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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더 님의 서재입니다.

망한 세상의 무공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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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4
최근연재일 :
2023.08.23 22:30
연재수 :
101 회
조회수 :
111,038
추천수 :
1,880
글자수 :
527,994

작성
23.06.2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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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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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49화 채널 소유자

DUMMY

악마 윤지우의 기억은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이어져 있었다.


그 모든 기억을 확인한 우일신은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악마 윤지우는 탑에서 만났던 윤지우처럼 평행세계의 존재였던 것이다.


기억에 따르면 일행의 행적은 현재의 세계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미래를 가르는 분기점은 해운대구의 원정에서 김태호 병장과 만남이었다.


악마 윤지우의 세계선에서 공략대는 김태호 병장을 만나지 못했다.


자연히 해운대구의 중동 돌입을 막는 이도 없었다.


그에게서 정보를 전달받지 못한 공략대는 무슨 위험이 있는지도 모른 채 그대로 중동으로 돌입했다.


그 결과 악마 레라지에와 수하가 된 폭풍의 마수 라부를 마주하게 된다.


아무리 산전수전 다 겪은 공략대라고 해도 영웅 등급 몬스터 두 마리를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공략대 사람들이 추풍낙엽으로 쓸려가는 가운데, 그들을 구한 것은 다름 아닌 우일신이었다.


제 몸을 신경 쓰지 않는 동귀어진의 수로 악마와 용종을 쓰러뜨렸다.


당연하게도 한계를 넘어서까지 맞서 싸운 우일신은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구심점이었던 우일신이 사라진 공략대는 뿔뿔이 흩어졌다.


윤지우는 박철과 백문희와 함께 움직였다.

죽은 우일신이 그랬듯이 종말을 끝내기 위해서.


그러나 종말은 여러 방식으로 그들을 몰아붙였다.


결국은 또 다른 악마에게 붙잡혀 악마로 타락하는 것으로 기억은 끝이 났다.


우일신은 이 기억을 통해 한 가지 사실을 확인했다.


‘종말과 악마는 무언가 관계가 있는 게 분명해.’


종말을 끝내기 위해서는 악마의 흔적을 뒤쫓을 필요가 있었다.


그 순간 알림창이 떠올랐다.


[미션 클리어!]

[보상 지급을 준비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마석(영웅)을 회수합니다.]

[악마의 씨앗(영웅)을 회수합니다.]


[악마의 씨앗(영웅)]

[마기의 집합체로 사람을 악마로 타락시키는 원료. 숙주였던 윤지우에 대한 흔적이 짙게 남아있다. 종말 추적자의 나침반에 사용하면 악마 추적이 가능해진다.]


[부산 채널을 관리하는 악마 레라지에를 처치했습니다.]

[부산 채널에 남아있는 모든 종말의 막이 사라집니다.]


[종말의 운명이 크게 흔들립니다.]

[한국 서버-부산 채널에 운명 변동이 적용됩니다.]

[운명 변동의 적용을 해당 채널의 생존자들에게 상영합니다.]

[운명 극장에 입장합니다.]


이제까지와는 규모가 다른 운명 변동이 찾아왔다.


* * *


부산 전체를 무대로 하는 운명 변동인 만큼 운명 극장의 규모 역시 남달랐다.


부산 곳곳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들이 여러 화면을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상영되었다.


몬스터의 습격, 던전 생성, 종말의 막에 이르기까지.


종말과 관련된 수많은 일에 악마가 관여되어 있었다.


악마는 자신이 가진 권한을 이용해 몬스터들에게 지식을 주고 싸움을 부추겼다.


그러다가 싹수가 보이는 녀석이 있으면, 마기에 오염시켜 수하로 삼았다.


동부산을 점령했던 폭풍의 마수 라부가 대표적인 예였다.


그러나 악마의 마수는 몬스터만을 향하지 않았다.


악마는 인간 중에서 쓸만해 보이는 녀석들을 같은 악마로 만들어서 부려 먹었다.


악마는 인간과 몬스터를 생명체가 아닌 하나의 자원으로 취급했다.


그 무기질적인 시선은 본능적인 혐오감을 불러일으켰다.


악마는 부산 채널을 대표하여 자신을 대신해 싸워줄 대전사(代戰士)를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그 운명이 산산이 깨져나갔다.

해골을 갑옷처럼 두른 한 사람의 기사에 의해서.


악마의 행적을 비추던 화면이 이제는 해골 기사, 우일신의 행적을 비추기 시작했다.


부산역의 보스 몬스터 자이언트 스켈레톤을 쓰러뜨렸다.


초량역의 보스 몬스터 고블린 주술사를 처치했다.


초량동을 해방한 뒤로 사람들을 돕기 위해 움직였다.


남포동으로 향해 오크 로드 두르가쉬의 진격을 막았다.


그 밖에 자잘한 행적들과 사람들과의 인연들이 조명되었다.


해운대구 중동에서 홀로 악마를 사냥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절정에 치달았다.


해골 기사의 성장은 경이로웠으며, 그 행적 또한 고결했다.


생존을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미덕이 되어버린 난세.


