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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류라 님의 서재입니다.

탑에서 얻은 보상이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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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류라
작품등록일 :
2020.08.01 14:07
최근연재일 :
2020.09.03 11:55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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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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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4,379

작성
20.08.1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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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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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2화

DUMMY

*12화


탑 안에서의 생활이 나의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현실에서는 시간이 1도 흐르지 않았지만 탑 안에서는 몇 백 년은 족히 보내었기에 그 동안 정신적으로 많은 성숙을 하였다.

그래서일까? 학교에서 아이들이 장난을 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려니 왜 이리 괴리감이 드는지.

아이들을 둘러보다 정철이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는 그가 또 무슨 일을 꾸미려고 하는 것일까 생각을 하였는데 왜, 아닐까? 그가 아이들을 한 무더기 데리고 와서는 교실에서 나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그런 정철을 보고 그냥 있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그에게 한 마디 했다.

“정철아, 잘 봐라.”

난 몸을 돌려 교실의 뒷벽을 주먹으로 살짝 쳤다.

“쿠우웅!”하는 소리와 함께 교실 뒷벽이 터져나가며 구멍이 생겼다.

모두가 그 소리에 놀라 행동을 멈추었고, 정철과 그가 데리고 온 아이들은 순간 나의 눈치를 보았다.

“말했지.”

정철이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내가 이제까지 너 하는 행동이 귀여워서 그냥 당해주고 있었는데 이제는 안 될 것 같다.”

“천우야······.”

강한 자에게 한 없이 비굴하고, 약한 자에게는 악독하게 굴며 자신의 비굴감을 감추려고 하는 새끼들을 탑에서 수없이 보아왔다.

정철 역시 그런 놈에 불과할 뿐이었다.

“앞으로 내가 너에게 빵 셔틀을 맡기려고 하는데 너의 생각은 어때?”

정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래도 나에게 맞아 죽지 않으려면 해야지 별 수 있나?

“그래. 당연히 내가 사 줘야지. 친구인데 그 정도도 못할까?”

이 모습을 지켜보는 아이들은 그에게 경멸의 시선을 보냈고, 정철은 그런 시선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렇다고 누구를 탓할 수가 있을까?

주머니에서 오천 원짜리 지폐 한 장을 꺼내어 정철에게 날렸다.

쉐이이이익!

빠른 속도로 날아가 입고 있는 셔츠의 단추에 박혔고, 정철은 사색이 된 얼굴로 다리까지 떨고 있었다.

“바나나 우유랑 카스테라 빵 좀 부탁해. 나머지는 너 가지고.”

그래도 난 양심은 있다. 돈이라도 주니 말이야.

“뭐해? 빨리 안 다녀오고, 곧 수업 종이 울릴 건데.”

“어··· 어··· 아, 알았어.”

정철이 황급하게 교실을 빠져 나갔다.

“너희들은 안가?”

정철이 데리고 온 아이들도 교실을 나가자, 교실은 웃음바다로 변해버렸다.

“제법인데?”

지켜보고 있던 박용수가 말을 걸어 왔다.

그는 헌터협회에서 인정한 예비헌터로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헌터로서의 생활을 보장 받은 사람이었다.

세계 각 국은 헌터들을 관리하기 위해서 헌터 협회를 만들어 헌터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한편 체계적인 관리를 하고 있었다.

헌터로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헌터협회에 헌터로 신고를 해야 하고, 인증을 받아야 가능하였다.

협회에서 헌터로 인증을 받으면 그 다음은 길드라는 곳에서 연락이 와서 길드에 가입을 하거나, 홀로 헌터의 일을 하지만 대부분 길드에 속해서 활동을 한다.

우리나라, 즉, 대한민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헌터의 수는 대략 10만명이고, 이 중 7, 8만명이 길드에 소속이 되어 있었다.

박용수는 고등학생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헌터 길드인 백호길드에 소속된 예비헌터이기도 하였다.

“제법은 무슨······.”

“그나저나, 너 큰일 났다.”

난 박용수를 보았다.

“교실 부서졌잖아. 선생한테 욕바가지로 듣겠는데.”

아··· 그렇구나!

“정철이 이 새끼는······.”

“협회에 신고를 했어?”

“신고는 무슨, 일반인을 상대로 이렇지. 내가 무슨 대단한 능력을 가진 것도 아닌데.”

괜히 협회와 길드에 엮이면 피곤해질 것 같아 관심 없는 척 말하고는 뻥 뚫린 벽을 보았다.

