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돌사육사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수수께끼 전학생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돌사육사
작품등록일 :
2021.10.24 15:11
최근연재일 :
2022.01.23 19:00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33,922
추천수 :
1,012
글자수 :
314,378

작성
21.11.01 19:00
조회
733
추천
23
글자
12쪽

10화. 전학 준비 -2-

DUMMY

자, 아속아구의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자.


새결 말레.


재앙급 타이탄비스트와 동귀어진한 뱅가드 헌터 '다미앙 말레'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용사의 피를 이은 아이.


허나 새결 말레는 열등생이었다.


회귀하기 전 그는 아크 이졸데의 헌터 아카데미에서 무려 3년 동안 1학년 주니어에 머물러 있었다.


헌터 아카데미는 여느 고등학교처럼 착실하게 다닌다고 졸업을 시켜주지 않는다. 자격이 되지 않으면 졸업은커녕 진급조차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부친의 잃어버린 전용무장 ‘샤쇠르(Chasseur)’를 얻고 나서는 모든 것이 바뀌게 된다.


그가 필요했던 것은 잠재력을 일깨울 작은 불씨였다. 그리고 샤쇠르는 새결 말레의 불씨가 되었다.


샤쇠르를 손에 넣은 새결 말레의 간섭력은 순식간에 성장했다. 베테랑 헌터 수준인 방출 3/흡수 3까지 단숨에 랭크를 상승시킨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종말을 막는 것은 불가능했다. 결국 종말의 끝에서 프론테라를 구하기 위해 초월자 ‘싸이어(Sire)’와 금기의 계약을 맺는다.


이를 통해 새결 말레는 회귀한다. 회귀를 하고나서 가장 먼저 한 행동은 바로 샤쇠르를 되찾는 것이었다.


1학년 1학기 중 샤쇠르를 되찾는 새결 말레. 그것이 아속아구 초반의 주된 내용이다.


최윤혁은 익히 알고 있는 내용. 그 첫 챕터가 지금 막 시작했다. 현재 새결 말레는 아크 이졸데의 헌터 아카데미에 있을 것이다.


“아크 이졸데의 헌터 아카데미로 전학 수속을 밟으라니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유나는 영문을 모르겠는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성운과 유나는 현재 사무실에 있었다. 바로 아크 춘향의 시 사무국장실이자 유나의 업무실이다. 이곳은 예비 전력을 사용하고 있어서 불이 들어오고 있었다.


“굳이 쵸즌께서 헌터 아카데미에 입학하시려는 저의를 모르겠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교편을 잡으셔도 되는 분이······.”

“새결 말레가 그곳에 있어요. 아크 이졸데에요.”


유나는 말끝을 흐리다가 이마를 찌푸렸다.


“석 달 전쯤에 입학했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만. 저희랑 무슨 상관입니까?”


역시 영웅 다미앙 말레의 아들이라서 주목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의외로 중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성운은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눈을 힐끗하며 동기율을 살펴봤다.


[동기율 15.3% - 안정]

[자아소멸 트리거 온]

[임무 – 아크 이졸데로 향하시오]


재해급 타이탄비스트가 출몰했을 때도 나타난 정체불명의 임무 로그. 클리어하고 나니 동기율이 올랐다. 그렇다면 반대의 상황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


가능한 한 저 자아소멸 트리거의 맛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


“새결 말레, 그는 종말을 막는 열쇠입니다. 그를 도와야 해요.”


성운은 대충 되는대로 답했다. 유나는 그의 대답에 입을 한일자로 다물었다.


“역시 쵸즌께서는 다 계획이 있으시군요. 죄송합니다. 제가 주제넘은 말을 했습니다.”


유나가 돌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머리를 숙이며 정중하게 사과했다. 어찌나 허리를 직각으로 굽혔는지 정수리의 가르마까지 보일 정도다. 그나저나 정수리 가르마마저도 예쁜 아가씨다.


“어? 아니,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요. 음 뭐, 그렇다는 거죠.”


성운이 깜짝 놀라 어깨를 들썩였다. 유나는 사과를 받아준 것에 진심으로 안도를 느꼈는지 얼른 자리에 앉아 자판을 두들겼다.


