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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더 님의 서재입니다.

망한 세상의 무공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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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4
최근연재일 :
2023.08.2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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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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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27,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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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2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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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46화 악마

DUMMY

일주일의 시간이 흘러, 공략대는 마침내 해운대구에 도착했다.


우일신은 나침반을 사용했다.


[현재 위치를 확인합니다.]

[한국 서버-부산 채널-우동 구역]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종말의 운명을 탐색합니다.]


다행히 탑에서 봤던 것처럼 해운대구 전체가 잡아먹힌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희망적으로만 볼 수는 없었다.


나침반의 지도에는 해운대 구역 하나가 같은 색으로 칠해져 있었으니까.


[한국 서버-부산 채널-중동 구역]

[보스 : 폭풍의 아룡 라부(영웅)]

[보유 영역 : 중동 전체]

[현황 : 좌동까지 영향력을 끼치려는 중.]


“이 녀석 왜 칭호가 다르지?”

“왜 그래요, 오빠?”


우일신의 중얼거림에 윤지우가 물었다.


잠깐 토라지기는 했지만, 백문희의 조언 덕분에 화해할 수 있었다.


설마 단 것을 함께 먹는 걸로 기분을 풀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보스 몬스터의 칭호가 아는 거랑 달라서.”

“폭풍의 아룡, 저희는 이거 그대로였어요.”

“내 쪽만 달랐다면 영역을 넓히면서 칭호가 바뀐 건가?”


보스 몬스터의 강함은 지배하는 영역의 넓이에 비례한다.


같은 영웅 등급이라고 해도 동부산 전체를 집어삼킨 것과 중동 전체를 삼킨 것은 수준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공략대는 해운대로를 따라 우동에서 중동으로 향했다.


멀리서 중동 전체를 뒤덮고 있는 검은 막이 보였다.


그런데 중동에 진입하기 직전, 길을 가로막는 바리케이드가 나타났다.


바리케이드를 지키고 있는 이들은 익숙한 국방색 옷과 돌격소총을 들고 있었다.


“군부대?”


우일신은 그걸 본 순간, 해운대에 보병사단이 있었다는 걸 떠올렸다.


군인들은 차량을 정지시킨 다음, 창문을 통해서 말을 걸어왔다.


“혹시 스컬맨의 공략대입니까?”

“······.”


우일신은 입을 다물고 싶었다.


대체 군부대는 어떤 경로로 스컬맨에 대해서 알고 있는 건지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그가 입을 다물고 있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대답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대장, 군인들이 찾는다!”


운전기사 공만덕의 부름에 우일신은 얼굴을 내밀 수밖에 없었다.


“그쪽이 스컬맨입니까?”

“······그렇게 불리고 있습니다.”


우일신의 답변에 군인의 표정이 환해졌다.


“저희 병장님이 찾으십니다.”

“병장님? 사단장이나 장교가 아니라요?”


그 말에 병사는 복잡한 감정을 얼굴에 드러냈다.


“김 병장님 위로는 전원······.”


병사는 손으로 목을 긋는 제스처를 취했다.


전부 죽었다는 뜻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김 병장님께 들으시면 됩니다. 바로 요 근처입니다.”


병사가 가리킨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군용 텐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우일신은 혼자서 병사를 따라가기로 했다.


혼자라면 돌발 상황이 일어나도 손쉽게 빠져나올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윤지우의 정령을 붙여두었다.


이거라면 바깥에서도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텐트 근처로 가자, 기다렸다는 듯이 사람 한 명이 바깥으로 나왔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김태호 병장이라고 합니다.”


모습을 드러낸 것은 서글서글한 인상의 청년이었다.


“우일신이라고 합니다. 공략대의 대장을 맡고 있습니다.”

“예, 알고 있습니다. 해골 기사 스컬맨은 유명하니까요.”

“제가 유명하다고요?”

“아, 그건 좀 더 미래의 일이었군요.”


