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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더 님의 서재입니다.

망한 세상의 무공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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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4
최근연재일 :
2023.08.23 22:30
연재수 :
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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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0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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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63화 청소

DUMMY

옥좌에서 돌아온 다음 날.


호텔 다목적실에 공략대 사람들이 모였다.


공략대의 다음 목표를 알리기 위해서였다.


약속된 시간이 되자, 우일신이 말했다.


“저희 공략대는 적극적으로 던전 공략에 나설 겁니다.”


사람들에게 식량을 나눠주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임시 조치에 불과했다.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려면 새롭게 생긴 던전을 공략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이전처럼 공략대 전부가 우루루 몰려가는 건 효율이 좋지 못했다.


그렇기에 적절한 인원 분배가 필요했다.


“등반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시련의 탑을 통해서 혼자서 던전을 공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탑 밖에서 던전의 입구를 찾아서 입장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혼자서 사냥하는 만큼 위험하지만, 경험치와 코인을 독점할 수 있었다.

후자의 경우, 경험치와 코인을 나눠야 하지만, 파티 단위로 움직이니 안정성이 높았다.


“본인의 다음 계층과 연동된 던전의 위치는 상태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던전과 시련의 탑이 연동되도록 설정하면서 추가된 기능이었다.


“각성자만으로 이루어진 파티는 이쪽에서 던전의 위치 정보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서버 관리창을 이용하면 손쉽게 던전을 찾을 수 있었다.


문제는 던전의 등급인데, 이건 김태호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김태호와 휘하 부대원들은 왕위 쟁탈전 이후 공략대에 합류했다.


김태호에게 빚이 있었던 만큼 이들의 합류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등반자 중에서 개인으로 공략하는 사람과 파티의 리더는 QR 코드를 올려둘 테니 이쪽의 설문지를 작성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우일신이 QR 코드 화면을 띄우며 말했다.


밤새 만든 인원 파악과 공략 현황 확인용 설문 양식이었다.


“인원 확인이 끝나고, 던전이 정해진 분들은 던전 앞으로 전송해 드리겠습니다.”


서버 소유자의 전송 기능은 물건만이 아니라 사람도 보내는 게 가능했다.


돌아올 때는 스마트폰으로 연락해 호텔로 전송받으면 그만이었다.


설명이 끝나자, 공략대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마다 스마트폰을 꺼내 화면에 찍혀 있는 QR 코드로 설문 사이트에 들어갔다.


인프라가 되살아나면서 인터넷을 통한 일 처리가 가능해진 덕분이었다.


그런데 김태호가 말을 걸어왔다.


“일신 씨, 던전 관련 예지로 알려드릴 게 있습니다.”

“혹시 예지가 안 되는 겁니까?”

“아니요, 제가 예지를 할 필요가 없다고 나왔습니다.”

“네? 그게 무슨 뜻입니까?”

“서버 관리창으로 한국의 모든 던전을 확인해 보시면 알게 될 겁니다.”


우일신은 시키는 대로 해보았다.


서버 관리창으로 던전을 찾는 건 이번이 두 번째였다.


처음에는 시험 삼아 부산 채널 정도만 확인해 보았다.


이번에는 한국에 존재하는 모든 던전을 확인했다.


[1만 개가 넘는 던전을 찾아냈습니다.]

[업적 던전 발굴(희귀)을 달성하였습니다.]


[던전 발굴(희귀)]

[당신은 한국 서버 내에 있는 던전을 1만 개나 찾아냈습니다. 이 경험은 당신에게 던전을 구별하는 안목을 가지고 있다는 방증이나 다름없습니다.]

[던전 발견 시, 상세 정보 확인 가능.]


서버 관리창으로 던전 위치를 확인했을 뿐인데 업적을 얻었다.


시험 삼아 근처에 새롭게 생긴 던전의 정보를 확인해 보았다.


[보스 : 고블린 워리어(고급)]

[지형 : 숲]

[적정 레벨 : 10레벨 이하]

[주의사항 : 지형지물에 숨은 고블린의 기습과 고블린의 독에 대한 대책.]


업적이 알려주는 상세 정보는 생각보다 유용했다.


“예지가 필요 없다는 게 이런 의미였군요.”

“예, 제가 일일이 예지할 필요 없이 정보 열람이 가능하니까요.”

“이거라면 공략대 말고도 모든 사람에게 전달해 줄 수 있을 것 같네요.”


우일신은 서버 관리창을 통해 던전 관련 정보를 정리했다.


의념의 응용으로 확인한 업적 정보를 서버 관리창에 붙여넣기 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이 정보를 볼 수 있도록 설정했다.