“전학 이유는 이번 재해급 타이탄비스트의 습격에 의한 것으로 하죠. 지금 당장 가셔야 하는지요?”

“예. 지금 배편을 알아보시는 건가요? 가능하다면 비행기 편은 없나요?”


산만한 괴물이 심해에서 기어 나오고, 소수의 인류가 아크라는 부유섬에 의지해 해수면 위를 떠도는 절박한 세상일지라도 교류는 있었다.


그러나 비행기는 소수의 최상류층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었다. 소리가 시끄럽고, 특유의 에너지파 탓에 타이탄비스트들의 이목을 잡아끌기 때문이다.


비행기들은 오로지 성층권 높이에서 초저음으로 운행할 수 있는 최신예 기종만 운용됐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인은 탈 기회가 많지 않았다.


반면 배는 적재량이 많은 물자를 운송해야 한다. 그럴 때는 언제나 각성자 에이전트 혹은 용병의 호위가 필요했다. 이 또한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주로 해운 대기업들이 담당했다.


한마디로 아속아구에서의 여행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었다.


성운은 나름 기업 총수의 외동아들로 위장된 만큼 비행기의 이용이 가능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유나는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한 눈빛으로 성운을 바라봤다.


“아뇨. 당연히 ‘사르코파구스(Sarcophagus)’로 가셔야죠.”

“엥?”


# # #


성운은 화면으로만 봤던 아크의 최중심부 지하설비 ‘챔버(Chamber)’에 도착했다.


혈관처럼 얽혀있는 파이프라인을 따라 걸었다. 여기까지 오는데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참을 내려가야 했다.


-캉 캉 캉


걸을 때마다 바닥에 깔린 철조발판이 메마른 소음을 만들어냈다. 파이프라인은 바닥에도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다.


이곳은 민간인이 절대 들어올 수 없는 제한지역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아크를 유지시키는 최중요 설비와 귀하디귀한 아원자력 코어가 안치돼 있기 때문이다.


통로를 따라 한참을 걷자 조금 넓은 공간이 있었다. 그곳에 어린 쌍둥이 남매 ‘트윈즈’가 성운과 유나를 맞이했다.


“안녕. 유나 아르니스.”

“안녕. 유나 아르니스.”


성운의 허리까지밖에 오지 않는 작은 쌍둥이 남매가 기계적인 목소리로 인사했다.


둘 다 한복차림이었는데 주변과 어울리지 않아서 더더욱 초현실적이었다.


여자아이는 양갈래로 댕기머리를 땋고, 남자아이는 한 갈래 댕기머리를 하고 있었다. 아크 ‘춘향’이라는 명칭답게 대한민국을 컨셉으로 잡은 것 같았다.


트윈즈는 성별을 구분하기 힘들만큼 중성적이었다. 여자아이 쪽이 한복 치마를 입고 있지 않았다면 알아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게다가 둘은 인형으로 착각해도 될 만큼 이질적이고 아름다웠다.


유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늦은 밤에 죄송합니다. 트윈즈, 아크의 수복은 어떠한가요?”

“마더는 이제 막 잠들었어. 하지만 금방 다시 깰 거야.”

“맞아. 마더는 누구보다도 자식들을 걱정하니까.”


남매는 서로 합을 맞춘 듯 번갈아가며 말했다. 마치 하나의 영혼이 두 개의 육체를 빌려 말하는 듯했다.


성운은 유나 등 뒤에서 어색하게 손을 살살 흔들어 인사했다.


“와! 쵸즌이다! 쵸즌이야! 왜 이제야 왔어!”

“쵸즌! 쵸즌! 보고 싶었어!”


두 남매는 꺄르륵 거리며 성운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았다. 그런 모습에 성운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유나를 바라봤다. 감정 없는 인형 같은 인상이었는데 이러니까 영락없는 꼬맹이들이다.


“최근에 쵸즌께서 부쩍 지상에서만 돌아다니셔서 외로웠던 것 같습니다.”


윤혁은 당혹감을 느꼈다. 원래 쵸즌은 트윈즈와는 살가운 사이였나.


아속아구 소설 속에서는 당최 트윈즈의 등장이 없었기에 잘 몰랐던 부분이다.


성운은 쭈뼛거리다가 남자아이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들어올렸다.