김태호는 실수했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제 능력은 예지 초능력입니다.”

“예지라면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겁니까?”

“길어야 일주일 안쪽까지만 가능합니다. 멀리 볼수록 정확도도 떨어지고, 재사용 대기 시간도 늘어나고요.”

“예지한 미래 중에 제가 유명해지는 미래도 있었다는 거군요?”

“부산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집니다. 참고로 이건 확정된 미래였어요.”

“······.”


저 말은 즉, 우일신이 해골 기사 스컬맨으로 널리 알려진다는 뜻이 아닌가.


알고 싶지 않은 미래를 알게 되었다.


우일신은 애써 화제를 돌렸다.


“크흠, 여러 가지 궁금한 점이 많습니다.”

“알겠습니다. 안쪽에서 이야기 나누시죠.”


텐트 안쪽에는 넓은 탁자와 의자 두 개가 놓여 있었다.


탁자 위에는 지도가 펼쳐져 있었으며, 여러 메모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김태호는 자리를 권한 뒤 본인도 의자에 앉았다.


“궁금한 게 있으면 뭐든지 물어보세요.”

“우선 사단장이나 장교는 어떻게 된 겁니까?”

“처음에는 당연히 계셨습니다. 그런데 던전이 군부대가 있는 곳에 생겼거든요.”


우일신은 상황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상상이 갔다.


“총기로 무장하기 전에 던전 변이가 진행된 겁니까?”


부대에 있는 인원을 생각하면, 기습으로 100명을 죽이는 건 손쉬운 일이었을 거다.


“예상하시는 대로 총기 보관함을 포함해 무기를 넣어둔 모든 장소가 변이되면서 화기를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설령 총기를 얻었다고 해도 탄약이 충분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었다.


반면에 몬스터는 사람을 죽일수록 숫자가 늘어난다.


탄환과 몬스터, 어느 쪽이 먼저 떨어질지는 뻔한 일이었다.


“능력자들을 중심으로 보스 몬스터를 사냥했을 때는 이미 돌아가신 뒤였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몬스터들은 간부들을 먼저 사살했다고 한다.


군대를 무력화하기 위해 종말 측에서 작정하고 조치했다는 뜻이다.


“그 뒤로 군부대의 생존자들을 중심으로 우동의 던전을 공략했습니다.”


우동의 몬스터들은 하나같이 물리 방어력이 높았다.


돌격소총 정도로는 씨알도 먹히지 않을 정도였다.


보스 몬스터에 이르러서는 물리 공격을 반사하는 능력까지 있었다.


반대로 마법, 정령, 속성 초능력 같은 것은 약점이라서 잘 통했다고.


철저하게 화기의 사용을 막으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우동의 모든 던전을 공략하고 바깥으로 나온 뒤로는 정보 수집을 우선했습니다. 중동으로 가려니까 예지 능력이 경고하더군요.”


예지를 통해서 본 것은 들어간 인원 전부가 죽는 광경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우일신 씨를 기다리고 있었던 겁니다.”

“제가 중동의 보스 몬스터를 처리할 수 있으니까요.”

“그것도 있습니다만, 다른 것도 있습니다.”


김태호는 지도에 붙여둔 메모들을 보여주며 말했다.


“미래에는 라부의 영역이 동부산 전체로 넓어지게 됩니다.”

“알고 있습니다. 운명 극장과 탑에서 확인했거든요.”

“그렇다면 이야기가 빠르군요. 제가 본 미래에서 라부의 영역 확장 속도는 비정상적이었습니다.”


보스 몬스터들의 영역 확장은 대체로 비슷한 속도로 진행되었다.


초량동을 지배했던 미노스와 남포동을 지배했던 두르가쉬가 대표적인 예였다.


그런데 라부는 영역 하나를 지배하는 걸 넘어서 동부산 전체를 손에 넣은 상황이었다.


아무리 다른 구역이 무주공산이라고 해도 지나치게 빠른 속도였다.


