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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사육사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수수께끼 전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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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사육사
작품등록일 :
2021.10.24 15:11
최근연재일 :
2022.01.23 19:00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33,917
추천수 :
1,012
글자수 :
314,378

작성
21.11.26 18:37
조회
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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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글자
9쪽

29화. 너 나랑 일 하나 같이 하자 -1-

DUMMY

오딜리에의 격렬한 감정이 그대로 성운에게 전해졌다.

그 탓에 성운은 감정의 파도에 휩쓸려서 기억에서 튕겨 나왔다.


“윽···.”


정신을 차리고 눈을 뜨니 다시 옥상이었다.

그런데 무언가 좀 이상했다.

망루 옥상은 성운을 중심으로 한겨울에 물을 뿌린 것 마냥 두툼한 얼음으로 뒤덮이고 있었다.


“뭐, 뭐야? 어? 으아아아뜨! 뜨아?!”


거기에 더해 성운의 양손에 불이 붙어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기겁한 성운은 양손을 부채 춤 추듯 소란스럽게 휘저었다.

초인이라고 감각이 없는 것이 아니다. 무지막지하게 뜨거웠다.


성운은 얼른 얼어붙은 바닥에 양손을 꽂아 넣었다.

얼음이 녹아내리며 손에 붙은 불길이 빠르게 꺼졌다.


“젠장, 뭐야 도대체··· 으윽.”


황급하게 양손에 붙은 불을 꺼트리고 손을 들어 올렸다.


손이 아주 웰던으로 노릇노릇하게 익어버렸다.


보기만 해도 끔찍한 화상이었다. 감각조차 잘 느껴지지 않는 것을 보면 적어도 3도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다행히 상처는 시간을 거꾸로 돌린 듯 빠른 속도로 아물기 시작했다.

쵸즌은 굳이 간섭력을 사용하지 않아도 무시무시한 회복력을 보였다. 역시 사람이 아니다. 성운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나저나 갑자기 간섭력이 발현된 이유가 무엇일까?


사실 성운도 짐작이 갔다. 공명으로 동화된 오딜리에의 영향이 분명했다.


“와 더럽게 위험하네. 이래서 전용병장이 필요한 거야?”


머리로는 알고 있었는데 직접 겪어보니 그 위험성이 뼈에 새겨졌다.

주변은 열기를 빼앗긴 채 얼어붙었고, 반대로 두 손은 집중된 열로 불타고 말았다. 쵸즌이었으니 망정이지 보통 사람이었으면 두 손을 잘라내야 했을 중상이다.

그런데 기억을 엿보던 자신이 이 지경이 났는데 오딜리에는 어떨까? 난리난거 아니야?


성운은 허겁지겁 다시 제자리에 양반다리로 앉아서 공명을 펼쳤다.


-하, 나도 나이가 먹긴 먹었나 보다.


오딜리에는 얼어붙은 술병을 보며 작게 탄식했다. 다행히도 술기운에 실수로 간섭력을 펼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더라도 앞으로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마스터급 헌터들은 감이 뛰어났다. 성운은 얼른 오딜리에의 공명을 거둬서 새결로 초점을 맞췄다.


이후의 대화는 별개 없었다. 새결은 성운에 대해 캐물었지만, 오딜리에는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그리고 새결은 수수께끼 같은 전학생의 등장으로 조바심을 내고 있었다.


‘주말 안에 샤쇠르를 찾아야 해.’


새결이 굳은 결심을 하며 교장실을 나섰다. 그 순간 성운의 눈앞에 새로운 로그가 나타났다.


[임무 – 샤쇠르 회수를 도와라]

[동기율 15.6%]

[진행 상황 : 챕터2]


“시작됐나. 챕터2가···!”


챕터2는 샤쇠르 회수와 새결의 파워업 이벤트가 몰려있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이때 상당히 많은 독자들이 아속아구로 유입됐다.

아카데미 생활 원툴이 아닌 던전탐사와 모험이 곁들여져서 이야기의 스펙트럼이 풍성해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주인공이 파워업하는 장면은 언제나 독자들의 바지를 적시기에 충분한 이벤트였다. 덕택에 유명세를 타고 고정 독자층이 두꺼워졌다.

그러고 보니 이때가 아속아구 전성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문제는 이후였지. 아오, 그때 눈치 까고 얼른 하차했어야 했는데···.”


새결이 샤쇠르를 얻고 간섭력 랭크도 상승하지만, 동시에 부상을 입고 힘을 사용하는 데 있어 큰 제한이 생겼기 때문이다.

힘을 좀 본격적으로 사용하나 싶으면 금방 부작용으로 허덕거렸다. 그 탓에 이야기가 다소 답답하게 전개됐다.

이제는 그런 고구마 전개 따위 필요 없다. 적어도 쵸즌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 이상에는.


일단 계획이 필요하다.

성운은 공명을 거뒀다. 더 이상 옥상에 있을 필요가 없었다.


# # #


성운은 기숙사의 방으로 돌아왔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방과 후 활동이나 바깥 외출을 한 상황이라 기숙사 전체가 고요했다.


-달칵


방에 도착한 성운은 불을 켰다.

한 칸짜리 원룸은 그야말로 살풍경했다. 가구라고는 옷장과 책상, 침대뿐이다. 인테리어나 개인물품은 전혀 없었다.

전에 방을 사용하던 사람이 남기고 간 텅 빈 액자 틀이 벽에 걸려 있을 뿐이다.

