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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더 님의 서재입니다.

망한 세상의 무공 천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4
최근연재일 :
2023.08.23 22:30
연재수 :
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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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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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27,994

작성
23.07.0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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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58화 경천진벽기

DUMMY

부산역 근처에 있는 4성급 호텔.


다목적실의 화면에는 한국 서버의 옥좌를 쟁취하기 위한 싸움을 비추고 있었다.


한국 사람이라면 이 싸움을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철은 의동생을 가로막는 악마 쪽에 더 시선이 갔다.


그는 홀린 듯 화면을 바라보았다.


악마에 대해서는 이미 들은 바가 있었다.


운명 극장에서 윤지우와 같은 얼굴의 악마가 있는 것도 확인했다.


그런데 막상 본인의 얼굴을 한 악마가 나오니 여러모로 복잡한 심경이었다.


‘차라리 내가 저 자리에 있었다면 이렇게 답답하지는 않았을 텐데.’


초능력은 희귀 등급이고, 합계 능력치는 공략 레벨이 20이 되면서 300을 찍었다.


객관적으로 봐도 능력자 전체에서 상위권에 들어갈 실력이었다.


그러나 의동생과 동료들이 싸우는 걸 보면 알 수 있었다.


검격 한 번에 건물이 날아가고, 손짓 한 번에 자연재해가 일어나는 전장이다.


이 정도로는 도움이 되기는커녕 발목만 잡을 뿐이었다.


그렇다 보니 수철의 악마가 싸우는 모습이 계속 눈에 밟혔다.


‘같은 능력인데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다니.’


그래, 같은 능력이다.


영상으로 보고 있는 데도 알 수 있었다.


화면의 악마는 박철 본인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강철화의 초능력이 공명하는 것이 그 증거였다.


초능력은 비슷한 능력은 있어도 완전히 같은 능력을 가지기는 힘들었다.


초능력은 그 사람의 심상을 구현하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수철의 악마가 어떤 방식으로 능력을 쓰는지 알 수 있었다.


‘영웅 등급, 아니 유일 등급인가?’


초능력은 등급이 올라갈 때마다 새로운 용법을 선택할 수 있다.


박철 역시 초능력을 희귀 등급까지 성장시키며 두 번의 용법 선택을 했다.


그가 선택한 용법은 강철화의 적용 범위 확장이었다.


고급 등급은 착용 장비의 강철화를, 희귀 등급은 지형의 강철화를 선택했다.


그렇다면 악마 박철은 그다음 어떤 용법을 선택했을까?


‘강철 조형과 성질 변환을 선택했어.’


바닥에서 강철 송곳이 치솟게 하는 것 정도는 지금의 박철도 가능했다.


하지만 갑자기 벽을 만들어 내거나, 파도를 일으키는 등의 형태 변화는 불가능했다.


이걸 가능케 하는 게 바로 강철 조형 용법이었다.


반면에 강철의 성질 변환 용법은 부족한 대응력을 챙기기 위한 선택이었다.


강철은 철이라는 속성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한계점이 명확했다.


그러나 성질 변환이 있다면 물리 공격에 강해지거나 화염을 흡수하는 등, 능력에 유연함을 줄 수 있었다.


왜 이런 걸 다 알고 있냐고?


‘이전부터 생각해 온 성장 방향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으니까.’


그런 박철도 이해되지 않는 게 있었다.


‘대체 어떻게 저런 광범위한 조작이 가능한 거지?’


초능력은 한 분야에 특화된 능력이다.


한 계통만 사용할 수 있는 만큼 무공이나 마법 같은 대응력을 가지기는 힘들다.


그 대신 다른 능력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효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초능력이 효율이 높아도 저 정도 출력이 나올 수는 없었다.


박철은 생각에 잠겼다.


머리가 뜨거워지는 감각이 느껴졌다.


두통이나 열과는 다른 감각이었다.


머릿속에 존재하는 초능력의 핵이 공명하면서 일어난 현상이었다.


순간 박철은 화면 속의 악마가 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대로 있다간 악마 쪽에 정신이 끌려들어 가버릴 것만 같았다.


“여보?”


