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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사육사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수수께끼 전학생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돌사육사
작품등록일 :
2021.10.24 15:11
최근연재일 :
2022.01.23 19:00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33,866
추천수 :
1,012
글자수 :
314,378

작성
21.11.02 19:00
조회
617
추천
21
글자
11쪽

11화. 전학 준비 -3-

DUMMY

석관 내부의 소음이 점점 더 커졌다.


처음에는 MRI 검사기에 들어간 정도였지만, 어느 새 전기안마기를 귀에 댄 것처럼 시끄러워졌다.


몸 전체가 흔들릴 정도의 진동은 덤이었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윽···.”


으, 시끄러. 이러다가 폭발하는게 아닐까? 성운은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다.


에이 그래도 명색이 쵸즌인데 터진다고 죽진 않겠지.


아니, 아크 최심부에서 폭발이라도 일어났다간 꼼짝없이 생매장이다. 다치지 않더라도 숨을 못 쉬게 되면 난감할 텐데.


성운이 온간 망상을 하는 동안 진동은 더욱 더 커져만 갔다.


[공간도약 실시]

[위상변이 가동]

[아크 춘향 ··· 아크 이졸데]

[신호 확인]

[도약]


-후욱


그리고 빛이 사라졌다.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


다만 지도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어두컴컴한 석관만이 남았다.


-쿠구구구구구구


굉음과 함께 마침내 석관의 육중한 문이 열렸다.


사르코파구스 밖은 들어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지하설비의 최심부였다.


성운은 눈을 껌벅거렸다. 성운을 맞이한 트윈즈의 모습이 바뀌어 있었다. 내부도 디테일한 부분에서 확실히 달랐다.


그렇다, 여긴 더 이상 아크 춘향이 아니다.


놀랍다. 이동한 느낌조차 없었는데!


“오랜만이야. 쵸즌.”

“오랜만이야. 쵸즌.”


아크 이졸데의 트윈즈는 프랑스 풍 전통의상을 입은 백인 소녀소년이었다.


여자아이는 하얀 보넷을 머리에 쓰고 붉은색 치마를 입고 있었다. 남자아이는 조끼까지 갖춰 입은 말쑥한 양복차림이다.


트윈즈는 쵸즌을 보며 동시에 손을 들어올렸다.


“아··· 안녕?”


성운은 어색하게 손을 들어 인사했다. 이졸데에 도착한 건가? 이렇게 빨리? 성운은 쭈뼛거리며 발을 땠다.


[아크 이졸데로 가시오 - 임무 완료]

[보상 동기율 0.1%]

[동기율 15.4%]

[임무 – 새결 말레를 찾으시오]


오자마자 동기율이 늘어났다. 거기다 새로운 임무까지. 어차피 이곳까지 왔으면 당연히 새결 말레를 찾아야 할 것 같긴 했다. 아직까지는 순조롭다.


[진행 상황 : 챕터1]


그리고 한 가지 더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마침내 챕터1이 시작된 것이다.


아속아구의 극초반 부분. 새결이 아카데미 생활을 시작하는 부분이다.


어찌저찌 무사히 프롤로그를 넘겼다. 성운은 감개무량했다. 감상에 젖어서 잠시 가만히 멍하게 서 있었다.


“안녕하심까! 우와, 영광임다!”

“으억?!”


석관 밖으로 걸어 나와 멍하게 서 있던 차에 갑자기 누군가가 튀어나왔다. 깜짝이야.


성운 또래의 작은 체구의 여성이다. 어찌나 목소리가 컸는지 놀라서 뒷걸음질치고 말았다.


자세히 보니 트윈즈 만큼은 아니었지만, 성운의 가슴께까지 밖에 오지 않는 여성이었다. 소년처럼 짧은 금발 머리칼에 마치 다람쥐 같은 인상이다.


“반갑슴다! 주디 미라이임다!”


칼각이 선 제복차림이었는데, 군인이라기보다는 어째 걸스카우트를 연상케 했다. 소녀는 허리를 꼿꼿이 피며 성운에게 경례했다.


[이름 : 주디 미라이]

[아크 이졸데 헌터 아카데미 재학 – 2학년 시니어]

[방출 랭크1.2 / 흡수 랭크1.4]

[소속 : 칠드런(말단)]

[앵글로색슨계, 바스크계 및 드워프]


주디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가 UI로 나타났지만, 최윤혁에게 있어 단연 처음 보는 캐릭터였다. 아무리 살펴봐도 소설 속에서 본적 이 없었다.


