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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빼미 님의 서재입니다.

스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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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돌빼미
작품등록일 :
2016.08.05 15:38
최근연재일 :
2017.12.23 23:50
연재수 :
244 회
조회수 :
142,731
추천수 :
1,985
글자수 :
1,433,061

작성
17.07.20 23:30
조회
242
추천
3
글자
13쪽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8)

DUMMY

윤성이 개조를 받기 시작한 뒤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는 거인의 섬에 있는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심지어 그의 개조를 담당하고 있는 레기온조차도. 그저 오랫동안 윤성이 갇힌 감옥을 품고 있는 건물에서 끊기지 않는 울분에 찬 비명 소리만이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을 뿐이었다.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길래 저곳에서는 저리도 비명이 끊이지 않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근처에 서식하는 기가스들에게 떠오르고 있었지만, 기가스 중 누구도 저곳이 어떤 곳일지 궁금해하면서도 자신들에게 허락되지 않은 지역이기에 선뜻 그곳으로 발을 들이는 자는 없었다.


어느새 윤성이 내지르는 비명은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알람 소리가 되어있었고, 그의 비명이 끝나는 타이밍이 하루의 끝을 알리는 신호가 되어있었다.


여느 날과 다르지 않게 윤성의 비명이 끝나는 것을 신호로 하루가 마감되었다고 느끼며 주린 배를 부여잡으면서 기가스들은 잠을 청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날은 여느 때와 달랐다. 그들일 발을 붙이고 있는 대지인 표류하는 거인의 섬의 상공에서 여러 대의 스텔스 비행기가 접근을 시도하는 중이었다.


“대장님! 포인트에 도착했습니다!”


비행기를 조종하고 있던 이름 모를 병사는 자신들의 대장을 향해 목표 지점에 도착했다는 것을 보고했다.


“알겠어. ···어디 그럼 준비해볼까?”


매혹적인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강화 복을 챙겨입은 채. 그들의 뒤에서 레이더를 살펴보고 있던 그들의 대장은 몸을 일으키면서 기지개를 피며 몸을 풀기 시작했다. 순간 비행기를 조종하는 이들의 눈이 모두 자신의 대장에게 쏠렸지만, 그들의 대장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조종실의 문을 열어서 대원들이 대기하고 있는 비행기의 후방으로 향했다.


“모두 준비는 됐어?”


희미한 빛조차 존재하지 않는 깊은 심연의 어둠 속에서 대장과 같은 강화 복을 입고 있는 네 명이 등장했고, 그들은 자신들 대장의 질문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그들의 대장은 마음에 든다는 듯이 달빛에 비쳐서 보이는 매혹적인 입술을 열고 말했다.


“그럼 가보자고. 괴물들의 섬이 어떤 곳인지···.”


비행기의 창을 통해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대장의 정체는 바로 스완이었다. 그녀는 검은색이 베이스가 되어 온몸을 덮고 있는 강화 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 강화 복은 마치 혈관처럼 생긴 붉은색의 선들로 장식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스완은 독수리의 부리같이 생긴 투구를 집어 든 후에 머리에 그 투구를 착용했고, ‘달칵’하는 금속음이 들리면서 그 투구는 마치 그것이 본래 머리인 것처럼 그녀의 머리에 완벽하게 융화되었다.


“완전 새 같네···. 아무리 봐도 이 강화 복은 여자들한테 너무 불리한 것 같아.”


스완에게 지지 않는 몸매를 뽐내면서 투구를 착용하려고 하는 여성을 향해 밝은 목소리가 핀잔을 주었다.


“남자들도 만만치 않게 힘들거든? 뭐라 말할 수 없는 특수부위가 너무 조여온다고.”

“···하여간 입만 열면 더러운 말만 쏟아내지.”

“엥? 아닌데? 난 이 강화 복이 가진 구조적인 결함을 이야기하는 거야. 애초에 우리에게 맞춰서 제작된 거면 그곳 사이즈도 확실히 재서···.”

