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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더 님의 서재입니다.

망한 세상의 무공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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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4
최근연재일 :
2023.08.23 22:30
연재수 :
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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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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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27,994

작성
23.06.2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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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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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12쪽

52화 왕위 쟁탈전(2)

DUMMY

부산역 근처에 있는 4성급 호텔.


그곳의 다목적실에는 사람이 북적이고 있었다.


우일신이 이끄는 공략대는 물론, 호텔에 머무는 생존자들.

해운대에서 만난 군부대와 그밖에 소문을 듣고 찾아온 방문객까지.


한 자리에 모인 이들은 허공에 나타난 거대한 화면을 집중하고 있었다.


원래 왕위 쟁탈전은 결과만 알려줄 뿐, 경기의 관전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채널 소유자가 원한다면 채널 전체에 경기를 송출하는 게 가능했다.


원래 이 기능은 압도적인 전력을 보여주는 걸로 인간들의 기를 꺾는 용도였다.


그러나 우일신이 채널 소유자가 된 지금은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었다.


우일신이 채널 소유자 설정으로 자유롭게 관전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다목적실에는 아예 대형 화면을 만들어서 영화관처럼 만들어뒀다.


경기를 관전하고 싶다는 사람들의 요청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우일신의 승리를 간절히 원했다.


그가 패배하면 다시 악마들의 손에 농락당할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부산 채널의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첫 번째 경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났다.


“······?”


사람들은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경기 시작 직후 해골 기사가 휙 사라지더니, 반대편에 있던 괴물이 두 동강 나버렸다.


맨눈으로는 도저히 쫓아갈 수 없는 속도였다.


하이라이트 장면이라면서 느리게 보여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한 건지 모를 정도였다.


이를 두고 박철이 한마디 했다.


“동생이 강한 건 알고 있었지만, 진짜 장난 아니게 강하구나.”


관전하고 있던 대다수의 심정을 대변하는 말이었다.


운명 극장에서 해골 기사 스컬맨의 성장과 강함을 모두 지켜보았다.


그러나 왕위쟁탈전에서 싸우는 스컬맨은 그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해 있었다.


“한 번 번쩍하니까 죄다 죽네.”

“뇌성일섬이에요!”


윤지우가 말했다.


자신이 이름 붙인 절기를 사용하자 한껏 들뜬 목소리였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사람들이 놀라는 가운데, 독고민이 위엄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흥, 내 호적수라면 당연한 결과지.”


그러나 윤지우의 무릎 위에 앉아있었기에 위엄이고 뭐고 없었다.


저항도 해봤지만 끈질기게 달라붙어서 결국 탈출하는 걸 포기했다.


얌전히 윤지우의 무릎에 앉은 채 입에 넣어주는 마시멜로를 받아먹었다.


그 뒤로 사람들의 불안을 불식시키듯이 왕위 쟁탈전은 순조롭게 흘러갔다.


우일신은 모든 전투를 일격에 끝내며 순식간에 4승을 챙겼다.


남은 경기는 앞으로 하나, 우선권으로 대기하고 있던 서울과의 경기뿐이었다.


너무 순조롭게 진행되자, 독고민이 의아해하며 윤지우에게 물었다.


“너 미래의 기억이 있다며, 원래 저렇게 약한 거야?”

“미래보다 일찍 쟁탈전이 열리면서 전반적으로 약해진 모양이야. 하지만 마지막은 다른 경기처럼 이길 수는 없을 거야.”


결승전 상대는 서울.


그녀가 기억하는 서울의 대전사는 유일 등급으로 말 그대로 격이 다른 상대였다.


약해졌다고 해도 절대 방심할 상대가 아니었다.


‘그건 오빠도 잘 알고 있을 거야.’


윤지우는 화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지막 결전이 다가오고 있었다.


* * *


[지옥의 마수 케르베로스 vs 해골 기사 스컬맨]

[대전 장소로 이동합니다.]

[장소 이동이 완료되었습니다.]


우일신은 마지막 결전의 장소에 도착했다.


그를 가장 먼저 반긴 것은 무릎 아래까지 느껴지는 묵직한 감촉이었다.


