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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진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가 되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동기진
작품등록일 :
2021.05.13 11:47
최근연재일 :
2021.10.20 19:28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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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61,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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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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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이상하다

DUMMY

바쁘게 움직였다.

국장은 내가 속리산과 한라산의 안개도 확인했으면 했기에 헬기와 군용기를 이용해 한라산과 속리산을 거쳐 내곡동으로 와야 했다.


“어떻습니까?”


“확실히 둘러본 세 곳의 안개 모두 마나가 뭉친 게 맞습니다.

그리고 계속 마나가 모여들고 있는 중이고요.”


“강 선생은 그것들을 어찌 해야 한다고 봅니까?

가령 그 가르시아라는 이의 말처럼 그게 외계와 통하는 무슨 게이트니 하는 것이라면요.

마나세상의 계시라는 것을 무시할 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확실히 지금에 와서는 마나세상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 계시만 보더라도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나세상의 계시가 맞다고 여기고 있는 실정이니까요.”


“맞습니다.

미국 정보당국자마저 그 가르시아라는 이의 조언을 들을 정도니까 말이죠.”


“맞아요. 그러니 정부도 마나세상의 말에 맞춰 대책을 강구해야 하리라 봅니다.

가령 가르시아라는 이의 말처럼 그 안개가 게이트니 던전이니 하는 것이란 가정도 필요하다는 거죠.

그리고 그 가르시아라는 사람을 초청해 만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고요.”


“흠, 초청이라. 이 시국에 오려고 할지 모르겠군요.

혹 강 선생 이름으로 초청을 해도 되겠습니까?”


“제 이름이요? 그가 저를 어찌 안다고.”


“모르지 않을 겁니다. 미 정보당국자도 아는데 말이죠.

더구나 사흘 전 올라간 그 영상으로 지금 난리가 아니에요.

강 선생이야 그저 전화기로 조회수나 확인하는 정도겠지만 각국에서 우리 정부로 들어오는 문의가 장난이 아닙니다.

강 선생의 치료법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말이죠.

아! 어쩌면 미 정보당국에서 가르시아에게 강 선생을 접촉해 보라고 요구할지도 모르겠군요.

현재까지 마나를 안다고 하는 사람은 강선생과 가르시아 두 사람뿐이니까요.”


“제 이름으로 초청을 한다!

뭐 상관없겠네요. 아니, 저도 그 가르시아라는 이를 만나보고 싶습니다.

그가 받은 계시라는 게 정말 궁금하긴 하거든요.”


정말 가르시아라는 이를 만나보고 싶다.

나야 신령에게 몸을 바친 어머니로부터 겨우 죽은 자가 산 자를 잡아먹는다는 얘기를 들은 게 전부지만 마나세상에서는 이 세상이 어찌 변할지 상당히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지 않은가.


정말 그들 역시 신에게 계시를 받은 것인지 아니면 전에 내가 했던 생각대로 게임 세계관을 만들다 우연히 지금의 상황과 맞아떨어진 건지 궁금하다.

또 신에게 계시를 받았다면 무슨 신인지도 궁금하다.

어머니가 모신 신은 지금은 미신이라며 모두가 경원하는 한국의 토지신이니까.

거기에 이 세상의 끝이 어떻게 될 거라는 계시가 있다면 그것도 궁금하고.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원장님께서 강 선생을 만나보시길 원합니다.”


“원장님이요? 무슨 일로?”


“아무래도 대통령 문제 같아요.

강 선생도 소문을 들으셨겠지만 그 소문이 과히 틀리지 않거든요.

그리고 이건 정말 망설이면서 하는 말인데 정치인과 엮여서 좋을 거는 없습니다.

특히 강 선생같은 학자들은 말이죠.”


“아, 예. 알겠습니다.”


대답을 하고 봤지만 뉘앙스가 이상異常하다.

이 시점에 왜 그런 말을 한 건가?


더구나 대통령을 치료하는 일이다.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정치와 연관된다니.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물론 대통령과 총리에 대한 말을 나 역시 듣고는 있다.

