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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빼미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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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돌빼미
작품등록일 :
2016.08.05 15:38
최근연재일 :
2017.12.23 23:50
연재수 :
244 회
조회수 :
142,738
추천수 :
1,985
글자수 :
1,433,061

작성
17.08.01 23:30
조회
228
추천
4
글자
12쪽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12)

DUMMY

표류하는 군도. 바다를 떠다니는 그 섬의 달빛을 가리는 구름으로 인해 어둠이 깔리게 된 하늘의 저편에서 폭발음이 들리자마자 섬을 밝게 밝힐 정도의 불꽃이 하늘에서 춤을 추었다.


“서···. 설마?”


강렬하게 귀를 강타해온 폭발음으로 인해 모든 ‘BRID’들이 혼란에 빠졌다. 특히 벌처를 비롯한. 비록 자신의 자의는 아니지만, 총알받이의 역할을 떠맡은 대원들은 자신들의 눈앞에서 여전히 거대한 날개를 펄럭이면서 대기하고 있는 지즈의 존재에 극도의 혼란을 느꼈다.


“뭐, 뭐야? 이놈은 아직 여기에 있는데?”


하늘에서 들려온 폭발음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하늘에 있는 모든 대원이 파악하고 있었다. 하늘에서 저런 폭발음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은 자신들이 타고 온 스텔스 비행기밖에 없었다. 모든 대원이 표류하는 군도로 하강을 시작할 때. 스텔스 비행기들은 작전대로 자신들이 떠나온 활주로를 향해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탱크 같은 거대한 무기들을 수송할 목적으로 제작된 이 스텔스 비행기들은 속도가 그리 빠르지 못했었다. ‘BRID’들이 사이렌들과 상대하는 사이에 그 무거운 몸을 움직이긴 했지만, 아직 표류하는 군도의 영역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었다.


처음에 이 작전을 세웠을 때 ‘BRID’들을 수송하는 스텔스 비행기들이 ‘움직이는 뇌운’의 공격으로 파괴될 것을 예상했었기에 비행기가 폭파된 것으로 ‘BRID’들이 당황해할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BRID’들이 당황하고 있는 이유는 자신들의 눈앞에 여전히 지즈가 날개를 펄럭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늘 저편에서 폭발음이 들리고 있는데도 여유가 넘치는 날갯짓을 멈추지 않는 지즈. 웅장한 그 모습을 드러내고 나서 조금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던 지즈가 여전히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저 멀리에 있는 스텔스 비행기들이 폭발할 수 있는지 ‘BRID’들은 모두 의문을 가졌고,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던 것이었다.


“콰아앙!”


또다시 스텔스 비행기 한 대가 더 터져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티는 도대체 어떤 괴물이 스텔스 비행기들을 공격하고 있는 것인지 알아내기 위해서 자신의 고글을 조작했다. 그리고 마티의 눈앞에 나타난 광경은 경악스러웠다.


스텔스 비행기들의 사이를 날아다니면서 공격하고 있는 대상은 바로 지즈였다. 자신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던 재앙을 상징하는 괴물이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다리를 이용하여 스텔스 비행기들의 금속 날개를 잘라내고 있었다. 그리고 송곳 같은 이빨이 튀어나온 부리로 스털스 비행기의 조종석을 무참히 내리꽂았고, 그 부리의 끝에는 희생당한 조종사의 몸통이 힘없이 끌려 나오고 있었다.


“저, 저건 ‘움직이는 뇌운’ 인데요? 저 녀석이 스텔스 비행기들을 공격하고 있어요!”


마티는 다른 ‘BRID’들에게 공용 주파수를 이용해 자신이 알아낸 것을 전했다. 그리고 마티의 보고를 들은 ‘BRID’ 일제히 또다시 경악했고, 혼돈이 그들의 머릿속을 휘저어 놓기 시작했다.


“그, 그렇다면 우리 눈앞에 있는 이놈은 뭐야?”

“어떻게 된 거야? 벌처! 저 녀석들이 두 마리였던 거야?”