다만 눈에 띄는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종족’ 카테고리에 ‘드워프’라고 표기된 부분이었다.


드워프?


“아.”


프론테라는 판타지 이세계와 현실 지구와 뒤섞이면서 생겨난 세상이다. 그렇기에 지구의 인종뿐만 아니라 종종 판타지 세계 종족과 혼혈인 인종도 등장했다.


눈으로 ‘드워프’라 표기된 부분을 보자 문구가 토글되며 주욱 인종이 나열됐다.


[골드 드워프]

[마운틴 드워프]

[북방계 몽골로이드]

[코카소이드]

[...]


기타 등등이다. 섞이고 섞이다보니 특유의 작달막한 키 외에는 드워프의 특징이 드러나지 않아 보였다.


겉으로만 보면 아담하고 귀여운 인상의 소녀다.


주디는 반짝반짝한 눈으로 성운을 올라다봤다.


아이돌이나 영화배우를 보는 소녀팬보다는 존경하는 프로레슬링 선수를 보는 소년의 눈이었다.


성운은 부담스러운 주디의 눈빛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멍청하게 서 있기만 했다.


본래 낯을 좀 가리는 편이다. 정형적인 방구석 여포랄까. 그나마 유나는 정중하고 공적인 분위기라서 불편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주디는 거리감이 없다. 그야말로 완전 상극의 성격이었다.


“대단히 실례인 것을 알지만··· 부탁하나 드려도 되겠슴까?”

“에? 어어. 뭔데?”


어려보이니까 반말해도 되겠지?


성운은 뒷머리를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주디가 한 걸음 성큼 다가오더니 공손하게 손을 쑥 내밀었다.


“악수 한번 부탁드림다!”


?


성운의 머리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난생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 당최 적응이 되지 않았다. 이럴 때는 어떡해야 하지. 웃어야 하나.


성운은 홀린 듯 주디의 작은 손을 마주 잡았다.


여리고 부드러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굳은살이 많이 박혀있는 거친 촉감이었다. 단단한 목도를 쥔 듯한 느낌이다.


“감사함다!”


주디는 연신 함박미소를 지으며 악수 한 채 허리를 숙였다. 옅게 떨리고 있었는데 그것을 숨기기 위해 괜히 악수한 손을 흔드는 것 같았다.


···

···


어째 악수 시간이 너무 길었다. 옆에 서 있던 트윈즈는 말똥말똥한 눈으로 성운과 주디를 지켜보고 있었다.


성운은 왜인지 부끄러워서 귓불까지 붉어졌다. 결국 악수를 멈추기 위해 맞잡은 주디의 손에서 꼼지락거리기만 했다.


그제야 눈치를 챈 주디가 얼른 손을 거뒀다.


“헤헷. 오늘은 절대 손 씻지 않겠슴다. 자, 그러면 가겠슴다.”


주디는 그렇게 말하고 홱 몸을 돌렸다.


지금 보니 주디의 볼도 붉게 상기돼 있었다. 정말로 쵸즌을 존경해서 부끄럼을 무릅쓰고 부탁한 것 같았다.


무지하게 귀여운데?


“크흠. 어허. 흠. 아, 그래 부탁할게.”


성운은 헛기침했다. 내 나이 서른. 미성년자에게 이상한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정신 차려, 최윤혁. 아니 근데. 지금은 나도 미성년자이니까 괜찮지 않나?


성운은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며 주디를 따라 나섰다.


“또 봐. 쵸즌.”

“또 봐. 쵸즌.”


트윈즈는 짧게 인사하고 파이프오르간 앞에 앉아 연주를 시작했다.


아크 춘향과 달리 아크 이졸데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밖은 아크 춘향과 달리 밤이 아닌 오후 시간 때였다. 이제 막 해가 지기 시작하고 있어서 노을 진 하늘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쵸즌님. 밖에서는 정체를 숨겨야 하니, 감히 성함으로 부르겠슴다.”

“응. 알았어. 편하게 해.”

“우히힛. 감사함다. 그러면 제 애마에 오르시죠! 사소한 부분은 가면서 말씀드리겠슴다.”


주디는 지하설비 앞에 주차한 스쿠터를 손바닥으로 가리켰다. 애마라는 것이 스쿠터였나.


딱히 상관은 없었다. 주디는 헬멧을 머리에 쓰고 성운에게도 헬멧을 내밀었다.


문제는 주디가 운전석 앞에 앉으면 그 뒤에 올라타기 상당히 비좁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주디는 아무렇지도 않게 양팔을 들어 올려 핸들에 손을 올렸다.


