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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사육사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수수께끼 전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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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사육사
작품등록일 :
2021.10.24 15:11
최근연재일 :
2022.01.23 19:00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33,924
추천수 :
1,012
글자수 :
314,378

작성
21.11.17 19:00
조회
384
추천
12
글자
7쪽

22화. 님아, 그 선을 넘지마오 -5-

DUMMY

유성운의 잔상은 흐릿해지며 공기 중에 흩어졌다.


새결은 그 모습을 보자 간담이 서늘해졌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로써 성운이 자신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제압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실해졌다.


블링크라니.


블링크는 나심 교수의 전용 간섭기술이다. 절대로 1학년이 따라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이런 괴물 같은 녀석이 같은 반에 있었나? A반에서도 블링크를 사용할 수 있는 녀석은 없었다.


아니. 정규 헌터들조차도 감히 나심 교수의 블링크를 모방할 수 없었다. 달래 고유 간섭기술이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다.


‘유성운··· 그냥 평범한 전학생이 아니었나?’


회귀 전에도 전학생이 온 적은 있었다. 그러나 새결과는 접점이 없어서 잘 마주치지도 않았고 이야기도 한번 재대로 해본 적이 없었다.


새결은 침을 꿀꺽 삼켰다. 머리가 차갑게 식었다.


‘워매. 창피 당할 뻔 했다.’


한편 성운도 한 끗 차이로 블링크에 성공한 것에 속으로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잔상은 미숙한 간섭기술의 잔여물이었다. 나심 교수처럼 깔끔하게 블링크하지 못한 바람에 공간왜곡을 하며 반사된 잔상이 남아버렸다. 절대로 성운이 의도한 바가 아니었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새결에게 단검 세례를 받던지 공간왜곡의 리바운드로 튕겨나갈 뻔 했다. 둘 중에 뭐든 인상적이긴 했을 것이다.


“너 도대체 정체가 뭐야···?”


새결의 두 눈은 커지다 못해 튀어나올 것 같았다.


성운은 예상보다 더 놀래는 새결의 반응에 기분이 묘했다.


짜릿했다.


이 맛에 실력을 감춘 은둔고수 코스프레를 하는 걸까? 성운은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씰룩 거리면서 올라가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으며 목소리를 가라앉혔다.


“그것보다는 네 결심이 어떠한지가 중요하지.”


굳이 머리로 생각하지 않았는데도 절로 말이 흘러 나왔다. 윤혁은 지금 완벽하게 쵸즌에 몰입했다.


‘아니. 내가 곧 쵸즌이고 쵸즌이 곧 나야.’


쵸즌은 새결을 향해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안 그래? 새결 말레?


아직 세결은 자신의 본 이름과 성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아드리아나 외에는 누구에게도 말해 준적 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새결은 더욱 충격에 빠졌다.


“어떻게 그 이름을···?”

“다미앙 말레는 모두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 이 헌터 아카데미도 마찬가지야. 인류를 지키기 위해 설립된 거잖아.”


성운은 최대한 단어 선택을 조심하며 말했다. 너무 많은 것을 알려줘서는 안 된다. 적당히 뭉뚱그리고 새결을 혼란시켜서 흥분을 가라앉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버지를 들먹이는 것이 최고지.


다미앙 말레는 새결 말레의 친부의 이름이다. 앞서 그는 ‘재앙급’ 타이탄비스트와 격전 끝에 전사했다. 아속아구의 세계에서는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존재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폐드립이 되겠지만, 지금 같은 경우에는 확실한 효과를 보였다.


“인류를··· 세계를 구하기 위해···.”


새결이 단검을 거두며 혼란으로 가득 찬 얼굴로 성운을 바라봤다.


좋아. 이제 추가타를 날려보자.


“네 적은, 이런 아이들이 아니잖아?”


성운의 마지막 말이 결정타인 듯 새결의 얼굴이 우거지상으로 구겨졌다.


다만 이번에는 분노가 아닌 부끄러움과 창피함이었다. 자신이 자제력을 잃고 지나치게 행동했다는 것을 직면한 것이다.


“넌··· 누구냐?”


새결은 성운에 대한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새결도 바보가 아니다. 그가 의도적으로 얼버무려서 말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성운은 바짝 말라가는 입술을 혀로 핥았다.


이걸 뭐라고 말해야 하나. 정체를 말해도 될까.


[동기율 15.5%]

[자아소멸 트리거 온]

[경고 : 최소 동기율 엄수]


불길한 UI 문구. 아니야. 정체를 말해서 협력을 구하면 편하겠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편한 길은 지뢰다. 동기율을 굳이 떨어트릴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


“난···.”

“꺄아아아아아아아악!”


성운이 막 입을 떼서 말하려는 찰나, 찢어지는 비명이 들렸다.


먼저 도망쳤던 발레라의 비명소리였다.