“아, 아니···. 분명히 영상에서는 한 마리만···.”


신세대 ‘BRID’들의 리더로서 그들을 이끌어 왔던 벌처는 로드 아미에게 지시를 받았던 것들을 떠올렸다. 분명히 로드 아미는 구세대와는 격이 다른 신세대의 힘으로 저 ‘움직이는 뇌운’을 없애라는 지시를 내렸고, 나아가 그들이 생추어리의 힘을 배신자들에게 보여줄 것임을 믿고 있다고 했었다.


물론 생추어리에 세뇌를 당한 벌처는 자신들의 우월한 힘은 구세대 ‘BRID’들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여겼고, 로드 아미가 직접 하사한 첨단 강화 복과 무기들이 구세대 ‘BRID’들이 가지지 못한 최고의 장비들이라고 알고 있었기에 자신들의 힘으로 ‘움직이는 뇌운’을 죽일 수 있으리라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움직이는 뇌운’이 두 마리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졌다. 아무리 전투 능력이 없는 스텔스 비행기라고 해도, 그걸 뒤쫓아 하늘에서 폭파하고 있는 괴물이 두 마리나 된다는 것은 벌처로 하여금 식은땀을 흘리게 만들었다.


“···저 녀석들이 포기하지 않을까요?”


신세대 ‘BRID’들이 지즈와 대면하고 있는 동안에 강화 복에 장비된 스텔스 기능을 작동시키며 섬을 내려가던 스완은 총대장인 피닉스에게 달라붙어 로드 아미의 작전이 실패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토로했다. 하지만 피닉스는 신세대 ‘BRID’들을 힐끗 쳐다본 후에 어림없다는 투로 대답했다.


“저 녀석들은 아마 좋다고 달려들 거야. 자신들이 상대할 보스가 두 마리라는 건. 그만큼 난이도가 올라간다는 이야기고, 저 녀석들은 그런 것을 즐기는 부류가 되어버렸으니까.”

“···그게 대체 무슨 말씀이에요?”


이해가 안 간다는 스완의 질문에 피닉스는 손가락으로 게임 패드를 누르는 것 같은 손짓을 하면서 대답했다.


“게임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불타오르는 녀석들이라는 말이지. 저 녀석들은 로드 아미의 세뇌 작업 때문에 일반적인 것보다 더한 게임광처럼 되어버렸어. 남들이 깨지 못한 난이도를 자신들이 깨면서 거기에서 나오는 우월감을 즐기고자 하는 거지. 저 녀석들은 결코 ‘움직이는 뇌운’에게서 도망치지 않아. 잠시 긴장은 되겠지만, 조금 있으면 아마 좋다고 공격을 퍼붓기 시작할 거야.”


피닉스의 예견은 틀리지 않았다.


“좋아! 이거 불타오르는군! 생추어리의 무인 전투기들도 이기지 못한 상대가 두 마리나 되다니!”


식은땀을 흘리던 벌처는 희열을 느끼는지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지즈를 상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고, 당황해하던 신세대 ‘BRID’들. 아니, 총알받이로 버려진 이들 역시 벌처를 따라 치솟는 아드레날린을 내뿜었다.


“그래! 좋아! 우리가 얼마나 강한 자들인지 한 번 보여주자고!”

“기껏해야 날면서 할퀴고, 쪼는 것밖에 못 하는 새들일 뿐이야! 우리의 적수가 될 수는 없어!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초인들이니까!”

“하하하! 그래! 어서! 어서 공격하자고!”


저마다 투지라는 이름의 광기를 불태우던 그들은 일제히 손에 들고 있는 레일건을 충전시켰고, 벌처의 호령에 맞춰 눈앞에 있는 지즈를 향해 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쏴버려! 땅으로 떨어뜨려 버려! 하하하!”


한편, 지즈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아래로 향하던 피닉스는 자신들의 위편에서 들려오는 총격 소리에 아직도 자신의 곁에서 하늘을 내려가고 있는 스완을 바라보면서 어깨를 으쓱거렸다. 마치 자신의 말이 맞지 않느냐고 묻는 것처럼.


