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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사육사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수수께끼 전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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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사육사
작품등록일 :
2021.10.24 15:11
최근연재일 :
2022.01.23 19:00
연재수 :
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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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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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글자수 :
314,378

작성
21.11.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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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4화. 지금이 바로 질풍노도의 시기 –2-

DUMMY

아르투르는 무심결에 뛰어든 자신에게 질문했다.


내가 왜 그랬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으며 패러사이트와 맞서 싸우는 새결의 모습에 자극된 걸까?

아니면, 단순히 눈앞에서 사람이 죽는 꼴을 보기 싫어서?

심지어 새결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아르투르를 흠씬 두들기고 팔을 부러트리려고 했다.

···물론 먼저 린치를 가하려고 했지만, 그건 그거다.


아르투르는 새결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자기 자신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헉, 헉··· 후우···.”


아르투르는 숨을 몰아쉬었다. 손발이 덜덜 떨렸다.

호흡을 너무 가파르게 하고 있는 탓이다. 머리를 휘저으며 눈을 똑바로 떴다.


후회됐다. 그러나 이미 몸은 움직이고 난 후다. 저지른 일을 되돌릴 수는 없다.


“아르투르?”


어리둥절한 새결이 고개를 들었다.

새결은 성운의 조언으로 본래 자신의 소명을 다시 떠올렸다.

그 때문에 패러사이트와 싸웠던 것이다.

그런데 아르투르는 어째서 싸움에 가담한 것일까?


“아주 그냥 소년만화구만.”


성운은 일으켰던 몸을 다시 황급히 숙였다.

새결이 죽는 줄 알았다. 곧바로 블링크로 끼어드려다가 아르투르가 움직인 것을 보고 멈췄다.

아르투르가 갑자기 새결을 도울 줄은 성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생각 이상으로 상황이 긍정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아르투르가 생각을 고쳐먹고 새결을 구했다.

쵸즌의 조언이 새결을 바꿨고, 새결의 행동이 아르투르를 바꾼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도 바뀌고 있었다.


“발레라. 녀석을 치료해줘.”

“으, 으응!”


아르투르가 발레라에게 지시하며 헌터장갑에서 장검을 뽑았다.

발레라는 열등생 B반에서 드물게 치료계 간섭력을 사용할 수 있었다.

새결의 부상을 완전히 치료할 수는 없어도 다시 싸울 수 있게 만들 수는 있다.


“야, 샤루크. 말레나. 너희들도 도와!”

“미쳤어? 돌았냐? 난 튈 거야!”

“그래!”


아르투르의 외침에 샤루크와 말레나가 역정을 냈다. 아르투르는 인상을 확 찌푸렸다.


“저 새끼를 지나쳐서 나갈 수 있을 거 같아? 그리고 나가봐야 금방 따라 잡혀! 알았냐! 살고 싶으면 싸워야 해!”


샤루크와 말레나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틀린 말이 아니다.

심지어 아르투르를 미끼로 던진다고 해도 새결만큼 오래 버텨주지 못할 것이 뻔했다.


-캬잇 캬아아아아악


패러사이트가 상체를 들어올렸다.

그 모습에 아르투르는 다시 한 번 더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지금까지 바닥에 몸을 바닥에 붙이고 있어서 몰랐는데 패러사이트는 무지막지하게 컸다.


패러사이트가 아르투르를 향해 접근했다.


“제기라아아아아아알!”


아르투르는 새결 만큼 간섭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해도 힘껏 검을 휘둘렀다.

무심코 정면으로 접근한 패러사이트가 집게발을 들어 아르투르의 공격을 막았다.


-카각!


그러자 간섭력 장검이 집게발에 깊게 박혔다. 엉성한 검술이었지만 위력만큼은 썩 나쁘지 않았다.


-캬윽 캬아아악


패러사이트가 박혀 들어간 아르투르의 장검을 떼어내기 위해 집게발을 거칠게 흔들었다.


“크읏···.”


아르투르는 필사적으로 장검에 매달렸다.

놈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끄는 것에 집중했다.


“씨발, 씨발, 씨발, 씨발···.”


그 사이 샤루크는 헌터장갑에서 창을 만들어냈다.

창의 길이는 약 5m. 창이라기보다는 파이크에 가까운 형태다.

싸우려고 결심은 했다만, 패러사이트로부터 최대한 멀리 떨어지고 싶은 정신이 반영된 것이 분명했다.