-콰앙!


발레라가 철조망을 뚫고 공터로 튕겨져 왔다. 그녀는 먼지를 일으키며 쓰러진 말레나가 있는 곳 까지 바닥에 데굴데굴 굴렀다.


부상은 없어 보였으나 패닉을 일으켜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키이이이익 캬악 키륵 캭캬


그리고, 거대한 그림자가 찢겨진 철조망을 타고 기어들어왔다.


“도, 도와줘! 패러사이트가···!”


발레라는 바닥에서 엉덩방아를 찍은 상태에서 허겁지겁 뒤로 물러났다.


“먼저 저 녀석을 쓰러트리는 게 좋을 거야.”


끝내주는 타이밍이다. 아주 적절한 순간에 패러사이트가 등장해줬다. 성운은 이때다 싶어서 패러사이트를 향해 턱짓했다.


새결은 다시 인상을 구겼다.


“무슨···? 네가 끌고 온 거냐!”

“그런 말 하지마. 난 어디까지나 네 편이야.”


소설 속에서 느꼈던 것 보다 새결은 적의가 가득한 캐릭터였다. 이러다가는 또 덤벼들게 생겼다. 이제 슬슬 사라질 때다.


“명심해. 새결 말레. 너는 세상을 구하려고 돌아온 거야.”


성운은 블링크를 사용하기 전에 못 박듯 말했다.


새결은 차마 성운을 붙잡지도 못하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손을 뻗었다.


“기다려!”


당연히 기다려줄 수 없었다. 어찌됐든 새결이 아르투르 무리를 개박살내는 것을 멈췄으니, 그 이후는 새결이 알아서 해결해야 했다.


성운은 곧바로 블링크했다.


이번에도 불완전한 블링크인 탓에 몇 초간 성운의 잔상이 자리에 남았다.


새결은 없어진 성운을 찾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아무리 봐도 성운은 보이지 않았다.


“유성운···.”


새결은 서서히 연기처럼 사라지는 성운의 잔상을 보며 되뇌었다.


# # #


성운은 블링크로 공터를 둘러싼 근처 3층 건물 위로 올라섰다. 그리고는 몸을 숨기기 위해 바짝 바닥에 넙쭉 엎드렸다.


이제는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그나저나 원래 이야기에서 이런 장면이 있었나?”


성운은 중얼거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원래는 새결이 아르투르의 양 팔을 부러트리고, 샤루크도 숨이 넘어가기 직전까지 밟았다. 그리고··· 이를 발견한 교관들이 뛰어 와서 막았다.


‘내 탓인가?’


성운에 의해서 이야기는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나비효과 같은 걸까?


쵸즌에 의해 작은 부분이 바뀌니 연달아서 사건이 벌어졌다. 이번 패러사이트의 갑작스러운 등장도 분명 성운의 영향이 있었다.


“헉, 설마 동기율 조진 건 아니겠지?”


성운은 허겁지겁 눈을 감고 UI를 띄웠다.


[헌터 아카데미에서 적응하시오 - 임무 완료]

[보상 동기율 0.1%]

[동기율 15.6%]


오, 임무도 무사히 완수하고 동기율도 얻었다. 그런데 나름 고생한데 비해 고작 0.1%라니 너무 짜다.


그래도 납득이 안 가는 정도는 아니다. 순조로운 편이다. 이제 새결이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지 지켜봐야 했다.


“제발 부탁이니 제대로 좀 해줘라.”


성운은 오랜만에 독자의 기분으로 패러사이트와 대치한 새결을 내려다 봤다.


작가의말

좀 짧아서 휴일에도 이어서 올립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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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9화. 너 나랑 일 하나 같이 하자 -1- +3 21.11.26 370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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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7화. 그들이 사는 세계 -1- 21.11.23 382 11 13쪽
27 26화. 수수께끼의 전학생 유성운 -2- 21.11.22 394 13 11쪽
26 25화. 수수께끼의 전학생 유성운 -1- 21.11.20 403 13 10쪽
25 24화. 지금이 바로 질풍노도의 시기 –2- +1 21.11.19 382 14 10쪽
24 23화. 지금이 바로 질풍노도의 시기 -1- +4 21.11.18 390 11 9쪽
» 22화. 님아, 그 선을 넘지마오 -5- 21.11.17 385 12 7쪽
22 21화. 님아, 그 선을 넘지마오 -4- +3 21.11.16 388 13 10쪽
21 20화. 님아, 그 선을 넘지마오 -3- 21.11.15 390 13 10쪽
20 19화. 님아, 그 선을 넘지마오 -2- 21.11.13 413 11 13쪽
19 18화. 님아, 그 선을 넘지마오 -1- +1 21.11.12 456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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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화. 네가 선택한 아카데미다 -5- +2 21.11.09 487 1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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