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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빼미 님의 서재입니다.

스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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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돌빼미
작품등록일 :
2016.08.05 15:38
최근연재일 :
2017.12.23 23:50
연재수 :
244 회
조회수 :
142,730
추천수 :
1,985
글자수 :
1,433,061

작성
17.06.10 23:00
조회
313
추천
6
글자
12쪽

2부 감옥 도시 - 탈옥 (18)

DUMMY

“괴, 괴물이다···.”


맨손으로 바질리스크라는 거대한 괴물들을 죽이고, 그들이 뿌린 찐득한 검은 피를 온몸에 뒤집어쓴 채로 광기에 찬 미소를 짓고 있는 윤성의 모습을 본 특수부대원 중 하나가 공포에 몸을 떨면서 중얼거렸다. 그리고 현장에 있는 다른 사람들 역시 그 의견에 동의했다. 윤성은 도저히 인간으로 보기 힘든 존재였다.


냉기를 뿜어대는 것부터가 인간과 차별화된 힘이었지만, 사람들이 윤성에게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바질리스크를 얼려버릴 정도의 냉기도, 맨손으로 바질리스크를 잡을 정도로 초인적인 신체 능력 때문도 아니었다. 바질리스크를 죽이는 과정에서 온몸에 피를 묻히면서 즐거워하는 저 광기 어리고 광폭한 면이 사람들에게 공포를 느끼게 하고, 한 사람씩 손에 들고 있는 총들로 윤성을 겨누게끔 만들고 있는 것이었다.


“모두 총 내려!”


특수부대원들이 윤성을 괴물로 인식하고, 처단해야 할 대상이라고 여기자. 블락은 큰 목소리로 특수부대원들의 행동을 제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자신들을 통솔하는 ‘BIRD’의 명령은 절대적이었기에 특수부대원들은 개인차가 있긴 했지만, 결국에는 모두 총을 내려놓았고, 최소한의 반항으로 윤성을 경멸과 공포가 가득한 시선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대단하네. 정말···. 설마 무기도 없이 맨손으로 저 괴물들을 처치할 줄은 몰랐어.”


블락이 휘파람을 불면서 윤성의 강함에 순수하게 감탄하고 있자. 곁에 있던 스완은 심각한 표정으로 윤성에게 시선으로 떼지 못하면서 말했다.


“뭔가 이상한데···. 저 녀석이 강하긴 하지만. 이 정도까지 광기를 드러낼 정도라니···.”


스완은 윤성과 트레인을 남겨놓았던 장소를 힐끗 쳐다본 후에 말을 이었다.


“트레인님과 대체 무슨 대화를 나눴던 거지?”

“직접 물어보는 건 어때?”


블락도 스완과 마찬가지로 윤성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었지만, 귀로는 스완의 말을 들었다는 듯이 질문을 던졌다.


“글쎄···. 저 녀석이 지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태인지도 의문스럽긴 하지만···. 중요한 건 저 멀리에 있는 괴물 떼가 더 문제란 말이야. 게다가 스컬지에 감염된 사람이 얼마나 더 있을지는 알 수 없잖아. 그것부터 처리하는 게 좋지 않을까?”

“그 건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않아도 돼.”


어느샌가 블락과 스완이 있는 곳으로 다가온 윤성은 언제 광기를 뿌려대고 있었냐는 듯이 침착한 얼굴로 말했다. 이에 블락과 스완을 제외한 나머지 특수부대원들은 일제히 놀랐고, 반사적으로 자신들의 대장에게 가까이 다가온 괴물을 향해 총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짜증이 담긴 스완의 말이 그들의 귀를 때려왔다.


“총 내리라고 했지?! ‘BIRD’의 명령이 그렇게 우스운가?!”


또다시 윤성을 보호하려는 듯한 ‘BIRD’의 명령이 떨어졌고, 특수부대원들은 그 명령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과 이성은 윤성을 처단해야만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생추어리를 비롯한 사람들에게 해가 될 것만 같은 저 괴물을 왜 ‘BIRD’들이 옹호해주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윤성은 자신을 향해 특수부대원들이 내뿜는 적의가 해일처럼 몰려오고 있다는 것을 느꼈지만,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해 그 적의를 무시했다. 자신이 바질리스크를 죽이는 모습에 슬레이어 들이 공포로 얼어버린 상태였지만, 그들의 창조주가 명령을 내린다면 슬레이어 들은 망설임 없이 자신들에게 도달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이야기를 시작하지.”


윤성은 블락과 스완뿐만 아니라. 근처에서 레이첼을 보호하고 있던 그레이. 그리고 레이첼의 친구들을 비롯한 슬레이어 들의 습격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모두 들을 수 있도록 이야기를 시작했다. 물론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는 모두 뺐다. 윤성이 밝힌 사실은 아담이라는 악마의 존재와 스컬지에 영향을 받는 것은 호문클루스로 뒤바뀐 사람들뿐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아담의 목적이 트레인이 건설한 도시들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는 것이라는 걸 알려주었다.