궐위된 대통령이 권위주의로 회귀하고 있다는 말도 들었고 대행이 되기 전 총리가 그런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다는 말도 들었다.


그렇지만 대통령이 좀 더 권위적이 된 것이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다.

블랙크리스탈 시대였으니까.


그런 대통령에 종종 제동을 건 총리도 이해가 됐고.

한국에서 권위주의라는 말은 그 자체 진저리쳐지는 단어니까.


‘에이, 이래서 정부와 엮이지 말아야 하는 건데.’


국정원과 괜히 엮인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


“어서 오세요. 국장이 급하다고 해서 양보를 했더니 강 선생을 사흘이나 이리저리 돌릴 줄은 몰랐습니다.”


말하는 투가 그 안개에 대해 모르는 것 같다.


‘이거 조직이 뭐 이래. 정보조직이라서 그런가?’


군에 있을 때 듣기로 정보조직은 상관이라도 제 일이 아니면 모를 수 있다고 듣긴 들었다.

그래도 국정원장이 일개 국장이 하는 일을 모르고 있다는 건 좀 이상異常하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그것을 알릴 필요는 없지만.


“아, 예. 뭐 좀 봐달라고 해서요.”


“흠, 뭐 상관없는 일이겠죠.

그나저나 강 선생 인기가 하늘을 찌를 정돕니다.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됐어요.”


“그렇습니까?

영상을 올린 후론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아서 그런지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제 영상이 인기가 있다면 원장님께서 방송에 나와 신뢰를 보탠 덕이겠지요.

저는 그저 일개 연구원인데요.”


나대서 좋을 건 없으니 조심해야 한다.

국장이 한 말도 있고.


“하하, 그럴 리가요. 이제는 국내가 아니라 세계적인 명사가 된 분인 걸요.

그나저나 강 선생도 시중의 소문은 들으셨지요?”


“소문이라시면?”


“대통령에 대한 것 말입니다.”


“아, 예. 듣긴 들었습니다.”


“그 소문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제가 부탁을 했던 거고요.”


며칠 전 실험을 위한 치료 목적으로 사람 댓 명을 더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 후 부탁할 게 있다고 했고.


“그럼 부탁이라는 게 대통령의 치료?”


“맞아요.”


“그거야 당연한 겁니다. 국민 된 도리로도 해야 할 일이고요.”


“오, 그리 말해주니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이라도 당장 환자를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그 환자들을 상대로 좀 더 확인을 한 후 일주일 뒤에 대통령을 치료하는 걸로 하죠.

우리도 준비할 게 있으니까요.

아, 그 에크모는 우리가 따로 하나 더 만들 테니 걱정 마십시오.”


며칠 전 사람을 상대로 실험을 할 때 국정원에서 개조된 에크모를 준비했었다.

돼지가 사용한 에크모를 인간이 사용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

그러니 대통령이 사용할 거는 별도로 만들겠다는 말이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노파심에서 하는 말인데 치료가 끝날 때까지는 비밀로 했으면 합니다.

아, 오해는 마시고.

국민들에게 대통령의 안위가 알려지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해하나요?”


“아, 예. 이해했습니다.”


좀 놀랐다.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을 굳이 비밀로 하겠다니 어이가 없기도 하다.


‘뭐야, 시중에 소문이 짜한 걸 몰라서 그러나.’


“그럼 그리 알고 일주일 후에 연락하도록 하겠습니다.”


찜찜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오니 건물 밖에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다.

한국인만 있는 게 아니다.

수많은 외국인들이 건물 1층 식당과 카페를 가득 메운 상태다.

내가 나타나자 누구는 먹고 있던 밥을 팽개치고 또 누구는 들고 있는 커피를 내려놓고 벌떼처럼 달려든다.


“아, 제가 먼저 말하도록 하죠.

먼저 며칠 전 올린 영상은 분명 사실입니다.

국정원장님께서도 참관한 자리니까요.

