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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더 님의 서재입니다.

망한 세상의 무공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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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4
최근연재일 :
2023.08.23 22:30
연재수 :
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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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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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
글자수 :
527,994

작성
23.07.01 22:30
조회
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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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글자
12쪽

56화 수철의 옥좌

DUMMY

[그림자 파수꾼 플루투스를 처치했습니다!]


[미션 클리어!]

[보상으로 레벨 업과 50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레벨 업!]


플루투스를 쓰러뜨리자, 알림창이 떠올랐다.


이를 기뻐하듯이 우일신의 몸에 두르고 있던 염풍이 일렁거렸다.


마치 불꽃과 바람이 기뻐서 노래를 부르는 듯했다.


영성이 연결되면서 마법사와 정령사가 느끼는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고 있었다.


‘마지막 순간, 영성이 공명했어.’


우일신과 환익검이 아닌 다른 영성과의 공명이었다.


바로 윤지우와 독고민의 영성이었다.


‘두 사람도 영성이 있었구나.’


두 사람은 저마다의 능력을 영웅 등급까지 끌어올린 실력자였다.


영성이 있다고 해도 이상치 않았다.


아마 그가 그랬던 것처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거겠지.


그러다가 영성의 공명으로 인해 자신 안의 영성을 깨달은 모양이었다.


그 증거가 마지막에 보였던 내공, 마법, 정령의 합일이었다.


전혀 다른 계통의 능력이 하나로 합쳐진다는 건 일반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영성은 때때로 불가능한 일을 가능케 만든다.


불꽃이 사그라지고, 진공이었던 공간에 공기가 차올랐다.


‘두 사람 다 괜찮아?’

‘아니, 안 괜찮아.’

‘머리가 띵해요.’


영성의 공명에 이끌려 무작정 힘을 끌어다 쓴 여파인 듯했다.


‘근데 마지막의 그거 어떻게 한 거야?’


독고민이 물었다.

스스로 했지만 어떻게 해낸 건지 이해가 안 가는 모양이었다.

우일신도 별반 다르지 않았기에 어깨를 으쓱였다.


‘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우연한 기적이 일어난 게 아닐까?’


그렇게밖에 설명할 길이 없었다.


‘우선 여기서 나가는 게 어떨까요? 계속 이렇게 있을 수는 없잖아요.’


윤지우의 제안에 두 사람은 동의했다.


영성을 통한 기감 연결도 슬슬 불안해지고 있었다.


언제 끊어져도 이상치 않은 판국이었다.


기감이 사라지기 전에 이곳에서 탈출하는 게 맞았다.


우일신은 플루투스가 있던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이제까지 보이지 않았던 문이 보였다.


플루투스가 사라지면서 숨겨져 있던 문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문에 손을 올리자, 닫혀 있던 문이 저절로 열리면서 환한 빛을 뿜어냈다.


빛은 우일신은 물론, 뒤쪽에 서 있던 윤지우와 독고민을 집어삼켰다.


[옥좌로 향하는 길을 답파했습니다.]

[미션 클리어!]

[보상으로 대기실 이용을 획득합니다.]


그때 나침반 미션의 성공 보상을 들어왔다.


동시에 다른 방향으로 끌려가는 감각이 느껴졌다.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은 안전지대를 떠올리게 만드는 방이었다.


1인실이 아니라 다인실이라는 차이점이 있었다.


‘여기 안전지대랑 비슷한데?’

‘응, 거기랑 완전 판박인데?’

‘저기 문도 있어요.’


윤지우가 가리킨 곳에는 안전지대에서 봐왔던 것과 동일한 형태의 문이 있었다.


그들의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이곳은 옥좌로 가기 전에 휴식을 취하는 대기실입니다.]

[최대 12시간까지 체류가 가능합니다.]

[체류 기간을 초과할 시, 강제 퇴거할 수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알림창의 내용 역시 어딘가 안전지대와 닮은 구석이 있었다.


그때 불안하게 연결되어 있던 기감이 끊어져 버렸다.


연결이 끊기자, 피로와 함께 두통이 엄습했다.