애초에 저들이 희생당하는 것에 별다른 죄책감도 느끼고 있지 않았던 스완은 짧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피닉스가 말했던 대로 저들이 제대로 총알받이 일을 한다는 사실에 만족함을 나타냈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BRID’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에겐 이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 더 중요했고, 그 확률을 올려주기 위해 신세대 ‘BRID’들을 내세운 것이기에 딱히 그들이 자신들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는 생각조차 가지지 않고 있었다.


‘모든 것은 생추어리의 이익을 위해.’


피닉스가 이끄는 ‘BRID’들 역시 그런 식으로 생추어리에 세뇌를 받은 상태이기에 그들은 누구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있는 것이었다. 심지어 신참인 레이첼도 마찬가지였다. 오직 생추어리에 반감을 품고 있는 마티만이 자신의 의지가 아닌 생추어리의 작전으로 희생당하는 벌처 일행에게 애도를 표할 뿐이었다.


연이어 들리는 폭발음. 그리고 그 폭발을 일으키면서 나타난 자신의 몸을 따듯하게 해주는 불길에 기분 좋다는 듯이 몸을 흔들면서 지즈는 피닉스 일행을 주시했다. 자신이 주인에게 받은 명령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자들을 한 사람도 남김없이 죽이라는 것이었다. 자신에게 심어진 본능대로 일단 비행기들부터 처리하긴 했지만, 이제는 길들여진 괴물답게 주인의 명령을 이행해야만 했다.


지즈는 검은 구름으로 뒤덮인 날개를 펼쳤다. 이제 곧 피를 적실 자신의 자랑스러운 발톱에 힘을 주었다. 지즈의 몸까지 덮고 있는 검은 구름 사이로 푸른 전기의 양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지즈는 곧바로 땅에 제일 가까운 피닉스 일행부터 처리하기 위해 내달리려 했다. 하지만 지즈는 생각지도 못했던 제지를 당하고 만다.


“저 녀석을 공격해!”

“감히! 새 주제에 우릴 속여?!”

“죽여! 죽여버려!”


분노에 찬 외침을 퍼부으면서 벌처 일행이 지즈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벌처 일행은 예상하지 못했던 고난이도의 게임에 흥분하여 눈앞에 있던 지즈를 향해 사격을 가했었지만, 그들이 내뿜은 총알들은 허무하게 하늘을 가로지르기만 했었다. 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지 벌처 일행은 어리둥절했지만, 곧바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들이 내뿜은 총알은 자신들의 앞에 있던 지즈의 형상을 관통했고, 총알이 지나간 자리에 검은 구름이 흩어지기 시작하면서 벌처 일행은 지즈가 자신과 똑같이 생긴 구름의 형태를 만들어 놓고, 이동했을 뿐이라는 걸 깨달았다. 게임의 보스몹에게 자신들이 농락당했다는 사실에 일행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분노했고, 강화 복에 달린 버니어의 출력을 높여서 스텔스 비행기를 모조리 폭파한 지즈의 실체에 달려든 것이었다.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작은 존재들이 있다는 사실에 지즈는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로 이해하지 못했지만, 오히려 시간을 벌었다는 생각에 피닉스 일행을 공격하려던 행동을 멈추고,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작은 존재들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지즈의 몸에서 푸른빛을 뿜는 전기들이 털이 곤두서는 것처럼 일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즈의 이런 위압감에도 벌처 일행은 지즈에게 날아오면서 총을 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이에 지즈는 저들이 참 멍청한 존재들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기가스들처럼 자신도 인간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지즈 역시 그들처럼 생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저들이 자신에게 품고 있는, 저토록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감정이 분노라는 것까지 파악할 수 있었다.


저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저들의 등장을 감지하고, 주인의 명령이 내리기까지 대기하고 있기가 심심했던 지즈는 자신의 보금자리인 타나토스의 산에서부터 자신의 분신을 내보냈었다. 자신의 몸을 두르고 있는 검은 구름 같은 생체병기들을 이용하여 자신의 분신을 만들어내서 저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저들을 내려준 스텔스 비행기의 뒤를 쫓아 폭발시켰다.


