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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더 님의 서재입니다.

망한 세상의 무공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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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4
최근연재일 :
2023.08.23 22:30
연재수 :
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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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59
추천수 :
1,880
글자수 :
527,994

작성
23.07.0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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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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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12쪽

60화 종말의 대적자

DUMMY

구중 경파에 휩쓸린 베리스는 기적적으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모든 피해를 도시에 떠넘긴 덕분이었다.


그 결과 금속의 도시는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렸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베리스의 사지는 소멸해 버렸다.


체내에 스며든 경천진벽기의 공능이었다.


하체부터 시작해서 신체가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언제 죽어도 이상치 않은 상황.


죽기 직전이었지만, 베리스의 얼굴에는 생기가 돌았다.



“오랜만이야, 동생.”


베리스, 아니 박철은 편안해 보이는 얼굴로 말했다.


“팔자도 없는 왕 노릇 하느라 죽는 줄 알았다니까.”

“악마 쪽 기억은 거의 없으시면서 넉살도 좋으시네요.”

“너야말로 강한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진짜 도시째로 날려버릴 화력을 때려 박을 줄이야.”


터무니없다며 껄껄 웃었다.


“마기고 뭐고, 모조리 박살 내던데 대체 뭘 만든 거야?”

“경천진벽기입니다.”

“세상을 두렵게 할 정도로 진동해 부수는 내공이라니, 이름값 한 번 제대로 하네.”


박철은 영성을 일깨운 능력자답게 이름에 어려 있는 의념을 읽어냈다.


“그런데 무공에 비해 무기가 부족하네.”


그는 환익검을 곁눈질하며 말했다.


환익검은 경천진벽기의 영향으로 검신이 부러진 상태였다.


영성이 깃든 무기가 아니었다면 마지막까지 버티지 못하고 산산조각 났을 거다.


“거기, 지우랑 민이. 잠깐 와서 도와줄래.”


턱짓으로 떨어진 곳에 있던 두 사람을 불렀다.


독고민은 그다지 가고 싶지 않은 듯했으나, 윤지우가 억지로 끌고 왔다.


“눈치 보여서 일부러 빠져 있었는데 왜 부르는 건데?”

“미안, 미안. 조금 도와줬으면 하는 게 있거든.”


박철은 짜증을 내는 독고민을 달래며 의견을 말했다,


이야기를 들은 독고민이 말했다.


“이론은 알겠는데, 성공 확률이 희박한 건 알고 있는 거야?”

“이쪽은 초능력자니까 말이지. 그래도 성공 사례가 있으니 밑져야 본전 아니겠어?”


독고민은 한숨을 내쉬며 윤지우에게 시선을 두었다.


이에 윤지우는 수락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쯧, 이놈이고 저놈이고 고집은 더럽게 세서는.”


사돈 남 말하고 있었다.


“호적수, 검 좀 줘 봐.”


무엇을 하려는지 눈치챈 우일신은 순순히 환익검을 넘겨주었다.


독고민은 환익검을 박철의 가슴 위에 올려두었다.


이어서 윤지우가 환익검에 손을 올렸다.


그러자 환익검에 깃든 영성이 공명하기 시작했다.


독고민의 마법이 두 사람을 보조했다.


그러자 부러졌던 장검이 빠르게 원래 모습을 찾아갔다.


나아가 장검의 재질이 한철에서 다른 무언가로 변하기 시작했다.


[환익검(영웅)이 강화됩니다.]

[개벽검(유일)을 획득하였습니다.]


[개벽검(유일)]

[초능력자가 만든 경천진벽기에 특화된 특수 금속에 마법과 정령이 더해진 명검으로 정령과 초능력자의 영성이 깃들어 있다.

마법으로 절삭력과 내구력이 강화되었다.

초능력 금속으로 회복 방해와 영체 타격이 가능하며, 경천진벽기를 흡수할 수 있다.

영성에 의해 신체 치유, 파손 복구, 내공 증폭 능력을 얻었다.

악마로 타락한 동료들이 남긴 마지막 선물.

동료의 미래를 열어젖힐 수 있도록 도와줄 신병이기(神兵利器).]


장검의 강화가 끝나자, 독고민은 우일신에게 개벽검을 넘겼다.


우일신은 새롭게 변모한 무기를 살폈다.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장검의 무게였다.


이전보다 묵직해진 것이 느껴졌다.


푸른빛이었던 검신이 완연한 검은빛을 띠었다.


빛조차 빨아들일 것 같은 검은 칼날에는 빛의 알갱이가 점점이 녹아들어 있었다.


한철이었던 금속 자체가 달라지면서 특유의 한기는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만지기만 해도 베일 것 같은 날카로움이었다.


칼날이라는 개념 자체를 이능의 영역까지 끌어올린 듯했다.


그 날카로움은 우일신에게 어떠한 해도 끼치지 않았다.


도리어 이전보다 편안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시험 삼아 경천진벽기를 장검에 주입해 보았다.


자연스럽게 진기를 받아내는 걸 넘어 이를 증폭하는 게 느껴졌다.


모든 적을 남김없이 베어 가르겠다는 굳센 의지가 느껴졌다.