그 속에서 그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뛰어난 무력을 타인을 위해 썼다.


그것은 이야기 속에서나 볼 법한 영웅 신화나 다름없었다.


‘제발, 그만!’


정작 이야기의 당사자인 우일신은 수치심에 얼굴을 들지 못했다.


만약 신체가 있었다면 얼굴은 물론, 전신이 새빨갛게 물들었을 게 분명했다.


‘어째서 이렇게 된 거지?’


그저 사람들이 종말에 의해 불행한 일을 겪지 않았으면 했을 뿐인데.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한단 말인가.


공인이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모든 행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경우는 드물 거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라는 듯이 장비창에서 두 개의 아이템이 튀어나왔다.


종말 추적자의 나침반과 악마의 씨앗이었다.


악마의 씨앗이 녹아들 듯 나침반에 흡수되었다.


뒤이어 나침반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보상 처리가 완료되었습니다.]

[악마의 씨앗을 통해 레라지에가 보유하고 있던 부산 채널의 소유권이 이전됩니다.]


뒤늦게 나침반의 보상이 주어졌다.


악마 레라지에가 가지고 있던 부산 전체를 주무를 수 있는 막대한 권한이었다.


[정규 등록이 아닙니다.]

[명칭이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인지도를 바탕으로 소유자의 명칭을 등록합니다.]


그런데 뭔가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잠깐, 멈춰!’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우일신이 소리쳤지만, 그런다고 알림창이 멈출 리 없었다.


[조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현재 가장 인지도 높은 명칭은 ‘해골 기사 스컬맨’입니다.]

[해골 기사 스컬맨이 부산 채널의 새로운 소유자가 되었습니다.]

[부산 채널의 거주자들은 박수로 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심지어 이 내용을 그 혼자만 보고 있는 게 아니라고 알림창 쪽에서 쐐기를 박아버렸다.


우일신은 깨달았다.


어째서 김태호가 해골 기사 스컬맨이 유명해지는 게 확정이라고 했는지.


운명 극장에서 부산의 모든 생존자에게 그의 행적을 보여줬다.


거기에 알림창에서 부산 채널의 새로운 소유자라고 동네방네 알리고 있었다.


이러는데 모르는 사람이 있을 리 없지 않은가!


우일신은 완전히 넋이 나가서는 멍하니 알림창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갑자기 머릿속에 새로운 지식이 새겨졌다.


‘이건, 채널 소유자에게 주어지는 권한?’


권한의 종류는 무척 다양했다.


채널 전체 알림부터, 위치 이동, 특정 존재의 위치 알림, 등급과 이름표기까지.


그 밖에도 여러 권한이 있었지만, 그중 가장 으뜸인 세 가지 권한이 있었다.


첫째는 채널의 출입 권한이었다.

쉽게 말해서 부산 내에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마음대로 정하는 게 가능했다.


둘째는 추방이었다.

말 그대로 채널 내부에 있는 존재를 바깥으로 내쫓을 수 있는 권한이었다.


셋째는 살상 설정이었다.

오로지 허가받은 존재만이 다른 이에게 해를 입힐 수 있었다.


이 설정은 사람은 물론, 동물이나 몬스터에게도 적용할 수 있었다.


현재 채널의 살상 설정은 완전히 풀려 있는 상태였다.


‘이런 권한을 한 사람에게 몰아준다고?’


무슨 사람을 독재자로 만들고 싶어서 환장했나?


우일신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다.


이 모든 권한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랬다.


채널 소유자가 법이자 왕이다.


그러나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듯이 알림창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새로운 채널 소유자가 탄생했습니다.]

[조건을 만족하여 종말 시퀀스의 다음 페이즈를 이행합니다.]

[페이즈 2. 붉은 기수 로딩 중.]

[왕위 쟁탈전을 개최합니다.]


[왕위 쟁탈전은 지금으로부터 24시간 뒤에 진행됩니다.]


[운명이 수속됩니다.]

[대응 프로그램이 업데이트됩니다.]

[탑의 계층 공략이 연동됩니다.]


[시련의 탑 11~15층]

[왕위 쟁탈전에서 승리하여 한국 서버의 모든 영역을 회복하시오.]

[성공 보상 : 승리 횟수에 따라서 지급]


+

[정복 미션 - 영토 수복]

[당신은 부산 채널의 소유자로서 왕위 쟁탈전에 참가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몬스터와의 생존 경쟁을 넘어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때입니다. 왕위 쟁탈전에 승리하여 한국 서버를 수복하세요.]

[성공 보상 : ???]

+


끝도 없이 떠오르는 알림창은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서장은 종료되었다.


이제부터가 본장이다.


피비린내가 풍기는 예고를 끝으로 운명 극장이 막을 내렸다.


* * *


운명 극장이 종료되고, 부산의 모든 사람이 현실로 돌아왔다.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단 한 사람의 행적만이 남았다.


“방금 나온 사람 대체 누구래?”

“알림창이 알려줬잖아. 해골 기사 스컬맨이라고!”

“나 들어본 적 있어. 공략대를 이끌고 사람들을 구하러 다니는 영웅이래!”