“아! 시끄러! 도대체가···. 후배들도 있는데 쪽팔리지도 않냐?”

“응? 이봐 후배분들. 내가 쪽팔리나?”


스완처럼 달빛으로 인해 얼굴이 드러난. 잠시 말다툼을 벌인 두 사람은 바로 세턴 시티의 항구에서 사람들을 구하던 ‘BIRD’였다. 코드 네임 팔콘인 블락. 코드 네임 레이븐인 메리. 두 사람은 자신들의 장기인 무기들인 칼과 저격 총을 손에 쥐면서 준비를 완료하고 있었고, 그런 두 사람의 뒤에서 난감해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으음···. 그, 글쎄요.”

“하아···. ‘BIRD’가 되었는데도 아직도 그렇게 자신감이 없는 거야? 마티?”


또다시 달빛이 그들이 머무는 곳을 비추었고, 그곳에는 안경을 벗고, 붉은 선들이 움직이고 있는 전용 고글을 착용하려고 하는 마티가 난감하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마티에게 잠시 훈계를 하던 블락은 자신의 옆에 있던 메리에게 바로 머리를 얻어맞았고, 메리는 화를 내기 시작했다.


“작전 중에는 본명으로 부르지 말라고 했잖아! 저 녀석의 코드 네임은 도플라밍고! 제대로 코드 네임으로 부르라고! 멍청아!”

“아! 아프다고! 무슨 여자 손이 그렇게 맵냐?”

“너 때리다 보니 단련이 됐다! 떫냐!”


서로를 보면서 으르렁거리는 두 사람을 지나 한 그림자가 바깥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그림자의 움직임은 그녀의 길을 가로막는 블락의 손에 의해 제지당하고 말았다.


“어딜 먼저 가시려고 하나? 후배님?”

“···비켜주시죠.”

“하! 내가 언제나 얘기했잖아. 너는 너무 차가운 게 문제···.”

“아직 얘기 안 끝났어! 얘기 도중에 내 후배 괴롭히지 마!”


또다시 메리의 주먹이 블락의 머리를 강타했고, 블락은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이 이를 드러내면서 메리에게 덤벼들려고 했지만, 뒤이어 터져 나온 스완의 짜증이 섞인 외침에 수그러들 수밖에 없었다.


“작전 시작했다고! 도대체 언제까지 거기서 뭉그적거리고 있을 건데!”


독수리의 부리를 닮은 투구를 열어젖히면서 스완은 짜증이 났다는 듯이 아름다운 얼굴을 일그러트리면서 자신의 대원들을 쏘아봤고, 이에 대원들은 일제히 긴장하면서 입을 닫았다.


“하아···. 어차피 어떤 놈이 시작한 것인지는 짐작하고도 남겠지만, 그래도 예의상 한 번 물어보자. 누가 시작한 거야?”


스완의 질문에 블락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은 모두 블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스완은 즉각 자신의 등에서 활을 뽑아서 순식간에 블락의 얼굴을 스쳐 지나가도록 화살을 쏜 후에 강한 살기를 담아서 블락을 노려보면서 말했다.


“그 쉴 새 없이 나불거리는 입 좀 다물어. 우린 여기에 관광하러 온 게 아니니까.”


개기면 죽는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은 블락은 식은땀을 흘리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고, 블락에 의해서 이동에 제지를 받았던 대원은 짧게 한숨을 쉰 후에 스완의 곁을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이에 스완은 블락을 대했을 때와는 다르게 걱정된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그 대원의 어깨를 붙잡으면서 말했다.


“너무 긴장하지 마. 그리고 그는 아직 살아있을 거야···. 분명히.”


스완의 위로를 받은 그 대원의 얼굴도 예외 없이 달빛에 의해서 드러났다. 눈가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상처가 있어서 쉽게 알아볼 수 없었지만, 분명 그녀는 레이첼이었다. 어둠 속에서 얼굴이 드러난 레이첼은 스완의 위로에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알아요. 그는 살아있을 거예요.”


