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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빼미 님의 서재입니다.

스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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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돌빼미
작품등록일 :
2016.08.05 15:38
최근연재일 :
2017.12.23 23:50
연재수 :
244 회
조회수 :
141,785
추천수 :
1,985
글자수 :
1,433,061

작성
17.06.09 02:58
조회
354
추천
3
글자
12쪽

2부 감옥 도시 - 탈옥 (17)

DUMMY

검은색의 거대한 몸을 꿈틀거리면서 돌프와 브랜드로부터 탄생한 괴물들은 그들을 보고 경악하고 있는 다른 이들에겐 눈길도 주지 않은 채로 오직 윤성에게만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윤성을 증오하던 브랜드와 윤성을 혐오했던 돌프. 두 호문클루스에서 태어나 그들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태어난 괴물들은 윤성을 죽일 듯이 노려보면서 그를 향한 적의를 숨기지 않았다.


“저, 저것들은 대체 뭐야?!”


갑작스럽게 스캐너의 주변에 출몰한 슬레이어 들을 물리친 생추어리의 특수 대원 중 하나가 해일처럼 밀려오는 수많은 슬레이어 들을 가리키면서 외쳤고, 그들을 통솔하면서 슬레이어 들을 처단하고 있던 블락과 스완은 그 광경에 질렸다는 듯이 투덜거렸다.


“미치겠네···. 저 정도의 수를 우리만으로 처리하는 것은 무리야.”

“레이븐에게 연락하자. 아무래도 함선들로 저 녀석들을 공격해야 할 것 같아.”

“···굳이 연락할 필요는 없겠는데?”


자신들의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칼에 묻은 피를 닦아내면서 블락이 말했고,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까맣게 몰려드는 슬레이어 들을 향해 미사일들이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이어 강렬한 폭발음과 함께 슬레이어 들은 새까맣게 타 죽어가고 있었다.


“역시 레이븐이네. 상황 판단이 빨라.”

“그러게. 일단 시간은 벌 수 있을 것 같으니까···.”

“크아아아!”


잠시 숨을 돌린 후에 현재 상황을 어떻게 파계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려던 두 사람의 말을 끊어버리고, 피에 굶주린 짐승들의 포효가 그들을 스치고 지나갔다. 브랜드와 돌프에게서 태어난 두 마리의 괴물은 모든 준비를 끝마쳤다는 듯이 그들에게 다가왔고, 블락과 스완은 가지고 있는 무기를 점검하면서 새로운 괴물들과의 싸움을 준비했다.


이 도시에 정상적인 형태의 괴물이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자신들의 눈앞에 서 있는 괴물들의 모습은 정말이지 너무나 추했고, 끔찍했다. 다리가 달린 뱀 같은 외형은 제외하더라도 길고 긴 목의 끝에 달린 사람을 닮은 기묘한 얼굴은 혐오감을 일으키기 충분한 모습이었다.


두 마리의 괴물은 자신들의 기반이 된 호문클루스 들인 브랜드와 돌프의 얼굴을 각각 달고 있었는데. 그들이 드러내는 누런 이와 길고 긴 혓바닥. 그리고 주름살이 가득한 일그러진 웃음을 담고 있는 얼굴이 오랫동안 그들을 주시하지 못하게 할 정도로 혐오스러웠다.


“참 기묘하게 생겼네···. 만든 놈의 미적 감각이 의심스러울 정도야.”

“기대를 마. 그 악마를 따르는 녀석 중에 정상적인 사람이 있는 것 봤어?”

“···하긴.”


스완의 핀잔에 블락은 잠시 자신들의 주인인 로드 트레인을 떠올렸지만, 애써 그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우면서 트레인이 그 악마의 하수인이 되었을 리가 없다고 계속해서 생각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런 일이 없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어디선가 본듯한 형태이긴 한데···. 이름이 뭐더라?”


눈앞에 보이는 흉측한 괴물의 형태가 낯이 익었던 스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거대한 괴물 두 마리를 눈앞에 두고도 무척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그리고 블락 역시 자신의 칼을 쓰다듬으면서 그녀에게 동조했다. 초인집단인 ‘BIRD’의 일원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애써 트레인이 한 배신을 떠올리고 싶지 않아서 연기하고 있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말이다.


“그러게. 분명 어디선가 저런 형태의 생체 병기에 대한 자료를 봤던 거로 기억하는데···.”


그때 두 사람의 의문에 대한 답을 들려주는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바질리스크로군···.”

“아! 맞다! 어디선가 봤다고 생각했더니. 바로 그 놈이었···.”


이제야 기억났다는 듯이 손뼉을 치던 블락은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보았다. 슬레이어 들과 혈투를 벌이는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윤성이 뭐라 정의할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그들의 뒤에 서서 브랜드와 돌프에게서 만들어진 바질리스크 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스완과 함께 블락은 불안한 눈빛으로 윤성을 바라보았다. 비통해 보이기도 하고, 씁쓸한 듯 보이기도 했지만, 분노와 증오. 그리고 싸움에 대한 희열 또한 윤성의 얼굴에 나타나 있었기에 가공할 힘을 가진 이 인물이 대체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윤성! 무사했군!”


