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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팔일'입니다. 반갑습니다^^

[원펀]치맨을 따라해봤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팔월팔일
작품등록일 :
2018.04.10 14:39
최근연재일 :
2018.04.12 12:0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7,024
추천수 :
47
글자수 :
137,913

작성
18.04.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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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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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1화 분노

원펀맨을 따라한 주인공의 현대판타지입니다.




DUMMY

쾅! 쾅! 쾅!

“야! 혁! 문 열어!”

고등학교 동창이고, 한 달 전에 한 번 보긴 했지만 거의 남이나 다름없는 관계면서 이놈은 친한 친구라도 되는 듯, 이름을 줄여 불렀다.

“휴, 이름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제발 벨 좀 눌렀으면 좋겠네.”

한숨이 절로 나왔지만, 한숨을 뒤로하고 문으로 다가갔다.

쾅! 쾅! 쾅!

“야! 벌써 자는 건 아니지!?”

문을 열고, 이후에 벌어질 일을 상상했다.

이놈이 왜 또 찾아왔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매우 귀찮고, 원치 않는 일을 하러 왔을 거라 어렴풋이 예상한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이놈이 그때 이야기했던 헌터등급의 진실여부.

그것이 나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과연 그때 그 말이 진짜였을까?

그럼 난 진짜 B급 헌터를 손쉽게 상대할 수 있는 실력자인 것인가?

설레임, 흥분, 호기심, 기대.

여러 가지 짜릿한 감정들이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꽉 들어찼다.

당장 문을 열고, 이것, 저것 물어보고 싶었지만 참았다.

“후~ 후~ 심호흡하고, 차분하게.”

세상에는 꼭 해봐야지 알 수 있는 것이 있고, 그렇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 있는데

지금 내가 안달복달하면 지호가 어떻게 행동할지는 안 해 봐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확실했다.

지호는 내가 이것, 저것 물어보면 자기가 잘난 줄 알고, 잘난 척을 할 것이고, 분명히 갑처럼 행동할 것이다.

지금도 이미 충분히 안하무인인데 그것을 넘어서는 갑질까지 당할 수는 없었다.

문을 열며, 최대한 냉정한 표정을 지었다.

삐~ 띠로리~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리자, 성급하게 문고리가 돌아갔다.

철컥!

“아이 씨! 또 걸어놨네.”

당연히 안전 걸이를 걸어 놨다.

“왜?”

“왜라니? 다시 온다고 했잖아? 그때 못 끝냈던 거 끝내야지. 이번에는 저번처럼은 안 될 거다.”

“뭘 끝내?”

“뭘 끝내기는? 그때 못 다한 승부지. 그때 내가 피곤해서 하다가 멈췄잖아.”

‘그게 그렇게 되는 건가? 그리고 승부는 언제 한 거지?’

이상했다.

내가 당한 건 일방적인 폭행이었을 뿐인데 이놈은 그걸 승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진심?”

“그러면?”

...

어이가 없고, 화가 났다.

그때 난 문의 안전 고리도 부러졌고, 코피까지 났었다.

만약 그때 신고했으면 이놈은 꼼짝없이 경찰서에 끌려가 폭행과 무단 침입, 기물파손으로 고역을 치렀을 것이다.

시끄러워 지는 게 싫어서 신고를 안 한 내 잘못도 있지만, 이렇게 신경도 안 쓰고 있을 줄은 몰랐다.

심지어 이놈은 그걸 ‘승부’라는 건전한 단어로 표현하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시키고 있었다.

나의 기분과 생각, 상처 그런 것들을 ‘승부’라는 단어 하나로 묵살시킨 채 말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놈은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성인이 아니더라도 남을 상처 입히는 행위가 나쁜 일이라는 것은 누구라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놈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아니, 아예 그런 걸 배운 적도 없고 모르는 것 같았다.

머릿속에 도대체 뭐가 들었을까?

어떻게 크면 이렇게 되는 걸까?

그때였다.

“쯧, 쫄았냐? 남자새끼가 돼가지고...”

“하!”

“하? 뭔데 그 ‘하!’의 의미는? 찌질이가 컸다고 센 척하네.”

이놈은 시대를 잘못 타고난 게 틀림없다.

21세기가 아니라, 아~주 옛날 원시시대나 공룡시대에 태어났다면 딱 맞았을 것 같다.

싸우고, 이기고, 먹고, 자고, 힘으로 쟁취하는 그런 본능적이고, 원시적이며 단순한 시대 말이다.

이놈의 분위기로 보건데 처음에 이야기했던 팀이 되자고 했던 이야기는 아예 잊은 듯하다.

뭐 어차피 팀을 할 마음도 없었지만.

한 달 동안 생각하며, 이놈과 조금이라도 이야기를 나눠보자고 마음먹었던 내가 바보같이 느껴졌다.

“그전에 하나만 물어보자.”

“뭐?”

“너 정말 24살이냐?”

지호의 얼굴이 붉어졌다.

지호가 눈을 감고 천장을 올려다본 채, 무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인(忍),인(忍),인(忍), 참자. 참자. 후~ 야,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나가자. 진짜 내가 누군지 알려줄 테니까.”

뭘 알려줄 건지는 모르겠지만.

“싫다.”

“뭐? 왜? 그럼 문은 왜 열었는데?”

“너랑 만나려고 연건 아닌데? 그냥 누가 문을 두드리니까 확인하려고 연 거지.”

