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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진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가 되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동기진
작품등록일 :
2021.05.13 11:47
최근연재일 :
2021.10.20 19:28
연재수 :
1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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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61,399


작성
21.06.1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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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글자
13쪽

국정원

DUMMY

“뭐래요? 피싱이에요?”


“이거 아무래도 진짜 국정원인 모양이다.”


“뭐라는데요?”


“찾아가려고 했는데 믿지 않을 거 같으니 내일 내곡동으로 방문해 달란다.

오늘 방송한 일로 대화를 나누자면서.”


“어? 그 정도면 정말 국정원인데.

참, 언제 TV를 보니 국정원 정문 앞에서 사람만 만나 피싱을 당한 경우도 있다고 했어요.”


“경비에게 신분증을 제시하고 기조국장실에 연락해 달라고 하라고 했어.

그럼 안내할 거라면서.

피싱이 아니라 정말 국정인인 모양이다.”


◎◎◎◎◎◎


“어서오시오. 방송은 잘 봤습니다. 그리고 실험에 성공한 거 축하합니다.”


국정원을 방문해 기조실 기조국장 이성태라는 이와 얼굴을 맞대게 되었다.


“아, 예. 솔직히 이런 자리가 편한 건 아닙니다. 본론을 듣고 싶군요.”


“흠, 좋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지요.

우리 국정원은 강석우씨가 하는 그 실험에 투자하고 싶습니다.

그 대가는 강석우 씨가 실험을 통해 얻은 결론이고요.”


“일단 투자라고 하시는데 국정원이 투자를 한다는 말은 금시초문입니다.

더구나 투자를 한다면 다른 정부기관에서 해야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평소라면 그게 맞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의 괴질환 관련한 문제는 안보와 직결되는 사항이라서요.

더구나 강석우씨의 실험을 두고 각 연구기관에 문의를 했습니다만 모두 부정적인 의견이더군요.

말씀드리기 뭐하지만 사기라는 이도 있고 개인의 특별한 재능에 기해 실험에 성공했다고도 하고 또 우연일 거라고도 하고 말이죠.”


“그런데 왜?”


“왜 국정원은 투자를 하려고 하냐고요?

우리는 그 연구기관들보다 강석우 씨에 대해 더 잘 아니까요.

강석우 씨의 국가관이 투철하다는 것도 알고 또 그 돼지를 실제로 봉화의 농장에서 사 간 것도 확인했고요.

봉화군에서 그 돼지를 사들일 생각이었거든요.

그런데 강석우 씨가 지인을 통해 먼저 사간 거죠.

물론 실험을 할 때까지 시간의 갭이 상당해 그 돼지가 맞는지는 확인을 못했지만 우리의 결론은 강석우 씨가 사기를 칠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친구 분인 김성호씨도 만나봤고 그 뒤에 강석우 씨가 한 일도 알고 있습니다.”


사찰 아니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러면 오늘의 만남은 파투가 나는 거라는 생각에 입을 다물었다.


“그래도 좀 이해가 안 되는군요.

사실 제가 보기에도 제가 한 일은 사기가 아닌가 의심이 되는데요.”


“사실 서울시 제4시설의 보고 때부터 우리 국정원은 강석우씨를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여태 그 괴질환과 일반 호흡기 환자를 구분하는 이조차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우리가 머뭇거리는 동안 그만 두셨더군요.

강석우 씨를 어찌 해야 하나 고민 중에 방송을 보게 된 겁니다.

그러다 여러 국가시설에서 이미 괴질환 관련해 연구하고 있으니 강석우 씨는 그냥 그렇게 홀로 연구하도록 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솔직히 말해 혹시라도 강석우 씨가 이 괴질환 관련해 뭔가 성과를 거둘 경우가 문제가 됐어요.

적어도 만약은 대비해야 할 필요를 느낀 거죠.

그 결론이 강석우 씨에게 투자를 하기로 한 겁니다.

혹 기분이 상하셨습니까?”


“아뇨. 그런 것으로 기분이 상할 정도는 아닙니다.

다만 그 투자라는 건 어떻게 하려고 하시는지?”


“솔직히 우리 국정원이 어떤 사업에 투자를 할 만큼 돈이 많은 건 아닙니다.

또 투자가 국정원의 업무에 해당되지도 않고요.

예산 역시 정해진 바에 따라 지출돼야 하는 것이라 가용할 예산도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연 30억 정도로 3년간 지원을 해드리는 겁니다.

다만 지원하는 돈이 연구비에 턱없이 부족하니 다른 행정적인 뒷받침은 국정원이 책임지고 하도록 하죠.

가령 강석우씨가 좀비에 관심이 있는 걸로 아는데 좀비의 사체를 제공하는 따위 말입니다.”


“만약 제가 국정원의 투자를 받았을 경우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방송 활동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아, 그건 강석우 씨의 자유입니다.

우리는 강석우 씨가 연구한 결과만 얻으면 됩니다.

지원하는 연구비 역시 그저 영수증이나 보내주면 그만이고요.”


이성태 국장이라는 이와 대화를 나눠보니 국정원에서 내게 하는 투자는 정말 만약을 위한 대비일 뿐인 것 같다.