하기야 아속아구의 세상에 들어 온지 한 달이 채 안됐다. 개인물품이 있을 리가 없다.


성운은 교복 제킷을 벗어서 의자 등받이에 대충 걸어두고 침대에 걸터앉았다.

오딜리에의 기억을 엿보며 머릿속이 조금 복잡해졌다.

새결의 샤쇠르 이벤트를 생각해야 하는데 자꾸만 참혹했던 아크 줄리엣의 풍경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종말로부터 세상을 구한다...라.”


온전한 끝. 올바른 엔딩. 프론테라의 구원.

아크 춘향에서 참혹한 광경은 이미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어림도 없었다.

아르투르에게 어른마냥 거들먹거렸지만, 진짜 아속아구 세계의 이면을 알지 못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었다.


“난 어른도 뭣도 아니야. 남의 힘에 취한 얼간이지.”


아크 줄리엣이 침몰되며 몇 명이 죽었을까. 수천 명? 수만 명?

만약 쵸즌이 갔더라면 죽을 일도 없었겠지. 오딜리에도 말했지 않았나. 뱅가드 헌터가 있었다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고.


뱅가드 헌터는 헌터 등급 중 최상위에 위치한 자들이다. 허나 쵸즌은 그들을 뛰어넘는다.

동기율을 높이면 사르코파구스로 워프할 수 있는 아크의 숫자가 늘어난다. 새결을 도와서 세상을 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참사도 막고 싶었다.


최선을 다하고 싶다.

왜냐하면 단 한 번도 그래본 적이 없었으니까.


“후우······.”


성운은 두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육체적인 피로함은 없었다. 어디까지나 정신적인 피로함이다. 멘탈의 주축은 윤혁과 쵸즌, 그 애매한 어딘가의 사이였기에.


어째서 자신은 선택받은 걸까.


윤혁은 쵸즌의 힘을 얻게 되고 나서야 영웅들의 정신력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실감했다.

정말이지 힘이 전부가 아니었다.


“내가 해낼 수 있을까. 내가···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똑 똑


누군가 성운의 방문을 노크했다. 찾아 올 사람이 없을 텐데. 설마 유리스일라나?

성운이 방문을 열자 소년처럼 짧은 금발 머리칼의 소녀가 성운을 반겼다.


“앗, 쵸··· 성운님! 쉬고 계시는데 죄송함다. 들어가도 되겠슴까?”


주디 미라이였다. 여전히 높은 텐션이다. 주인을 만나서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를 연상시켰다.

성운이 말없이 살짝 옆으로 비키자 주디가 쏙 하고 방으로 뛰어 들어왔다.


“별거는 아닙니다만··· 우아아아, 성운님. 방이 이게 뭡니까? 너무 인간미 없지 않슴까?”


주디는 방에 들어와서 주변을 둘러보더니 감탄과 같은 한탄을 내뱉었다.

성운은 괜히 머쓱해서 뒷머리를 긁적였다.


“응? 좀 그런가?”

“이거 생필품도 없지 않슴까? 아이고야. 본부장님께서는 가끔 이런 배려는 좀 부족한 거 같슴다.”


본부장은 유나를 의미하는 거겠지.

주디는 자기도 모르게 상관을 씹은 것을 눈치 채고 입을 두 손으로 가렸다.


“앗, 물론 디스를 하려고 한건 아닙니설라무네···.”


성운은 어쩔 줄 몰라 하는 주디의 모습에 피식하고 미소 지었다. 첫인상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귀여운 소녀였다.


“아냐, 괜찮아. 유나가 좀 무신경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


성운은 피식 웃으며 주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차, 여동생 보는 것 같은 마음에 선을 넘어버렸나. 이거 여직원한테 성추행하는 배불뚝이 상사랑 완전 똑같은 논리 아닌가?


“헤헤헤···.”


주디는 성운의 손길에 배시시 웃으며 가만히 있었다. 정말 강아지 같은 행동패턴이다.

그렇다. 성운은 배불뚝이 상사가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다.

현실 지구였으면 배우나 모델, 연습생으로 오해받을만한 외모였다. 거울을 잘 안 보고 다녀서 자신의 저력(?)을 까먹고 있었다.


“아, 그러면 시내로 가서 이것저것 물품 좀 사오는 건 어떻슴까? 그리고 아카데미 생활에 불편한 점이나 필요한 부분도 말씀해주시고요.”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성운은 주디가 오기 전까지 계속 우울한 생각에 울적해져 있었다. 기분전환이 필요한 순간일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새결의 샤쇠르 이벤트를 무사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맑은 정신이 필요했다.


“그래. 좋은 생각이야.”


성운은 던져뒀던 제킷을 다시 걸치고 주디를 따라 방을 나섰다.


작가의말

요통이 왔습니다.


너무...너무 고통스럽네요. 나이를 먹었나봅니다... 

독자분들은 부디 너무 오래 앉아있으시지 마시고 중간에 일어나셔서 스트래칭하는 습관을 가지시길 빕니다.... 

좋은 주말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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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0화. 너 나랑 일 하나 같이 하자 -2- 21.11.27 354 13 9쪽
» 29화. 너 나랑 일 하나 같이 하자 -1- +3 21.11.26 370 13 9쪽
29 28화. 그들이 사는 세계 -2- 21.11.25 379 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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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화. 지금이 바로 질풍노도의 시기 –2- +1 21.11.19 382 1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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