그렇지만 대단히 실망스럽게도 그건 일종의 제 재주에 기인한 것일 뿐입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란 말이죠.

더구나 사람을 상대로 처음 한 치료였어요.

지난번 돼지의 치료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항상 성공하리란 보장이 없다는 말인 거죠.

따라서 사람을 상대로 몇 번의 실험이 더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을 누구나 치료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니까요.

조금만 더 참으면 분명 누구나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낼 겁니다.

아니 제가 고안해내겠습니다.

그러니 더 이상 저를 귀찮게 하시지 마시고 좀 만 더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과 이렇게 얘기를 나누는 이 시간이 바로 제가 연구를 할 시간이라는 걸 명심하시고요. 부탁드립니다.”


그런다고 물러날 기자들이 아니다.

벌떼같은 질문이 쏟아졌다.


“좋습니다. 딱 질문 세 개만 받도록 하죠.”


“KBS입니다. 조금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기간입니까?”


“그건 정확히 말하기 힘듭니다.

기자분들이 저를 귀찮게 하지 않으면 좀 더 빨라지겠지만요.

그래도 굳이 말한다면 길어야 두 달 아니 세 달 정도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인데 확실한 건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하고 있는 문양의 연구가 있고 그 문양을 이용한 실험을 해야겠지만 아마 한 달이면 충분할 것이다.

그렇다고 이게 무슨 반도체 신기술 같은 게 아니다.

경쟁보다 안전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여유있게 답을 했다.


“CNN입니다. 사람을 상대로 실험이 더 있을 거라고 했는데 그것도 방송할 겁니까?”


“전부는 아니겠지만 분명 치료하는 영상을 몇 편 더 내보낼 생각입니다.

저도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요.”


“NHK입니다. 마나세상에서 마나중독의 치료법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저 적응한 인간만이 살아남을 거라고 말이죠.

이에 대해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음, 제가 사기를 치는 게 아니냐고 묻고 싶은 모양인데 그건 받아들이는 사람 마음이라고 봅니다.

어차피 아무리 사실이라고 해도 믿지 않으려고 하면 믿을 수 없는 거니까요.

그 정도로 하죠.”


아직 나에 대한 평가는 반반인 모양이다.

치밀한 사기라고 하는 이도 있고 희망을 품는 이도 있다.


더구나 마나세상의 계시 때문에 더 그런 경향이 있다.

그들은 마나중독을 이겨낸 이가 때가, 외계생명체가 지구를 침공할 때가, 되면 깨어나고 그 깨어난 이들이 외계생명체와 싸울 거라고 믿고 있으니까.


다음날 기다렸지만 원장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환자 다섯을 보내기로 했는데 환자는커녕 전화도 없다.

그렇지만 애가 탈 사람은 내가 아니다.

대통령이 죽는다고 내게 뭔 일이 벌어지는 것도 아니고.

목마른 놈이 우물을 파는 법 아니겠는가.


“형님! 동물농장에 한번 들르셔야 할 거 같습니다.”


지난번 합류한 정웅의 친구 기준이다.


“왜, 무슨 일 있냐?”


“잘은 모르겠는데 아무래도 동물들이 좀 이상異常합니다. 특히 돼지들이 말이죠.”


“뭐? 언제부터? 아니 어떻게 이상한데? 아니다. 일단 가 보자.”


치료한 동물들이 이상하다는 말에 정신이 없다.

머릿속이 하얘질 정도다.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좀 천천히 가시죠. 뛰어갈 정도로 급한 건 아닙니다만.”


뛰는 게 아니라 날아가고 싶은 마음이다.


“이상하다며?”


목소리가 좀 커졌다.

약간의 신경질도 담겼다.


“그 이상하다는 게 무슨 죽을 거 같다는 말은 아니지 말입니다.”


제대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긴장하면 군바리 말투가 나온다.


“그럼 이상하다는 건 뭔데?”


“그게 말로 설명하기 뭐한데 돼지들이 말을 안 듣지 말입니다.

그리고 엄청 먹지 말입니다.”


가던 걸음을 멈추고 기준을 바라봤다.