“으··· 으아아아!”


샤루크는 기합인지 비명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패기 없는 함성을 지르며 파이크로 패러사이트의 옆구리를 찔렀다.

워낙 먼 곳에서 갑자기 파이크를 들이밀어서 패러사이트는 어설픈 샤루크의 창질을 미처 피하지 못했다.


-콱!


간섭력 창이 패러사이트의 갑각 틈 사이에 깊숙이 박혔다.

패러사이트가 벼락에 맞은 듯 움찔하며 상체를 치켜세웠다.


-캬윽! 캬아아아아악!


옆구리가 찔린 패러사이트가 기괴한 비명을 질렀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패러사이트가 아르투르를 떼어내기 위해 다른 집게발로 치켜들었다.

후려치려는 동작이다.


“아오, 내가 어쩌다··· 진짜!”


말레나가 간섭력 채찍을 뻗어 치켜든 패러사이트의 다른 팔을 묶었다.

아르투르와 샤루크, 말레나 각자가 패러사이트의 움직임을 봉인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꺄아아아! 씨발 진짜, 개같은 랍스터!”

“어떻게 좀 해봐! 알!”

“닥쳐! 나라고 뭐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악다구니 속에서 발레라는 필사적으로 새결의 상처를 치료했다.

부러진 뼈를 맞출 의학적 지식은 없었다.

타박으로 발생한 내장의 상처 그리고 지혈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새결은 여전히 고통스러웠지만 서서히 손발에 감각이 돌아왔다.


“한새결! 빨리···!”


아르투르가 절박한 심정으로 새결을 불렀다.

지금으로서는 패러사이트를 묶어두는 것이 고작이었다. 결정타를 먹여야 했다.


“하아···.”


새결은 입 주변에 뭍은 피를 소매로 거칠게 닦아냈다.


할 수 있다.


“잠깐, 아직 상처가 심해!”


새결은 갈비뼈가 적어도 세 개는 부러졌고 심각한 타박상을 입은 상태다.

발레라는 새결이 기절하지 않은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새결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지금 간다!”


새결이 발레라를 뿌리치고 달렸다.

뛸 때마다 등을 기점으로 끔찍한 고통이 온몸을 휩쓸었다.

간섭력도 얼마 남지 않아서 섣불리 사용할 수도 없었다.


“버텨어어어어어!”


아르투르는 새결의 고함소리에 이를 악물고 두 다리에 힘을 더욱 바짝 줬다.

그러자 몸을 흔들던 패러사이트가 마침내 장검이 박힌 집게발을 뽑았다.


갑자기 검이 뽑힌 탓에 패러사이트의 몸이 완전히 뒤로 젖혀졌다.

그 순간 새결의 두 눈은 노출된 패러사이트의 턱 아래에 고정됐다.


새결은 양손을 모아 단검보다 좀 더 날이 긴 형태의 검을 뽑았다.

미약한 간섭력을 짜내서 오직 찌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내서 검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모습이었다.


“으랴아아앗!”


새결은 꼬챙이를 쥐고 그대로 아르투르를 향해 달렸다.


-타닥


그리고 아르투르의 어깨를 밟고 높게 뛰어 올라 꼬챙이를 머리 위로 힘껏 찔러 넣었다.


-푹!


꼬챙이는 거의 반절 이상이 들어갔다.

패러사이트는 그대로 몸이 기울어져 옆으로 쓰러졌다.


-캬윽···!


그 위에 엎어진 새결은 꼬챙이를 뽑아 몇 번이나 더 박아 넣었다.

두 번, 세 번, 네 번···

얼굴은 물론이고 온몸이 녹색 체액으로 뒤덮일 쯤에서야 멈췄다.


“헉, 헉··· 크허어···.”


새결이 숨을 거칠게 내뱉으며 힘겹게 일어났다.


“해냈다··· 우리가 해냈어!”


아르투르가 환호성을 지르며 새결의 어깨를 두드렸다.

공터에 올 때까지만 해도 죽이지 못해 안달이었던 주제에 벌써 친해진 것 마냥 난리를 친다.


샤루크와 말레나도 제자리에서 펄쩍 펄쩍 뛰며 소리를 질렀다.

새결은 자신을 건드리는 아르투르를 향해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곧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성운도 빙긋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한 건 해결이구만.”


이제 얼른 제자리로 돌아가야 했다.