그러니 투자비도 고작 연 30억에 총 90억이 한도라고 하고.


즉 국정원은 내 연구를 복권 정도로 취급하는 것이다.

그러니 다른 연구기관에서 마나중독 관련해 어떤 성과가 나오면 나에 대한 지원은 끊길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아무 것도 없는 이가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사는 복권처럼 괴질환에 무력한 국가가 품어보는 희망이 내 실험인 것이다.

실패해도 고작 90억이니까.


그게 정부가, 국정원이 내게 바라는 희망이라면 내 입장에서 아주 안성맞춤의 지원이다.

솔직히 내 연구는 거의 전부 내가 가진 특별한 재주에 기인하는 연구니 돈이 많이 들 연구가 아니다.

더구나 국정원이 내가 바라는 좀비 따위를 지원해 주겠다고 하지 않은가.


그게 정웅과 상의해 내린 최선의 결론이었다.

생활을 하고 필요한 동물과 기자재를 구입할 수 있는 정도의 지원에 자유로운 연구활동을 보장한다면 최선이라고 결론지었으니까.


물론 그에 대한 대가로 내 연구성과를 제공하는 것에 불만은 없다.

아무리 봐도 내 연구성과를 안다고 누구나 그것을 따라할 수 있을 거 같지는 않으니까.


“좋습니다. 그 정도의 지원이라면 정부에 적극적으로 협조를 할 용의가 있습니다.

다만 그 전에 제가 원하는 것에 대해 말씀드리지요.

앞서 말한 자유로운 활동과 더불어 제 집 뒤편에 작은 공원이 있습니다.

그곳에 동물들을 키울 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국정원이 힘을 써 주시길 바랍니다.

아무래도 몇몇 동물들에 대해 더 실험을 해야 하고 또 그 동물들을 시간을 두고 관찰할 필요가 있거든요.

물론 국정원에서 제가 필요로 하는 동물들을 지원해 주셔야 하고요.

국정원도 제가 하는 치료에 대해 확인이 필요할 테니 그렇게 하는 게 나을 겁니다.

거기에 좀비에 대한 지원과 마나중독으로 인한 혼수상태로 지내다 사망한 이의 시신에 대한 지원도 있어야 합니다.

화장시설과는 별도로 말이죠.

마나중독, 곧 괴질환의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그 두 종류의 시신을 살필 필요가 있거든요.

물론 해부를 해 볼 생각입니다.”


“그 정도라면 국정원이 충분히 지원가능할 거 같군요.

그럼 약정서를 작성할까요?”


“좋습니다.”


“참, 여기 오대영 씨가 앞으로 강석우 씨와 접촉을 할 겁니다.”


“그럼 우리 쪽에서는 제가 아니면 같이 있는 박정웅이 오대영 씨나 국장님과 접촉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습니다.

그리고 방송을 보니 강석우 씨가 마나를 느낀다고 하셨는데 그건 어떤 마나라도 느낄 수 있다는 뜻입니까?”


“어떤 마나요? 그게 무슨 말이죠.

괴질환 말고 다른 데서도 마나가 의심되는 것이 있습니까?”


“그건 아직은 밝힐 수 없습니다. 느낄 수 있나요?”


마나중독 환자가 아닌 다른 데에 마나가 있다는 말은 금시초문이다.

그런데 국장이 말하는 뉘앙스는 분명 그런 게 있다는 뜻이다.


가만히 생각해 봤다.

나는 혈액에 있는 마나만 느낄 수가 있나?

답은 아니다다.


내 손가락으로 실험을 할 때 나는 내 몸에서 이탈한 마나가 대기 중에 있는 것을 느꼈고 또 돼지를 가지고 한 실험에서도 실험실내에 마나가 차고 있는 것도 느꼈으니까.

더구나 문양에서도 마나를 느꼈고 문양이 작동된 별상칼의 칼날에서도 마나를 느끼기도 했다.


아마 다른 데에 마나가 있어도 혹 무심코 지나친다면 모를까 느끼려고 한다면 충분히 느낄 자신이 있다.


“아마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느끼려고 해야겠지만요.”


“흠, 그렇다면 나중에 부탁을 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물론 우리가 하는 지원과는 별개의 일이니 거절하셔도 됩니다.”


“아니, 하도록 하죠.

저 역시도 마나가 있는 것이라면 살펴보고 싶으니까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알고 있죠.

그리고 이건 20억이 들어있는 통장입니다.

아무래도 연구 초기니 돈이 많이 필요할 거 같아 20억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그 동물 우리를 만든다는 공원부지는 최대한 빠르게 가능하도록 조치하죠.

또 필요한 동물이나 좀비가 있으면 언제라도 여기 오대영 씨에게 말하시면 처리가 될 겁니다.”


◎◎◎◎◎◎


확실히 국정원이라는 권력기관이 개입하자 일은 일사천리다.

현재의 국정원이 평상이 국회에서 얻어터지던 국정원이 아니기 때문일 게다.

지금 국정원은 과거 군사정부 때처럼 경찰에 앞서 군 다음으로 강력한 기관이니 말이다.