자신들이 어떻게 농락을 당한 것인지에 대해 제대로 파악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자신들이 농락당했다는 사실에 분노하여 앞뒤 가리지 않고, 자신에게 덤벼드는 자들의 어리석음이 우습게만 보였다.


지즈는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는 생체병기들에 명령을 내렸다. 자신의 몸을 더욱 감싸 안아 자신이 더욱 위압적으로 보이게 만들라고 말이다. 지즈는 저들의 어리석음에 대한 벌을 주고 싶었다. 신과도 같은 자신의 힘을 저들에게 과시하고 싶었다. 그런 지즈의 마음을 알아차린 것인지 지즈의 몸을 둘러싸고 있는 검은 구름 형태의 생체병기가 회오리를 만드는 것처럼 지즈의 몸을 감싸 안았다. 그리고 지즈는 벌처 일행을 향한 공격을 시작했다. 푸른 빛을 띤 수많은 전기의 창이 지즈의 몸을 감싸 안은 검은 구름 속에서 뿜어져 나와 벌처 일행을 노리고 날아갔다.


잠시 폭풍이 이는 것처럼 하늘에서 번개들이 번쩍였다. 그리고 새까맣게 타들어 간 시체들이 하늘에서 떨어지기 시작했다. 호기롭게 하늘의 재앙과 맞섰던 벌처 일행은 단 한 사람도 남기지 않고, 전원 새까만 시체가 되어서 자신들이 내려앉으려고 한 기가스의 섬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서 여전히 검은 구름으로 자신의 몸을 치장한 지즈가 피닉스 일행을 노리고 날아갔다. 자신의 영토인 이 섬의 하늘을 침범한 죄를 묻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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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12) 17.08.01 229 4 12쪽
183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11) 17.07.29 203 5 14쪽
182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10) 17.07.25 218 3 13쪽
181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9) 17.07.22 266 3 13쪽
180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8) 17.07.20 243 3 13쪽
179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7) 17.07.18 242 3 14쪽
178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6) 17.07.15 295 4 14쪽
177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5) 17.07.13 232 2 13쪽
176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4) 17.07.11 277 5 13쪽
175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3) 17.06.30 230 3 12쪽
174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2) 17.06.27 245 3 12쪽
173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1) 17.06.22 326 3 13쪽
172 3부 표류하는 군도 - prologue 17.06.20 238 4 11쪽
171 2부 감옥 도시 - epilogue 17.06.17 249 6 12쪽
170 2부 감옥 도시 - 탈옥 (20) 17.06.16 255 5 14쪽
169 2부 감옥 도시 - 탈옥 (19) 17.06.13 324 6 13쪽
168 2부 감옥 도시 - 탈옥 (18) 17.06.10 314 6 12쪽
167 2부 감옥 도시 - 탈옥 (17) 17.06.09 357 3 12쪽
166 2부 감옥 도시 - 탈옥 (16) 17.06.06 406 4 13쪽
165 2부 감옥 도시 - 탈옥 (15) 17.06.03 363 3 12쪽
164 2부 감옥 도시 - 탈옥 (14) 17.06.01 304 4 14쪽
163 2부 감옥 도시 - 탈옥 (13) 17.05.30 362 6 13쪽
162 2부 감옥 도시 - 탈옥 (12) 17.05.27 287 5 15쪽
161 2부 감옥 도시 - 탈옥 (11) 17.05.25 275 5 15쪽
160 2부 감옥 도시 - 탈옥 (10) 17.05.23 340 6 16쪽
159 2부 감옥 도시 - 탈옥 (9) 17.05.20 319 6 13쪽
158 2부 감옥 도시 - 탈옥 (8) 17.05.18 291 4 12쪽
157 2부 감옥 도시 - 탈옥 (7) 17.05.16 296 4 12쪽
156 2부 감옥 도시 - 탈옥 (6) 17.05.13 317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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