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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더 님의 서재입니다.

망한 세상의 무공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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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4
최근연재일 :
2023.08.23 22:30
연재수 :
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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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53
추천수 :
1,880
글자수 :
527,994

작성
23.07.14 22:30
조회
629
추천
10
글자
12쪽

69화 악마 추적(2)

DUMMY

바르바토스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거대한 화살을 피할 수 없었다.


너무 거대하고 범위가 넓은 공격이었기에 피하려고 해도 완전히 벗어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요격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탄환은 모두 소진했으며, 괴물 권총의 전용 탄환은 손에 닿는 범위에 없었다.


설령 있었다고 해도 지금까지처럼 빠르게 장전할 수 없었다.


위력을 대가로 탄수와 장전에 제약이 걸린 총이기 때문이다.


괴물 권총을 쏠 수 있다고 해도 빼앗긴 마기를 상쇄하는 게 고작일 거다.


마기를 치워도 남아있는 칼바람이 악마를 난도질할 게 분명했다.


어떻게 할 도리가 없는 완벽한 외통수였다.


악마가 한쪽 입가를 비틀어 올렸다.


처음으로 보인 감정이 담긴 표정이었다.


거대한 화살이 떨어지자, 폭음이 황야 전체에 울려 퍼졌다.


우일신은 개벽검과의 공명을 통해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윤지우의 마지막 일격은 연결의 심상을 활용한 공격이었다.


연결의 심상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여러 가지를 연결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 특성을 이용해 공간 전체에 남아있는 정령의 기운과 마기를 유기적으로 연결, 한곳에 모아서 때려 박았다.


설마 마기까지 역으로 탈취해서 이용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전혀 다른 계통의 힘을 묶어서 사용한다는 발상에서 기시감을 느꼈다.


영성을 타고 전해지는 의념을 통해 기시감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우일신이 옥좌로 향하는 길에서 정령의 바람과 마법의 불꽃을 두른 일.


윤지우는 거기서 힌트를 얻어서 이번 절기를 만들었다.


역시 영성은 응용하기 나름이라는 걸 새삼 느낀 순간이었다.


우일신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연결의 심상을 활용할 방법이 없을지 생각했다.


‘연결의 심상이 다른 걸 접붙일 수 있다면, 진기와 감각의 연결로 반응하는 게 가능하지 않을까?’


방어 쪽이 취약하다는 느낌을 받아서 그런지 그쪽을 보강할 수 있는 발상이 떠올랐다.


아직 구상 단계에 불과하지만, 완성되면 재미있는 무공이 만들어질 것 같다.


우일신이 새로운 무공의 실마리를 얻고 있는 사이, 승부는 결착 났다.


바르바토스는 태풍시에 의해 짓눌려서 신체가 뭉개졌다.


멀쩡한 건 팔 한쪽과 머리가 전부였다.


그 거대한 공격을 받고 용케도 형체가 남아 있었다.


총잡이는 떨리는 손으로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담배와 지포 라이터였다.


입에 담배를 물고 불을 붙이자, 손의 떨림이 조금 나아졌다.


마기가 빠져나가면서 제정신을 차린 건지 탁했던 푸른 눈동자가 맑아졌다.


담배를 마지막 한 모금까지 빨아들이고는 필터를 뱉었다.


총잡이는 윤지우에게 고개를 돌리더니 씨익 웃으며 말했다.


“아가씨, 자네가 이겼어.”


그 말을 끝으로 총잡이는 재가 되어 사라져 버렸다.


제 죽음에 조금의 미련도 없다는 시원시원한 마지막이었다.


그가 있던 자리에는 마석과 악마의 씨앗만이 남았다.


그 순간 우일신의 기감에 무언가가 걸렸다.


윤지우와 이어져 있던 연결이 끊어졌다.


영성으로 증폭된 감각이 아니었다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희미한 연결이었다.


윤지우의 표정은 답답했던 게 뚫린 것처럼 후련해 보였다.


비록 그녀를 악마로 만든 장본인은 아니었지만, 어떠한 만족감을 느끼는 듯했다.


조금 전 끊어진 연결과 관련 있는 걸까?


상단전의 예지가 그 짐작이 옳다고 알려주었다.