윤성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블락과 스완의 얼굴은 점점 더 심각해져서 갔고, 윤성이 이야기한 아담의 목적을 듣자마자 두 사람은 재빨리 교신을 시도했다. 그리고 곧바로 욕을 내뱉으면서 교신기를 집어 던졌다.


“망할! 피콕과 연락이 되지 않잖아!”

“···도플라밍고도 마찬가지야. 전혀 연락이 닿지 않아. 그 녀석들이 있는 ‘머큐리 시티’와 ‘주피터 시티’에도 뭔가 일이 벌어지고 있나 본데···.”

“일단 이곳에 있는 사람들이라도 대피시켜 줘.”


동료들과 교신이 되지 않자 불안해하는 두 사람에게 윤성은 자신이 정보를 준 대가를 요구했고, 이에 블락은 윤성의 요구에 불만을 표했다.


“아직 이 도시에 살아남은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런 부탁은···.”


순수한 것인지 생각이 없는 것인지 블락의 살아있는 모든 사람을 대피시켜야 한다는 생각은 윤성으로 하여금 실소를 불러일으켰고, 윤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참혹한 진실을 블락에게 전했다.


“이미 이곳에 있는 사람들 말고는 모두 죽었다고 봐야 할 거야.”


윤성은 저 멀리서 대기하고 있는 슬레이어 들을 가리키면서 그 이유를 명확히 꼬집어주었다.


“괴물이 되거나···. 잡아먹혔겠지···.”


참혹한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윤성의 발언에 블락은 얼굴을 일그러트리면서 반박하고자 했지만, 도시를 뒤덮을 정도로 수많은 슬레이어의 수를 헤아리면서 결국 자신의 뜻을 굽혔다. 여기서 더 시간을 끌게 된다면 남아있는 사람들의 목숨까지도 위험해질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모든 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의지만큼은 떨치지 못하겠는지 블락은 고개를 들지 못한 채로 윤성과 스완에게 말했다.


“레이븐에게 연락을 취하겠어···.”

“그래···.”


고개를 떨군 블락이 함선을 지휘하는 레이븐에게 연락을 시도하기 위해 자리를 비우려 하자. 스완은 블락의 어깨를 가볍게 두들겨 주면서 그를 위로했고, 변해버린 윤성을 노려보면서 말했다.


“뭔가 바뀌셨네? 모든 사람을 구하겠다는 건. 너도 마찬가지 아니었어?”

“착각하지 마. 난 그런 말 한 적 없어.”

“그래? 이제껏 네가 해온 행동은 블락이 가진 정의에 대한 가치관과 다를 것이 없었는데?”


차가운 얼굴로 자신을 비꼬는 말을 하는 스완에게 윤성은 코웃음을 치면서 대답했다.


“흥! 네 멋대로 파악한 거겠지. 난 내게 소중한 사람들만 지킬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해.”

“···너무 많이 바뀌었다.”


안타깝다는 듯이 중얼거리는 스완을 향해 윤성은 섬뜩한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내 진실한 모습을 찾은 것뿐이야.”


그리고 움직이기 시작하는 함선들을 가리키면서 말을 이었다.


“저 함선으로 사람들을 대피시킬 생각인가?”

“그래. 깊지는 않지만, 잠수 기능을 가지고 있는 함선들이니. 이 지옥을 빠져나가는 데 큰 무리는 없을···.”


스완이 차가운 목소리로 함선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는 사이에 바다에서부터 시작된 푸른색의 빛이 함선을 강타했다. 그리고 뒤이어 5대의 함선 중 가장 바깥에 있던 함선에서 굉음이 들려오면서 불기둥과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콰앙!”


함선이 터지는 소리가 바다에서부터 시작되어 항구의 입구까지 울렸고, 윤성과 스완은 몹시 당황해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에게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한 블락이 다가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젠장! 히드라야! 히드라가 함선을 공격하고 있데!”


레이븐과의 교신에서 함선을 공격한 대상의 정체를 파악했던 블락은 윤성과 스완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스완의 얼굴도 블락처럼 새파랗게 질려 버렸다. 이에 그들이 말한 ‘히드라’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몰랐던 윤성은 그들에게 설명을 요구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히드라라는 게 대체 뭔데?”

“···로드 트레인이 만든 전투 기계에요. 전설에 나오는 히드라처럼 5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는 로봇이죠. 머리마다 고유한 기능들이 있고, 공통적인 기능으로는 빔을 뿜을 수 있어요. 수륙양용으로 만들어져서 바다에서도 문제없이 움직이고, 무엇보다···.”


잠시 뜸을 들이다가 설명하기 시작했던 블락이 다시금 말끝을 흐리자. 윤성은 답답하다는 듯이 블락에게 대답을 강요했다.


“어서 설명을 마저 끝내! 아직 뭐가 더 남아있는 건데?”

“히드라는 함선 킬러야. 어떠한 함선이든 순식간에 파괴하는 게 가능해. ···녀석을 내버려 두다간 우린 이 지옥을 빠져나갈 방법을 영구히 잃게 될 거야.”


절망적인 상황에 힘을 잃은 듯한 스완의 설명에 윤성은 자신을 농락했던 트레인을 떠올렸다.


‘가증스러운 늙은이 같으니!’


