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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빼미 님의 서재입니다.

스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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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돌빼미
작품등록일 :
2016.08.05 15:38
최근연재일 :
2017.12.23 23:50
연재수 :
2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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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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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
글자수 :
1,433,061

작성
17.06.17 23:00
조회
244
추천
6
글자
12쪽

2부 감옥 도시 - epilogue

DUMMY

함선이 빠져나간 세턴 시티. 최후의 생존자들이 빠져나가는 데 성공한 이 지옥에서는 이 도시에 살던 사람들만큼이나 수많은 고치가 곳곳에 생겨나기 시작했고, 스컬지로 만들어진 괴물들 이외에는 그 어떤 다른 생명체도 찾아볼 수 없었다.


도망치는 것을 거부하고, 그린 루프에 남아있는 것을 선택했던 사람들은 항구로 향하던 슬레이어 들의 손에 의해 무참히 도륙당했고, 그들이 남긴 시체는 다른 스컬지 감염체들이 배를 채우는 데 사용되고 있었다.


그들뿐만 아니라 이 넓은 도시의 곳곳에 숨어있던 사람들은 가족의 구성원이나 같이 대피해온 사람 중 일부가 슬레이어로 변해버리는 바람에 죽음의 손길을 피할 수 없었다. 오직 홀로 대피하는 것을 선택한 이기적인 자들만이 괴물들이 점령한 이 지옥의 도시에서 아직까지 살아남아 있었다. 물론 그것이 오래가진 않을 것이었지만.


세턴 시티는 이미 트레인이 심어놓은 프로그램대로 바다 위를 떠도는 섬으로 변형할 준비를 마치고 있었고, 천천히 자신과 대지를 연결하는 파이프를 떼어내고, 자신을 스스로 바다에 밀어 넣고 있었다.


위험한 여정을 한 대가로 이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생존자들이 모여 있던 항구. 그곳에는 온 대지를 뒤덮을 정도의 시체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윤성과 로그가 히드라를 막으러 떠나는 것을 목격한 슬레이어 들은 두려운 대상이 사라지자마자 생존자들을 습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부분 함선에서 시작된 포격과 특수 부대원들이 설치해 놓은 방어무기들에 의해 시체로 변모하고 말았었다.


하지만 수가 워낙 엄청났기 때문에 생추어리의 특수 부대원 중에서도 사상자가 발생했고, 생존자들이 모두 함선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희생이 발생했었다. 그 희생의 대가로 사람들을 모두 태운 함선은 끈질기게 달라 붙어오는 슬레이어 들을 뿌리치고 움직일 수 있었고, 결국에는 지옥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항구에 남은 수많은 시체가 내뿜는 피 냄새는 슬레이어 들을 비롯한 스컬지 감염체들을 몰려들게 하였다. 그들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슬레이어의 시체도 탐했고, 끝없는 허기를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서 서로 싸움까지 벌여대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고기와 피를 먹어치우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더 허기와 갈증을 채우기 위해서.


“흠···. 정말이지 추잡스럽게 먹어대는군요.”


그런 괴물들의 틈 사이로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피로 물든 셔츠를 입고, 괴물들이 시체를 탐하는 현장으로 느긋하게 걸어온 그 사람은 불결하다는 듯이 혀를 차며 괴물들을 바라보았고, 피의 향기에 이성을 잃은 일부 괴물들이 입맛을 다시며 그 사람을 잡아먹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런이런. 주인도 못 알아보는 녀석들이군요···. 따끔하게 혼을 좀 내줘야겠는데요?”


자신에게 달려드는 괴물들을 지켜보면서 그 사람은 섬뜩한 미소를 지었고, 두 팔을 벌려 자신에게 달려드는 괴물을 맞이했다.


눈을 깜빡일 정도의 찰나의 시간이 지났다. 그 짧은 시간 동안에 그 사람을 습격하려 했던 괴물들은 목표를 이루지 못한 채 싸늘한 시신으로 변해 버렸고, 괴물들의 피를 뒤집어쓴 그 사람은 피를 닦아낼 생각도 하지 않으며 손으로 턱을 만지면서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 보니···. 내가 저 녀석들의 주인이라고 할 수는 없겠군요. 아담 님께서 계시니까···. 그분이 주인이라는 명칭에 걸맞겠죠. 흠. 그렇다면 난 이 녀석들에게 뭐라고 불려야 맞는 걸까요?”


