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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더 님의 서재입니다.

망한 세상의 무공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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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4
최근연재일 :
2023.08.23 22:30
연재수 :
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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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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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
글자수 :
527,994

작성
23.06.1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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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43화 우일신

DUMMY

[폭풍의 마수 라부를 쓰러뜨렸습니다!]


[업적 자이언트 킬링(영웅)을 달성하였습니다.]


[자이언트 킬링(영웅)]

[당신은 자신보다 거대하고 격이 높은 존재를 쓰러뜨렸습니다.

체급의 차이는 그 자체로 힘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격의 차이는 그 자체로 현실을 가로막는 거대한 벽이 됩니다.

당신은 그 모든 차이를 뛰어넘어 승리를 쟁취했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두고 우리는 영웅적인 위업이라고 부릅니다.

이 경험은 어떤 고난이 찾아와도 뛰어넘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줄 것입니다.]

[등급이 높거나 크기가 큰 적에게 300% 추가 피해.]


[미션 클리어!]

[보상으로 레벨 업과 13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레벨 업!]


[미션 클리어!]

[보상으로 장비창 전리품 자동 회수 기능(영웅)을 획득합니다.]


[마석(영웅)을 회수합니다.]

[용종의 내단(영웅)을 회수합니다.]


알림창의 소리에 우일신이 정신을 차렸다.


그는 바다 위에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축진파쇄의 후폭풍에 휘말려서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그나마 늦지 않게 팔찌의 마지막 방어막을 사용해서 살 수 있었다.


신체 제어의 공능으로 살핀 몸뚱이는 멀쩡한 곳이 없었다.


전신이 너덜너덜한 것이 살아있는 게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축진파쇄의 여파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초극일로의 반동이었다.


신체가 망가지는 걸 신경 쓰지 않고 한계를 넘어 내달린 대가였다.


뼈 갑옷은 당연히 박살 났고, 강사보의는 누더기나 다름없었다.


제일 심한 건 삭풍검이었다.


검신이 사라지고, 손잡이만 남았다.


축진파쇄의 기폭제로 쓴 탓이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이대로는 안전지대로 돌아가는 것도 불가능했다.


[10층 공략을 완수했습니다.]

[앞으로 3분 후에 안전지대로 복귀합니다.]


선심 쓴다는 듯이 알림창이 떠올랐다.


계층 통합에 대한 보상일까.


다른 계층에서도 저래 주면 좀 좋을까.


몸은 못 움직이지만, 의식만큼은 또렷했다.


온갖 잡생각이 드는 가운데, 멀리서 물살을 가르는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형씨, 괘않나?!”


들려오는 건 익숙한 목소리였다.


공만덕, 그가 낚싯배를 수리해서 해운대까지 찾아온 것이다.


공만덕은 우일신을 발견하자,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물에 젖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필사적으로 구조에 임했다.


그는 챙겨온 장비를 사용해 우일신을 바다에서 건져 올렸다.


구조되어 낚싯배로 옮겨진 우일신은 간신히 입을 열어서 물었다.


“어, 떻게······?”

“엔진 수리가 끝날 때쯤에 멀리서 폭탄 터지는 소리가 들리데? 바깥에 나오니까 해운대에 있던 먹구름이 싹 사라졌다 아이가.”


라부를 터트린 축진파쇄의 폭음이 그가 있던 아파트까지 닿은 것이다.


“형씨가 한 건 했구나 싶어가, 이렇게 잽싸게 온 기라.”


대답해주는 공만덕의 목소리에는 기쁜 기색이 역력했다.


“물도 서서히 빠지는 기 얼마 안 가 여도 다시 땅이 밟고 다닐 수 있을 기다.”


공만덕은 우일신의 손을 잡아주며 말했다.


“고맙데이. 니는 여기 사는 사람들의 복수를 해준 기다.”


큰일을 해냈다며 연신 감사인사를 했다.


잡고 있는 손을 통해서 공만덕의 떨림이 느껴졌다.


기쁨으로 가득했던 얼굴에서 또 다른 감정들이 북받쳐 올랐다.


슬픔, 회한, 안도, 여러 감정이 뒤섞이면서 얼굴이 엉망이 되었다.


눈물을 숨기듯 하늘을 올려다본다.


먹구름도, 검은 막도 없었다.


그저 화창하고 푸른 가을의 하늘이 있을 뿐이었다.


“내사 다시 푸른 하늘을 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떨리는 목소리였다.


“배 타고 도망 다니다, 괴물들 헌티 찢어 죽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을 그렇지 않았다.


한 사람이 그 미래를 바꾸었다.


어디 그뿐인가, 길었던 악몽에 종지부를 찍어버렸다.


이제 더는 비바람 속을 돌아다니며, 두려움에 떨지 않아도 된다.


“고맙다. 고맙다······!”


공만덕이 오열하며 고맙다는 말을 반복했다.


우일신은 그 모습을 흐릿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가 해온 일에는 의미가 있었다.


그것만으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안전지대로 복귀합니다.]


알림창이 고했다.

인제 그만 돌아갈 시간이라고.


