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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팔일'입니다. 반갑습니다^^

[원펀]치맨을 따라해봤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팔월팔일
작품등록일 :
2018.04.10 14:39
최근연재일 :
2018.04.12 12:0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7,017
추천수 :
47
글자수 :
137,913

작성
18.04.1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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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7화 외출

원펀맨을 따라한 주인공의 현대판타지입니다.




DUMMY

해결되지 않은 것이 있었다.

머리.

“아아~ 그건 내가 해결해주지.”

지호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


다음 날, 지호가 집으로 찾아왔다.

다리 부러졌다는 놈이 참 잘도 돌아다닌다.

지호의 손에 검은 봉지가 들려있었다.

“?”

“이리 와봐. 자, 이게 임마. 요새 유행하는 ‘하잇모 가발’이다. 이거, 임마 엄청 비싼 거야. 내 전재산 털어서 산거니까 잘 써.”

지호의 손에 들려 있던 검은 봉지에서 팔십 년대에 유행했을 법한 포마드 가발이 나왔다.

내가 자기한테 뭐라고 이런 걸 사오는지... 살짝 감동이 올라왔다.

“자, 밥줄”

사라졌다.

‘처음에는 노숙자, 다음은 진상, 다음은 적, 지금은 도와야할 짐 덩어리.’

참 변화무쌍하고 변죽 좋은 놈이었다.

분명히 좋은 일보다는 안 좋은 일이 더 많았지만 이상하게도 그런 모습들이 싫지 않았다.

내 생각이지만 이놈은 사람을 대할 때, 그늘이 없다.

언제나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고, 필요하면 부딪힌다.

그것이 좋은 결과가 발생하든, 아니든, 우선은 부딪히고 보는 것이다.

내 눈에는 그 모습이 참 인간적이게 보였다.

내가 하지 못하는 것.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

이놈은 그것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하잇모 가발...”

‘하잇모 가발’은 텔런트 겸 영화배우인 ‘이독화’ 아저씨가 tv에 나와 가발을 선전하면서 엄청난 유명세를 탄 가발 전문 업체인데 가격이 비싸고, 티가 안 나기로 유명했다.

하잇모 아저씨가 ‘모봘~ 모봘~’이라며 흥얼거리는 장면이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갔다.

지금까지 몰라서 가발을 사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냥 왠지 가발을 사면 머리의 가능성을 포기하는 기분이 들어서 사지 않고 버티고 있었던 것인데 지호가 자기 마음대로 사와 버린 것이다.

멍하니 가발을 보고 있자니, 지호가 나에게 가발을 덥석 씌웠다.

“자, 잠깐.”

“뭐 잠깐이야. 가만히 있어봐! 내가 해줄 테니까! 됐다. 오호~ 훨씬 낫네.”

지호가 만족한 듯, 손을 탈탈 털며 방긋 웃었다.

두피에서 까슬까슬한 느낌이 났다.

머리카락이 눈을 가렸다.

기분이 이상했다.

있던 것이 없어진 건데, 이제는 있으니까 어색하다.

“야, 근데 이거 좀 불편한데?”

“원래 다 그런 거야. 신경 쓰지 마.”

이상하다.

내가 알기로 하잇모 가발은 가격이 비싼 만큼 티도 안 나고, 품질도 좋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건 불편해도 너무 불편했다.

“야, 근데 이거 진짜 하잇모 가발 맞아?”

“아, 맞다니까!”

“그럼 내 두상 생김새나 사이즈도 모르면서 어떻게 사왔는데? 하이모는 그런 거 다 재는 거로 아는데.”

“아, 대충 보면 알지. 그걸 꼭 재봐야 아나!?”

“어디 가게 갔다 왔는데?”

“아, 거, 사람 참! 좋은데서 사왔으니까 그냥 좀 믿자! 믿어! 아니, 하루 전에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긍정적이고 능동적이게 변하고 싶다고 한 애가 이렇게 부정적이어도 되는 거냐!? 친구를 위해 전재산을 털어 선물을 사 온 친구에게 이런 식으로 대해도 되는 거냐고!”

‘친구’

“으음...”

아무리 봐도 수상했지만 한 번 믿어보기로 했다.

저렇게까지 곧게 쳐다보면서 거짓말을 한다면 그건 내가 바보가 아니라 저놈이 천하의 나쁜 놈인 것이다.

그리고 병원에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눌 때, 나쁜 습관을 고치기로 거듭 다짐했었기 때문에 긍정적이게 생각하려고 노력해야했다.

거울을 봤다.

원래 미남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꾸미면 나름 멋이란 게 나는 얼굴이었다.

대머리가 된 이후로는 거울을 본 적이 없지만 이렇게 가발을 쓰고 보니 다시 그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어색했지만 고개를 이리 저리 돌려가며 정리를 하니, 나름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하... 좀 그렇지 않나?”

괜히 찔러봤다.

아직 자존감이 낮은지, 지호의 긍정적 소견이 필요했다.