“그렇다는 건, 영역 확장을 빠르게 한 다른 요소가 있다는 겁니까?”


우일신의 물음에 김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지 능력을 통해 확보한 정보입니다. 혹시 라부의 칭호에서 이상함을 느낀 적이 있으십니까?”


김태호의 지적에 우일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탑에서는 마수였는데, 여기서는 아룡으로 되어 있더군요.”

“역시나······.”


김태호는 그럴 줄 알았다며 말을 이었다.


“그 칭호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게 아닌 외부에 요인에 의한 겁니다.”


지도의 어느 한 점을 가리켰다.

“중동에는 지금 악마(惡魔)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그 말이 사실이라고 증명하듯이 나침반이 반응했다.


+

[토벌 미션 – 악마 퇴치]

[해운대구 중동에는 악마가 암약하고 있습니다. 악마의 술수가 완성되기 전에 폭풍의 아룡 라부를 쓰러뜨리고 악마를 쫓아내세요.]

[성공 보상 : ???]

+


* * *


군용 텐트에서 나온 우일신은 공략대가 기다리고 있는 버스로 돌아왔다.


공략대 사람들은 윤지우의 정령을 통해 이야기를 모두 전해들은 상태였다.


“악마가 있다는 건 사실일까요?”

“종말에 몬스터도 튀어나왔는데, 악마라고 없을까.”


백문희의 의문에 박철이 대답했다.


공략대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이렇게 의견이 갈리는 이유는 김태호의 권고 때문이었다.


윤지우는 한숨과 함께 말했다.


“악마를 잡기 위해서는 오빠 혼자 들어가야한다니.”


저것이 김태호가 바리케이드까지 처가면서 진로를 막고 있던 이유였다.


그는 초능력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찰 때마다 미래를 예지하면서 정보를 수집했다.


그중에는 우일신과 군부대가 협동 작전을 펼치는 것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우일신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의 전멸이었다.


“인원수와 관계없이 살아남는 건 나 혼자라고 할 정도면 상대가 그만큼 강하다는 거겠지.”


나침반이 반응한 것을 보면 악마는 종말의 운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오빠, 어떻게 할 거예요?”

“권고대로 혼자 들어가 볼 생각이야.”

“진짜 괜찮겠어요?”

“나침반이 반응한 걸 보면, 악마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생각해.”


우일신도 내심 불길함을 느꼈다.


나침반의 미션에는 기존과 달리 정보가 너무 없었다.


정체나 이름은 물론, 보상까지 제대로 표기되지 않았다.


마치 드러내면 안 되는 정보인 것처럼.


“악마가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 이상, 나 혼자 가는 게 제일 안전해.”


절정 무인은 고수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는 경지였다.


그러나 동격의 적을 상대로 제 한 몸을 지키는 거라면 모를까, 다른 이들까지 지키면서 싸우는 건 힘들었다.


“고집에 어울리게 해서 미안합니다.”

“괜찮아, 대장.”


그때 운전기사 공만덕이 입을 열었다.


“우리 걱정 말고, 몸조심혀.”


다른 사람들도 이에 동조하며 고개를 끄덕이거나 그를 응원했다.


“······감사합니다.”


그 말밖에 돌려줄 대답이 없었다.


* * *


일행과 작별 인사를 나눈 우일신은 홀로 중동에 진입했다.


종말의 막 내부로 들어서자, 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아직 침수되지 않았구나.’


지상이 물에 잠기지 않은 만큼 움직이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우일신은 삼재보의 경공으로 속도를 올리며 나아갔다.


질풍일도와 초극일로는 일부러 쓰지 않았다.


두 무공은 속도가 빠른 대신 여파로 인한 소음이 너무 컸다.


‘악마는 소리에 민감하다고 했지?’


우일신은 김태호에게 악마에 대한 여러 정보를 전해 들었다.


