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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더 님의 서재입니다.

망한 세상의 무공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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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4
최근연재일 :
2023.08.23 22:30
연재수 :
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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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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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27,994

작성
23.07.1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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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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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2쪽

65화 저승의 강(2)

DUMMY

비통의 강 아케론.


저승으로 향하는 강 위로 별빛과 죽음이 부딪쳤다.


두 기운이 부딪힐 때마다 여파로 공간이 일렁이고 강물이 증발했다.


수십 번의 합을 나누며 우일신은 궁리했다.


어떻게 하면 격산타우가 가능할까.


‘의념이 관련 있는 건 분명해.’


의기상인이 자신만의 의념을 세우는 것으로 이룩할 수 있었던 것처럼.


격산타우도 이와 비슷한 깨달음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의기상인과 격산타우의 차이는 뭐지?’


의기상인, 검기는 의지로 벼려낸 칼날이다.


어떤 고난과 역경이 있어도 나아가겠다는 의지의 표출이었다.


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절단의 심상이 깃들었다.


격산타우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절단 이외의 심상이 필요했다.


멀리 있는 상대에게 닿기 위해서 필요한 심상은 무엇일까.


‘연결 혹은 전달.’


그는 이 심상에 가까운 현상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영성 공명.’


옥좌로 향하는 길에서 진기를 매개로 서로의 생각을 전달했던 걸 떠올렸다.


이러한 염화(念話)가 가능했던 것은 개벽검에 깃들어 있는 영성 덕분이었다.


‘환익검에 깃들어 있던 영성은 연결의 심상을 가지고 있었어.’


이는 윤지우가 품고 있던 영성의 심상이자 깨달음이었다.


정령사로서 정령과 소통하는 그녀에게 더없이 어울리는 의념이었다.


아마 정령 융합 같은 능력도 이 연결의 심상과 관련이 있으리라.


‘그리고 환익검이 개벽검이 되면서 새로운 영성이 더해졌지.’


바로 박철이 품고 있던 영성이었다.


그의 영성에 깃들어 있던 심상은 전달.


도시의 무게를 휘두르거나, 피해를 떠넘길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영성 공명으로 전달의 심상을 끌어내는 건 가능해.’


하지만 정말 그걸로 충분할까?


‘초절정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영성을 키울 필요가 있어.’


영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빌린 힘이 아니라 스스로 극복해야만 했다.


‘넘겨받은 기억과 영성이 있는 만큼 성장할 기반은 이미 갖춰져 있어.’


우일신은 검기를 날리는 것을 멈추고 카론과의 거리를 벌렸다.


이제까지 경험에서 볼 때 녀석은 별도의 공격을 하지 않았다.


녀석이 두르고 있는 죽음의 기운 자체가 흉기이기 때문이다.


농밀한 죽음은 영웅 등급의 능력자라도 접촉하면 골로 보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녀석은 전진하여 죽음의 기운에 닿게 하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물론 저런 사기적인 능력에도 약점이 없는 건 아니었다.


‘죽음의 기운을 상쇄하는 과정에서 밀도가 극도로 얇아지는 곳이 생겼어.’


원래는 죽음의 기운을 상쇄하는 사이 본체를 공격하는 게 정석의 공략법이리라.


그러나 이 공략법은 최소 두 명 이상의 인원이 필요했다.


우일신은 혼자였기에 혼자만의 방법으로 해결해야만 했다.


‘전진만 한다는 건 건드리지만 않으면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


비통의 강 아케론의 물길은 하나뿐이며, 도망칠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거꾸로 말하면 어디로 언제 올지 예측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시간을 번 우일신은 눈을 감고 개벽검과의 연결에 집중했다.


영성은 사람의 인생이 서려 있는 의념이다.


우일신은 종말을 헤쳐 나가길 원했고, 그 염원이 절단이라는 심상을 만들어 냈다.


그렇다면 박철은 무슨 이유로 전달이라는 심상을 만들어 냈을까.