시답잖게 보이지만 본인은 심각했는지 그 사람은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


“주인과 연결된 호칭들을 모두 적용할 수 없겠죠···. 영주? ···아닙니다. 이 호칭은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그렇다면 공작이나 남작은···. 별로 와 닿지 않네요. 흠···. 대체 어떤 호칭이 좋을까요. 위엄도 있으면서 아담님의 지위를 건드리지 않을 만한 호칭이···.”


자신을 두려워해 피와 고기도 탐하지 못하는 괴물들의 안에서 그 사람은 골똘히 생각에 잠긴 채 중얼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자신의 의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다. 항구에 닿은 바다의 파도를 타고, 네 명의 그림자가 솟구쳐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아. 이제야 도착했군요. 뭐. 호칭이야 나중에 다시 생각해보기로 하죠. 아직 일하는 중이니까요.”


그 사람은 네 명의 그림자가 도착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그가 한 발짝씩 내디딜 때마다 괴물들은 그가 이동하기 쉽도록 거리를 벌려주었다. 정확하게는 그 사람에 대한 두려움에 멀찌감치 몸을 피한 것이었지만 말이다.


파도를 타고 항구에 도착한 네 명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그 사람을 발견하자마자 무릎을 꿇었고, 그들의 발치에서 윤성과 로그를 잡아채 그에게 내던졌다.


“이런. 아직 정신을 차리진 못했나 보군요? 하긴···. 그 폭발에서 자신들이 죽었다고 여겼을 테니까 이해 안 가는 것도 아니긴 하지만 말입니다···. 난 기다리는 게 정말 싫은데 말이죠.”


윤성과 로그를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던 그 사람은 그들이 스스로 깨어나는 것을 기다리기 지루했는지 검은 액체가 든 주사기를 꺼냈고, 윤성에게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액체를 밀어 넣기 시작했다.


“끄으으···. 아아아악!”


검은 액체가 몸에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윤성은 극심한 고통에 찬 비명을 토해내기 시작했고, 그 사람은 흡족하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면서 비명을 지르는 윤성의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어서 정신을 차리셔야죠. 아직 저승에 가실 수는 없습니다. 내가 당신을 실제로 만나는 걸 얼마나 기대하고 있었는지 알아요?”


윤성의 입에서 피가 쏟아져 나올 정도로 그 사람은 강하게 윤성을 때려댔고, 이윽고 윤성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힘겹게 눈을 떴다. 그리고 자신을 깨운 인물을 바라보았다.


“누···. 누구?”

“아. 정신이 드십니까? 만나서 반갑습니다. 당신을 실제로 만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었어요.”


남자인지 여자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의 목소리에 아름다운 얼굴로 사람을 매혹시키는 미소를 지으면서 그 사람이 입을 열자. 윤성은 잠시 멍하니 그 사람을 바라보다가 그에게서 풍겨오는 냄새에 그 사람의 정체를 알겠다는 듯이 으르렁거렸다.


“빈센트의 마기로구나···!”

“오! 어떻게 한 번에 알아차리신 거죠?”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놀라워하는 그 사람을 향해 윤성은 입에 담긴 피를 뱉어내면서 대답했다.


“···지독한 악취가 나거든. 그 녀석의 악취가! ···아아악!”


자신의 눈앞에 있는 빈센트. 아니, 아담의 마기를 비꼬려던 윤성은 자신의 상처를 후벼대는 마기의 손길에 비명을 질러댔고, 마기는 상처받았다는 듯이 울먹이는 표정을 지으면서 윤성에게 입을 열었다.


“너무하시네요. 처음 보는 사람에게 악취가 난다니요. 그런 건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에요.”

“크아악···. 첫 대면에···. 상대의 상처를 후벼대는 건···. 예의에 맞는 행동인가? 아아아악!”