그중에는 일정 이상 크기의 소리를 내면 귀신같이 반응한다는 정보도 있었다.


‘우선은 보스 몬스터부터 처리하자.’


악마가 라부에게 뭔가를 하도록 내버려 둔다면 일이 커질 수 있었다.


어떻게든 속전속결로 라부를 잡을 필요가 있었다.


우일신은 미리 들어둔 경로를 따라 빗속을 질주했다.


해운대로를 따라서 가장 가까운 예측 포인트인 중동역으로 향했다.


‘빙고.’


다행히 보스 몬스터를 곧바로 찾을 수 있었다.


라부는 던전에 묶여 있던 것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폭풍의 아룡은 그가 알고 있던 폭풍의 마수와 여러 차이점이 있었다.


아룡 쪽은 크기가 15미터 남짓이었으며, 비늘도 푸른빛을 띠고 있었다.


거기에 감각도 둔한 건지, 이쪽을 아직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자이언트 킬링(영웅)이 활성화됩니다.]

[등급이 높거나 크기가 큰 적에게 300% 추가 피해를 줍니다.]


보스 몬스터를 눈앞에 뒀음에도 활성화된 업적은 하나뿐이었다.


악마에 의해 강화되지 않으면 종말의 운명이 아니라는 판단일까?


‘최대 화력으로 단숨에 끝낸다.’


우일신은 내력을 끌어올리며 기수식을 취했다.


금종조를 대성하면서 영웅 업적의 보정 없이도 첩진경의 삼재합일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검기까지 더해서 단숨에 목을 날려 버릴 작정이었다.


[종말을 걷어내는 영웅(영웅)이 활성화됩니다.]

[운명 변동의 대상이 되는 적을 상대할 때 모든 활동에 300% 보정을 받습니다.]


그러나 행동에 들어가는 것보다 먼저 불청객이 찾아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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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68화 악마 추적 +1 23.07.13 646 11 12쪽
67 67화 책임 +1 23.07.12 632 12 11쪽
66 66화 저승의 강(3) +1 23.07.11 659 13 12쪽
65 65화 저승의 강(2) +1 23.07.10 698 9 12쪽
64 64화 저승의 강 +1 23.07.09 706 11 12쪽
63 63화 청소 +1 23.07.08 778 13 11쪽
62 62화 이유 +1 23.07.07 756 12 12쪽
61 61화 종말의 대적자(2) +1 23.07.06 797 13 12쪽
60 60화 종말의 대적자 +2 23.07.05 796 16 12쪽
59 59화 경천진벽기(2) +1 23.07.04 795 16 12쪽
58 58화 경천진벽기 +1 23.07.03 812 13 13쪽
57 57화 수철의 옥좌(2) +1 23.07.02 821 12 12쪽
56 56화 수철의 옥좌 +3 23.07.01 819 15 12쪽
55 55화 옥좌로 향하는 길(3) +1 23.06.30 845 14 12쪽
54 54화 옥좌로 향하는 길(2) +1 23.06.29 841 14 12쪽
53 53화 옥좌로 향하는 길 +1 23.06.28 860 16 13쪽
52 52화 왕위 쟁탈전(2) +2 23.06.27 876 16 12쪽
51 51화 왕위 쟁탈전 +2 23.06.26 905 19 13쪽
50 50화 채널 소유자(2) (수정) +2 23.06.25 971 17 14쪽
49 49화 채널 소유자 +1 23.06.24 955 18 12쪽
48 48화 악마(3) +1 23.06.23 961 16 12쪽
47 47화 악마(2) +1 23.06.22 979 15 12쪽
» 46화 악마 +1 23.06.21 1,022 15 12쪽
45 45화 소문 +2 23.06.20 1,026 20 12쪽
44 44화 죽음 +1 23.06.19 1,042 18 12쪽
43 43화 우일신 +1 23.06.18 1,056 20 11쪽
42 42화 용종 라부(3) +1 23.06.17 1,077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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