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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팔일'입니다. 반갑습니다^^

[원펀]치맨을 따라해봤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팔월팔일
작품등록일 :
2018.04.10 14:39
최근연재일 :
2018.04.12 12:0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6,998
추천수 :
47
글자수 :
137,913

작성
18.04.11 08:30
조회
136
추천
2
글자
9쪽

13화 떠오르다.

원펀맨을 따라한 주인공의 현대판타지입니다.




DUMMY

“근데 내가 이기면?”

지호가 코웃음 쳤다.

“풋! 네가 이기면? 음, 전혀 그럴 리는 없겠지만 네가 원하는 소원하나를 들어주지.”

“콜.”

지호가 피식 웃더니 가볍게 통통 튀며, 거리를 좁혀왔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뛰는 높이가 낮아지고, 템포가 빨라졌다.

타닥! 타닥!... 타다닥! 타다닥!... 타다다다!...

둘 다 아무런 말을 않자, 주변이 온통 지호의 발소리로 가득 찼다.

금세 지호와의 거리가 팔을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가까워졌다.

‘한 발짝만 더.’

팔을 뻗으려는 순간,

지호가 오른쪽으로 재빠르게 돌았다.

갑작스런 이동에 깜짝 놀라며, 오른쪽을 쳐다봤다.

‘빠르다!’

눈은 지호를 놓치지 않았지만, 몸이 오른쪽으로 다 돌아가기도 전에 지호가 더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지호를 향해 오른쪽으로 몸을 틀었다.

순간, 오른쪽으로 돌던 지호가 갑자기 왼쪽으로 방향을 바꿔 움직였다.

꽤 빠르게 오른쪽으로 돌고 있던 터라, 순간 지호의 움직임과 엇갈리며 지호를 놓쳤다.

‘이런!’

뒤에서 지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아무리 신체반응이 좋아도 빈틈은 있기 마련이라고.”

쉬익!

곧장 뒤통수에서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

지호를 시야에서 놓친 당황스러운 상황이건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차분했다.

보이지는 않지만 지호가 어딜 노리는지, 예상됐기 때문이다.

왜 그런지는 모른다.

다만, 지금 지호의 세밀한 움직임 하나하나가 모두 느껴지고 있었다.

일정한 리듬의 숨소리.

통통 튈 때, 두 발이 지면에 닿는 소리.

숨을 들이쉬고, 멈추는 호흡.

몸무게를 지탱하는 한 쪽 디딤 다리가 지면을 강하게 딛는 소리.

디딤 다리 반대쪽 다리가 들리며, 무릎이 굽혀질 때 옷이 쓸리는 소리.

참았던 호흡을 훅 뱉어냄과 동시에 굽혔던 발이 쭉 펴지며, 날아오는 소리까지.

쭉 나열하니까 긴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는 0.5초 안에 일어난 동시다발적인 일이었다.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지호의 왼발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부웅!

“제, 제법인데? 하긴 그 정도도 피하지 못하면 재미없지!”

말은 저렇게 하지만 대번에 호흡이 불안정해졌다.

지익~!

곧바로 지호의 디딤 다리에서 끌리는 소리가 들렸다.

발을 비틀어 자세를 바꿨다.

머리 위로 뻗었던 다리가 등을 향해 곧장 떨어지며 옷이 펄럭이는 소리가 들렸다.

슈팟!

고개 숙인 자세 그대로, 지호의 반대방향인 오른 쪽으로 몸을 틀어 피했다.

타닥!

“흐압!!”

지호가 바닥을 찍은 왼발을 기점으로 곧장 오른발 뛰어차기를 시도했다.

매우 빨랐지만 이것 역시 몸을 살짝 틀어 피했다.

지호는 나를 지나쳐 바닥에 착지하자마자 곧장 뒤차기를 했다.

“크앗!”

뒤로 한 발짝 물러서자 지호의 발이 허공을 갈랐다.

“후... 후후! 아주 제법이야.”

지호가 자세를 바로 잡으며,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팔로 슥 닦았다.

“이제부터는 능력도 섞을 테니까. 죽지 않게 조심해라.”

능력?

어떠한 변화도 없이 잔잔하던 마음에 작은 파문(波紋)이 일었다.

‘어떤 능력일까?’

사실 지호와 대결하는 것은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지호가 얼마나 강한지는 모르지만 저번에 두더쥐와 싸울 때도 그렇고, 집에 왔을 때도 그렇고, 내 기준에서 지호는 육체적인 부분이 너무 떨어졌다.

하지만 능력은 달랐다.

떨어지는 육체의 능력을 보완해줄 수도 있고, 초능력을 쓸 수도 있었다.

변수(變數)가 생길 확률이 높았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 했다.

지호의 능력이 궁금했다.

알아야 대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호의 능력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했다.

‘죽지 않게 조심하라는 걸 보면 위험한 능력이겠지? 못 피하거나 못 막으면 어떻게 하지? 아직 죽고 싶지는 않은데 여기서 그만 둬야 하나?’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사라졌다.