그때 백문희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남편을 불렀다.


그러나 정신이 팔린 박철이 대답을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녀는 남편의 손을 잡아주었다.


손을 타고 전해지는 온기가 박철의 정신을 악마에게서 떼어놓았다.


“헉, 헉!”


박철은 거칠게 숨을 고르며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여보, 괜찮아요?”

“······괜찮아, 당신 덕분이야.”


백문희의 물음에 박철은 힘겹게 웃으며 말했다.


생전 처음 겪어보는 감각이었다.


자아를 악마에게 흡수당하는 듯한 끔찍한 경험이었다.


그러나 수확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지금의 그라면 알 수 없는 지식을 얻을 수 있었으니까.


‘영웅 등급의 초능력은 능력의 한계가 확장된다.’


절정 무인이 검기를 쓰고, 상급 정령사가 정령 합체를 쓰는 것처럼.


박철의 경우 강철에 대한 지배력이 극도로 높아져서 동화하는 게 가능해진다.


이 과정에서 강철을 통한 초감각을 얻을 수 있다.


유일 등급에 이르러서는 영성을 일깨워 초능력의 출력과 효율이 대폭 올라가게 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기본에 불과했다.


‘강철화의 합일.’


강철화한 모든 물체와 연결되어 그 무게와 강도를 겹쳐서 적용한다.


이것이 우일신을 밀어붙인 베리스의 능력이었다.


이 능력을 사용하면 걸어 다니는 성채나 다름없게 된다.


이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둘 중 하나가 필요했다.


‘초능력의 소모를 강요하거나 도시 째로 날려버릴 화력으로 공격하는 수밖에 없어.’


전자는 초능력과 마기 등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렇다면 남은 수는 도시를 통째로 날려버릴 화력을 때려 박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쉽냐고.’


우일신이 뛰어난 화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다.


실제로 오크 1만 마리를 혼자서 쓸어버린 전적이 있었다.


그러나 등급이 낮은 녀석을 다수 쓰러뜨리는 것과는 경우가 달랐다.


유일 등급의 적을 상대하려면 못해도 둘 중 하나를 만족시켜야 했다.


초절정의 경지에 도달하거나.

아니면 유일 등급의 무공을 얻거나.


‘동생, 힘내.’


박철은 백문희의 손을 꼭 쥔 채 조용히 기도했다.


제발 동생과 동료들이 악마가 된 자신을 이길 수 있기를.


* * *


‘내공심법을 만든다.’


우일신은 생각했다.


지금 눈앞의 악마를 이길 방법은 그것밖에 없었다.


정확히는 그것 이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게 올바른 표현이었다.


‘초절정에 오르려면 삼화취정(三花聚頂)을 이뤄야만 해.’


삼화취정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정기신의 합일을 이뤄야 했다.


이를 위해서는 신체, 내공, 영성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었다.


신체와 내공은 초절정의 영역에 이르렀다.


그러나 상단전에 자리한 영성은 그렇지 못했다.


당장 영성을 키울 방도가 없었다.


하지만 내공심법이라면 가능성이 있었다.


우일신은 지금까지 장비창에 고이 모셔두었던 아이템을 떠올렸다.


‘용종의 내단.’


용종 라부의 핵이었으나 진벽기에 의해 변질한 내단.


내단을 버텨낼 수 있는 몸을 연성할 때를 기다리며 지금까지 묵혀두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내단의 기운을 충분히 받아낼 수 있으리라.


문제는 내단을 꺼낼 틈이 없었다.


베리스가 휘두르는 수철 덩어리를 막아내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환익검이 작살날 정도의 위력이었다.


어떻게 하면 틈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바람과 불꽃이 철수의 악마를 후려쳤다.


“설마 우리를 잊고 있던 건 아니겠지?”

“오빠만큼은 아니더라도 우리도 한 실력 한다고요!”


독고민과 윤지우의 지원이었다.


“뭔가 수가 있는 거죠? 저희가 시간을 벌게요!”


윤지우가 정령 합체로 바람의 날개를 펼치며 말했다.


“늦게 와도 괜찮아. 이쪽이 멋대로 쓰러뜨릴 테니까!”