어쩌면 악마에 대한 중요한 힌트일지도 모른다.


“오빠, 이거 받으세요.”


윤지우가 악마의 씨앗을 넘겨주었다.


우일신은 받은 씨앗을 종말 대적자의 나침반에 흡수시켰다.


[기록이 쌓여 효율이 향상됩니다.]

[악마의 흔적을 쫓습니다.]

[고유 공간의 좌표를 찾기까지 앞으로 22시간.]


새로운 씨앗이 흡수시켜서 그런지 탐지 시간이 2시간 단축되었다.


나중에 가면 씨앗을 흡수시킨 즉시 다음 악마를 잡으러 갈 수 있으리라.


바르바토스를 잡았으니, 이번에는 살레오스를 잡을 차례였다.


“동생, 잠깐 괜찮을까?”


살레오스에게 향하는 문이 열렸을 때, 박철이 말을 걸어왔다.


“나도 지우처럼 살레오스를 혼자 상대해 보고 싶거든.”


지우가 싸우는 모습을 보고 그 역시 무언가 자극을 받은 듯했다.


우일신은 기감을 날카롭게 곤두세워 박철의 주위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박철과 살레오스에게 향하는 문으로 이어지는 희미한 연결을 찾을 수 있었다.


저 연결이 결착을 내고 싶어 하는 욕구와 관련 있는 듯했다.


“알겠습니다. 대신 지우처럼 위험할 때 끼어들 테니까, 알아두세요.”

“고마워, 동생!”


박철은 기뻐하면서 우일신의 등을 팡팡 두들겼다.


어지간히 기쁜 모양이었다.


그런데 등을 어찌나 세게 때리는지 내공 방벽이 울릴 정도였다.


“여보.”


남편의 폭주에 백문희가 제재에 나섰다.


뒤늦게 잘못을 깨달은 박철이 깨갱거리며 물러났다.


“언제까지 콩트 찍을 거야, 얼른 다음으로 가자고.”


독고민이 심드렁한 얼굴로 말했다.


본인이 활약할 일이 없으니 심심한 모양이었다.


그녀의 재촉에 따라 일행은 살레오스의 영역으로 향했다.


도착한 곳은 안개가 자욱하게 낀 바위산 중턱이었다.


깎아지른 절벽에 가까운 발판은 안개와 맞물려 움직이기 무척 불편했다.


우일신은 주위를 살폈다.


박철에게서 이어진 연결이 어느 한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연결을 따라 시선을 돌리자, 산길 중턱에 자리한 거대한 바위가 있었다.


그 바위 위에는 산의 주인이 걸터앉아 있었다.


은빛 사슬 갑옷에 창을 짊어진 전사는 마기를 풀풀 풍기고 있었다.


투구 사이로 보이는 얼굴을 볼 때 중국인으로 추정되었다.


일행의 기척을 느낀 살레오스는 바위에서 내려와 자세를 잡았다.


안개가 자욱한 데다 바닥이 돌투성이인데도 자세가 안정적이었다.


모종의 수단으로 주위를 살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럼 다녀올게.”


박철이 앞으로 나섰다.


그는 주변의 바닥을 강철로 바꾸며 평평하게 만들었다.


동시에 몸에 강철을 두르고, 거대한 둔기를 만들어 쥐었다.


선공은 박철 쪽이었다.


주변이 강철로 바뀌는 동시에 파도처럼 송곳이 튀어나왔다.


지형지물의 강철화를 이용한 기습이었다.


그러나 창잡이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악마가 들고 있는 창이 진동하더니 울음을 토해냈다.


신검합일이었다.


무기와 하나 되는 초감각은 기습에 대응할 수 있게 해주었다.


창을 쥐고 있는 양팔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올랐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있는 힘껏 창을 휘둘렀다.


그러자 대기를 찢는 파공성과 함께 어둡고 날카로운 기운이 뻗어나갔다.


마기에 의해 변질하기는 했으나 의기상인이 틀림없었다.


강철의 파도와 경파의 파도가 맞부딪친 결과, 어두운 기파가 강철 송곳을 갈대 베듯이 쓸어버렸다.


전신의 회전을 활용한 경력(勁力)의 여파로 흙먼지를 흩날렸다.