“근데 너, 언제까지 그렇게 멍청한 척, 어리숙한 척, 피해 다니기만 하면서 약 올릴 거냐? 분명히 공격할 수 있는 기회가 꽤 있었을 건데?”

“......”

그렇다.

사실 반격할 기회는 많았다.

아니, 모든 순간이 기회였다.

내 입장에서 지호의 움직임은 너무 느렸기 때문이다.

지호의 움직임을 잠시나마 놓쳤던 건 정신이 아직 육체를 따라가지 못해서 그런 거지 빨라서 그런 게 아니었다.

“야, 근데 있잖아. 내가 이렇게 막 살아도 너처럼 그렇게 사람을 가지고 놀지는 않는다. 대결 중에 계속 피하기만 하고, 뭐하자는 건데? 그러면 재미있냐? 아니면 나 무시하는 거냐?”

“뭐? 나는 딱히...”

“헛소리는 필요 없고, 그게 아니면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덤벼. 공격을 하라고! 전력을 다해서!”

머릿속이 띵했다.

충격이었다.

그렇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지만 그랬다.

이상하게 공격을 할 수가 없었다.

분명히 마음은 먹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냥 확실한 기회에 공격 하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사실 그런 기회는 수도 없이 많았다.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공격할 수 있었다.

주먹을 쳐다봤다.

솔직히 지금 내 힘을 사람에게 써도 되는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잘못하다가는 정말 죽일 수도 있다.

지호를 혼내주고 싶지만 살인자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머릿속으로 상상해봤다.

지호를 공격하는 내 모습과 그 공격을 받은 지호의 모습을.

내 손이 지호의 몸에 닿자, 지호의 몸이 터져나갔다.

그 커다랗고 단단한 괴수도 한 방에 죽었는데 인간의 몸은 말할 것도 없었다.

“크악!”

갑자기 엄청난 두통이 밀려왔다.

“뭐, 뭐야? 나 아직 아무것도 안했는데? 갑자기 뭐야? 야, 너 괜찮냐?”

지호의 당황스런 음색이 들렸다.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팠다.

골이 터져 나갈 것 같은 통증 속에서 어렴풋이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

.

.

‘혁아, 괜찮아. 엄마, 아빠가 해결할게. 우리아들 잘못한 거 없어. 울지마.’

‘잘못했어요. 흑흑.’

‘괜찮아. 우리 갔다 올 테니까.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고 있어.’

‘쾅! 끄악!’

‘어, 엄마! 아빠!!’

.

.

.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괘, 괜찮냐?”

지호의 걱정스러운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편의점에서 카쿠두더쥐에게 목숨을 위협받으면서 나를 걱정할 때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참 이상한 놈이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죽어라 싸우자고 하더니, 내가 두통에 휘말리니 금세 걱정한다.

싸이코가 분명하다.

방금까지 느껴졌던 그 미칠 듯한, 고통이 순식간에 씻겨나갔다.

머리가 맑아지며 아까 떠올랐던 기억이 선명하게 기억났다.

눈에서 눈물이 또르륵 흘러내렸다.

“후~ 맞아. 그랬지.”

“야! 너, 너. 가, 갑자기 왜 울고 그러냐?”

지호가 당황스러운지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지호야, 우리 이 대결 그만하자.”

빠직!

지호의 얼굴이 구겨지다 못해 찌그러졌다.

“뭐!? 씨발! 갑자기 무슨 소리야?”

“더 이상 하면 안 되겠다.”

“뭐!? 하! 후~ 그래 이유나 들어보자. 왜 갑자기 그러는 데?”

“없어. 더 이상은 안 돼.”

‘더 하면 진짜 널 죽일지도 몰라...’

“그걸 지금 말이라고...”

지호가 나를 노려봤다.

나 역시 지호를 쳐다봤다.

무심하게, 아무런 감정도 없이.

그런 나를 가만히 쳐다보던 지호가 무언가를 느꼈는지 고개를 휙 돌렸다.

“에이, 씨발!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야. 진짜 김빠지네. 퉷!”

“후우...”

지호의 경멸어린 시선과, 욕설을 들으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한숨 쉬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마음 깊숙이 묻어두고 억지로 잊고 있던 아픈 기억이.

내가 폭력을 이렇게까지 거부하는 이유가 말이다.

지호가 폐가 밖으로 나가기 위해 몸을 돌리며 한 마디 했다.

“야! 너희 부모님은 참 좋겠다. 너처럼 병신같이 착한 아들 둬서 말이야. 평생 그렇게 병신같이 착한척하고 살아라. 부모님이 아주 자랑스러워하시겠네!”

뿌득!

이가 갈렸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내가 왜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싫어하고, 내성적이게 됐으며, 싸움을 병적으로 피했는지 모르면서!




즐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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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10 g8******..
    작성일
    22.10.05 00:33
    No. 1

    전화에서 연보펀 갈리기전에 보로스가 친 대사 나오더니
    이번화에선 제노스 대련때대사 나오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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