥신소를 하는 박상구는 폭력조직인 상구파의 보스로 헌터에게 박살나기까지는 제법 잘 나간 사람이었다.

어이없게도 헌터와 시비가 붙어 조직이 박살났고, 그로 인해서 박상구는 기반을 모두 잃고 교도소에서 5년을 살고 나와 지금은 허름한 흥신소를 운영하며 가끔 바람난 아내, 혹은 남편의 뒤를 캐달라는 그저 그런 의뢰를 받아 뒷조사를 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그가 가진 영향력은 상당하였다. 소문에는 일본의 야쿠자, 중국의 삼합회와도 친분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 그에게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어린 애가 하나 찾아와 조건을 제시하며 흥정을 벌이는 중이었다.

문제는 이 애송이 같은 어린놈이 자신의 조직을 박살낸 헌터와 같은 헌터라는 것이었다.

“내가 듣기로는 그래도 의리는 있다고 들어서요. 물론 고삐리들이 하는 소리지만 난 아저씨가 제법 의리가 있는 조폭이라는 말을 들었거든요.”

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믿지 못하는 인간군상 중 한 명이다.

내가 왜, 박상구를 찾아와서 이런 말을 하냐고 하면 정철이가 아는 형이 옛날에 상구파의 사람이란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래저래 귀찮은 일을 피하기 위함이기도 하고, 또 이런 사람 한 명쯤 알고 있으면 제법 유용하게 쓰이는 경우가 생긴다.

“우리 서로 힘들게 머리 굴리지 말고 쉽게 가는 것이 어때요? 아저씨는 내가 가져다주는 마정석을 비롯한 보석과 광물 팔아 주고, 해당 금액에 10%를 먹고, 90%는 현금으로 준비해서 나에게 연락을 한다.”

“10%?”

“네. 아저씨가 정식 루트로 팔던, 어둠의 루트로 팔던 전 신경 안 쓸게요. 단! 시세의 90%는 현금으로 준비해 주세요.”

10%면 결코 작은 금액은 아니다.

어떤 아이템이냐에 따라 100억을 호가하는 보석, 광물도 있으니 그런 아이템을 팔고 10% 먹는 것으로 10억을 버는 것이니 방상구의 입장에서는 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이 없다.

“좋다.”

그의 입장에서는 생각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아저씨 분명히 해 둬야 하는 건 나를 속이려고 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게 될 거예요. 단 십 원이라도 말이에요.”

그렇게 말을 하면서 인벤토리에서 보석의 원석을 하나 꺼내어 주었다.

“아저씨의 능력이 어느 정도 인지 한번 볼게요. 이 정도의 원석이라면 뉴스나 인터넷, SNS를 떠들썩하게 만들 테니까 말이에요.”

보석의 원석이 상당해서 못해도 40억 이상은 할 것이다.

“참고로 보석을 들고 도망갈 생각은 하지 마세요. 헌터협회를 통하면 세계 어디에 숨어 있어도 5일 안에 찾아낼 수가 있으니까요.”

박상구는 마른침을 삼켰다.

“아, 혹시 이상민이라고 아세요? 아저씨 밑에 있었던 사람이라고 하던데?”

“이상민? 내 기억에 없는 걸로 봐서는 꼬맹이였나 본데?”

“그 사람 동생이 날 좀 피곤하게 하거든요. 아저씨가 알아서 이야기 좀 해 주세요.”

“그렇게 하지.”

“그런데 이건 언제까지 팔아 주면 되지?”

“빨리 팔아 주면 좋죠. 파는 즉시 이보다 더 큰 걸 줄 테니까요.”

“이것보다 더 큰 것?”

난 또 다른 보석을 하나 꺼내어 박상구에게 보여 주었다. 보석을 본 그의 눈에 욕심이라는 감정이 떠올랐다.

사람이라면 응당 일어나는 반응과 같은 것이다. 난 보석을 다시 인벤토리에 넣고 그에게 말했다.

“봤죠? 아저씨에게 준 건 제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작은 거예요.”

박상구의 입가에 미소가 활짝 폈다.

“성심껏 모시겠습니다. 고객님!”

*

학교 운동장에 나타난 게이트가 사라졌다. 그 때문에 엄마가 조금 서운해 하는데 보는 내가 애처로울 정도이다.

게이트가 사라지고, 다시 등교를 하게 되었는데 짜증을 내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학교에 등교하여 교실로 가니 책상 위에 바나나 우유랑 카스테라가 놓여 있었다.

“아, 이런 맛에 빵셔틀을 시키고 그러는구나. 난 농담으로 한 말인데.”

“얼굴이 사색이 되어 너 왔는지 눈치를 보던데? 어디 안 보이는데 가서 겁이라도 줬냐?”

“겁은 무슨, 만난 적도 없는데.”

“그래? 그보다 너 그 소식 들었어?”

“무슨 소식?”

“이번 던전을 공략한 놈들이 쉐도우들이라는 소문 말이야?”