아담의 노예인 트레인이 히드라를 풀어놓은 거란 걸 파악한 윤성은 이를 갈면서 몸을 움직였다.


“어딜 가려고?!”


그리고 스완이 그런 윤성의 팔을 잡으며 그를 제지했다.


“그 히드라라는 놈이 있으면 사람들이 탈출할 수 없다면서!”

“바보야! 그건 바다에 있어! 네가 아무리 헤엄쳐서 간다고 한들 히드라에 닿는 것은 무리라고! 게다가 히드라의 몸은 실버리움으로 되어 있어! 그걸 맨손뿐인 네가 어떻게 하겠다고?!”


스완이 윤성을 말리면서 윤성이 히드라를 상대할 수 없는 이유들을 늘어놓기 시작했을 때. 하늘에서 그들의 사이에 떨어지는 물체가 있었다.


“저, 저건 또 뭐야?!”


하늘에서 떨어진 물체의 정체는 바로 로그였고, 갑작스럽게 등장한 괴물에 반응하여 특수부대원들이 다시금 총을 들어 올려 로그를 처단하려고 했지만, 스완이 손짓으로 그들의 행동을 제지했다.


“대체 어딜 갔었어?”


항구의 입구에 도착할 즈음부터 모습을 감췄던 로그에게 윤성은 반가워하기보다는 로그를 야단치려 했다. 윤성은 로그가 사라진 이유가 자신 때문에 괜한 혼란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아서 그의 곁을 떠난 것으로 생각했었다. 로그가 곁에 없다면 자신도 떠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었던 윤성은 로그가 자신을 믿지 못하고 사라진 것으로 여겨서 깊은 서운함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로그의 입에 물려있는 두 자루의 칼을 발견한 후에 윤성은 놀라고 말았다.


“이 칼들은···. 너 이걸 찾으러 자리를 비웠던 거야?”

“컹! 컹!”


꼬리를 흔들면서 윤성에게 두 자루의 실버리움 칼을 내미는 로그가 너무 대견스러웠던 윤성은 로그를 강하게 끌어안았고, 로그가 가져다준 실버리움 칼들을 양손에 쥐면서 스완에게 말했다.


“이제는 가도 되겠지?”

“컹!”


로그가 윤성의 의지에 동의하면서 힘을 보태자. 스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그들이 걱정스럽다는 듯이 물었다.


“미쳤지? 너 혼자서 바다에 있는 히드라를 어떻게 없애겠다는 거야?”

“혼자는 아니지.”


윤성은 로그의 등에 타면서 대답했고, 윤성의 생각을 읽은 것처럼 로그는 윤성이 자신의 등에 올라타기 쉽게 몸을 숙여주었다.


“···맘대로들 해라. 난 모르겠다.”


그들의 의지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스완은 어서 꺼지라는 듯이 손을 털어대면서 투덜댔고, 윤성은 로그의 등에 오른 채로 블락에게 말했다.


“내가 히드라의 시선을 끄는 사이에 사람들을 대피시켜 줘. ···난 버리고 가도 상관없으니까. 사람들이 함선에 모두 타면 바로 출발해.”


블락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고, 그것을 신호 삼아 윤성을 태운 로그는 바다에 있는 히드라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당최 종잡을 수가 없는 사람이군. 광폭한 괴물처럼 보였다가···. 냉철한 사람으로 보였다가···. 이제는 영웅처럼 보이니···.”

“그러게나 말이야···.”


블락의 중얼거림에 동의하면서 스완은 멀어져가는 윤성과 로그를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진실한 모습? 웃기고 있네···. 네가 어떤 말을 한들. 어떤 행동을 한들. 넌 언제나 같은 선택을 해.’


그리고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을 정도의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언제나 희생을 선택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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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2) 17.06.27 245 3 12쪽
173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1) 17.06.22 326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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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2부 감옥 도시 - epilogue 17.06.17 249 6 12쪽
170 2부 감옥 도시 - 탈옥 (20) 17.06.16 255 5 14쪽
169 2부 감옥 도시 - 탈옥 (19) 17.06.13 323 6 13쪽
» 2부 감옥 도시 - 탈옥 (18) 17.06.10 314 6 12쪽
167 2부 감옥 도시 - 탈옥 (17) 17.06.09 357 3 12쪽
166 2부 감옥 도시 - 탈옥 (16) 17.06.06 406 4 13쪽
165 2부 감옥 도시 - 탈옥 (15) 17.06.03 363 3 12쪽
164 2부 감옥 도시 - 탈옥 (14) 17.06.01 304 4 14쪽
163 2부 감옥 도시 - 탈옥 (13) 17.05.30 362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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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2부 감옥 도시 - 탈옥 (10) 17.05.23 340 6 16쪽
159 2부 감옥 도시 - 탈옥 (9) 17.05.20 319 6 13쪽
158 2부 감옥 도시 - 탈옥 (8) 17.05.18 291 4 12쪽
157 2부 감옥 도시 - 탈옥 (7) 17.05.16 296 4 12쪽
156 2부 감옥 도시 - 탈옥 (6) 17.05.13 317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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