세 사람은 신음과 함께 머리를 부여잡았다.


두뇌가 당장이라도 쉬라고 전면 파업을 선언하는 듯했다.


“일단, 쉬자.”


우일신의 말에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같은 방이니 뭐니 그런 걸 신경 쓰기보다 그냥 쉬고 싶었다.


세 사람은 장비를 해제한 뒤 근처에 있는 침대에 쓰러지듯이 누웠다.


눈꺼풀이 감기자, 그대로 기절하듯이 잠에 빠졌다.


* * *


세 사람 중에서 먼저 눈을 뜬 것은 우일신이었다.


체력 능력치가 높은 만큼 회복도 그만큼 빨랐다.


남은 체류 시간을 확인해 보니 4시간이 남아 있었다.


우일신은 다른 두 사람을 살폈다.


윤지우는 별문제 없이 곤히 자고 있었다.


반면에 독고민은 잠버릇이 나쁜지 이불을 걷어차는 등 이리저리 엉망이었다.


“추워······.”


그리 중얼거리면서 한껏 몸을 웅크렸다.


떨어진 이불을 주워서 잘 덮어준 다음, 침대에서 떨어진 곳에 자리한 소파에 앉았다.


소파의 쿠션은 적당히 부드러운 것이 앉아있기 딱 좋았다.


그대로 소파에 몸을 맡긴 채 상태창을 열어보았다.


옥좌로 향하는 길을 돌파하면서 또다시 성장 능력치가 25까지 쌓였다.


대기실을 나가면 한국 서버를 건 결전을 치러야 했다.


지금이 아니면 사용할 여유도 없을 것이기에 성장 능력치를 전부 사용했다.


[근력이 100으로 성장합니다.]

[체력이 100으로 성장합니다.]

[민첩이 100으로 성장합니다.]

[기력이 103으로 성장합니다.]


신체 여기저기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신체가 변화할 때마다 들었던 소리였다.


그런데 오늘은 유난히 변화하는 시간이 길었다.


피부, 근육, 뼈, 신경이 늘었다 줄기를 반복하면서 요동쳤다.


그 변화로 인해 몸 곳곳에서 열이 들끓는 게 느껴졌다.


숨을 내뱉자, 열기로 인한 아지랑이가 생겨났다.


그대로 눈을 감고 운기조식에 들어갔다.


단전에 자리한 내공 역시 비슷한 변화를 겪고 있었다.


삼재심법의 내공 순도가 한층 올라갔다.


본래 능력치는 10단위로 질이 달라진다.


그런데 이번에는 질이 좋아지는 걸 넘어서, 격이 달라졌다.


우일신은 보이지 않는 벽 같은 걸 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후우······.”


우일신은 호흡을 정돈하며 천천히 눈을 떴다.


환골탈태는 아니었지만, 그에 준하는 변화였다.


변화가 있었던 건 능력치의 영향을 받은 신체와 진기만이 아니었다.


‘상단전에 자리한 영성이 이전보다 커졌어.’


쌀알만 한 크기였던 게 변화와 함께 검지 첫 마디만큼 커졌다.


영성의 성장은 경지나 존재의 격 같은 것과 관련이 있는 모양이었다.


“다 끝났냐.”


그때 독고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가 침대에서 부루퉁한 얼굴로 우일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깼어?”

“그러면 그렇게 시끄럽게 하는데 안 깨겠냐?”


아무래도 능력치 상승으로 인한 신체 변화가 여러모로 소리가 컸던 모양이다.


시끄러웠다는 것치고는 윤지우는 새근새근 잘만 자고 있었다.


“지우는 잘만 자고 있는데?”

“쟤는 원래 자면 누가 업어가도 몰라.”

“그걸 어떻게 아는 거야?”

“안는 베개였으니까.”


떠올리기 싫다는 듯이 독고민이 질색했다.


그가 없던 잠깐 사이에 꽤나 시달린 모양이었다.


“애초에 내가 말한 적도 없는 걸 다 알고 있는 게 소름 끼친다고!”