윤성은 아담의 마기에게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는 듯이 고통에 이를 악물면서 그를 조롱했고, 이에 마기는 윤성의 상처를 후벼대던 것을 멈추고, 윤성의 피가 묻은 자신의 손을 혀로 핥으면서 사과했다.


“그렇네요. 저도 실수를 했군요···. 일단은 제 이름을 밝히는 게 순서겠죠?”


아담의 마기는 자신의 혀로 피를 깨끗이 닦아낸 손을 윤성에게 내밀면서 자신을 소개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당신이 말한 대로 아담의 마기이자 그의 자랑스러운 자식인 ‘레기온’이라고 합니다.”


피는 없어졌지만, 침으로 범벅이 된 레기온의 손을 노려보면서 윤성은 그 손을 향해 침을 뱉었다.


“더러운 손 저리 치워···.”

“아하하! 아주 예의라곤 없으신 분이네요. ···그게 당신의 매력이긴 하지만요.”


윤성이 자신의 손을 향해 내뱉은 침을 혀로 핥으면서 레기온은 희열에 빠진 표정을 지었고, 이에 윤성은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본능적으로 레기온에게서 멀리 떨어지려 했다. 하지만 그런 윤성의 몸부림은 레기온에게 무릎을 꿇고 있던 자 중 한 명에게 막혀버렸다. 그리고 그자가 누구인지 확인한 윤성은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몸부림을 가로막는 이가 자신이 알고 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마···마이크?”


분명 외모는 마이크와 흡사했다. 하지만 그는 붉은 눈을 지니고 있었고, 시체처럼 썩은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아하하! 당신도 아는 얼굴이죠? 함께 이 항구까지 도달했던 사람일 테니까.”

“어···어떻게? 그는 트레인의···.”

“트레인은 그들을 변환시킬 권한이 없어요. 그에게 허락된 건 슬레이어 들을 변환시키는 것 까지죠. 기사들을 변환시킬 수 있고, 조종할 수 있는 권한은 오직 저에게만 있습니다.”

“기, 기사들?”

“그래요.”


레기온은 미소를 거두지 않는 얼굴로 윤성에게 바짝 다가가 그의 얼굴을 혀로 핥으면서 설명을 시작했다.


“슬레이어 들과는 다르게 전투 능력이 상당히 높은 기가스들을 부르는 호칭입니다. 전투 능력도 당신에게 꿀리지 않을 정도로 높죠. 그리고 재미있는 사실은 그들은 모두 당신이 아는 자들이라는 사실이죠.”


레기온의 설명에 윤성은 다급하게 자신을 포위하고 있는 네 명을 둘러보았고, 곧바로 절망에 휩싸였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이들은 모두 윤성과 깊은 관계를 맺었던 자들이었다. 레이첼의 친구인 리나와 마이크. 그리고 윤성을 따르던 딘과 샘이었다. 히드라를 막으러 가는 그 순간에 자신의 무사함을 기원했던 이들이 기가스였다는 사실에 윤성은 절규했다.


“마, 말도 안 돼!”

“아하하! 그들은 당신을 가까이에서 감시하는 것이 임무였어요. 당신의 능력이라면 이 도시에서 탈출하는 것이 어렵진 않았을 테니까요. 만약에 당신이 이 도시를 벗어나게 되면 당신을 다시 이곳으로 끌고 오는 게 그들의 임무였죠.”


레기온은 여전히 희열이 가득한 표정으로 무기력한 윤성을 혀로 핥으면서 말을 계속했다.


“아담께서는 당신이 이 도시를 벗어나는 걸 원치 않으셨어요. 당신이야말로 새로운 생체 병기들을 위한 시초가 될 수 있는 존재라고 여기셨거든요. 그래서 기사들을 당신의 주변에 심어놓았어요. 아! 한 가지 더 재밌는 사실을 알려드릴까요?”


레기온은 윤성의 입술을 자신의 손가락으로 훑으면서 희열에 찬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


“이들이 호문클루스로 교체된 것은 당신이 이들을 지키던 중에 벌어진 일이었어요. 그리고 그 일이 벌어진 장소는 그린 루프의 바깥이었죠. 아하하!”