그래선지 서울시 소유인 집 뒤편 공원부지가 내게 3년이라는 제한으로 무상임대되었다.

그리고 그 동안 나를 만나기 위해 많은 기자들이 건물 앞에 진을 치는 일이 잦다보니 마을 주민들도 내가 누구인지 무슨 일을 하는 작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유명세 덕인지 아니면 마나중독 치료방법을 찾기 위함이라고 알려져서인지 공원에 울타리를 치는 일에 반대하는 이도 나타나지 않았다.


아무튼 나는 공원이 가축우리로 변신하는 중에 다시 돼지를 세 마리나 치료했는데 다른 동물은 건물 안에 들이기 너무 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치료를 하는 중에 언론의 관심은 지대했다.


그러나 매번 성공을 할 수는 없었는지 어제 다시 한번 돼지의 마나중독 치료에 도전했다가 그만 돼지를 죽이고야 말았다.

그 바람에 다른 때보다 더 많은 기자들이 건물 앞에 진을 치기도 했고 돌쇠TV는 거의 폭파지경이 되었다.

그 동안의 내 치료가 사기라는 둥 우연이라는 둥 별별 소리도 들었다.

언론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날까지만 해도 인류의 구원자니 하면서 떠받들던 언론이 하루아침에 나를 사기꾼으로 몬 것이다.


사실 남들한테 말을 할 수는 없지만 돼지가 죽게 된 것은 오로지 나의 욕심 때문이다.

처음 돼지를 치료하면서 겪은 그 마나샤워의 경험이 내게는 너무 강렬했고 당연 다시 경험하고 싶었다.

그 황홀경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으니까.


그러나 돼지를 세 마리나 더 치료했음에도 이상하게 다시 마나샤워가 발생하는 일은 없었다.

대단히 실망했고 원인을 찾기 위해 고심했다.


그리고 지나치게 마나샤워를 의식한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결론에 도달했다.

사실 치료를 하는 중에 정신이 지치기 시작하면 은근히 마나샤워를 기다렸으니까.


그래서 이번에는 그런 잡생각을 잊고 치료를 할 결심으로 다시 돼지에 도전한 것이다.

그러나 알고 있는 사실을 잊는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치료하는 중 지치기 시작하자 역시나 마나샤워를 기대하는 마음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치료하는 중 이런 잡생각이 든다면 치료의 성공률도 떨어질 테지만 그보다 다시는 마나샤워를 겪지 못할 거라는 염려가 생긴 것이다.


결국 치료를 잠시 중단하고 실험실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함이었다.


당연 돼지의 혈액은 에크모를 통해 그저 아무런 일없이 돌기만 하겠거니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건 정말 섣부른 내 생각이었을 뿐이다.


실험실을 가득 채우고 있던 마나가 내게 밀려오는 게 아니라 산소호흡기를 차고 있던 돼지에게 밀려들어간 것이다.

무슨 호흡기를 통해 들어간 것이 아니다.

그저 돼지의 피부를 통해 돼지에게 밀려들어간 것이다.


사실 그런 것들을 피부로, 감각으로 느끼면서도 별 일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돼지에게 마나가 밀려들어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시 마나를 이탈시키면 된다고만 여겼다.

아니 모르던 사실을 또 하나 배워 좋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돼지에게 급격히 밀려들어간 마나 때문인지 돼지가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더니 급기야 심장이 멈추고 말았다.

죽은 것이다.


뭘 어찌 해야 할지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결국 음압장치를 가동한 후 실험실을 나왔고 돌쇠TV에서 나를 비난하는 댓글이 폭발할 지경인 것을 확인한 게 전부다.

생명을 치료하는 중에 무슨 도인 흉내나 내듯이 가부좌나 틀고 앉아있었다고 말이다.




읽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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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소문 +1 21.06.24 1,421 46 14쪽
44 치료사 +3 21.06.23 1,513 42 14쪽
43 정국政局 +2 21.06.22 1,504 45 15쪽
42 호르몬 +2 21.06.21 1,568 43 13쪽
41 초능력 +2 21.06.20 1,572 46 14쪽
40 이상하다 +3 21.06.19 1,574 38 13쪽
39 또 다른 마나 +1 21.06.18 1,574 49 14쪽
38 치료 +1 21.06.17 1,565 50 12쪽
37 의지 +2 21.06.16 1,595 46 13쪽
36 마석 +1 21.06.15 1,603 43 13쪽
35 돼지 +1 21.06.14 1,602 47 13쪽
» 국정원 +1 21.06.13 1,660 45 13쪽
33 마나샤워 +1 21.06.12 1,664 52 12쪽
32 시도 +1 21.06.11 1,632 47 13쪽
31 훈련 +2 21.06.10 1,684 44 13쪽
30 진단 +4 21.06.09 1,675 49 12쪽
29 취직 +3 21.06.08 1,736 44 14쪽
28 승화 +2 21.06.07 1,774 45 13쪽
27 마나중독 +2 21.06.06 1,835 40 13쪽
26 또 다른 찌릿함 +2 21.06.05 1,812 44 12쪽
25 좀비 +2 21.06.04 1,850 4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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