“그런 것치고는 매몰차게 거절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


독고민은 침묵했다.


정말 싫어했다면 아예 정색하거나 마법을 써서라도 밀어냈으리라.


그녀의 성격을 생각하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았다.


그러지 않았다는 건 내심 싫지 않거나, 다른 이유가 있다는 뜻이었다.


“······순수하게 친해지고 싶어 하더라.”


독고민은 뛰어난 마법사다.


마법을 활용해 사람의 속내를 캐는 건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윤지우의 속내는 순수하게 그녀와 친해지고 싶어 했다.


그 친애의 감정에는 그녀가 모르는 그리움이 섞여 있었다.


독고민의 표정이 착잡해졌다.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네. 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었으니까.”

“너도?”

“그래.”


이쪽은 상대를 모르지만, 상대는 이쪽을 잘 알고 있다.


거기서 느껴지는 위화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너는 어떻게 했는데?”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어.”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이쪽을 이용하려는 거면 몰라도 그런 게 아니라면 굳이 내칠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그러나 이건 우일신의 생각일 뿐, 독고민의 생각은 달랐다.


‘원래 저게 보통인 거겠지.’


독고민은 고민하고 있었다.


저 호의를 받아도 되는지.


저 호의가 과연 진짜 나에게 향하고 있는 건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저것도 시간이 해결해 주려나?’


문제의 원인은 관계의 밀도 차이였다.


윤지우가 독고민과 보낸 시간과 독고민이 윤지우와 보낸 시간의 밀도가 달랐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두 사람이 새롭게 관계를 정의해 시간을 쌓는 것뿐이었다.


아마 윤지우도 이를 알고 있기에 특유의 붙임성 있는 성격으로 팍팍 밀어붙이고 있는 거겠지.


“내 얘기는 그냥 참고 정도만 해 둬.”


이건 스스로 정해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였다.


“흥, 그 정도는 알고 있어.”


독고민은 새침하게 말했다.


이내 그녀는 우일신을 훑어보더니 말했다.


“너, 이번에 올린 거까지 합쳐서 능력치 종합이 얼마야?”

“나? 합계 403. 그러는 너는 얼마인데?”

“······합계 371.”


영약 하나 정도 차이였다.


독고민은 이번에도 졌다면서 혀를 찼다.


경쟁심 하나는 끝내주는 녀석이었다.


370이면 상당히 높은 수치였다.


300만 넘어가도 영웅 등급에 해당하는 격을 갖추게 되니까.


‘지우도 300쯤 되려나?’


무리 없이 따라오는 걸 보면 300은 넘긴 것으로 보였다.


“으음, 오빠, 미니?”


자기 이야기하는 걸 들은 걸까.


윤지우가 잠에서 깨어났다.


잠에 취해서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는 걸 보니 아침이 약한 모양이었다.


“애는 또 잠이 덜 깼네.”


독고민이 한숨을 내쉬면서 윤지우를 데리고 화장실로 향했다.


평소와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우일신은 그 모습에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한국 서버의 명운을 건 싸움을 앞두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 광경이었다.


* * *


퇴거까지 1시간을 남겨두고 모든 준비가 끝났다.


장비 확인은 물론, 식사까지 완벽했다.


이제 남은 건 옥좌로 향하는 것만 남았다.


우일신이 문 위로 손을 얹었다.


[옥좌로 향하시겠습니까?]

[Yes / No]


그러자 익숙한 문장이 떠올랐다.


Yes를 누르고 문을 열어젖혔다.


가장 먼저 일행이 맞이한 것은 철 비린내였다.


오래되고 부식된 철 특유의 날카로운 냄새가 코를 찌르는 듯했다.


주변은 냄새에 어울리게 갈색에 가까운 붉은색으로 가득했다.


건물, 도로, 표지판, 자동차 등 모든 것이 철로 변한 채 붉게 녹이 슬었다.


어렴풋이 남아있는 흔적으로 이곳이 서울의 광화문 근처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뭐지?’


우일신은 풍경을 보자 기시감을 느꼈다.