“한 번 던전창이라고 해보실래요?”

“던전창.”


그러자 김태호의 눈앞에 던전에 대한 정보가 떠올랐다.


레벨에 맞춘 던전 정보는 물론, 다른 신청자가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어때요. 쓸 만할까요?”

“쓸 만한 정도가 아닌데요. 혹시 이런 걸 만드는 일을 배우신 겁니까?”

“아니요, 그냥 되는대로 만들어 본 겁니다.”

“처음 해보는 걸 텐데, 무척 능숙하게 사용하시네요.”


그 말을 들은 우일신은 멈칫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거지?’


지금까지 자각하지 못하고 있던 걸 김태호의 지적으로 깨닫게 되었다.


서버 소유자로서 권한에 대한 지식을 넘겨받기는 했다.


그러나 지식으로 알고 있는 것과 이를 잘 쓰는 건 별개의 문제였다.


‘이 위화감이랑 기시감, 신공을 만들 때 든 확신이랑 똑같아.’


해본 적도 없는 일임에도 무의식으로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여기고 있었다.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는 게 분명했다.


분명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왠지 모를 꺼림칙함을 느꼈다.


갑자기 우일신이 입을 다물자, 김태호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일신 씨? 괜찮은 겁니까?”

“아, 죄송합니다. 잠시 딴생각이 떠올라서 말이죠.”

“그렇다면 다행입니다만.”


우일신은 김태호를 안심시킨 뒤, 던전창에 대한 정보를 전체 알림으로 알렸다.


“인원 분배가 끝나면 일신 씨는 뭘 하실 겁니까. 역시 던전 공략?”

“그것도 해야겠지만, 그보다 먼저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우일신은 고개를 돌려 서버 관리창의 지도를 열었다.


한국의 지도를 비추는 화면에는 하얀 점과 검은 점이 찍혀 있었다.


하얀 점은 페이즈 1때 생성된 던전과 보스 몬스터였고.


검은 점은 페이즈 3때 새롭게 생긴 던전이었다.


“페이즈1 때 생긴 던전과 보스 몬스터를 정리할까 합니다.”


코인을 얻을 수 있는 던전은 검은 점의 던전뿐.


하얀 점의 던전과 보스 몬스터는 자리만 차지하는 방해물이나 다름없었다.


이대로 방치해두면 평행세계처럼 다른 악마들에게 이용당할 위험이 있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미리 뿌리를 뽑아버릴 작정이었다.


“이 많은 던전과 보스 몬스터를, 혼자서 말입니까?”


김태호의 시선이 허공에 떠 있는 지도로 향했다.


17개의 채널에 고루 퍼져 있는 하얀 점의 숫자는 얼핏 보기에도 만이 훌쩍 넘어갔다.


“네. 다른 사람들도 바쁠 테고, 그편이 빠르니까요.”


그러나 우일신은 별거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실제로 그에게는 별거 아닌 일이었다.


서버 소유자 권한을 사용하면 던전까지 이동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거기에 남은 보스 몬스터는 아무리 강해도 영웅 등급이 한계였다.


지금의 그라면 영웅 등급 정도는 일격에 끝낼 자신이 있었다.


우일신의 선택을 응원해 주듯이 나침반이 미션을 내주었다.


+

[토벌 미션 - 후방 정리]

[전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후방의 안전을 확보해야 합니다. 페이즈 1 등장한 던전과 보스 몬스터를 모두 처리하세요.]

[성공 보상 : 처리한 던전 혹은 보스 몬스터 숫자에 비례한 포인트]

+


김태호는 우일신의 발언에 혀를 내둘렀다.


‘진짜 대단한 사람이야.’


아무리 필요하고 능력이 된다고 해도 저만한 숫자를 혼자서 처리하겠다니.


그였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외주를 주는 쪽을 선택했을 거다.


서버 소유자의 권한을 이용한다면 일을 강제하는 건 손쉬운 일이었다.


그러나 우일신은 남에게 떠넘기기보다 자기가 처리한다는 발상을 먼저 했다.


‘권한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강제한다는 생각 자체를 안 했다는 뜻이지.’


서버 소유자의 권한은 절대왕정을 세우는 것도 가능한 힘이었다.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순전히 우일신이 그럴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권한으로 사람을 도울 뿐, 그걸로 명령하거나 제약을 걸지는 않았다.


‘이런 사람이니까, 다들 믿고 따르는 거겠지.’


이 사람이라면 어쩌면 이 종말을 끝낼지도 모른다.


김태호는 물론, 우일신은 따르는 사람들은 내심 그런 생각을 품고 있었다.