“어때 동생 마음에 들어?”

“네, 마음에 듭니다.”

“다행이네, 고생한 보람이 있어.”


박철이 웃음을 흘렸다.


“내 기억을 담아뒀어. 영성을 공명하면 자연스레 전달될 거야.”


그러다가 뭔가 떠올랐는지 우일신에게 물었다.


“그러고 보니 동생, 이거 방송 중이지?”

“한국 전체에 상영 중일걸요?”

“그으래?”


악동 같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허공을 향해 말하기 시작했다.


“이봐, 지금 영상으로 보고 있을 그쪽의 나. 이번에야말로 아내를 지켜. 나처럼 되지 말고.”


평행세계의 박철을 향해 충고했다.


“사랑해, 여보. 죽기 전에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었어.”


평행세계의 백문희에게 사랑을 속삭였다.


설마 얼굴에 철판 깔고 대놓고 말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본인인 곧 죽으니까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걸까?


‘이거 형님이랑 형수님, 얼굴 못 들고 다니는 거 아니야?’


반면에 할 말은 끝낸 박철은 속이 시원한 얼굴이었다.


이기고 도망갈 생각 만만이었다.


“즐거워 보이시네요.”

“나는 죽지만, 저쪽의 나는 계속 아내랑 있을 거 아니야. 이 정도면 싼값이지.”


박철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고 씁쓸함이 남았다.


“책임을 떠넘기는 것 같아서 미안하지만, 역시 왕관은 동생에게 더 어울리는 것 같아.”

“······.”

“뒤를 잘 부탁할게, 동생.”


그 말을 끝으로 박철은 검은 재가 되어 사라졌다.


그가 죽은 자리에는 용케도 멀쩡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금관만이 남아 있었다.


[악마 베리스를 처치했습니다!]

[레벨 업!]

······


[미션 클리어!]

[보상 지급을 준비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마석(유일)을 회수합니다.]

[악마의 씨앗(유일)을 회수합니다.]


총 다섯 번의 레벨 업 알림과 미션 클리어 알림, 그리고 아이템 회수 알림이 떠올랐다.


그런데 아이템이 회수되었음에도 금관은 여전히 바닥에 떨어진 그대로였다.


우일신은 이상함을 느끼며 금관을 주었다.


“······이건?!”


금관을 만지자, 머릿속에 정보가 들어왔다.


이 금관은 단순한 아이템이나 장식이 아니었다.


서버의 소유권을 아이템의 형태로 형상화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금관은 악마가 쓰는 걸 전제로 만들어진 아이템이었다.


인간인 우일신이 쓴다고 해도 제대로 작동할지 알 수 없었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야.’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경험해 보지 않았던가.


나침반 보상 지급을 준비 중이라는 알림창으로 시선이 향했다.


‘처음 채널을 얻을 때도 저런 내용이 떴었어. 그렇다면······.’


우일신은 장비창에서 종말 추적자의 나침반을 꺼냈다.


그러자 나침반이 빛을 내면서 금관을 흡수했다.


[보상 처리가 완료되었습니다.]

[황제의 금관을 통해 베리스가 보유하고 있던 한국 서버의 소유권이 이전됩니다.]


[조건을 만족하여 아이템이 성장합니다.]

[종말 대적자의 나침반(전설)을 획득하였습니다.]


예상대로 나침반을 통해서 서버의 소유권을 강탈하는 데 성공했다.


그뿐만 아니라 나침반까지 전설 등급으로 성장했다.


전설 등급이 된 나침반에는 기능이 하나가 새롭게 추가되었다.


그런데 그 기능이 터무니없었다.


‘보유 포인트를 소모해 종말 시퀀스의 설정에 개입 가능?’


잘못 본 게 아닌가 싶어서 몇 번이고 다시 확인했다.


그러나 감정 기능의 설명이 바뀌는 일은 없었다.


설정 변경 기능을 써보고 싶었지만, 그보다 먼저 새로운 알림창이 떠올랐다.


[고유 영역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세 사람이 있는 장소는 서버 소유자가 얻게 되는 영토의 일종이었다.


본래 이 영토는 악마가 가지는 고유 영역을 확장하는 용도였다.


악마 베리스의 녹슨 철로 된 도시가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일신은 악마가 아니기 때문에 고유 영역 같은 걸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대신할 만한 게 없지는 않았다.


[대체할 수 있는 요소를 발견하였습니다.]

[시련의 탑이 출현합니다.]


갑자기 황무지 전체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무언가가 바닥을 부수며 올라오고 있었다.


“모두 공중으로 피해!”


우일신이 경공으로 몸을 띄우며 소리쳤다.


독고민과 윤지우 역시 황급히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바닥을 부수며 치솟아 오른 것은 탑의 형태를 한 구조물이었다.


탑은 끝도 없이 치솟은 끝에 천장까지 부숴버렸다.


그제야 세 사람은 이 공간에 하늘이 없고, 이를 대신하는 천장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총 50층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탑은 5층 정도가 천장에 파묻혀 버렸다.


얼마나 튼튼한지 바닥과 천장을 뚫었는데도 흠집 하나 없었다.