“야, 임마. 그럼 돼지가 사람이냐? 말을 듣게?

그리고 돼지가 달리 돼지냐? 돼지한테 많이 먹는다고 뭐라는 놈은 너밖에 없을 거다. 난 뭐라고.”


“아니. 그런 뜻이 아니지 말입니다. 에이. 일단 한번 가보시지 말입니다.”


사실 공원에 농장을 만든 처음에는 내가 세심히 관리를 했다.

치료한 돼지들에 무슨 이상이라도 있을까 거의 매일 몇 차례씩 들르기도 했다.

아무 이상이 없자 돼지 관리는 정웅과 수연이 맡았고 기준이 온 뒤로는 농장에 들러본 적이 없다.

치료한 동물들 모두 건강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래 어느 놈이 문젠데?”


“저기 봉화20350506이 가장 심한데 저로서는 감당이 안 되지 말입니다.

보통 이런 가축이라는 것들이 대개 사람을 두려워하고 그저 작대기로 툭툭 치기만 해도 말을 듣는 법인데 저 돼지는 그런 것이 통하지 않지 말입니다.

거기다 먹을 때는 다른 돼지들을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하지 말입니다.

다른 돼지들을 막 물기도 하고 멧돼지처럼 머리로 부딪치기도 하고 말입니다.

또 말하기 쪽팔리지만 저로서는 힘으로 감당이 되지 않지 말입니다.”


“말을 안 듣는 거야 동물이니 그런 걸 테고.

힘이야 사람보다는 돼지가 더 센 거 아닌가? 당장 무게 차이가 있는데.

다른 돼지들 얼씬도 못하게 하는 건 잘 모르겠네. 본래 돼지 습성이 그런가?”


“그런 게 아니지 말입니다.

제가 처음 왔을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며칠 지나고부터 조금씩 그런 경향이 보이더니 며칠 전 그 영상 올라왔을 쯤부터 더 심해졌지 말입니다.

저로서는 감당이 안 되지 말입니다.”


“그래?

그나저나 그 말입니다는 이제 좀 빼자.

제대한지 됐다며?

아무튼 일단 왔으니 내 한번 보지.

저 봉화20350506이 가장 심하단 말이지.”


“그렇지 말입니다. 아니 그렇습니다.”




읽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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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문양 연구 +1 21.06.28 1,349 46 14쪽
49 사기 +1 21.06.27 1,365 41 13쪽
48 고민 +2 21.06.27 1,394 39 13쪽
47 인질 +1 21.06.26 1,357 42 12쪽
46 사우디 +2 21.06.25 1,409 43 12쪽
45 소문 +1 21.06.24 1,420 46 14쪽
44 치료사 +3 21.06.23 1,512 42 14쪽
43 정국政局 +2 21.06.22 1,502 45 15쪽
42 호르몬 +2 21.06.21 1,566 43 13쪽
41 초능력 +2 21.06.20 1,572 46 14쪽
» 이상하다 +3 21.06.19 1,573 38 13쪽
39 또 다른 마나 +1 21.06.18 1,573 49 14쪽
38 치료 +1 21.06.17 1,565 50 12쪽
37 의지 +2 21.06.16 1,594 46 13쪽
36 마석 +1 21.06.15 1,601 43 13쪽
35 돼지 +1 21.06.14 1,601 47 13쪽
34 국정원 +1 21.06.13 1,659 45 13쪽
33 마나샤워 +1 21.06.12 1,663 52 12쪽
32 시도 +1 21.06.11 1,630 47 13쪽
31 훈련 +2 21.06.10 1,682 44 13쪽
30 진단 +4 21.06.09 1,674 49 12쪽
29 취직 +3 21.06.08 1,734 44 14쪽
28 승화 +2 21.06.07 1,771 45 13쪽
27 마나중독 +2 21.06.06 1,833 40 13쪽
26 또 다른 찌릿함 +2 21.06.05 1,809 44 12쪽
25 좀비 +2 21.06.04 1,847 4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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