모든 이들이 윤성을 경계하고 있는 그 순간에. 그레이가 나타나 윤성의 몸 상태를 살피기 시작했다. 다친 곳은 없는지 걱정하는 그 모습에 블락과 스완은 이질감을 느꼈지만, 그레이는 다른 이들의 시선은 상관없다는 듯이 애절한 눈빛으로 윤성을 살폈고, 곧이어 안도할 수 있었다.


“다행이군. 대체 어디에 갔었나? 갑자기 이 괴물들이 나타나고 나서 자네들이 사라져서 걱정했었네!”


그레이가 안도하면서 내뱉는 질문에 윤성은 어리둥절했다. 자신이 거대한 불길로 만들어진 장벽의 안쪽에 있는 것을 보지 못한 것처럼 느껴지는 그레이의 발언에 윤성은 이상하다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었다.


“저희가 불 안에 있던 걸 보지 못하셨습니까? 로드 트레인이 저희를 불 안에 가둬버렸었는데···.”

“뭐? 그게 무슨 소리야? 트레인이 이곳에 나타났었다고? 게다가 불이라니? 불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어. 기껏해야 저 녀석들이 쏴대는 폭탄으로 인한 불만 나돌았었지.”

“네? 그게 무슨···.”


혼란스러워하던 윤성은 곧바로 블락과 스완을 바라보았고, 잠시 뜸을 들이던 스완은 트레인이 들고 있던 ‘포르-나인’이 가지고 있는 기능에 관해 설명했다.


“트레인님이 들고 계시는 ‘포르-나인’은 강한 환각을 거는 기계야. 그분의 기묘한 손 모양으로 ‘포르-나인’을 보고 있는 자에게 강한 암시를 거는 거지. 네가 말했던 불들은 모두 환각이었을 거야.”


스완의 설명에 윤성은 더욱 당혹스러웠다.


‘그 열기가 느껴지던 불길과 날 짓누르던 중력 감옥이 모두 환각이었을 뿐이라고?’


생각해보니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 불길 속에서 윤성은 타는 냄새를 전혀 맡지를 못했었고, 그런 엄청난 불길이 일어났는데 아무도 그 불을 끄지 않으려 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이에 트레인에게 농락을 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윤성은 치밀어오르는 분노로 이를 갈았다.


‘그 빌어먹을 자식이!’


아마 자신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자리를 마련한 것이었겠지만, 트레인과 대화를 나누면서 온갖 고통을 당했던 것이 떠오른 윤성은 분노를 억누르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트레인에게 들은 이 지옥을 만들어 낸 악마에 대한 진실. 그리고 이 도시에 스컬지를 퍼트린 목적이 자연스럽게 떠오른 윤성은 주체할 수 없이 타오르는 분노에 몸을 제대로 억누르기가 힘들었다.


그렇게 분노에 치를 떨던 윤성의 눈에 바질리스크 두 마리가 들어왔다. 그리고 그들의 얼굴을 확인하자 윤성이 가까스로 억누르고 있던 분노가 더욱 거세어져 타오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을 선동하여 자신이 한번 레이첼 등을 포기하게끔 하였던 돌프. 그리고 레이첼에 대한 집착 때문에 가장 알리고 싶지 않았던 진실을 내뱉어 레이첼의 정신을 붕괴시켜 버린 브랜드.


자신을 농락하던 인물들이 아담이라는 악마가 심어놓은 호문클루스라는 것을 안 윤성은 자신의 모든 고통과 고뇌가 모두 아담이 써놓은 시나리오대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치 자신의 손안에 벌레들을 쥐고 노는 것처럼 윤성의 운명을 또다시 농락해댄 아담이 자신을 흥미로운 유흥거리로만 여기고 있다는 사실에 윤성은 치밀어오르는 분노와 증오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영감님. ···레이첼을 부탁드립니다.”

“아아. 그건 걱정하지 말게.”

“그리고···. 저한테서 멀리 떨어지시는 게 좋을 거예요.”


윤성의 말이 끝나자마자 고개를 숙인 채 흐느끼고만 있던 레이첼을 그레이가 부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레이첼의 모습을 본 윤성의 붉은 눈에서 눈동자가 사라지기 시작했고, 현재 레이첼의 모습을 본 것이 기폭제가 됐는지 윤성은 한 마리의 광폭한 괴물이 되어 바질리스크를 향해 뛰쳐나갔다.


“크아아아아아아아!”


자신의 안에서 끝없이 타오르는 분노와 증오를 담은 포효를 내뱉으면서 윤성은 먼저 브랜드의 얼굴을 한 바질리스크에게 달려들었다. 비록 녹색의 왕과 싸움에서 실버리움 칼들을 잃어버리긴 했지만. 윤성은 크게 상관하지 않았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의 분노와 증오를 먹어대면서 강하게 휘몰아치는 냉기를 두른 채로 그대로 바질리스크에게 돌진했다.