우일신은 마지막 인사를 그에게 남겼다.


“고맙습니다.”


붕 떠오르는 부유감과 함께 시야가 암전했다.


* * *


안전지대로 돌아온 우일신은 문이 아니라 침대 위로 떨어졌다.


침대가 출렁이며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치명상을 확인.]

[회복 지원을 개시합니다.]


신체가 빠르게 호전되는 게 느껴졌다.


지금까지 이만큼 다쳐서 들어온 적이 없었기에 써본 적이 없는 기능이었다.


안전지대가 어째서 안전지대인지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다 좋은데, 신발 좀 벗겨주면 안 되나?’


우일신은 침대 위에 신발을 신은 채 누운 것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하지만 몸을 일으켜서 신발을 벗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이 안전지대를 설계한 사람은 동양인이 아니라 서양인일 거야.’


우일신은 내심 투덜거렸다.


혼자서 움직일 수 있게 될 때까지 꼬박 하루가 걸렸다.


그 동안 우일신은 침대 위에 신발을 신은 채 누워 있어야만 했다.


* * *


안전지대로 돌아온 지 5일이 흘렀다.


그동안 우일신은 수면과 운기조식을 반복하며 회복에 집중했다.


[근력이 62로 성장합니다.]

[체력이 62로 성장합니다.]

[민첩이 62로 성장합니다.]

[기력이 66으로 성장합니다.]


혹사했던 신체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능력치가 성장했다.


그러나 이는 자연스러운 성장이 아니었다.


신체 제어의 공능 덕분에 알 수 있었다.


‘설마 급격한 성장이 영웅 업적 때문일 줄이야.’


종말을 걷어내는 영웅 업적은 모든 활동에 3배의 보정을 준다.


여기에는 성장도 포함되어 있었다.


업적이 비활성화되어도 후유증처럼 그 흔적이 남아 성장을 촉진했다.


3배로 늘어났던 능력의 흔적을 답습하면서 강해지는 것이다.


‘그 뱀 자식이 보였던 반응이 이제야 이해가 되네.’


성장하는 게 아니라, 이미 도달했던 경지를 따라잡고 있는 쪽에 가까웠다.


인과가 거꾸로 된 주객전도였다.


‘알고 있었지만, 너무 사기적인 성능인데?’


다른 영웅 등급 업적을 얻고 나니,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종말의 영웅 업적은 영웅 등급의 업적이라고 해도 효과가 지나치게 좋았다.


마치 얼른 성장하라고 보이지 않는 손이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는 것 같았다.


‘실제로 예상치 못한 성장을 했었고.’


검지 끝에서 진기를 방출했다.


웅!

소리와 함께 허공이 요동쳤다.


얼떨결에 만들어버린 진동을 머금은 진기였다.


상승의 내공심법 중에는 진기 자체가 특수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기운이 열기를 띄는 열양지기(熱陽之氣)와 극저온의 냉기나 다름없는 빙음지기(氷陰之氣)가 대표적이다.


그가 만들어낸 진기도 마찬가지로 특수한 성질을 가지고 있었다.


‘확산과 반발.’


기운이 쉽게 퍼져 나가며, 모든 물체와 기운을 밀어내는 성질이었다.


어떤 역경에도 저항하고 나아가겠다는 강한 염원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였다.


초극일로는 이 기운의 성질을 극한까지 활용한 경공이었다.


우일신은 이 이름 없는 진동의 진기에 이름을 붙였다.


‘진벽기(振劈氣)라고 부르자.’


떨치어 부수는 기운이라는 뜻이었다.


진벽기를 보고 있자니, 라부와의 싸움이 저절로 떠올랐다.


영웅 등급의 몬스터를 이기기는 했지만, 요행에 가까웠다.


온갖 요소가 겹친 끝에 도달한 기적이었다.


그러나 언제나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랄 수는 없었다.


당당하게 자신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절정의 경지에 오를 필요가 있었다.


절정은 정기신 중에서도 가장 난해하다는 의념을 외부로 표출하는 단계였다.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검기였다.


검기의 다른 표현은 의기상인(意氣傷人).


풀어서 설명하면 의지만으로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경지였다.


의념을 표출하려면 자신만의 의념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었다.


이 구체화의 깨달음은 사람마다 달랐다.


익히는 무공부터 사람의 기질까지 모든 것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우일신에게는 의념을 구체화를 위한 실마리가 있었다.


‘그때 느꼈던 감각.’


라부와의 싸움에서 머릿속을 가득 채운 끝에 외부로 표출하듯 불타오르던 의념.


이를 정의내릴 수만 있다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 듯했다.


‘의념이란 뭘까?’


의념(意念)은 의지와 심상(心想)이다.


‘지금까지 익힌 무공, 그 무공에 담고자 하는 의지와 생각은 뭐였지?’


우일신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복원의 서랍장에서 완벽히 수리된 삭풍검을 뽑아들고 기수식을 취했다.


그리고 자신이 익힌 무공들을 차례대로 펼치기 시작했다.


시작은 삼재검법이었다.


내려베기, 수평 베기, 찌르기.