“하나님, 부처님, 스컬맨님! 제발 몬스터 좀 사라지게 해주세요!”


해골 기사 스컬맨의 소문은 이전부터 아름아름 알려졌었다.


그러나 이번 운명 변동에 의해 부산 전체가 그 별명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알림창은 그 영웅을 부산의 새로운 지배자라고 알렸다.


사람이 권력을 얻으면서 돌변하는 일이 인류사에 얼마나 많던가.


그러나 지금까지 그가 해온 영웅적인 행보는 잔혹한 독재자가 되지 않을 거라는 희망을 품게 했다.


사람들은 두려워하면서도 내심 기대감을 가졌다.


한편 해운대구 근처에 있는 사람 중에는 아예 스컬맨을 찾아 나서는 사람도 있었다.


“운명 극장의 마지막에 나온 장소가 분명 이 근처였지?”

“중동역이라고 적혀 있는 기둥을 똑똑히 봤다니까!”


당연히 그의 일행이었던 공략대가 그를 찾지 않을 리 없었다.


마침 종말의 막이 사라지고 우일신이 도로 너머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오빠,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선두에 있었던 윤지우가 소리쳤다.


운명 극장에서 나온 악마의 모습은 그녀와 완전히 똑같았으니까.


그 밖에도 묻고 싶은 게 산더미같이 많았다.


그러나 우일신은 영혼 없는 목소리로 답했다.


“······아무 일도 없었어.”

“네?”

“그냥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해줘.”


그는 대답해 줄 수 있는 정신머리가 아니었다.


자신의 행적과 함께 해골 기사 스컬맨이라는 별명이 박제되면서 받은 정신적 충격 때문이었다.


거기에 채널 소유권을 떠넘겨지면서 권력자의 자리에 강제로 앉게 되었다.


‘이딴 권리 필요 없다고!’


권력을 누리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는 데 왜 이리 못 줘서 안달이란 말인가.


그렇다고 이 소유권을 함부로 포기할 수도 없었다.


그랬다가 소유권이 다시 악마의 손에 넘어간다면 그거야말로 대참사였다.


‘거기에 사정을 설명하기도 힘들고.’


우일신은 도저히 윤지우의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없었다.


악마 윤지우에게서 얻은 기억 때문이었다.


그녀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기억은 물론 감정까지 알게 되었다.


남이 숨겨둔 일기장으로 함부로 읽어본 것 같은 죄악감이 들었다.


‘나를 신경 쓰고 있다는 것 정도는 진작 눈치채고 있었지만······.’


설마 그런 사연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그는 뻔뻔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물쩍 넘어갈 생각하지 말라는 듯이 알림창이 떠올랐다.


[악마의 씨앗이 반응합니다.]

[적절한 대상을 발견했습니다.]

[기억 계승을 시작합니다.]


장비창에서 나침반이 멋대로 튀어나오더니, 윤지우를 향해 빛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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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70화 자전풍렬식 23.07.15 662 12 11쪽
69 69화 악마 추적(2) +1 23.07.14 629 10 12쪽
68 68화 악마 추적 +1 23.07.13 646 11 12쪽
67 67화 책임 +1 23.07.12 632 12 11쪽
66 66화 저승의 강(3) +1 23.07.11 659 13 12쪽
65 65화 저승의 강(2) +1 23.07.10 698 9 12쪽
64 64화 저승의 강 +1 23.07.09 706 11 12쪽
63 63화 청소 +1 23.07.08 778 13 11쪽
62 62화 이유 +1 23.07.07 757 12 12쪽
61 61화 종말의 대적자(2) +1 23.07.06 797 13 12쪽
60 60화 종말의 대적자 +2 23.07.05 796 16 12쪽
59 59화 경천진벽기(2) +1 23.07.04 795 16 12쪽
58 58화 경천진벽기 +1 23.07.03 812 13 13쪽
57 57화 수철의 옥좌(2) +1 23.07.02 821 12 12쪽
56 56화 수철의 옥좌 +3 23.07.01 819 15 12쪽
55 55화 옥좌로 향하는 길(3) +1 23.06.30 845 14 12쪽
54 54화 옥좌로 향하는 길(2) +1 23.06.29 842 14 12쪽
53 53화 옥좌로 향하는 길 +1 23.06.28 861 16 13쪽
52 52화 왕위 쟁탈전(2) +2 23.06.27 876 16 12쪽
51 51화 왕위 쟁탈전 +2 23.06.26 905 19 13쪽
50 50화 채널 소유자(2) (수정) +2 23.06.25 971 17 14쪽
» 49화 채널 소유자 +1 23.06.24 956 18 12쪽
48 48화 악마(3) +1 23.06.23 961 16 12쪽
47 47화 악마(2) +1 23.06.22 979 15 12쪽
46 46화 악마 +1 23.06.21 1,022 15 12쪽
45 45화 소문 +2 23.06.20 1,026 20 12쪽
44 44화 죽음 +1 23.06.19 1,042 18 12쪽
43 43화 우일신 +1 23.06.18 1,056 20 11쪽
42 42화 용종 라부(3) +1 23.06.17 1,077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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