박철에게서 넘겨받은 기억을 통해 영성에 깃들어 있는 사연을 읽어냈다.


박철은 우일신이 죽은 후 그의 빈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박철은 우일신처럼 압도적인 무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본인도 이를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멈추지 않고 먼 곳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다가 사달이 나고 말았지.’


아내 백문희의 죽음이었다.


그는 아내 대신 자신이 죽는 게 낫다는 생각을 수없이 했다.


그러나 떠나버린 생명은 돌아오지 않기에 그는 복수를 다짐했다.


박철의 영성을 이루는 근간은 이러한 간절함이었다.


닿지 않는 곳을 향해 나아가는 의지였으며, 아내의 죽음에 대한 자책이었다.


‘나는 저렇게 간절한 적이 있었나?’


비슷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는지 과거를 되돌아보았다.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몸부림치는 흑역사를 떠올렸다.


해골 기사 스컬맨이라는 별명이 붙게 만든 테러 행위.


그때 그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만큼 사람을 구하는데 필사적이었고, 간절했다는 뜻이다.


우일신은 박철이 그랬던 것처럼 더없이 간절한 적이 있었다.


간절함을 행동으로 바꾸어 원하는 바를 이루고자 했다.


그러나 우일신은 박철이 아니었고, 박철도 우일신이 아니었다.


기억과 감정을 넘겨받았다고 해서 전부를 이해한다는 건 지나친 오만이었다.


그러나 모든 걸 이해할 수 없더라도 공감은 할 수 있었다.


방향성과 이유는 다를지라도 간절함만큼은 공유할 수 있었다.


박철의 기억과 심상을 통해 자신만의 의념으로 자아냈다.


‘인정승천(人定勝天).’


사람의 노력으로 하늘을 이긴다.


간절함으로 운명을 뒤집겠다는 결의는 영성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우일신이 눈을 뜨자, 안광이 번뜩였다.


멈출 수 없는 죽음을 상징하는 지옥의 뱃사공이 다가오고 있었다.


검을 쥔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다.

거기에는 이상을 향해 손을 뻗는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


경천진벽기의 기파가 개벽검의 검은 칼날에 맺혔다.


검격을 휘두르자, 검풍을 타고 별빛이 쏘아졌다.


그러자 뱃사공에게서 다시 한번 죽음의 기운을 방출했다.


그러나 경파와 죽음은 이전 같은 충돌을 일으키지 않았다.


별빛이 실체 없는 허상처럼 죽음을 통과해 앞을 향해 뻗어나갔다.


사람의 간절함이 이치를 뒤틀어 죽음마저 뛰어넘는 순간이었다.


유성처럼 죽음을 헤쳐 나간 새하얀 경파가 카론에게 도달하자.


죽음의 기운을 통과한 게 거짓말인 것처럼 충격파가 터져 나왔다.


그림자에 가려진 카론의 안광이 의문으로 일렁거렸다.


압도적인 능력과 달리 본체인 뱃사공은 터무니없이 허약했다.


경천진벽기에 한 번 노출되었을 뿐인데 허망하게 무너져 내렸다.


죽음의 기운을 다루는데 모든 능력이 집중된 탓이었다.


[지옥의 뱃사공 카론을 처치했습니다!]


[미션 클리어!]

[보상으로 레벨 업과 55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레벨 업!]


[마석(영웅)을 회수합니다.]

[70만 코인을 회수합니다.]


[코인을 획득하였습니다.]

[코인 상점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보스 몬스터를 쓰러뜨리자, 마석과 함께 코인을 획득했다.


우일신은 장비창에서 코인을 꺼내보았다.


중앙에 에메랄드가 박혀 있는 금화가 7개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마 1개당 10만 코인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듯했다.


우일신은 새롭게 해금된 코인 상점을 열어서 식량의 가격을 확인해 보았다.


탑의 포인트 상점과 비교했을 때, 10배에서 100배 가까이 비쌌다.