진흙이 섞여 있는 흙탕물이 발을 휘감으며 움직임을 방해했다.


뒤이어 찾아온 것은 코끝을 찌르는 기름 냄새였다.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빗방울은 물이 아니라 기름이었다.


사전에 둘러둔 내공 방벽으로 인해 기름이 스며드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흙탕물과 별개로 귀찮은 환경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었다.


지옥의 한 장소 같은 공간 너머 이번에 싸울 상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두컴컴한 풍경에 녹아드는 듯한 검은색 피부.


세 개의 머리에 달린 세 쌍의 눈은 타오르는 듯한 붉은 안광을 번뜩였다.


목에는 갈기 대신 뱀의 머리가 꿈틀거리며 물어뜯을 상대를 찾아 혀를 날름거렸다.


내뱉는 숨에서 연기가 나왔고, 몸에서 나는 열기가 아지랑이를 만들어 냈다.


기름을 맞을 때마다 타들어 가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옅게 솟아났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신화 속에서 지옥을 지키는 번견(番犬)이 그곳에 있었다.


“케르베로스.”


그리스 신화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서는 시련의 하나 정도로만 묘사되는 괴물.


그러나 그 이름과 특징을 그대로 간직한 괴물은 절대로 약하지 않았다.


느껴지는 기세만 해도 검은 비늘의 용종, 폭풍의 마수 라부보다 짙었다.


그 녀석보다 몇 수는 위라고 봐야 할 터.


말 그대로 이제까지와는 격이 다른 상대였다.


우일신은 환익검의 손잡이를 쥐고 있는 손에 절로 힘이 들어가는 걸 느꼈다.


‘다른 경기들처럼 일격에 끝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뇌성일섬에 전부를 건다면 역으로 잡아먹힌다.


그러한 직감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

[시련의 탑 15층]

[지옥의 마수 케르베로스를 처치하시오.]

[성공 보상 : 레벨 업, 30000포인트]

[실패 시 페널티 : 부산 채널의 소유권 상실.]

+


[경기 시작!]


경기 시작을 알리는 뿔 나팔과 함께 우일신은 힘껏 바닥을 박찼다.


경공과 신법에 여파로 흙탕물이 크게 출렁거렸다.


흙탕물이 허공에 비산하고, 수면 위로 파문이 퍼져나갔다.


검사의 빛나는 날개 위로 의지의 칼날이 번뜩였다.


세 개의 머리를 지나쳐, 사각이라고 할 수 있는 옆구리를 베기 위해 파고들었다.


그러나 칼날이 닿기 직전, 삼두견의 신체에 변화가 일어났다.


열기를 품은 검은 신체가 진흙처럼 출렁이더니 새로운 머리를 만들어 냈다.


‘아.’


우일신은 새롭게 만들어진 머리와 시선이 마주친 것을 느꼈다.


황급히 옆으로 피하는 보법을 취했다.


그러자 네 번째 머리가 해골 기사가 있던 허공을 물어뜯었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게 늦었다면 날카로운 이빨에 집어삼켜졌으리라.


회피를 위한 발걸음을 그대로 공격을 위한 발 구름으로 삼았다.


진각(震脚)에 흙탕물이 요동치며, 그 반동을 타고 흐르듯이 신법의 바람이 맺혔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풍류검결.


아래에서 위로 휘둘러지는 궤적에 따라 경파와 검기가 짓쳐 들었다.


검을 쥔 손아귀를 타고 베어내는 감촉이 전해졌다.


그러나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베는 게 어려웠다.


삼두견의 피부과 피부는 질겼으며, 뼈는 생각 이상으로 튼튼했다.


거기에 베인 상처가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게 회복되었다.


회복을 저해하는 한철의 냉기를 지옥 불의 열기로 지워내고 있었다.


-샤아아악!


뱀 갈기가 위협적인 소리를 내며 달려들었다.


후퇴보를 밟으며 거리를 벌리는 동시에 뱀들을 베어냈다.


이를 예상하였다는 듯이 뱀이 머리에서 펄펄 끓는 피가 안개처럼 뿜어져 나왔다.


반사적으로 들숨을 멈췄음에도 피 안개를 조금 들이키고 말았다.