기초적인 검식이 펼쳐진다.


삼재보의 보법, 신법, 경공과 함께였다.


이를 받쳐주는 내력은 포용성 있는 삼재심법의 진기였다.


‘시작이자 뿌리.’


신체를 휘돌던 내력이 삭풍검으로 확장되었다.


병장기의 내공 주입, 어기충검이었다.


여기에 여파결이 더해지면서 내력의 유지 시간이 길어졌다.


검의 움직임이 쾌속해지면서 쾌검의 특색을 띠기 시작했다.


움직임이 격렬해지면서 자연히 검에 실린 경력 또한 강해졌다.


강해진 경력을 외부로 발출한 진기 위로 풀어냈다.


그러자 진기가 허공에 파문을 일으키며 날카로운 칼바람, 경파가 뿜어져 나왔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세 번의 경파를 한 점을 향해 휘둘렀다.


쾌검식의 경파가 세 번 중첩되자, 절기라고 부를 수 있는 삼재합일이 되었다.


경파의 반동으로 옷자락에 둘러둔 철포삼의 내공 방벽이 일렁거렸다.


경감한 반동을 금종조의 진동으로 바꾸어 검에 흘려보냈다.


경력에 진동이 더해지면서 경파가 이중으로 만들어졌다.


삭풍검이 불만스러운 듯 검명을 터트렸다.


진기를 매개로 검과 하나 되는 경지, 신검합일이었다.


첩진경의 파동을 따라 진기가 흘러나오며 내가중수법으로 화했다.


‘발전과 각색.’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바뀌었다.


발산한 진기를 타고 몸놀림을 발경 삼아 바람을 일으켰다.


‘신법 질풍일도.’


전신을 휘감은 바람이 검을 타고 흐르며 휘몰아쳤다.


‘풍류검결.’


공간을 밀어내는 진벽기를 밟고서 공중으로 몸을 날렸다.


종 울리는 소리가 방 안에 메아리칠 때마다 속도가 빨라졌다.


‘초극일로.’


자신이 익힌 무공.

자신이 바꾼 무공.

자신이 만든 무공.

지금까지 걸어온 무공의 궤적을 이 자리에 모두 풀어냈다.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한 문장이 벼락처럼 떠올랐다.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苟日新 日日新 又日新).’


진실로 하루가 새로워지려면, 나날이 새롭게 하고, 또 날로 새롭게 하라.


그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계속해서 나아가겠다는 맹세.

종말을 몰아낼 때까지 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던 다짐.

무공으로 지금까지 해온 행적들.


그것이 우일신의 무공을 지탱하는 근간이었다.


자신만의 의념을 구체화한 순간.


자연스레 진기에 깃든 의념의 밀도가 달라졌다.


짙은 것을 넘어서 법칙을 뒤틀 정도로 강렬한 의념.


삭풍검에서 뿜어져 나온 진기가 타오르는 불꽃처럼 빛을 발했다.


진기가 의념을 머금고 무엇이든지 베어내는 칼날을 만들어냈다.


검기(劍氣).


절정 무인에 도달했다는 증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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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67화 책임 +1 23.07.12 631 12 11쪽
66 66화 저승의 강(3) +1 23.07.11 659 13 12쪽
65 65화 저승의 강(2) +1 23.07.10 698 9 12쪽
64 64화 저승의 강 +1 23.07.09 706 11 12쪽
63 63화 청소 +1 23.07.08 777 13 11쪽
62 62화 이유 +1 23.07.07 756 12 12쪽
61 61화 종말의 대적자(2) +1 23.07.06 797 13 12쪽
60 60화 종말의 대적자 +2 23.07.05 796 16 12쪽
59 59화 경천진벽기(2) +1 23.07.04 795 16 12쪽
58 58화 경천진벽기 +1 23.07.03 812 13 13쪽
57 57화 수철의 옥좌(2) +1 23.07.02 821 12 12쪽
56 56화 수철의 옥좌 +3 23.07.01 819 15 12쪽
55 55화 옥좌로 향하는 길(3) +1 23.06.30 845 14 12쪽
54 54화 옥좌로 향하는 길(2) +1 23.06.29 841 14 12쪽
53 53화 옥좌로 향하는 길 +1 23.06.28 860 16 13쪽
52 52화 왕위 쟁탈전(2) +2 23.06.27 875 16 12쪽
51 51화 왕위 쟁탈전 +2 23.06.26 905 19 13쪽
50 50화 채널 소유자(2) (수정) +2 23.06.25 971 17 14쪽
49 49화 채널 소유자 +1 23.06.24 955 18 12쪽
48 48화 악마(3) +1 23.06.23 961 16 12쪽
47 47화 악마(2) +1 23.06.22 979 15 12쪽
46 46화 악마 +1 23.06.21 1,021 15 12쪽
45 45화 소문 +2 23.06.20 1,026 20 12쪽
44 44화 죽음 +1 23.06.19 1,042 18 12쪽
» 43화 우일신 +1 23.06.18 1,056 20 11쪽
42 42화 용종 라부(3) +1 23.06.17 1,077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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