“아니~ 잘 어울려. 지금은 좀 어색할 수도 있는데 남들은 몰라. 모르고 보면 티 하나도 안 난다니까?”

“그, 그런가?

지호가 괜찮다고 그러니 점점 더 괜찮아 보였다.

가발을 살짝살짝 돌려가며, 최대한 티가 나지 않게 고쳐 썼다.

아주 조금의 어색함이 거대하게 보였다.

가발을 한참동안 만지작 거리고 있자, 지호가 말했다.

“야, 그렇게 거슬리면 실험해볼래?”

“실험? 무슨 실험?”

“그거 쓰고 밖을 돌아다니면 사람들이 가발을 알아보나, 못 알아보나 실험해보는 거지.”

“으음...”

“에이, 뭔 고민이야. 가자.”


***


지호의 팔에 끌려 밖으로 나왔다.

낮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저마다의 길을 걷고 있었다.

모두가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

갓 ‘재림(災臨)’이 생겼을 때와 비교하면 놀랄만한 발전이었다.

그 땅이 생기고, 처음 한 동안은 그 땅과 인접한 모든 국가에 지옥도가 펼쳐졌었다.

집 밖에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고, 모두가 집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근 채, 하루하루 목숨을 연명하며 전전긍긍했다.

그렇게 되니 누구도 회사로 출근을 하지 않았고, 괴물이 많이 나오는 일부지역은 전기도 끊기고, 물도 끊기는 등.

사회가 완전히 마비되었다.

일부 지역 주민들은 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지역 탈출을 감행하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괴수들이 일부 지역을 차지하면 더 이상 진출하지 않고, 움직임을 멈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유는 모르지만, 상급 괴수들은 재림에서 최대한 가까이 지내려고 했기에 무지막지한 괴물들이 한국까지 치고 내려오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어쨌든 한국은 그렇게 감당할 수 없는 괴물들을 몸으로(땅을 내주며) 때우며 버틴 것이다.

그때는 능력자도 없고, 정보도 없었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물론, 화력이 부족한건 아니었다.

다만, 일부 강력한 괴수는 어지간한 화력에 콧방귀도 끼지 않았고, 그 괴수 하나를 처치하기 위해 도시를 날려버릴 정도로 강한 화력을 쓰는 정신 나간 지도자가 없었을 뿐.

그 이후로 차차 능력자가 생기고, 인간들의 최대 장점인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서 괴물들을 막아내며 겨우 지금의 안정기에 접어든 것이다.

그것은 다른 국가들 역시 마찬가지.

그나마 상황이 조금 나은 미국이나 러시아, 일본 같은 강대국들은 나라를 안정시키고, 힘을 모아 재림으로 쳐들어가기도 했지만 결과는 최악.

어마어마한 수의 대군이 그 땅에 발을 딛기도 전인 해역부분에서, 해역 괴수들에 의해 전멸에 가까운 타격을 받았다.

그 이후로 지구는 재림을 불가침(不可侵)의 영역으로 규정하고, 그냥 자기 동네를 지키고만 있는 것이다.

“지금은 정말 살만해졌지...”

곳곳에 삐까번쩍한 건물이 보였다.

급작스런 괴수에 대응할 헌터들이 머무르는 사무실이다.

그 외에도 헌터 경찰, 비상시에 대피할 대피소, 헌터 학원, 헌터 체육관, 헌터 학교 등.

헌터에 관련된 아니, 능력자에 관련된 시설들이 엄청나게 생겨났다.

직업 역시 마찬가지.

괴물이나 괴수를 잡을 능력이 떨어지거나, 전투에 부적합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자기만의 특성을 살려 전문적인 회사에 들어가거나, 공연을 하기도 하고, 개인 방송을 하기도 했다.

신기할 정도로 빠른 적응력.

어쩌면 정말 대단한 것은 능력자나 괴수가 아니라, 인간(人間)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야, 근데 너 거기서 뭐하냐? 이리 나와.”

어두운 골목에 숨어 거리를 훔쳐보다가 지호에게 끌려 나왔다.

“끄악! 누, 눈이 타들어 간다!”

너무 오랜만에 햇볕을 정면으로 받았다.

내가 외출하는 시간은 언제나 해가 지는 저녁이나, 해가 완전히 지고 난 다음인 밤이었기에.

햇볕을 가리기 위해 손으로 하늘을 가렸다.

“놀고 있네.”

그 모습을 본, 지호가 손바닥으로 뒤통수를 쳤다.

딱!

경쾌한 소리.

그리고 들리는 비명.

“악!”

지호가 자기 손을 호호 불며 감싸 쥐었다.

“젠장! 뭐야! 머리도 단단해!”

이 자식이...

“야, 다른 건 다 괜찮지만 머리는 건드리지 마라.”

손으로 땡꼬 모양을 만들어보였다.

“헉! 아, 알았다. 미안.”

지호가 대번에 겁에 질려 사과했다.

이 자식이 어디서 나의 자존심을 건드려.




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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