나심 교수와 같은 조 팀원들이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 # #


B반의 모의전 실습이 막을 내렸다. 이후 평가가 진행됐다.


패러사이트를 쓰러트린 팀은 새결이 속한 아르투르 팀뿐이었다.

이에 따라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지형을 돌파하고 골인지점에 도착한 팀은 단 두 팀.

나머지 팀들은 푸짐한 감점을 받으며 마무리 됐다.


성운이 속한 유리스 팀은 가장 많은 감점을 받으며 꼴찌로 등극했다.

덕택에 팀원들은 모의전 실습이 끝난 후에도 얼차려를 받고 있었다.


“게, 게임은!”

“질병이다!”

“께에임은!”

“지일병이다앗!”


유리스의 팀원 다섯 명은 어깨동무를 한 상태로 일명 ‘앉았다 일어나기’ 얼차려를 받고 있었다.


미정이나 유리스는 벌써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앉기 일보직전이다.

성운은 인상을 살짝 찌푸리기는 했으나 묵묵하게 얼차려를 받았다.


나심 교관은 귀신같은 표정으로 유리스 팀에게 호통을 쳤다.


“갈! 더 크게 하지 못해?!”

“히이이익! 너무해!”


어깨동무를 한 유리스 팀의 팔이 파도치듯 흔들렸다.

백번을 채우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상당히 고되 보였다.


“······.”


부상을 입고 들것에 실린 새결은 그런 성운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었다.

천연덕스러운 표정으로 얼차려를 받고 있는 것을 보니 어처구니없는 것을 넘어서 소름끼치기까지 했다.

성운은 새결이 있던 곳에서 300m가량 떨어진 장소에서 발견됐다.

패러사이트에게 쫓겨 건물 안에서 숨어 있었다고 한다.

카운터 아래에서 떨고 있던 것을 나심 교관이 찾아냈단다.


‘개소리지.’


성운이라면 블링크로 단 몇 초 만에 돌아갔을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숨어있었다는 것도 작위적이다. 녀석은 패러사이트 쯤은 가볍게 제압할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성운을 본 것은 새결 뿐이라서 추궁조차 할 수 없었다.


당시에 말레나와 샤루크는 기절해 있었고, 발레라는 자리에 없었다.

아르투르는 정신이 없어서 기억 자체를 잘 못하고 있었다.

아르투르와 샤루크, 말렌나, 발레라는 새결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의료진으로부터 응급처치를 받고 있었다.

크게 다친 곳은 없다. 모두 새결에게 맞아서 생긴 상처다.


아르투르는 흘끗 하며 새결을 살피다가 눈을 마주치고는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처음과 분위기가 바뀌기는 했다.


“꽤 크게 다쳤네. 어서 병원으로 옮겨.”


보조 교관이 들것에 실린 새결을 살피더니 지시를 내렸다.

훈련이나 수업 중에 부상자가 속출하는 아카데미에는 간섭력을 다루는 치유계 전문 각성자 의사가 수속 병원에 항시 상주하고 있다.

새결은 응급차에 실려 가는 마지막까지도 성운을 향한 시선을 땔 수 없었다.


수수께끼 같은 전학생 유성운의 정체를 알아내야 했다.


작가의말

홍대에서 스아게케이의 수프카레를 먹어봤습니다.


맘마미아.


예전에 양갈비 집에서 접한 조악한 수프카레와는 차원이 다르더군요.

농후한 수프와 쫀득쫀득한 닭안심 꼬치구이가 일품이었습니다. 

안에 들어간 야채들도 아주 맛있더라구요. 

당근이 이렇게 맛있는 야채였는지 처음 알았답니다.

저는 조금 맵게 해서 먹었는데 얼큰하니 아주 좋았습니다.

여러분들도 기회가 되시면 수프카레. 한 번 꼭 도전해보시길 빕니다.


오늘도 글 읽으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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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1화. 너 나랑 일 하나 같이 하자 -3- +1 21.11.29 355 1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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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9화. 너 나랑 일 하나 같이 하자 -1- +3 21.11.26 369 13 9쪽
29 28화. 그들이 사는 세계 -2- 21.11.25 379 9 10쪽
28 27화. 그들이 사는 세계 -1- 21.11.23 382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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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화. 지금이 바로 질풍노도의 시기 –2- +1 21.11.19 382 1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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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9화. 님아, 그 선을 넘지마오 -2- 21.11.13 413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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