독고민이 마력을 끌어올리며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했다.


“······고마워, 금방 돌아올게.”


우일신은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전장을 이탈했다.


그리고 장비창에서 용종의 내단을 꺼냈다.


구슬 같은 모양새를 가진 내단에는 진벽기의 기운이 들끓고 있었다.


내단을 입 안에 넣자, 물처럼 녹아내리더니 그대로 목구멍 너머로 흘러 들어갔다.


동시에 용의 으르렁거림이 머릿속에 들려왔다.


내단에 깃들어 있는 용종의 영성이었다.


과연 용에 가까운 생물의 내단답게 범상치 않았다.


용종의 영성은 거칠고 오만하면서 제멋대로였다.


심법을 만들기에 앞서 영성을 제어할 필요가 있었다.


우일신은 환익검의 신검합일을 더욱 깊게 파고들었다.


상단전의 영성, 환익검의 영성이 공명하며 무형의 힘을 자아냈다.


우일신은 영성의 힘으로 날뛰는 내단의 기운에 고삐를 채웠다.


용종의 영성은 고삐에서 벗어나기 위해 날뛰었다.


그 과정에서 내단의 기운이 떨어져 나왔다.


진벽기로 변질하지 않고 남아있던 용종의 기운이었다.


우일신은 이 기운을 땔감 삼아 중단전의 마지막 공능을 일깨웠다.


대주천조차 필요 없는 폭력적인 내공 운용이었다.


그러자 신체 강화의 공능이 눈을 떴다.


신체 자체가 한층 더 높은 격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 신체에 활력이 넘치게 되고, 상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것으로 다섯 마리의 용이 모두 깨어났다.


다섯 공능은 서로의 꼬리를 물었다.


그대로 커다란 고리를 만들어 중단전에서 회전하기 시작했다.


오룡봉성(五龍奉聖).

다섯 마리의 용으로 비유되는 다섯 개의 공능을 완벽히 제어할 수 있게 된 경지.


내가기공의 경지가 올라가니, 자연히 상단전의 영성 또한 성장했다.


영성의 성장으로 내단의 영성을 온전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세 영성이 공명하자, 영감이 밀물처럼 머릿속에 밀려들기 시작했다.


‘이걸로 준비는 끝났다.’


가지고 있는 무공 구결들을 분해하여 조립한 뼈대.


중단전의 개방으로 진벽기를 버티고 제어할 수 있게 된 밑바탕.


그리고 내공심법의 화룡점정을 찍어줄 영감까지.


‘신공(神功)을 만든다.’


상궤를 벗어난 무공을 흔히 신공절학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신공은 어찌하여 일반적인 무공보다 뛰어난 효용을 보이는 것일까.


그 해답 중 하나가 바로 영성이었다.


이 영묘한 기질은 법칙을 뛰어넘은 기적을 일으킬 수 있었다.


영성이 녹아든 무공이 경지를 넘어선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였다.


‘내단의 영성을 그대로 무공의 영성으로 제련한다.’


내단의 영성이 중단전에 내려앉았다.


똬리를 튼 영성은 자신에게 깃들 의념을 기다렸다.


우일신은 전황을 뒤집기 위해서 필요한 무공의 요소가 무엇인지 떠올렸다.


‘빠른 축기, 상시 운기조식, 뛰어난 안정성, 신체 연마, 진벽기의 운용, 강한 화력.’


나열하고 보니 터무니없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어야 신공절학이라 부를 만했다.


종말의 운명을 이겨내고, 불합리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이를 해내야만 했다.


일념을 담아 무공 구결들로 그림을 그렸다.


‘삼재공.’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의 이치를 담아 배경을 그렸다.


‘금종조.’


하늘과 땅 사이에 선 것은 어떤 시련에도 물러서지 않는 강건한 인간이어라.


‘여파결.’


티끌을 그러모아 태산을 이루고.


‘첩진경.’


쌓아 올린 노력은 태산을 뛰어넘으니.


‘진벽기.’


하늘을 놀라게 하고 땅을 뒤흔들며.


‘내 영성의 의념.’


멈추지 않고 나아간 끝에 종말마저 부수겠노라!