브랜드의 얼굴을 한 바질리스크는 그런 윤성을 향해 섬뜩한 미소를 지으면서 꼬리를 휘둘렀고, 윤성은 그 꼬리를 피하지 않으며 정면으로 받아냈다. 살갗이 터져 피가 뿌려지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지만, 윤성은 그런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듯이 그대로 바질리스크의 꼬리를 잡았고, 윤성의 냉기의 영향을 받은 바질리스크의 꼬리는 삽시간에 얼어 버렸다.


하지만 여전히 바질리스크는 브랜드의 얼굴을 통한 섬뜩한 미소를 거두지 않았고, 재차 앞발을 휘둘러서 윤성을 갈가리 찢겨놓으려 시도를 했다. 하지만 윤성은 자신이 얼린 바질리스크의 꼬리를 부러뜨린 후에 그대로 자신을 향해 내려오고 있는 바질리스크의 앞발을 찔렀고, 격렬한 고통에 바질리스크가 움찔하고 있는 사이에 바질리스크의 몸을 재빨리 타고 올라가 맨손으로 브랜드를 닮은 바질리스크의 얼굴의 살갗을 찢어대기 시작했다.


물론 자신의 동료가 윤성에게 당하는 것을 돌프의 얼굴을 가진 바질리스크가 내버려 두지는 않았다. 그 괴물은 채찍과도 같은 자신의 꼬리를 휘두르면서 브랜드의 얼굴을 한 바질리스크에게 매달려 있는 윤성을 공격했고, 그 공격에 직격당한 윤성은 또다시 대량의 피와 뼛가루를 토해냈지만, 오히려 잘됐다는 듯이 광기에 찬 웃음을 지으면서 자신을 때려대는 바질리스크의 꼬리를 향해 냉기를 내뿜어댔다.


그 어느 때보다 거대한 분노와 증오를 연료로 삼아서 강하게 뿜어져 나온 냉기는 순식간에 바질리스크의 꼬리를 얼렸고, 윤성은 얼려진 꼬리를 그대로 잡아채면서 브랜드의 얼굴을 한 바질리스크의 머리를 꿰뚫어버렸다. 엄청난 양의 검은 피가 윤성의 몸을 덮었고, 윤성은 짐승처럼 포효를 내지르면서 손에 들고 있는 얼려진 꼬리를 부숴 돌프의 얼굴을 한 바질리스크에게 던졌다.


바질리스크는 다행히 자신에게 쏘아지는 창을 피했지만, 그 뒤를 이어서 자신의 몸에 달라붙은 윤성을 피하지는 못했다. 윤성은 조금 전에도 그랬듯이 바질리스크의 몸을 타고 올라갔고, 강대한 냉기로 돌프를 닮은 바질리스크의 머리를 얼려버렸다. 그리고 자신의 양 주먹으로 얼어붙은 바질리스크의 머리를 내려치기 시작했다.


“크하하하하!”


광폭한 웃음을 포효 지르듯이 내뿜으면서 윤성은 바질리스크의 머리를 쳐댔고, 이윽고 얼려진 바질리스크의 머리에서 뇌수와 검은 피들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돌프의 얼굴을 한 바질리스크는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생명이 다해가는 것을 알렸지만, 윤성은 개의치 않았다. 아직 자신의 울분이 풀리려면 좀 더, 조금만 더 피를 맛봐야만 했다.


맨손으로 바질리스크를 죽인 윤성의 모습은 근처에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피에 대한 갈증에 목말라하는 슬레이어들도 뒷걸음치게 할 정도로 섬뜩했다. 검은 성벽에서 처음 각성했던 시절. 그때보다 더욱 커져 버린 분노와 증오. 내면에 심겨 있던 광기의 짐승을 죽이고, 괴물의 길을 벗어났다고 여겼지만, 여전히 윤성은 광폭한 괴물의 길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 보였다.


작가의말

어떻게든 어제 안에 올리려고 노력했지만, 현재 몸상태가 너무나 좋지 않아서 이제서야 올리게 되었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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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5) 17.07.13 231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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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1) 17.06.22 324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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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2부 감옥 도시 - 탈옥 (19) 17.06.13 321 6 13쪽
168 2부 감옥 도시 - 탈옥 (18) 17.06.10 310 6 12쪽
» 2부 감옥 도시 - 탈옥 (17) 17.06.09 35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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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2부 감옥 도시 - 탈옥 (13) 17.05.30 358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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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2부 감옥 도시 - 탈옥 (11) 17.05.25 273 5 15쪽
160 2부 감옥 도시 - 탈옥 (10) 17.05.23 338 6 16쪽
159 2부 감옥 도시 - 탈옥 (9) 17.05.20 318 6 13쪽
158 2부 감옥 도시 - 탈옥 (8) 17.05.18 289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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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2부 감옥 도시 - 탈옥 (6) 17.05.13 313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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