흥분과 탐욕에 찬 붉은 눈을 부라리던 레기온은 더는 못 참겠다는 듯이 윤성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었고, 반항하는 윤성을 엄청난 힘으로 억누르면서 자신의 혀로 그의 혀를 탐했다. 그렇게 강제로 키스를 마친 레기온은 더없는 만족감에 몸을 부르르 떨면서 말을 이었다.


“무슨 소린지 알겠어요? 당신이 트레인과 토론하고, 레이첼이라는 계집과 사랑을 속삭이던 사이에 그들은 모두 기가스로 교체당했다고요! 당신이 그들에게 눈을 돌린 사이에 그들은 모두 괴물이 되어버렸어요! 아하하!”


기분이 더러워지는 키스에 윤성은 연신 침을 뱉어대면서 레기온을 살기가 가득한 눈으로 노려보았다. 그리고 그런 윤성이 사랑스럽다는 듯이 레기온은 다시 윤성의 얼굴을 양손으로 붙잡으면서 말했다.


“당신이 지키지 못한 거라고요···.”


레기온은 이 말을 끝으로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윤성에게서 떨어져 나왔고, 그사이에 이미 기사라고 불리는 기가스로 변형한 네 명이 윤성을 에워싸고 그에게 린치를 가했다. 그들이 가하는 공격에 윤성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히드라와의 싸움의 여파 때문이기도 했지만, 자신이 그들에게 눈을 돌린 그 순간에 그들이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이 깊은 죄책감이 되어 윤성을 옭아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죽이지는 마세요. 이제 그는 내 것이니까요.”


레기온은 기사들의 공격을 받으면서 피를 내뿜는 윤성을 황홀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이제 자신의 것이 된 윤성을 어떻게 가지고 놀지를 고민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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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11) 17.07.29 201 5 14쪽
182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10) 17.07.25 214 3 13쪽
181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9) 17.07.22 262 3 13쪽
180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8) 17.07.20 241 3 13쪽
179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7) 17.07.18 240 3 14쪽
178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6) 17.07.15 294 4 14쪽
177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5) 17.07.13 231 2 13쪽
176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4) 17.07.11 276 5 13쪽
175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3) 17.06.30 228 3 12쪽
174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2) 17.06.27 242 3 12쪽
173 3부 표류하는 군도 - 구속된 괴물 (1) 17.06.22 324 3 13쪽
172 3부 표류하는 군도 - prologue 17.06.20 235 4 11쪽
» 2부 감옥 도시 - epilogue 17.06.17 245 6 12쪽
170 2부 감옥 도시 - 탈옥 (20) 17.06.16 254 5 14쪽
169 2부 감옥 도시 - 탈옥 (19) 17.06.13 321 6 13쪽
168 2부 감옥 도시 - 탈옥 (18) 17.06.10 310 6 12쪽
167 2부 감옥 도시 - 탈옥 (17) 17.06.09 355 3 12쪽
166 2부 감옥 도시 - 탈옥 (16) 17.06.06 401 4 13쪽
165 2부 감옥 도시 - 탈옥 (15) 17.06.03 361 3 12쪽
164 2부 감옥 도시 - 탈옥 (14) 17.06.01 299 4 14쪽
163 2부 감옥 도시 - 탈옥 (13) 17.05.30 358 6 13쪽
162 2부 감옥 도시 - 탈옥 (12) 17.05.27 284 5 15쪽
161 2부 감옥 도시 - 탈옥 (11) 17.05.25 273 5 15쪽
160 2부 감옥 도시 - 탈옥 (10) 17.05.23 338 6 16쪽
159 2부 감옥 도시 - 탈옥 (9) 17.05.20 318 6 13쪽
158 2부 감옥 도시 - 탈옥 (8) 17.05.18 289 4 12쪽
157 2부 감옥 도시 - 탈옥 (7) 17.05.16 294 4 12쪽
156 2부 감옥 도시 - 탈옥 (6) 17.05.13 313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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