“이거 종이로 붙이면 표가 나겠지?”

*

“정철이 이 새끼, 어디 갔어!”

선생님께 교실 부순 것에 대해서 잔소리를 한 시간이나 듣고 와서는 박정철을 찾았지만 그는 벌써 달아나고 없었다.

“야, 강천우!”

앙칼진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평소에 날 못 잡아 먹어 안달을 하는 또 한 명이 그곳에 서 있었다.

송다혜!

같은 반 학우로 초등학교 때부터 쭉 같은 학교, 같은 반을 지낸 여학생이다.

학생의 수가 적다고 하지만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그리고 고등학교 3년을 같은 반으로 지낸다는 건 그녀와 나의 인연이 참 뭣 같았다.

“헌터 각성하고 정철이 괴롭힌다며?”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그 놈이 날 이제까지 괴롭혔으니 이제 나 이렇게 되었으니 그만 괴롭히라고 말을 해 준 거지. 내가 무슨 사디스트야? 애를 괴롭히게.”

“애들이 다 봤다고 하던데?”

“그건 정철이라 애들을 데리고 와서 그런 거지. 내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니잖아. 그리고 내가 정철이를 괴롭히던 말던 그게 너와 무슨 상관인데?”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한 순간에 변하니?”

“그럼 상황이 바뀌었는데 안 변해? 옛날에 찌질 했던 내가 너는 보기 좋디?”

“그건 아닌데······.”

“그럼 그냥 나 내버려 둬.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멍청하지도 않고, 또 정철이 같은 놈 때문에 내 인생 허비하고 싶은 생각도 없으니까.”

난 다혜에게 소리치고는 몸을 돌려 교실을 나왔다.

사실 학교에서 나를 생각해 주는 사람은 다혜 뿐이다. 다만 그 위로라는 것이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니 나에게는 잔소리로 들린다는 것이 짜증날 뿐이다.

학교를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삼삼오오 모여 하교하는 아이들이 소리가 들렸다.

-강천우 헌터로 각성했다며?

-그래. 주먹으로 살짝 벽을 쳤는데 아주 벽이 터져 나가던데. 괜히 헌터가 아닌가봐.

-우와, 그 찌질 했던 찐따 새끼가 헌터라니······.

제법 멀리 떨어진 아이들의 목소리에 피식 웃었다.

“그 찐따가 어쩌다가 헌터가 되는지.”

그 순간! 학교를 빠져 나오려고 하는 순간 강력한 에너지 파장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학교 운동장에 공간왜곡 현상이 일어나며 붉은 점이 생기더니 점점 자신의 영역을 넓혀갔다.

“게이트다!”

학교 운동장에 갑작스럽게 게이트가 나타난 것이다.

게이트는 계속해서 영역을 확장하더니 가로, 세로 20미터의 크기까지 확장을 하였다.

학생들은 생겨난 게이트를 보고 신기해하면서 주위로 모여들었다.

게이트가 나타났다고 해서 곧바로 몬스터 브레이크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다 알고 있기에 학생들은 공간을 울렁이고 있는 게이트를 보며 이런저런 말을 하고 있었다.

‘심상치 않는데?’

게이트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의 농도와 수치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이 정도면 최소 C급 게이트는 되어 보였다.

“강천우, 너 헌터라며? 안에 들어 가봐! 뭐가 있는지 한 번 알아 봐.”

“미쳤나? 들어가서 죽으면?”

“헌터가 쫄았냐?”

“난 아직 정식 헌터가 아니거든. 그리고 학생은 헌터로 활동을 제약받아서 길드 단위로 움직이지 않으면 던전에 들어갈 수가 없거든. 나 말고 용수에게 들어가라고 그래라.”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는 헌터로서 활동하는데 많은 제약이 따른다.

게이트가 생기고 얼마 되지 않아 학교 운동장 안으로 군용차량 한 대가 들어왔고, 그곳에서 군인들이 내렸다. 그리고 몰려든 학생들을 향해 게이트에서 멀리 떨어 뜨려 놓은 다음 바리게이트를 쳤다.

“가만, 그럼 우리 학교는 어떻게 되는 거야?”

당연히 게이트가 사라질 때까지 학교 문을 닫아야 한다. 대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는데 이거 사람 할 짓이 아니다.

처음에는 학교를 안 가니 좋다고 생각을 하여는데 이건 시간마다 화상통화로 단임 선생님에게 인증이 아닌 인증을 해야 하니 참 피곤한 일이기도 하였다.