창잡이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다음 수를 내놓았다.


발끝에서 시작해 전신의 회전을 담은 전사경이 창끝에서 폭발했다.


포격을 연상케 하는 소리와 함께 경파가 강철로 변한 대지를 깎아내며 전진했다.


박철은 주변 환경을 빠르게 장악하며 연달아 강철 벽을 세웠다.


경파는 몇 개의 강철 벽을 뚫기는 했으나, 박철에게 닿지는 못했다.


그 뒤로는 지루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환경을 장악해 끊임없이 장벽을 세우는 박철과 이를 뚫으려는 살레오스.


살레오스의 화력은 결코 약하다고 볼 수 없었다.


창이 가진 장병기의 성질을 이용한 휘두르기와 찌르기 경파는 무척이나 예리했다.


그러나 예리한 정도로는 점점 영역을 넓혀가는 강철 벽을 뚫을 수 없었다.


이 지루한 싸움을 끝내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벽을 뚫고, 본체를 쳐야했다.


이에 살레오스는 절기를 꺼내 들었다.


란나찰(攔拿扎).


창술의 기본이 되는 동작.


창을 바깥으로 돌려 밀어내고.

창을 안쪽으로 눌러 막으며.

창을 내질러 찌른다.


세 동작이 순식간에 이어졌다.


창끝이 회전하는 과정에서 경력이 축적되었다.


삼재합일과 유사한 이치를 지닌 경력 중첩이었다.


축적된 경력을 찌르기와 함께 단숨에 해방되었다.


한 점에 집중된 경파가 의기상인과 뒤섞이며 휘몰아쳤다.


삼중첩의 창격이 강철 벽을 뚫은 끝에 박철을 후려쳤다.


철을 찢는 날카로운 소음이 울려 퍼졌다.


살레오스는 마무리를 위해 보신경을 극성으로 펼치며 거리를 좁혔다.


그러나 박철은 멀쩡한 모습으로 창잡이를 맞이했다.


등 뒤에 만들어 둔 강철의 영역에 피해를 떠넘긴 덕분이었다.


모든 게 박철의 노림수대로였다.


상대의 움직임이 재빠른 만큼 결정타를 먹이기 어려웠다.


그렇기에 일부러 방어를 굳혀서 큰 공격을 날리게 유도했다.


절기를 써서 강철 벽을 뚫는다면 그쪽으로 공격해 올 게 분명했으니까.


박철이 들고 있는 거대한 둔기가 살레오스에게 덮쳐들었다.


피하고 싶어도 그럴 공간이 없었기에 창잡이는 신검합일의 감각으로 요격했다.


둔기와 창이 부딪치자, 충돌로 인한 후폭풍이 휘몰아쳤다.


살레오스가 들고 있던 창이 부러졌고, 창을 들고 있던 팔까지 작살났다.


제아무리 뛰어난 창잡이라도 주변 일대를 장악한 강철의 무게를 감당할 수는 없었다.


창을 짓뭉갠 둔기가 창잡이를 향해 날아들었다.


몸에 두르고 있던 내공 방벽이 산산조각 나며, 사슬 갑옷이 찌그러졌다.


살레오스가 뒤로 튕겨 나가더니, 뒤쪽에 있는 거대한 바위에 처박혔다.


쿨럭!

창잡이의 입에서 토혈이 흘러나왔다.


충격에 의해 내공이 역류하면서 입은 내상이었다.


박철이 날린 회심의 일격이 제대로 들어간 것이다.


상체가 완전히 박살 난 살레오스는 회생이 불가능해 보였다.


설령 회복한다고 해도 이전처럼 싸우는 것은 어려웠다.


거대한 둔기가 심장과 함께 아랫배에 있는 단전까지 부숴버렸기 때문이다.


중단전과 하단전의 파괴는 무인에게 치명적이었다.


창잡이가 연신 피를 토해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방금 그 공격, 이름이 있소?”


죽음을 앞둔 창잡이가 제정신을 차렸다.


죽기 직전인 것치고는 생생한 목소리였다.


“아니, 별달리 이름이 없어.”

“그러면 내가 이름을 짓고 싶구려.”

“좋을 대로 해.”