“하하하! 신난다!”

“나도! 나도!”


성운은 씨익 웃으며 남자아이를 어깨에 올리고 여자아이도 들어서 한쪽 어깨에 올렸다. 성운의 어깨에 한 쪽씩 걸터앉은 트윈즈는 다시금 꺄르륵 웃으며 난리를 피웠다.


열광적인(?) 반응에 성운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지구에 있는 조카 녀석도 어렸을 때는 정말 귀여웠는데. 이제는 까칠한 여중딩이라 상대도 안 해준다.


“크흠.”


곁에 있던 유나가 작게 헛기침했다. 성운은 그제야 이곳에 왔던 이유를 다시 떠올렸다. 앗차차, 귀여움에 속아 까먹을 뻔했다.


“하핫. 다음에 오면 더 놀아줄게.”

“진짜? 정말? 다음에 언제?”

“흥, 믿으면 안 돼. 저번에도 금방 온다고 해놓고서는.”


여자아이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으윽. 쵸즌. 못 지킬 약속은 하는 거 아니란다.


윤혁은 자책 아닌 자책을 하며 트윈즈를 다시 땅에 내려놨다.


“미안해. 정말 급해서 말이야. 사르코파구스가 필요해.”


사르코파구스.


사르코파구스의 정체는 사람 하나가 들어갈 만한 석관이었다. 모든 아크는 마더와 아원자력 코어, 그리고 사르코파구스가 있었다.


이는 각성자의 간섭력 랭크를 체크할 때 사용된다. 따라서 헌터 아카데미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르코파구스를 거쳐야 한다. 또한, 진급을 할 때도 랭크 측정하기 위해 이용해야 했다.


윤혁은 지금까지 그렇게 알고 있었다.


“행선지는 아크 이졸데입니다.”


사르코파구스는 쵸즌 한정 아크에서 아크로 이동할 수 있는 일종의 워프게이트 역할을 했다. 윤혁은 다시금 독자의 기분을 느끼며 두근거림을 감출 수 없었다.


트윈즈는 유나의 말에 삐친 듯 볼을 부풀렸다. 으억, 귀여운 애들이 이러니 어째 죄책감이 더욱 커진다.


성운은 트윈즈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트윈즈는 다시 해실거리며 표정을 풀었다.


“따라와.”

“따라와.”


기분이 풀린 트윈즈는 굽이진 통로를 따라 길을 안내했다.


그러자 다시금 넓은 공간이 나왔다. 지금까지 지하에서 봤던 장소 중에서 제일 넓었다.


텅 빈 공간 한복판, 그곳에는 뉴스 화면으로 봤던 파이프오르간과 석관 하나가 덩그러니 세워져 있었다.


“여기야.”

“여기야.”


트윈즈가 동시에 사르코파구스를 가리켰다. 성운은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 천천히 석관을 향해 다가갔다.


“참, 쵸즌. 아크 이졸데에 도착하시면 주디 미라이가 맞이할 것입니다."

"그분도 설마 칠드런인가요?"

"네, 그녀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도울 겁니다. 저만큼은 아니어도 말이죠.”


어째 성운을 돕는 것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성운은 어깨를 으쓱였다.


“고마워요. 유나. 또 보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유나가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트윈즈도 짧은 팔을 머리위로 들어 손을 흔들었다.


“또 봐.”

“또 봐.”


성운은 사르코파구스 안으로 들어갔다. 키가 꽤 큰데도 불구하고 공간이 조금 더 남았다.


-쿠구구구구


석관이 자동으로 닫혔다. 묘한 기분이다. 어렸을 때 장난으로 여행 캐리어 안에 들어가곤 했는데, 왜인지 그때가 떠올랐다.


-우웅 우웅 우우우우우웅


[코드네임 : 쵸즌]

[대상 인식]

[사르코파구스 공간도약 기능 활성화]


디지털 문구가 뜨더니 석관이 옅게 떨리며 반응했다. 진동음은 들릴 듯 말 듯 서서히 강해졌다.


“음······.”


그리고 눈을 한번 감았다가 뜨자, 눈앞에 거대한 지도가 나타났다.


등을 돌려도 발아래를 봐도 끝도 없이 거대한 지도가 펼쳐져 있었다. 지도의 정체는 8자를 옆으로 뉘인 듯한 행성. 바로 프론테라였다.