뱀에게 나온 피 안개는 즉효성이 있는 강한 마비 독을 품고 있었다.


곧바로 중단전의 공능으로 저항력을 일으켰다.


진기로 독을 억누르며, 체내에 스며든 독을 불살랐다.


다음 순간, 세 개의 머리가 우일신에게 고개를 돌렸다.


입 안에 뜨거운 열기를 잔뜩 머금은 채였다.


불꽃의 숨결이 쏟아지는 기름을 불사르며 뿜어져 나왔다.


반사적으로 경파를 풀어내 요격했다.


진벽기를 머금은 이중 파동이 쏟아지는 불꽃을 반으로 갈라냈다.


그러나 불꽃이 기름에 옮겨붙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기름비는 불비가 되어 하늘과 흙탕물을 불사르기 시작했다.


뜨거운 열기가 전장을 집어삼켰다.


불을 지른 장본인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태연하게 있었다.


과연 지옥에 사는 번견답게 불에 대한 내성이 있는 모양이었다.


타오르는 불꽃의 열기를 철포삼의 내공 방벽으로 막아냈다.


그러나 불꽃이 주변의 공기와 함께 타오르고 있었기에 호흡이 어려워졌다.


저항력의 공능이 없었다면 호흡기에 화상을 입었을지도 모른다.


케르베로스, 예상은 했지만 상대하기 더럽게 까다로운 적이었다.


세 개의 머리, 뱀으로 된 갈기는 전면을 무리 없이 방어할 수 있었다.


전면을 피해 옆이나 후방으로 파고드는 적은 신체 변형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신체는 더럽게 튼튼한 데다 회복 능력도 뛰어났다.


독과 불을 동시에 다루기에 접근해도 역공을 당할 수 있었다.


이 수많은 능력을 지탱하고 있는 근간은 터무니없는 신체 능력이었다.


신검합일 같은 초감각이 없는 데도 용이하게 따라붙을 정도로 밑바탕이 탄탄했다.


뚜렷한 약점이라고 할 만한 게 없는 완벽에 가까운 능력 배분.


이런 상대는 기책을 부려봤자, 큰 효용이 없었다.


한 방 먹일 수는 있겠지만, 그걸로 죽이지 못하면 역공을 당할 수 있었다.


이럴 때는 이쪽도 전공법으로 나갈 필요가 있었다.


우일신은 이때를 위해 준비해 온 한 수를 꺼내 들었다.


환익검의 검신 위로 두 줄기의 기파가 일어났다.


진벽기로 만들어 낸 검기였다.


전벽검기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나선을 그렸다.


기이이잉!

반발하는 성질을 가진 검기가 맞부딪치면서 날카로운 소음을 냈다.


힘의 소용돌이를 그대로 바람과 함께 휘둘렀다.


두 갈래의 진동을 잡아끄는 새로운 발경력이 더해지자.


이중 나선이 겹치며 한 줄기의 폭풍으로 화했다.


‘나선일식(螺旋一式)!’


케르베로스가 반응할 틈도 없이 경파의 파도가 신체를 베어 갈랐다.


-크륵?!


충격으로 인해 삼두견의 몸이 휘청거렸다.


처음 상처를 냈던 첩진경보다 명백히 강한 위력이었다.


이것이 삼재합일을 개량하여 만들어 낸 절기였다.


삼재합일의 핵심은 세 방향의 경파를 한 점에 집중하는 것.


이 과정을 거친 중첩 경파는 일반적인 중첩 경파보다 큰 위력을 낼 수 있다.


문제는 세 방향의 경파를 어떤 식으로 간략화하느냐였다.


거기서 우일신이 찾은 해답은 동작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경력과 진동이 섞이며 두 번째 파동을 일으켰던 첩진경에서 얻은 발상이었다.


이중 나선의 검기를 품은 풍류검결의 경파는 삼재합일과 동격.


동작을 간략화하면서 삼재합일보다 신체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도 있었다.


방금 공격으로 저 번견의 목을 능히 베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


“끝장을 보자, 멍멍이.”

-크르륵!


해골 기사와 삼두견이 불꽃이 떨어지는 지옥도 속에서 서로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상대를 향해 달려들었다.