그리고 블레이드 머신 건 두 자루를 자신의 허리에 착용한 후에 스완과 똑같은 투구를 머리에 착용하면서 레이첼은 증오가 느껴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아주 조용한 목소리로.


“···그렇지 않으면 내가 곤란하니까.”


모든 준비를 마친 다섯 명의 'BIRD'들은 비행기의 하부에 섰고, 이윽고 비행기는 금속이 갈리는 소리를 내면서 자신의 하부를 열었다. 열어 재껴진 공간을 향해서 강한 바람이 그들의 강화 복을 때리면서 위험하니 어서 돌아가라고 외쳐대는 것 같았지만, 다섯 명 중 누구도 그 바람의 외침을 듣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들의 눈앞에 어렴풋이 보이는 거대한 군도에 넋을 잃고 말았다.


“···대단한데. 영상으로 보던 것과는 천지 차이군.”


블락이 자신도 모르게 감탄하자, 그와 말다툼을 벌이던 메리도 그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중얼거렸다.


“엄청나네···. 정말 그 도시들을 하나로 합쳐놓았을 줄이야.”


마티 역시 자신의 전용 고글을 조작하면서 그 거대한 웅장함에 감탄하고 있었지만, 레이첼은 그들에게 동의하지 않는다는 듯이 자신들이 내려앉을 포인트를 정확하게 계산하기 시작했다.


“대장님. 바람이 너무 강해요. 그리고···. 우려했던 대로 ‘새’들이 많습니다.”

“그래? 내려가는 것부터가 험난하겠군.”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마치 기계로 만들어진 것처럼 섬의 웅장함에 조금의 동요도 보이지 않고, 자신이 할 일을 처리하는 레이첼의 모습을 보면서 블락은 메리를 향해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정말 정이 떨어지는 애라니까···. 마치 기계 같아. 기계.”

“너무 그러지 마. ···그 도시에서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아서 그런 거니까.”


레이첼을 두둔하는 메리의 말에 블락은 투구를 써서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가 이죽거리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동안 파트너로 일하게 돼서 매우 친해지셨나 봐? 네가 다른 사람을 두둔하는 경우를 본 건 처음인 것 같은데?”


또다시 자신을 공격해 들어오는 블락의 발언에 메리는 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역시나 투구를 착용하고 있어서 그녀의 표정이 블락에게 보이지는 않았다. 이에 블락은 분명 메리가 특유의 화난 표정을 짓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잠시 후에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는 슬픔이 담겨 있었다. 바로 블락을 향한 연민의 감정이.


“···너 역시 변했어. 다른 사람의 흉을 보지 않는 게 장점이던 녀석이···.”


잠시 강한 바람이 불어 닥침과 동시에 메리는 자신의 말을 이었다. 변해버린 블락의 모습이 안타깝다는 것처럼.


“그분의 배신에···. 너무나 변해버렸어···.”


하지만 메리의 목소리가 너무나 작았기에 강한 바람이 함께 가져온 굉음에 의해서 그녀의 말은 블락에게 닿지 않은 듯했다. 블락은 자신에게 불어닥치는 바람을 손으로 막으면서 메리에게 말했다.


“뭐가? 난 여전히 밝고 힘찬 정의의 히어로란 말씀이지!”


자신이 개발한 특유의 자세를 잡으면서 블락이 장난스럽게 자신의 말을 받아치자, 메리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레이첼처럼 자신들이 내려갈 포인트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뭔가 조언이 필요했는지 섬을 둘러보면서 아직도 감탄하고 있는 마티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멀어져가는 메리의 뒷모습을 보면서 블락은 장난스럽게 잡은 특유의 자세를 풀고, 슬픔이 물씬 느껴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성가시게···. 내 마음을 너무 잘 안단 말이야···. 너는···.”


블락은 혀를 차면서 자신의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띄었다. 이번 임무는 처음부터 죽음과 직결된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므로 미리 팀원들끼리 의견을 나누는 것이 중요했다. 아무리 그가 경박스럽게 행동한다고 해도 그 역시 이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그래야 자신을 배신한 로드 트레인에게 복수할 수 있을 테니까.