* * *


한국 서버의 소유자가 바뀌었다는 알림이 뜬 뒤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가장 먼저 몬스터가 사람을 공격할 수 없게 되었다.


종말의 막이 사라져서 자유롭게 이동하는 게 가능해졌다.


두절되었던 통신이 연결되고, 전기도 다시 공급되는 등 인프라가 되살아났다.


그 밖에도 있었지만, 모든 사람이 체감할 수 있는 건 크게 이 세 가지였다.


특히 인프라가 부활하면서 SNS, 인터넷 커뮤니티, 뉴스 사이트 등도 부활하게 되었다.


인터넷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는 당연히 해골 기사 스컬맨이었다.


왕위 쟁탈전, 옥좌로 향하는 길, 옥좌에서의 싸움까지.


한국의 생존자들은 그가 싸우는 모습을 모두 보았다.


자연히 사람들은 한국 서버의 주인이 된 이에 대해 큰 관심을 가졌다.


식량 삭제 이후 구호물자가 왔을 때는 그를 찬양하는 글이 우후죽순 올라올 정도였다.


-그래서 지금 스컬맨 뭐함?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이었다.


이 질문에 답변하듯 던전과 보스 몬스터 청소한다는 전체 알림이 떴다.


이에 인터넷 커뮤니티는 또 한 번 시끌시끌해졌다.


-[속보] 스컬맨 던전이랑 보스 몬스터 청소를 대대적으로 한다고 함.

-전체 알림으로 떴는데 그걸 누가 모르냐.

-아까 던전창 업데이트했다고 알림 했는데, 이제는 던전 청소까지 한다고?

-이 집 일 잘하네.

-스컬맨 그는 신이야!

-그래서 어디부터 한데?

-몰라, 아마 부산부터 아닐까?


청소 알림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은 대체로 우호적이었다.


제아무리 몬스터가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못하게 되었다고는 해도 존재 자체가 꺼림칙했기 때문이다.


각성 레벨을 올리거나 식량을 조달할 거면, 던전창을 통해서 신규 던전에 가는 쪽이 더 효율이 좋은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지금 부산 인근부터 도는 모양이더라.

-여기는 경상남도 거제시, 스컬맨 발견!


사람들은 스컬맨을 발견하자, 게시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대다수는 문자뿐이었지만, 간혹 흐릿한 사진이나 동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소 끝나는 데 얼마 걸릴 것 같아?

-나는 5일 걸린다에 한 표.

-5일은 무슨 3일이면 떡을 칠 걸?

-나는 1일에 건다.

-아무리 스컬맨이라도 1일은 무리지.


거기에 청소가 언제 끝날지 내기를 하는 사람들까지 나왔다.


-여기 경상남도 고성군인데, 스컬맨 봤음. 보스 죽이고 바로 사라지던데?

-이쪽은 경상남도 남해군! 스컬맨 목격!

-뭐야, 왜 이리 빨라.

-이러다가 경상남도 쪽은 순식간에 정리 끝나는 거 아님?


여기저기서 목격 정보가 쏟아져 나왔다.


-미친. 벌써 경상남도 끝나고, 제주도로 넘어갔어.

-시간 얼마나 걸렸지?

-처음 경상남도에서 발견되고 2시간도 안 지났음.

-2시간도 안 돼서 경상남도를 다 정리했다고?

-지금 제주도 끝나고 전라남도로 넘어감.

-벌써 제주도로 넘어갔다고? 얼마나 빠른 거야;;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한 가지 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이 정도 속도라면 며칠이 아니라 하루 만에 전부 정리하는 건 아니냐고.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했던가.


청소 종료를 알리는 전체 알림이 떴다.


청소를 시작한 지 19시간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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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65화 저승의 강(2) +1 23.07.10 698 9 12쪽
64 64화 저승의 강 +1 23.07.09 706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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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62화 이유 +1 23.07.07 756 12 12쪽
61 61화 종말의 대적자(2) +1 23.07.06 797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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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55화 옥좌로 향하는 길(3) +1 23.06.30 845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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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3화 옥좌로 향하는 길 +1 23.06.28 860 1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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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51화 왕위 쟁탈전 +2 23.06.26 905 19 13쪽
50 50화 채널 소유자(2) (수정) +2 23.06.25 971 17 14쪽
49 49화 채널 소유자 +1 23.06.24 955 18 12쪽
48 48화 악마(3) +1 23.06.23 961 16 12쪽
47 47화 악마(2) +1 23.06.22 979 15 12쪽
46 46화 악마 +1 23.06.21 1,021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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