“아니, 난 협회나, 길드에 안 들어가 있으니 그런 소문을 못 듣지.”

쉐도우는 어둠 속에서 활동을 하는 헌터들을 말하는데 헌터 협회에 등록하지 않은 헌터들을 말한다.

대부분 헌터 강력범죄는 이들 쉐도우들에 의해서 일어나고 있고, 이들이 움직였다는 정황이 포착되면 이들을 전문적으로 사냥하는 헌터들이 움직인다.

“A급 던전을 클리어 할 정도면 엄청 강한 놈들 아니냐?”

“그러니까 이번에 나타난 쉐도우는 범죄를 저지르는 그런 유형은 아닌 것 같아. 던전의 보물을 독식하는 트레져 헌터 같다고 그러던데.”

트레져 헌터라··· 그거 재미있는 생각이네.

“그런데 넌 언제 협회 가서 등록할 거야?”

“등록해도 활동도 못하는데 지금 해서 뭐하게. 그냥 대학가서 등록하면 되지.”

“그래도 D급 던전은 경험을 쌓기 위해서 들어갈 수 있잖아.”

“그래?”

알고 있지만 굳이 아는 척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모른 척 하였더니 박용수는 나에게 예비 헌터가 되면 좋은 이점들을 이야기해 주었다.

“특히 길드에 들어가면 길드에서 기본급을 줘.”

“돈을 줘?”

“그래. 일종의 선 입금이라고 생각을 하면 되는데 헌터로서 최소한의 품위 유지비라고 생각하면 돼.”

“돈 많이 벌어 좋겠다.”

“너도 헌터 협회가서 테스트 받고, 길드에 가입하면 돼. 내가 우리 길드 소개시켜 줄까?”

아서라, 내가 애들이랑 놀까?

“아니, 난 그냥 조용히 대학가서 공부할 거다. 괜히 헌터 일하다가 던전에서 비명횡사하기 싫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것이 다르다.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쉐도우로 활동을 하고 싶다.

“그래? 나중에 생각이 바뀌면 말해.”

“그래. 고마워.”

수업 종이 울리자, 박정철이 교실로 들어와 자신의 자리로 가서 앉았다.

딱히 그를 괴롭힐 생각은 없다. 하지만 옛날에 내가 그랬듯이 그는 나의 눈치를 보며 쥐죽은 듯 조용히 수업을 들었다.

*

박상구의 능력은 대단하였다.

보석의 원석을 40억에 팔아 치웠다. 그리고 10%를 뗀 36억을 현금으로 나에게 내밀었다.

“역시 소문대로네요. 어디에 파셨어요? 일본? 중국?”

“그건 영업 비밀이지.”

“그렇긴 하겠네요. 난 인벤토리에 돈을 모두 쓸어 넣었다. 눈앞에서 돈이 사라지는 것을 보니 박상구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그 많은 돈을 한 번에?”

“뭐, 영업 비밀이죠. 그리고 이번에는 이걸 팔아 주세요.”

난 약속대로 더 큰 보석의 원석을 박상구에게 보여 주었다.

“대충 알아보니 60억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하니 그 정도 선에서 맞춰주면 좋겠어요.”

“그럼 54억만 준비하며 되겠군.”

자신의 몫인 10%를 제하고 하는 말이었다.

난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 보면 난 10% 싼 값에 박상구에게 나의 물건을 파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리고 아저씨!”

박상구가 날 본다.

“아직 우리 관계가 믿음이 생기고 하는 그런 사이는 아니잖아요.”

“그렇지.”

“이번 한 번은 내가 참는데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세요. 거래하는 장소에 외부 사람이 있다는 건 몹시 신경에 거슬리는 일이거든요.”

박상구가 흠칫한다.

난 그의 인벤토리에서 오만원권 20장, 100만원을 꺼낸 후에 지폐 한 장을 박상구가 앉아 있는 곳 뒤쪽 벽을 향해 던졌다.

“커어어억!”

벽 뒤에서 비명이 들렸고, 곧 ‘우다탕.’하는 소리와 함께 인상 험악한 사람 몇 명이 박상구의 사무실로 들어왔다.

“형님, 괜찮으십니까?”

그의 동생들로 보였다.

“될 수 있으면 민간인에게는 손을 안 쓰려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나오면 나도 어쩔 수가 없어요.”

박상구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다친 놈은 아저씨가 고용한 헌터 같은데 치료는 아저씨가 알아서 해요. 분명히 말하지만 한 번 더 이런 개수작을 부리면 그 자리에서 아저씨 목이 날아갈 거예요.”

“그··· 그래. 아······. 알았다.”

“그리고 이건 동생들과 술 한 잔 하세요.”

100만원을 이들이 회식비로 던져 주고 그의 사무실을 나왔다.

-괜찮으십니까?

그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석이는?

-벽을 뚫고 날아온 지폐에 팔이 날아갔습니다.