“이게 시련의 탑?”


우일신은 대도시 수준의 지름을 가진 거대한 탑을 훑어보며 중얼거렸다.


이를 긍정하듯이 알림창이 떠올랐다.


[시련의 탑과 서버 소유자의 고유 영역이 연동되었습니다.]

[안전지대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삭제됩니다.]


이제까지 어디에 있는 알 수 없었던 시련의 탑이 출현했기 때문일까.


안전지대의 사용이 이전보다 자유로워졌다.


그러나 우일신은 이를 순수하게 기뻐할 수 없었다.


뒤이어 떠오른 알림창 때문이었다.


[해골 기사 스컬맨이 한국 서버의 새로운 소유자가 되었습니다.]

[한국 서버의 거주자들은 박수로 환영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우일신은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왕위 쟁탈전으로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별명이기는 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대놓고 박제당하는 건 별개였다.


우일신은 서버 소유자의 권한으로 저 이름을 바꿀 수 없는지 확인했다.


결과는, 불가능했다.


서버 내 위치 이동 및 전송, 전파 개방, 서버 내 생명체의 인적 사항 확인 등등.


온갖 권한이 있으면서 어째서 이름만큼은 바꿀 수 없었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러나 뒤이어 떠오른 알림은 헛웃음조차 지워버리기에 충분했다.


[새로운 서버 소유자가 탄생했습니다.]

[조건을 만족하여 종말 시퀀스의 다음 페이즈를 이행합니다.]

[페이즈 3. 검은 기수 로딩 중.]

[지구의 모든 식량이 삭제됩니다.]

[던전이 개방됩니다.]


우일신은 황급히 서버 관리창으로 한국의 상황을 확인했다.


식량이 몬스터가 사라질 때처럼 검은 재가 되어 사라지는 광경이 화면에 떠올랐다.


열일곱의 채널 모두에서 예외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었다.


“······.”

“세상에.”

“미친······.”


우일신은 입을 다물었다.

윤지우는 경악했다.

독고민은 욕을 내뱉었다.


설마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식량을 초자연적인 힘으로 모조리 지워버리다니.


실시간으로 이를 지켜보고 있자니, 숨이 막혀오고 식은땀이 흘렀다.


“쫄 필요 없어! 지구에 식량이 사라져도 등반자는 상점에서 살 수 있잖아!”


독고민이 강한 척하며 말했다.


그러나 이번 재앙은 등반자조차 피할 수 없었다.


[부정행위를 확인.]

[탑의 접속 권한에 제한이 발생합니다.]


장비창이 멋대로 열리더니, 넣어뒀던 식량이 튀어나왔다.


허공에 내뱉어진 식량들은 영상에서 본 것처럼 검은 재가 되어 흩어졌다.


상점에서 새롭게 구매하려고 해도 식량은 모조리 구매 불가 상태였다.


탑의 기능이 막힌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


백금 나침반이 빛나며 화면에 문자열이 떠올랐다.


+

[종말 시퀀스의 간섭 가능한 설정을 발견하였습니다.]

[포인트를 소모하여 설정을 변경하시겠습니까?]

[Yes / No]

+


우일신은 지체 없이 Yes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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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66화 저승의 강(3) +1 23.07.11 659 13 12쪽
65 65화 저승의 강(2) +1 23.07.10 698 9 12쪽
64 64화 저승의 강 +1 23.07.09 706 11 12쪽
63 63화 청소 +1 23.07.08 778 13 11쪽
62 62화 이유 +1 23.07.07 757 12 12쪽
61 61화 종말의 대적자(2) +1 23.07.06 797 13 12쪽
» 60화 종말의 대적자 +2 23.07.05 797 16 12쪽
59 59화 경천진벽기(2) +1 23.07.04 795 16 12쪽
58 58화 경천진벽기 +1 23.07.03 813 13 13쪽
57 57화 수철의 옥좌(2) +1 23.07.02 821 12 12쪽
56 56화 수철의 옥좌 +3 23.07.01 820 15 12쪽
55 55화 옥좌로 향하는 길(3) +1 23.06.30 846 14 12쪽
54 54화 옥좌로 향하는 길(2) +1 23.06.29 842 14 12쪽
53 53화 옥좌로 향하는 길 +1 23.06.28 861 16 13쪽
52 52화 왕위 쟁탈전(2) +2 23.06.27 876 16 12쪽
51 51화 왕위 쟁탈전 +2 23.06.26 906 19 13쪽
50 50화 채널 소유자(2) (수정) +2 23.06.25 972 17 14쪽
49 49화 채널 소유자 +1 23.06.24 956 18 12쪽
48 48화 악마(3) +1 23.06.23 962 16 12쪽
47 47화 악마(2) +1 23.06.22 979 15 12쪽
46 46화 악마 +1 23.06.21 1,022 15 12쪽
45 45화 소문 +2 23.06.20 1,026 20 12쪽
44 44화 죽음 +1 23.06.19 1,042 18 12쪽
43 43화 우일신 +1 23.06.18 1,056 20 11쪽
42 42화 용종 라부(3) +1 23.06.17 1,077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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