“그, 그런...”

지호가 주춤하며, 말을 더듬었다.

그리고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이내 밝게 웃으며 말했다.

“야, 너, 헌터에 관심 없냐?”

나도 모르게 어깨가 살짝 떨렸다.

참으로 솔직한 반응.

최대한 티를 내고 싶지 않았지만, 너무도 궁금했다.

지호는 마치 기회라도 잡은 듯, 신이 나서 말했다.

“만약 네가 나랑 승부하면 헌터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지. 정말 하나도 빠짐없이. 네가 궁금한 모든 걸 말이야. 전에 말했지? 나 B급 헌터라고. B급 헌터정도 되면 일반인은 모르는 정보가 엄청나거든? 다 알려줄게. 그리고 네가 지금 운이 좋아서 그렇지. 어디 가서 B급 헌터 만나는 거 쉽지 않다?”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놈은 너무너무 싫지만, 사실 이놈이 가지고 있을 정보는 너무나도 탐이 났다.

잠시 고민했지만 이내 결심이 섰다.

‘그래. 언제 이런 기회가 또 올지 모른다.’

“그럼, 네가 B급 헌터라는 증거 있냐?”

“뭐? 무슨 증거?”

지호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너도 헌터라면 자격증 있을 거 아냐?”

지호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

팔자주름이 깊어지며, 입이 굳게 닫혔다.

“...지금은 없다.”

“없다고?”

“그래. 지금은.”

“?”

우리나라에는 ‘헌터 자격증’이 있다.

국가고시처럼 나라에서 주관하는 시험을 치고, 그 시험을 합격하면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다.

이 자격증은 재앙의 땅 ‘재림(災臨)’이 생기고, 1년 후에 ‘헌터 협회’가 만들어지며 생겼는데, 현재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철 밥통’이라며 가장 인기 있던 시험인 공무원 시험을 제치고 최고로 인기 있는 시험이 된 상태였다.

참고로 헌터의 별명은 ‘구첩반상’

헌터가 되면, 식탁에 올라오는 반찬 개수가 최소 아홉 개라 붙은 별명이다.

그만큼 나라에서 헌터에게 주는 혜택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집, 차는 기본이고 등급에 따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까지 줬다.

물론 시험의 수준이 말도 안 되게 높았지만 말이다.

시험은 보통 보름에 한 번으로 자주 있는데 10000명이 지원하면 10명이 겨우 붙을 정도?

(일반인이나 능력이 떨어지는 능력자들을 걸러내며, 일정한 규칙 없이 갑자기 생겨나는 능력자들을 조금이라도 더 붙잡으려고 시험을 자주 쳤다.)

어쨌든 이 말을 듣고, 어떻게 할지 다시 고민이 됐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뭔가 사연이 있는 것 같은데 왠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기분.

섣불리 물어보고 싶지 않았다.

뭔가 극한의 것들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지호가 그 분위기를 눈치 챘는지 두리번거리며 뭔가를 찾기 시작했다.

“지금은 자격증이 없지만 진짜 B급 헌터다. 이런 거로 거짓말 할 정도로 막되 먹은 놈은 아니야.”

지금까지 충분히 막되 먹었던 거 같은데...

지호가 나의 표정을 보더니 다시 말했다.

“아니, 막되 먹었는데 거짓말 할 정도로 타락하진 않았다.”

충분히 타락해 보이는데...

“...그래. 타락도 했는데 진짜 내가 B급 헌터라는 것만은 거짓말이 아니야.”

갑자기 지호가 내 뒤의 뭔가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야, 저거! 저거 혹시 버리는 거냐?”

“뭐?”

뒤를 돌아보니, 모니터가 눈에 들어왔다.

외관은 멀쩡한데 화면이 켜지지 않아서 구석에 박아둔 모니터다.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좋아.”

쉭~!

갑자기 정면에서 바람 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었다.

주먹이 날아오고 있었다.

이런, 방심했다...!

또 이런 전개인가?

tv나 영화에서 주인공이 이런 속임수를 당하면 억지라며 웃음밖에 안 나왔었는데 억지가 아니었다.

전혀 생각도 못했다.

파직!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지호의 주먹은 나를 때리지 않고, 옆을 빗겨 지나갔다.

그리고 뒤에서 뭔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뭐, 뭐하는 짓이야?”

지호가 어깨를 으쓱하며, 뒤를 가리켰다.

뒤를 돌아보니, 모니터에 지호 주먹만 한 크기의 구멍이 뚫려있었다.

“어, 어떻게?

여기에는 우리 밖에 없었다.

지호의 팔이 고무인간처럼 늘어나는 게 아니라면 저것이 깨질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뭘 던졌나 싶어 모니터 주위를 유심히 살펴봤지만 그런 것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지호가 놀란 토끼 눈을 하고 있는 나를 보며 이죽댔다.

“어때, 이 정도면 좀 믿음이 생겼냐? 아니면 더 보여 줘? 내 생각에는 자리 옮기는 게 좋을 것 같지만 원한다면 더 보여주지. 근데 만약 내가 발까지 쓰면 여기 있는 거 다 박살날걸?”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나지만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

“나가자.”

“굿! 현명한 판단이야. 만약 네가 ‘안 한다. 싫다.’ 그런 소리 했으면 너 대머리라고 동네방네 소문내려고 했었거든.”

“...후...”

내가 만약 살인을 저지른다면 그것은 오늘이고, 그 상대는 이놈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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