코인보다는 포인트로 식량을 구매하는 게 훨씬 경제적이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코인은 쓰지 말고 모아두자.’


코인을 장비창에 넣은 뒤, 눈앞에 나타난 출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아직 돌아야 할 던전이 많이 남아 있었다.


* * *


우일신은 그 뒤로 세 개의 던전을 추가로 공략했다.


특이하게도 다른 던전도 배경이 전부 강이었다.


시름의 강, 불길의 강, 망각의 강까지.


정신 공격과 물 대신 불이 흐르는 등, 온갖 방해 요소로 점철되어 있었다.


거기에 보스 몬스터들도 하나같이 유일 등급에 가까운 영웅 등급뿐이었다.


우일신은 급수가 높은 적을 상대하며 자신의 부족한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내공심법에 비해 다른 무공들의 격이 떨어지는 게 문제야.’


경천진벽기의 수준이 너무 높다 보니, 다른 무공들이 멱살 잡고 끌려가는 느낌이었다.


그나마 신법이나 경공은 영웅 등급을 넘어서니 문제 될 게 없었다.


그러나 다른 무공들은 아니었다.


가령 철포삼은 어느새 9성을 이루어 대성을 코앞에 두고 있지만, 경천진벽기와 함께 쓸 수 없었다.


그나마 갑옷을 강화하는 형식의 호신기공이라서 지금까지 써먹을 수 있었다.


풍류검결은 경천진벽기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기에 제대로 맞물리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 밖에도 보법이나 안법 등 아직 만들지 않은 무공이 남아 있었다.


‘만들어야 할 무공들이 많아.’


그나마 검공 쪽은 잡아놓은 틀이 있었다.


이제까지 만들어 둔 절기들을 초식 삼아 하나의 검법으로 묶는다는 발상이었다.


그러나 경천진벽기로 인해 이전처럼 단순히 하나로 엮는 것만으로는 부족함이 있었다.


경천진벽기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구결을 더해야만 했다.


‘서두르지 말자.’


경천진벽기를 만들 때와 같은 상황이었다.


이미 틀은 준비되었다.


남은 건 이를 완성하게 해줄 영감뿐이다.


거기에 절기들도 아직 손볼 여지가 남아있지 않던가.


‘전투에 써먹다 보면 떠오르는 게 있겠지.’


우일신은 속에서 차오르는 다급함을 밀어내며, 다음 던전을 향해 움직였다.


[시련의 탑 25층 연계 던전]


[보스 : 고르곤의 막내 메두사(유일)]

[지형 : 강]

[적정 레벨 : 70레벨 이하]

[주의사항 : 물 위에서의 전투. 강물에서 튀어나오는 뱀들의 습격. 강물 자체가 가진 정신 공격. 메두사의 얼굴.]


다섯 번째 계층답게 한 단계 높은 등급의 적이 튀어나왔다.


‘설마 메두사가 나올 줄이야.’


메두사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괴물로, 얼굴을 보는 사람을 돌로 만들어 버리는 석화 능력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유명한 만큼 해결 방법도 잘 알려져 있었다.


얼굴을 직접 보지 않으면 석화 능력에 걸리지 않을 수 있었다.


메두사를 죽인 페르세우스라는 영웅이 거울에 비친 메두사의 모습을 보면서 목을 베지 않았던가.


마침 우일신에게는 눈을 감고 싸울 방법이 있었다.


신병이기의 영성과 공명하여 진기를 감각으로 삼는 수법.


이를 이용한다면 직접 보지 않고도 메두사와 싸우는 게 가능했다.


“잘 부탁한다.”


우일신이 검의 손잡이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그러자 개벽검이 맡겨달라는 듯이 가볍게 진동했다.


우일신은 싱긋 웃으며, 던전의 입구로 들어갔다.


그러자 이번에도 하늘 위에서 강물 위로 추락했다.


지금까지 들어간 식량 던전 모두가 같은 방식이었다.


‘같은 테마를 공유하고 있다고 이런 것까지 같은 필요는 없는데.’