쌓아올린 모든 것을 엮어 올린 의념이 구결이 되어 중단전의 영성에 녹아들었다.


우일신이 눈을 떴다.


푸르고 하얀 안광과 함께였다.


시선이 향하는 곳은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장소였다.


* * *


윤지우와 독고민은 베리스를 상대로 힘겹게 싸우고 있었다.


바람과 마법이 악마가 휘두르는 녹슨 철 덩어리에 짓뭉개졌다.


이걸로 몇 번째인지 알 수 없었다.


지금까지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


둔기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무기의 위력도 문제지만, 제일 문제는 마기였다.


마기는 닿기만 하면 영체와 마법의 구조를 오염시켜 무너뜨리기에 치명적이었다.


거기에 타고 있는 적철마의 속도 역시 까다로웠다.


순간이동이나 다름없는 속도로 움직이니 거리를 벌리는 것조차 무의미했다.


“박철 아저씨가 이 정도로 강하다니.”


윤지우가 어처구니가 없어서 말했다.


“진짜 탱킹만 하던 그 아재 맞아?”


참다못한 독고민이 소리를 질렀다.


이래서야 이기기는커녕 버티는 게 고작이었다.


그때 섬광이 그들을 스쳐 지나가며 베리스에게 접근했다.


쩌엉!

거대한 파공성이 울렸다.


충격을 흘리기 위해 적철마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바람 같이 나타나 수철의 악마를 밀어낸 것은 해골 갑옷을 두른 기사였다.


구름 같은 새하얀 기운을 두르고, 두 눈에는 푸른빛이 번쩍였다.


순간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형상을 한 빛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막대한 기운으로 빛을 내는 기사는 동료를 지키듯 악마 앞에 섰다.


악마는 기사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적수로 인정한다는 무언의 몸짓이었다.


빛과 녹슨 철이 서로를 향해 짓쳐 들었다.


도시를 뒤흔드는 폭음이 2차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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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69화 악마 추적(2) +1 23.07.14 629 10 12쪽
68 68화 악마 추적 +1 23.07.13 646 11 12쪽
67 67화 책임 +1 23.07.12 632 12 11쪽
66 66화 저승의 강(3) +1 23.07.11 659 13 12쪽
65 65화 저승의 강(2) +1 23.07.10 698 9 12쪽
64 64화 저승의 강 +1 23.07.09 706 11 12쪽
63 63화 청소 +1 23.07.08 778 13 11쪽
62 62화 이유 +1 23.07.07 757 12 12쪽
61 61화 종말의 대적자(2) +1 23.07.06 797 13 12쪽
60 60화 종말의 대적자 +2 23.07.05 796 16 12쪽
59 59화 경천진벽기(2) +1 23.07.04 795 16 12쪽
» 58화 경천진벽기 +1 23.07.03 813 13 13쪽
57 57화 수철의 옥좌(2) +1 23.07.02 821 12 12쪽
56 56화 수철의 옥좌 +3 23.07.01 819 15 12쪽
55 55화 옥좌로 향하는 길(3) +1 23.06.30 845 14 12쪽
54 54화 옥좌로 향하는 길(2) +1 23.06.29 842 14 12쪽
53 53화 옥좌로 향하는 길 +1 23.06.28 861 16 13쪽
52 52화 왕위 쟁탈전(2) +2 23.06.27 876 16 12쪽
51 51화 왕위 쟁탈전 +2 23.06.26 905 19 13쪽
50 50화 채널 소유자(2) (수정) +2 23.06.25 971 17 14쪽
49 49화 채널 소유자 +1 23.06.24 956 18 12쪽
48 48화 악마(3) +1 23.06.23 961 16 12쪽
47 47화 악마(2) +1 23.06.22 979 15 12쪽
46 46화 악마 +1 23.06.21 1,022 15 12쪽
45 45화 소문 +2 23.06.20 1,026 20 12쪽
44 44화 죽음 +1 23.06.19 1,042 18 12쪽
43 43화 우일신 +1 23.06.18 1,056 20 11쪽
42 42화 용종 라부(3) +1 23.06.17 1,077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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