이들의 대화를 듣고 피식 웃었다.

“어디서 D급 헌터를 데리고 와서 나에게 어쭙잖게 협박을 하려고 그래. 그냥 거래처를 바꿔?”

경고를 해 줬으니 말을 잘 듣겠지.

“일단 돈은 마련되었으니까 한남동이 집을 알아보러 가야지.”

36억으로는 한남동에 집을 산다는 건 어림도 없지만 당장 집값이 다 필요한 건 아니다.

계약하고 입주하면서 잔금을 치루면 되니 지금 가진 돈으로 집을 계약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휴대폰으로 전화를 다혜 아버지게 전화를 걸었다.

“아저씨, 많이 바쁘세요?”

-아니다. 왜, 그러니?

“집을 계약하려고 하는데 아저씨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서요.”

-집을?

“네. 어머니께서 한남동에서 살고 싶다고 해서 한남동에 집을 사려고요. 헌터들이 많이 모여 있는 빌라촌 있잖아요.”

-대한빌리스?

“네. 그 곳이에요.”

-그곳은 상당히 비싼 곳으로 알고 있는데?

“일단 계약금은 마련했고요. 조금 있으면 잔금도 마련될 것 같아요. 그래서 먼저 매물이 있으면 계약부터 하려고요.”

-그래. 알겠다. 내가 그리로 가마. 대한빌리스 앞에서 만나도록 하자.

“네. 매번 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통화를 끊은 후에 난 한남동 빌라촌에 갔고, 그곳에서 아저씨를 만났다.

“매물은 몇 개 있더구나. 그런데 너무 비싼데?”

“가격은 걱정 마시고요. 좋은 집으로 거래를 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입주는 육 개월 뒤에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그때 입주를 했으면 해요.”

“그거야 집을 비워두고 관리인을 한 분 고용해서 관리하게 하면 되니까 걱정 하지 않아도 될 거다.”

90평짜리 빌라로 매매가가 130억이나 하였다.

이게 다 헌터들이 이쪽으로 몰리면서 땅값, 집값을 올려 놓아서 그렇다.

한때 부동산 정책으로 많은 대책들을 내어놓았지만 결국 무용지물이었다.

왜? 있는 사람들은 결코 없는 사람들과 같이 살고 싶은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만의 공간이 필요하고, 그들만의 삶의 방식이 필요할 뿐이었다.

월급 올라가는 속도보다 집값 올라가는 속도가 더 빠르니 일만 해서는 서울에서 집을 한 채 사기가 힘들다.

더구나 게이트가 생기면서 사람들의 안전에 대한 걱정이 앞서니 부동산 대책은 개뿔······.

빚을 내어서라도 주변에 헌터가 한 명이라도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가려고 발버둥을 친다.

90억짜리 빌라 하나 사는데, 중계수수료, 취득세,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를 포함하니 140억 정도 되는 돈이 들어갔다.

계약금으로 20억을 걸고 보름 뒤에 중도금 60억, 한 달 뒤에 나머지 50억을 주기로 하고 계약을 마쳤다.

세무법인 출신의 변호사인 아저씨의 도움으로 쉽게 계약을 마칠 수가 있었다.

“감사합니다.”

“아니다. 당연히 도와 줘야지. 어머니께서 좋아하시겠구나.”

“네. 순간 당황하여 저에게 잔소리를 할지 몰라도 결국 좋아하실 거예요.”

엄마의 성격을 잘 알고 있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너의 팀에 대해서 말이다.”

“네.”

“급할 것이 없다면 네가 대학에 들어가서 같이 공부를 하는 학생들로 팀을 꾸려 보는 것을 어떨까?”

“동기들로요?”

“그래. 헌터관련 사업이 계속해서 커지는 중이니 이쪽으로 사기꾼이 많이 들어왔어. 그리고 처음에는 돈 욕심이 없다가도 헌터가 벌어들이는 돈을 보고 욕심이 생겨 끝이 안 좋게 끝나는 사람들도 제법 많고.”

“음······.”

“나 역시 사람을 소개시켜 주는 것이 쉽지는 않구나.”

아저씨의 말대로 바다는 메울 수가 있어도 사람의 욕심은 메울 수가 없다고 그랬다.

“이래저래 사람으로 인해서 상처를 받는 것보다 네가 학교를 다니면서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해 나간다면 아마도 좋은 팀을 꾸리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아저씨의 말을 들으니 그것도 한 방법인 것 같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단다.”

아버지가 자식을 걱정하여 조언을 해 주듯 아저씨가 나에게 조언을 해 주었다.

“아마 아프리카의 속담일 것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말이다.

“인생의 선배님들이 주로 쓰는 말이란다. 너는 빨리 가는 길을 택할까? 아니면 멀리 가는 길을 택할까?”

당연히······.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런 나의 모습을 보고 아저씨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한 번 생각해 보아라. 천우는 생각이 깊어서 좋은 방향으로 생각할 것이라 이 아저씨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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