띠리링!

휴대전화로 문자가 한통 날아왔는데 예상대로 학교는 게이트가 사라질 때까지 문을 닫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한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토착 게이트였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되면 학교는 영원히 폐쇄가 된다. 그리고 주변의 땅값이 천정부지로 솟구칠 것이고, 게이트 주변에 몬스터의 사체와 몬스터의 몸속에서 나오는 마정석, 그리고 게이트 안에서 얻은 광물을 처리할 수 있는 이런 제반설비 사업 공장들이 들어서게 될 것이다.

“그럼 전학가야 하는 거 아니냐?”

“3학년은 전학 안 가거든. 1, 2학년이 전학을 가지.”

맞다. 우리 3학년은 온라인 수업으로 고등학교 마지막 학년을 보낸다.

대학은? 요즘은 원하는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대학이다. 다만 예전과 달리 들어가기는 쉬우나, 졸업하기가 어렵게 변했다.

많은 이들이 대학을 들어가지만 결국 대학을 졸업하는 이들은 30%로 밖에 되지 않는다.

대학의 행정자체가 이렇게 변하면서 오히려 대학을 진학을 목표로 공부를 하기보다는 사회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공부, 혹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대학에 들어가서 학위를 받기보다는 대학에 들어가서 내가 원하는 걸 조금 더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고자 할 뿐, 졸업은 그 다음 문제이다.

누군가가 그랬다. 남자는 군대를 다녀와야 한다고, 하지만 난 이런 말을 해 주고 싶다. 사람은 탑에 들어갔다가 나와야 비로소 사람이 된다고.

“마력의 수치가 1.2입니다.”

학교를 통제하고 있는 군인의 말이 귀에 들려왔다.

마력의 수치는 게이트의 등급을 결정하는데 기준이 된다.

0.1에서 0.5는 E급, 0.6에서 0.9는 D급, 1.0에서 1.2는 C급, 1.3에서 1.5는 B급, 1.6에서 1.7은 A급, 1.8은 S급, 1.9는 SS급, 마지막 2.0은 SSS급으로 나뉜다.

한국에 나타난 게이트들은 대부분 등급이 낮은 게이트들이었다.

다만 강원도 정선, 충청도 안면도에는 A급 게이트가 나타나 한 번 휩쓴 적이 있었고, 부산 영도에 S급 게이트가 토착 게이트로 남아 있다.

당시 영도에 S급 게이트가 생겨나고, 이를 막기 위해서 많은 헌터들이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지만 대부분 몬스터들에게 희생당하였다.

게이트에서 살아 나온 헌터는 고작 다섯 명!

그들이 지금 한국의 오대 길드를 이끌고 있는 수장들이었다.

아레스 길드, 적성 길드, 한국 길드, 더킬 길드, 그리고 백호 길드. 이 다섯 길드는 한국을 대표하는 길드이자, 세계 100대 길드에 포함된 길드이기도 하였다.

S급 게이트가 영도에 토착 게이트로 남아 있으니 영도에 살던 사람들은 모두 이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C급이나, B급, A급 같은 게이트는 힘은 들어도 토벌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변에 부대시설들이 들어서서 주변을 발전시키지만 S급 게이트는 아니었다.

S급 게이트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S급 헌터 5명이 있어야 하고, 그 아래 A급 헌터 20명, B급 헌터 50명이 있어야 공략이 가능한 그런 게이트였다.

길드들이 힘을 합친다면 충분히 공략도 가능하지만 자신들의 전력이 줄어들 수도 있는 위험한 게이트 공략을 무리하게 진행할 이유가 없다.

몬스터 브레이크가 일어나 몬스터들이 외부로 쏟아져 나오면 그들만 사냥해도 충분하니 굳이 위험부담을 안고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 보스 몬스터를 사냥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영도와 육지가 연결된 북항, 남항, 부산, 영도 대교는 모두 끊어졌고, 영도는 고립되어 있다.

그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고 들어가는 수밖에 없는데 간혹 영도에서 몬스터가 바다를 헤엄쳐 육지로 나와 피해를 주곤 하는데 그러한 몬스터들은 대기하고 있는 헌터들에 의해 곧 잡히곤 하였다.

‘마력 수치가 1.2면 C급 최고 등급이란 말인데?’

몰래 들어가 볼까? 생각해 보았다.

‘그러다 또 갇히면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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