‘서울의 풍경에 기시감을 느낀 게 아니야. 이 녹슨 풍경 자체를 본 적이 있어.’


왜 이런 느낌이 오는지 알 수 없었다.


상단전의 영성이 반응하는 게 느껴졌다.


이 기시감은 상단전과 관련이 있는 듯했다.


그때 오싹한 기척이 느껴졌다.


“지금 그거······.”

“느꼈어.”

“저도요.”


우일신은 물론, 윤지우와 독고민도 같은 기운을 느꼈다.


살기나 적의보다는 단순히 존재감을 드러낸 것에 가까웠다.


존재감일 뿐인데도 차갑고 묵직한 느낌을 받았다.


존재감이 느껴진 곳은 그들이 걷고 있던 도로 앞.


이순신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 위치였다.


지금도 느껴지는 선명한 존재감은 얼른 이곳으로 오라고 재촉하는 듯했다.


세 사람은 기척이 느껴지는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광화문 근처에 도착하자, 이질적인 구조물이 눈에 들어왔다.


본래라면 두 동상이 있어야 하는 자리에 거대한 의자가 자리해 있었다.


주변과 마찬가지로 붉은색으로 녹슨 철로 된 거대한 용상이었다.


그 용상에는 붉게 녹슨 갑옷을 입고 있는 전사가 앉아 있었다.


투박해 보이는 갑옷은 기사나 왕보다는 병사를 연상케 했다.


그러한 복장에 맞지 않게 머리에는 금관을 쓰고 있었다.


모든 게 녹슬어 버린 세계에서 오로지 저 금관만이 녹슬지 않았다.


악마답게 머리에는 뿔이 나 있었으며, 얼굴에는 기다란 흉터와 덥수룩한 턱수염이 나 있었다.


그러나 세 사람은 다른 이유로 놀랐다.


옥좌에 앉아 있는 악마의 얼굴이 낯이 익었기 때문이다.


분명 달라진 점이 많았지만, 못 알아볼 정도는 아니었다.


우일신이 입을 뗐다.


“철이 형님.”


옥좌에 앉아 있는 악마는 박철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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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68화 악마 추적 +1 23.07.13 646 11 12쪽
67 67화 책임 +1 23.07.12 632 12 11쪽
66 66화 저승의 강(3) +1 23.07.11 659 13 12쪽
65 65화 저승의 강(2) +1 23.07.10 698 9 12쪽
64 64화 저승의 강 +1 23.07.09 706 11 12쪽
63 63화 청소 +1 23.07.08 778 13 11쪽
62 62화 이유 +1 23.07.07 757 12 12쪽
61 61화 종말의 대적자(2) +1 23.07.06 797 13 12쪽
60 60화 종말의 대적자 +2 23.07.05 796 16 12쪽
59 59화 경천진벽기(2) +1 23.07.04 795 16 12쪽
58 58화 경천진벽기 +1 23.07.03 813 13 13쪽
57 57화 수철의 옥좌(2) +1 23.07.02 821 12 12쪽
» 56화 수철의 옥좌 +3 23.07.01 820 15 12쪽
55 55화 옥좌로 향하는 길(3) +1 23.06.30 845 14 12쪽
54 54화 옥좌로 향하는 길(2) +1 23.06.29 842 14 12쪽
53 53화 옥좌로 향하는 길 +1 23.06.28 861 16 13쪽
52 52화 왕위 쟁탈전(2) +2 23.06.27 876 16 12쪽
51 51화 왕위 쟁탈전 +2 23.06.26 905 19 13쪽
50 50화 채널 소유자(2) (수정) +2 23.06.25 971 17 14쪽
49 49화 채널 소유자 +1 23.06.24 956 18 12쪽
48 48화 악마(3) +1 23.06.23 961 16 12쪽
47 47화 악마(2) +1 23.06.22 979 15 12쪽
46 46화 악마 +1 23.06.21 1,022 15 12쪽
45 45화 소문 +2 23.06.20 1,026 20 12쪽
44 44화 죽음 +1 23.06.19 1,042 18 12쪽
43 43화 우일신 +1 23.06.18 1,056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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