“좋아! 계산은 끝났어. 다른 녀석들도 시간에 맞춰서 강하를 시도할 거야. 무인 정찰기로 입수한 영상대로 저 괴물 섬 상공에는 그 녀석들이 만들어놓은 괴물 새들이 잔뜩 퍼져있어! 너희들도 알다시피 10개의 팀이 동시에 강하를 시도할 거야! 그리고 저 괴물 섬의 땅에 닿은 사람들은 임무를 속행하는 거지! 다들 우리 팀의 목표는 알고 있겠지?!”


스완의 설명에 나머지 네 명의 대원들은 빠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첫 번째 목표는 바로 윤성과 로그였다. 빈센트가 만들어 낸 가공할 전투 능력을 지닌 두 마리의 괴물이 살아있다면 그들을 포섭하여 함께 다음 임무에 나서는 것이었다. 괴물 섬으로 향하는 10개의 팀과 그들을 운송하고 있는 10개의 비행기. 그들의 최종 목표는 단 하나였다. 이 괴물 섬을 바다 밑으로 가라앉히는 것.


“시간이 됐어! 그럼 강하를 시도한다! 모두 살아남길 바래!”


그 말을 끝으로 스완은 제일 먼저 앞장서서 괴물 섬을 향해 뛰어들었고, 그녀의 뒤를 따르는 것처럼 나머지 네 명의 대원들을 포함하여 근처에 있던 10개의 비행기에서 강화 복을 입은 사람들이 뛰어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의 움직임을 감지한 섬의 상공을 날아다니던 괴물 새들이 일제히 소리를 질러대기 시작했다. 마치 그들의 주인에게 경보를 보내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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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11) 17.07.29 203 5 14쪽
182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10) 17.07.25 218 3 13쪽
181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9) 17.07.22 266 3 13쪽
»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8) 17.07.20 243 3 13쪽
179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7) 17.07.18 242 3 14쪽
178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6) 17.07.15 295 4 14쪽
177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5) 17.07.13 232 2 13쪽
176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4) 17.07.11 277 5 13쪽
175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3) 17.06.30 230 3 12쪽
174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2) 17.06.27 245 3 12쪽
173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1) 17.06.22 326 3 13쪽
172 3부 표류하는 군도 - prologue 17.06.20 238 4 11쪽
171 2부 감옥 도시 - epilogue 17.06.17 249 6 12쪽
170 2부 감옥 도시 - 탈옥 (20) 17.06.16 255 5 14쪽
169 2부 감옥 도시 - 탈옥 (19) 17.06.13 323 6 13쪽
168 2부 감옥 도시 - 탈옥 (18) 17.06.10 314 6 12쪽
167 2부 감옥 도시 - 탈옥 (17) 17.06.09 357 3 12쪽
166 2부 감옥 도시 - 탈옥 (16) 17.06.06 406 4 13쪽
165 2부 감옥 도시 - 탈옥 (15) 17.06.03 363 3 12쪽
164 2부 감옥 도시 - 탈옥 (14) 17.06.01 304 4 14쪽
163 2부 감옥 도시 - 탈옥 (13) 17.05.30 362 6 13쪽
162 2부 감옥 도시 - 탈옥 (12) 17.05.27 287 5 15쪽
161 2부 감옥 도시 - 탈옥 (11) 17.05.25 275 5 15쪽
160 2부 감옥 도시 - 탈옥 (10) 17.05.23 340 6 16쪽
159 2부 감옥 도시 - 탈옥 (9) 17.05.20 319 6 13쪽
158 2부 감옥 도시 - 탈옥 (8) 17.05.18 291 4 12쪽
157 2부 감옥 도시 - 탈옥 (7) 17.05.16 296 4 12쪽
156 2부 감옥 도시 - 탈옥 (6) 17.05.13 317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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