“어째 상당 부분이 어두운데.”


지도의 대부분은 MMORPG 게임의 해금되지 않은 지역처럼 어두운 그림자로 가려져 있었다.


[동기율 15.3% 기반]

[계산 중]


[이동 가능 지역 – 아크 이졸데]


성운의 생각을 읽었는지 설명 문구가 나타났다.


“동기율에 따라서 지역이 해금되는 방식···인가.”


보아하니 지금 갈 수 있는 곳은 아크 이졸데 뿐이었다. 성운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와, 다행이다.”


마침 이졸데가 해금돼 있어서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조금 난감할 뻔했다. 나중을 위해서라도 동기율을 착실하게 모아서 지도를 해금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좋아.


성운이 지도에 뜬 아크 이졸데를 향해 의식을 집중했다.


작가의말

주말 편히 쉬셨나요? 


다시 또 한 주가 시작됐습니다. 오늘도 찾아와주신 분들께 감사인사 올립니다. 


그리고 혹시... 즐겁게 읽으셨다면, 추천과 선작 한 번 씩 부탁드립니다ㅠㅠ 


흑흑...저같은 비천한 글쟁이에게는 독자님들의 관심이 정말 크나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카데미의 수수께끼 전학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8 37화. 아버지의 이름으로 -6- +2 21.12.07 306 11 10쪽
37 36화. 아버지의 이름으로 -5- +1 21.12.06 302 10 10쪽
36 35화. 아버지의 이름으로 -4- 21.12.04 301 11 9쪽
35 34화. 아버지의 이름으로 -3- +1 21.12.03 304 12 10쪽
34 33화. 아버지의 이름으로 -2- 21.12.02 314 12 13쪽
33 32화. 아버지의 이름으로 -1- +2 21.11.30 334 10 8쪽
32 31화. 너 나랑 일 하나 같이 하자 -3- +1 21.11.29 356 11 15쪽
31 30화. 너 나랑 일 하나 같이 하자 -2- 21.11.27 354 13 9쪽
30 29화. 너 나랑 일 하나 같이 하자 -1- +3 21.11.26 370 13 9쪽
29 28화. 그들이 사는 세계 -2- 21.11.25 379 9 10쪽
28 27화. 그들이 사는 세계 -1- 21.11.23 382 11 13쪽
27 26화. 수수께끼의 전학생 유성운 -2- 21.11.22 394 13 11쪽
26 25화. 수수께끼의 전학생 유성운 -1- 21.11.20 403 13 10쪽
25 24화. 지금이 바로 질풍노도의 시기 –2- +1 21.11.19 382 14 10쪽
24 23화. 지금이 바로 질풍노도의 시기 -1- +4 21.11.18 390 11 9쪽
23 22화. 님아, 그 선을 넘지마오 -5- 21.11.17 384 12 7쪽
22 21화. 님아, 그 선을 넘지마오 -4- +3 21.11.16 388 13 10쪽
21 20화. 님아, 그 선을 넘지마오 -3- 21.11.15 390 13 10쪽
20 19화. 님아, 그 선을 넘지마오 -2- 21.11.13 413 11 13쪽
19 18화. 님아, 그 선을 넘지마오 -1- +1 21.11.12 456 14 13쪽
18 17화. 네가 선택한 아카데미다 -6- +2 21.11.11 468 13 11쪽
17 16화. 네가 선택한 아카데미다 -5- +2 21.11.09 487 16 8쪽
16 15화. 네가 선택한 아카데미다 -4- 21.11.08 480 13 9쪽
15 14화. 네가 선택한 아카데미다 -3- 21.11.06 490 12 11쪽
14 13화. 네가 선택한 아카데미다 -2- 21.11.05 527 13 13쪽
13 12화. 네가 선택한 아카데미다 -1- +1 21.11.04 577 16 13쪽
12 11화. 전학 준비 -3- 21.11.02 618 21 11쪽
» 10화. 전학 준비 -2- +4 21.11.01 734 23 12쪽
10 09화. 전학 준비 -1- +4 21.10.29 840 25 12쪽
9 08화. 나는 선택받은 자다 +2 21.10.28 911 30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