허리를 잡으라는 건가···?


성운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주디 뒷좌석에 올라 손은 시트 뒷부분을 움켜쥐었다.


아무리 그래도 오늘 처음 본 소녀를 백허그(?) 할 수는 없었다. 어차피 허벅지 힘만으로도 충분히 스쿠터에서 떨어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흠, 그럼 출발함다!”


주디는 씩씩하게 말했지만 어딘가 실망해서 어깨가 살짝 처진 것 같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스쿠터가 출발했다. 성운과 주디를 태운 스쿠터는 아크 이졸데의 변화가를 지나갔다.


아크 춘향이 계획도시 같다면 이졸데는 유럽의 정감 있는 시골도시였다.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거리가 상당히 어둡고 도시가 낡아 있었다는 점이다. 심지어 여기저기 폐업한 가게도 보였다.


동네 뒤켠으로는 수몰된 지역도 있었다. 성운이 탄 스쿠터는 간이 목제 가드레일 옆을 달리고 있었는데, 가드레일 너머로 바닷물이 찰랑이고 있었다.


착각이 아니라면 현재 아크 이졸데는 물에 반쯤 잠겨 있었다.


“도시가 뭔가 운치···있는데?”


성운은 최대한 빙 돌려서 말했다. 정취가 넘치는 것도 사실이긴 했다.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보던 베네치아의 모습과 닮았으니 말이다.


“아카데미 대항전에서 두 번 연달아 진 탓임다. 덕분에 번화가랑 놀이시설지역 3분의2가 비활성화됐슴다."


주디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쾌활하게 말했다. 그러나 성운은 주디의 설명을 듣고 내심 크게 놀랐다.


'우와, 아대항전 이거 생각보다 장난이 아니네. 아크의 삶의 질을 들었다놨다 하잖아.'


성운은 애써 태연하게 되물었다.


"삶의 터전이 날아갔을텐데, 사람들이 원망은 안해?"

“그래서 아카데미의 학생들에 대한 인식이 그닥 좋지는 않슴다. 다들 고생이 많죠.”


헌터 아카데미 대항전.


아크의 헌터 아카데미 간 대항전을 뜻하는 이 대회는 두 개 학교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올림픽’이다.


다만, 패배하게 되면 아원자력 코어를 하나씩 상대편에게 뺏기게 되기 때문에 다소 무게감에 차이가 있긴 하다.


동력원인 아원자력 코어가 부족해지면 생산이나 생활필수 부분을 차지한 지역 외에는 ‘비활성화’ 당하기 때문이다.


비활성화된 지역은 임시로 수몰된다. 아크 이졸데 같은 경우에는 불가항력으로 반쯤 물에 잠긴 아크가 됐다.


"뭐 덕택에 물놀이라든지 낚시는 지겹게 할 수 있슴다.”


주디가 가볍게 말한 것 치고는 아크 이졸데의 상황이 상상 이상으로 팍팍한 것 같았다.


간혹 배를 띄워서 배에서 장사를 하거나 물건을 파는 가게도 보였다.


'새결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음 아대항전에서 이길 방법도 생각해 봐야 겠어.'


성운은 침수된 지역에서 흘러나오는 비릿한 바다내음에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뭐, 쵸즌이 직접 참전하면 바로 해결이지만, 그건 성운을 이곳으로 보낸 존재가 원하는 바는 아닐 것이다.


'결국 열쇠는 새결이군.'


소설에서 아대항전은 주된 이벤트가 아니었다. 새결은 하루라도 빨리 아카데미에서 벗어날 생각만 했고, 대항전 참가에도 열의가 없었다.


'이번엔 달라야 해.'


주인공을 주인공답게···인가. 이번 아대항전에서는 기필코 새결 말레가 활약하도록 판을 짜야 한다.


바이크 뒷자석에 앉은 성운은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그런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평선 너머로 노을이 깊어져가고 있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오늘도 제 글을 읽으러 와주셨군요!


연재 일정에 변경사항이 있습니다. 


시간은 같습니다만, 휴일을 ‘수요일’과 ‘일요일’로 할 예정입니다. 


원고 작성에 차질이 생긴 것은 아닙니다! 좀 더 독자님들이 몰리는 핫한 요일을 고려해서 변경하는 것이랍니다ㅎㅎ 이점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즐겁게 읽으셨다면... 부디 추천과 선호작 버튼을 한번 씩... 꼭 좀... 눌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한번 도와주십셔! 흑흑, 선작에 굶주렸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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