“거대한 둔기를 눈앞에 뒀을 때 철로 된 산을 떠올렸소. 포격 같은 위력이 정신을 번쩍 들게 하더군.”


철산굉천포(鐵山轟天砲).


창잡이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나는 그 일격을 이리 부르고 싶소이다.”


말을 마친 무인은 그대로 숨이 멎었다.


기술의 이름을 지어준 것은 회광반조(回光返照)였던 모양이다.


이윽고 이름 모를 창잡이의 시체는 재가 되어서 사라졌다.


동시에 박철과 창잡이를 잇고 있던 희미한 연결 역시 끊어졌다.


그러자 박철은 족쇄에서 풀려난 죄수처럼 한결 편해진 표정을 지었다.


무언가 알 수 없는 속박에서 풀려난 게 틀림없었다.


“억지를 들어줘서 고마워, 동생.”


박철은 그리 말하며 악마의 씨앗을 건네주었다.


[기록이 쌓여 효율이 향상됩니다.]

[고유 공간의 좌표를 찾기까지 앞으로 20시간.]


탐색 시간이 추가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다음 악마를 찾아가기에는 시간이 남았다.


그러나 아직 쉴 수는 없었다.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었으니까.


악마 추적이 끝났으니, 이제부터는 던전 공략에 들어가야 할 차례였다.


“예정했던 대로 파티를 나누어서 움직이겠습니다.”


우일신과 파티 멤버 한 사람이 탑의 할당량을 빠르게 해결하고, 나머지 멤버들은 희귀 등급 던전을 돌면서 최대한 던전의 숫자를 줄이는 작전이었다.


이는 파티 멤버들의 성장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한 조치였다.


“동행 멤버는 이야기한 대로 주사위를 굴려서 결정하겠습니다.”


우일신은 스마트폰의 주사위 앱을 켰다.


1과 2는 윤지우, 3과 4는 박철, 5와 6은 독고민이었다.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스마트폰 속의 주사위가 굴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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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70화 자전풍렬식 23.07.15 662 12 11쪽
» 69화 악마 추적(2) +1 23.07.14 630 10 12쪽
68 68화 악마 추적 +1 23.07.13 646 11 12쪽
67 67화 책임 +1 23.07.12 632 12 11쪽
66 66화 저승의 강(3) +1 23.07.11 659 13 12쪽
65 65화 저승의 강(2) +1 23.07.10 698 9 12쪽
64 64화 저승의 강 +1 23.07.09 706 11 12쪽
63 63화 청소 +1 23.07.08 778 13 11쪽
62 62화 이유 +1 23.07.07 757 12 12쪽
61 61화 종말의 대적자(2) +1 23.07.06 797 13 12쪽
60 60화 종말의 대적자 +2 23.07.05 796 16 12쪽
59 59화 경천진벽기(2) +1 23.07.04 795 16 12쪽
58 58화 경천진벽기 +1 23.07.03 813 13 13쪽
57 57화 수철의 옥좌(2) +1 23.07.02 821 12 12쪽
56 56화 수철의 옥좌 +3 23.07.01 820 15 12쪽
55 55화 옥좌로 향하는 길(3) +1 23.06.30 846 14 12쪽
54 54화 옥좌로 향하는 길(2) +1 23.06.29 842 14 12쪽
53 53화 옥좌로 향하는 길 +1 23.06.28 861 16 13쪽
52 52화 왕위 쟁탈전(2) +2 23.06.27 876 16 12쪽
51 51화 왕위 쟁탈전 +2 23.06.26 905 19 13쪽
50 50화 채널 소유자(2) (수정) +2 23.06.25 972 17 14쪽
49 49화 채널 소유자 +1 23.06.24 956 18 12쪽
48 48화 악마(3) +1 23.06.23 962 16 12쪽
47 47화 악마(2) +1 23.06.22 979 15 12쪽
46 46화 악마 +1 23.06.21 1,022 15 12쪽
45 45화 소문 +2 23.06.20 1,026 20 12쪽
44 44화 죽음 +1 23.06.19 1,042 18 12쪽
43 43화 우일신 +1 23.06.18 1,056 20 11쪽
42 42화 용종 라부(3) +1 23.06.17 1,077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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