우일신은 가볍게 물 위로 착지했다.


코를 찌르는 듯한 악취가 느껴졌다.


그가 밟고 서 있는 흙탕물에서 올라오는 냄새였다.


시궁창을 떠올리게 하는 악취는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이번에는 가능하면 물에 닿지 말아야겠다.’


그냥 서 있는 것만으로 냄새가 배길 것 같은데 물에 빠지기라도 하면 어떻게 될지 상상만 해도 역겨웠다.


[시련의 탑 25층]

[저승의 강, 증오의 스틱스 끝에 있는 고르곤의 막내 메두사를 처치하시오.]

[성공 보상 : 레벨 업, 75000포인트]


알림창이 뜨는 것을 확인한 우일신은 곧장 눈을 감았다.


개벽검과의 영성 공명을 통해 진기와 감응했다.


동시에 물밑에서 다수의 기척이 느껴졌다.


이제는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수면 아래에서의 습격이었다.


상대가 뱀이라면 격산타우도 필요 없었다.


우일신은 가볍게 발을 굴려서 진벽기의 내가중수법을 펼쳤다.


흙탕물이 출렁이는가 싶더니, 이내 뱀들이 둥둥 떠올랐다.


우일신은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기척이 느껴질 때마다 내가중수법을 펼쳤다.


동시에 진기를 널리 퍼트려 영역을 넓혀나갔다.


그러다가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존재감이 느껴졌다.


십중팔구 보스 몬스터이리라.


‘그런데 왜 기척이 세 개나 되지?’


[중간 보스 고르곤의 첫째 스테노가 등장했습니다.]

[중간 보스 고르곤의 둘째 에우리알레가 등장했습니다.]

[보스 몬스터 고르곤의 막내 메두사가 등장했습니다.]


우일신의 의문에 알림창이 대답했다.


원래 이 던전은 세 마리의 몬스터를 합쳐서 하나의 보스 취급이라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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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67화 책임 +1 23.07.12 631 12 11쪽
66 66화 저승의 강(3) +1 23.07.11 659 13 12쪽
» 65화 저승의 강(2) +1 23.07.10 698 9 12쪽
64 64화 저승의 강 +1 23.07.09 706 11 12쪽
63 63화 청소 +1 23.07.08 777 13 11쪽
62 62화 이유 +1 23.07.07 756 12 12쪽
61 61화 종말의 대적자(2) +1 23.07.06 797 13 12쪽
60 60화 종말의 대적자 +2 23.07.05 796 16 12쪽
59 59화 경천진벽기(2) +1 23.07.04 795 16 12쪽
58 58화 경천진벽기 +1 23.07.03 812 13 13쪽
57 57화 수철의 옥좌(2) +1 23.07.02 821 12 12쪽
56 56화 수철의 옥좌 +3 23.07.01 819 15 12쪽
55 55화 옥좌로 향하는 길(3) +1 23.06.30 845 14 12쪽
54 54화 옥좌로 향하는 길(2) +1 23.06.29 841 14 12쪽
53 53화 옥좌로 향하는 길 +1 23.06.28 860 16 13쪽
52 52화 왕위 쟁탈전(2) +2 23.06.27 875 16 12쪽
51 51화 왕위 쟁탈전 +2 23.06.26 905 19 13쪽
50 50화 채널 소유자(2) (수정) +2 23.06.25 971 17 14쪽
49 49화 채널 소유자 +1 23.06.24 955 18 12쪽
48 48화 악마(3) +1 23.06.23 961 16 12쪽
47 47화 악마(2) +1 23.06.22 979 15 12쪽
46 46화 악마 +1 23.06.21 1,021 15 12쪽
45 45화 소문 +2 23.06.20 1,026 20 12쪽
44 44화 죽음 +1 23.06.19 1,042 18 12쪽
43 43화 우일신 +1 23.06.18 1,055 20 11쪽
42 42화 용종 라부(3) +1 23.06.17 1,077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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