-쉬이익!

-크르릉!


케르베로스의 목에 있는 뱀들이 길게 뻗어 나와 선제공격을 가했다.


신체 변형까지 일어나며 뱀과 개의 머리가 족히 50개는 되어 보였다.


그러나 우일신은 조금의 흔들림 없이 머리 위로 환익검을 치켜들었다.


풍류검결의 검격과 함께 경파의 해일이 몰아쳤다.


바람을 타고 흐르는 검격이 한 번 번뜩일 때마다 뱀과 개의 머리가 하늘을 날았다.


독 연기와 불꽃의 숨결조차 거센 파도에 휘말려 흩어졌다.


우일신은 끊임없이 회복되며 쏟아지는 공격을 거슬러 올라갔다.


끝끝내 본체에 접근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검을 쥔 손이 잘게 떨렸다.


‘벌써 한계가 온 건가.’


환익검의 회복이 있다고는 하나, 나선일식을 연발한 반동은 어쩔 수 없었다.


‘앞으로 일격.’


아무리 나선일식이라고 해도 일격으로 녀석을 죽일 수는 없었다.


신체 변형과 회복력을 생각하면 신체를 산산조각 내야 숨통을 끊을 수 있었다.


케르베로스도 짐승의 본능으로 이를 알아차렸는지 비틀린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녀석은 알지 못했다.


우일신에게는 마지막 한 수가 남아 있었다.


여태까지 휘두른 모든 검격에 스며들어 있던 진동.


그 진동을 타고 은밀한 내가중수법처럼 삼두견의 전신에 축적되었을 진벽기.


튼튼한 육체와 뛰어난 회복력, 그리고 경험한 적 없는 격전으로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지금이 기회였다.


쌓여 있는 폭약에 불을 붙이듯 진벽기를 머금은 마지막 일격을 삼두견의 머리 위로 내리쳤다.


‘축진파쇄!’


주변 일대의 불꽃을 지워버릴 만큼 거대한 충격파가 울려 퍼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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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69화 악마 추적(2) +1 23.07.14 629 10 12쪽
68 68화 악마 추적 +1 23.07.13 646 11 12쪽
67 67화 책임 +1 23.07.12 631 12 11쪽
66 66화 저승의 강(3) +1 23.07.11 659 13 12쪽
65 65화 저승의 강(2) +1 23.07.10 698 9 12쪽
64 64화 저승의 강 +1 23.07.09 706 11 12쪽
63 63화 청소 +1 23.07.08 777 13 11쪽
62 62화 이유 +1 23.07.07 756 12 12쪽
61 61화 종말의 대적자(2) +1 23.07.06 797 13 12쪽
60 60화 종말의 대적자 +2 23.07.05 796 16 12쪽
59 59화 경천진벽기(2) +1 23.07.04 795 16 12쪽
58 58화 경천진벽기 +1 23.07.03 812 13 13쪽
57 57화 수철의 옥좌(2) +1 23.07.02 821 12 12쪽
56 56화 수철의 옥좌 +3 23.07.01 819 15 12쪽
55 55화 옥좌로 향하는 길(3) +1 23.06.30 845 14 12쪽
54 54화 옥좌로 향하는 길(2) +1 23.06.29 841 14 12쪽
53 53화 옥좌로 향하는 길 +1 23.06.28 860 16 13쪽
» 52화 왕위 쟁탈전(2) +2 23.06.27 876 16 12쪽
51 51화 왕위 쟁탈전 +2 23.06.26 905 19 13쪽
50 50화 채널 소유자(2) (수정) +2 23.06.25 971 17 14쪽
49 49화 채널 소유자 +1 23.06.24 955 18 12쪽
48 48화 악마(3) +1 23.06.23 961 16 12쪽
47 47화 악마(2) +1 23.06.22 979 15 12쪽
46 46화 악마 +1 23.06.21 1,021 15 12쪽
45 45화 소문 +2 23.06.20 1,026 20 12쪽
44 44화 죽음 +1 23.06.19 1,042 18 12쪽
43 43화 우일신 +1 23.06.18 1,056 20 11쪽
42 42화 용종 라부(3) +1 23.06.17 1,077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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