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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팔일'입니다. 반갑습니다^^

[원펀]치맨을 따라해봤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팔월팔일
작품등록일 :
2018.04.10 14:39
최근연재일 :
2018.04.12 12:0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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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34
추천수 :
47
글자수 :
137,913

작성
18.04.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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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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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14화 극복

원펀맨을 따라한 주인공의 현대판타지입니다.




DUMMY

인간에게는 ‘방어기제’라는 게 있다.

자아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속이거나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여, 감정적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심리 의식이나 행위를 이르는 말이다.

쉽게 말하자면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현실을 왜곡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방어기제’는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하나는 ‘성숙한 방어 기제’ 다른 하나는 ‘미성숙한 방어 기제’이다.

‘성숙한 방어 기제’는 상황을 좋게 해결하는 것이고, ‘미성숙한 방어 기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 된다.

지금까지의 나는 ‘미성숙한 방어 기제’가 작용하고 있는 상태였다.

‘미성숙한 방어 기제’ ‘억압’

‘억압’은 ‘미성숙한 방어 기제’의 하나인데.

스트레스나 불안을 일으키는 생각이나 충동을 의식화시키지 않으려는 무의식적인 노력으로, 싫은 사람과의 약속날짜를 잊어버리거나 자신이 견딜 수 없는 사고를 기억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기억상실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실 지금까지 난 그것에 의해 기억을 잃고 있었다.

옛날에는 치료도 받았었다.

얼마 다니지 못하고 금세 관뒀지만 병원에 다녔었다는 기억조차 잊을 정도로 ‘그 사건’은 나에게 큰 충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금 지호를 공격하고 지호에게 벌어질 일을 상상하면서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올랐다.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뒤돌아서 걷던 지호가 걸음을 멈췄다.

“뭐?”

“내 실수로 인해서 부모님이 돌아가셨어.”

“이 미친놈이 갑자기 무슨 헛소리야!?”

“내가 주먹질 한 번 잘못해서 우리 부모님이 돌아가셨다고!!”

소리를 빽 질렀다.

참을 수 없는 슬픔과 분통함이 눈가로 차올랐다.

지호에게 화를 낼 일이 아니었다.

문제는 나에게 있었다.

‘어떻게 ‘그 사건’을 잊고 있었던 건지...‘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

그리고 잊고 있던 세월만큼 슬픔의 농도는 짙었다.

“......”

“......”

지호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둘 다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지호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했다.

복잡미묘한 표정.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표정의 변화가 멈췄다.

지호가 나를 똑바로 쳐다봤다.

“우선 미안하다. 난 네가 그런 상황인 줄 몰랐다. 자세한 상황은 모르지만 지금까지 내가 했던 행동과 이야기들은 다 잊어주면 고맙겠다. 만약 그게 안 된다면 분이 풀릴 때까지 날 쳐도 좋고.”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호는 매우 미안해했다.

“솔직히 그렇게 생각 했다. 내가 보기에 넌 꽤 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제대로 사용하지도 않고, 사용해 본적도 없이 썩히며, 혼자 바보처럼... 아니, 혼자 바보같이... 음, 어쨌든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고 찌질이처럼 불편하게 사는 것처럼 느껴졌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실제로 내가 가진 힘이 궁금했으면서도 남과의 관계가 불편해 혼자 끙끙대며 생활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모든 생활은 ‘사회’가 아니라 ‘개인’인 나에게 맞춰져 있었다.

그 탓에 지금까지 혼자 지냈다.

모든 것을 혼자서 맞서고, 혼자서 해결했다.

현대 사회는 돈만 있다면 더불어 살지 않아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었기에.

그렇기에 남들과 어울리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불편하게만 느껴졌다.

“근데 난 그런 거 솔직히 좋게 생각하지 않거든. 힘이 있으면 그 힘을 사용해야 하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실 너 같이 답답하게 구는 애들 보면 화가 나. 남들은 가지고 싶어도 가지지 못하는 능력을 가졌으면서 그것을 제대로 활용도 못하고, 시간과 능력을 허비하니까, 아깝잖아.”

“......”

잠깐 봤으면서도 참 잘 안다.

할 말이 없었다.

방어기제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나 역시 그것을 원했고, 받아들였기에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네가 그런 사정이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더 이상 괴롭히지 않으마. 귀찮게 해서 미안하다. 솔직히 네 능력이 아깝지만 그건 절대로 네 탓이 아니지. 어쩔 수 없는 일이란 게 있는 법이니까.”

예상도 못했다.

이런 곳에서 거의 생판 남과 이런 이야기를 나눌 줄은.

방금까지 그렇게 철없어 보이고, 어리석어 보이던 지호에게 위로까지 받을 줄이야.

어쩌면 잘 모르는 사이이기에 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을 다녀도 괴롭기만 했었는데...’

나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됐다. ‘그동안 난 어떻게 바뀐 걸까?’

‘그 사건’을 기점으로 성격이 내성적이고, 우울하게 변했으며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남을 배척하게 됐다.

남이 끼어들어야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피했다.

또다시 ‘우연한 사고’가 일어날 수 있으니까.

그냥 감내하고, 견디는 게 더 편했다.

의식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돌이켜보니 어느 순간 그러고 있었다.

만약 나에게 능력이 생기지 않았다면, 지호를 만나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평생을 혼자 살다 죽었을 것이다.

재앙의 날 이후에 생긴 능력.

그렇다.

어쩌면 나에게는 기적의 힘이 생긴 것이다.

인류에게 ‘재림(災臨)’이 나타난 것이 호재인지, 악재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호재인 것이다.

육체적이나 외적인 힘을 떠나서 내적인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이제야 지호가 왜 화를 냈는지 이해가 됐다.

난 지금까지 내가 강자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언제나 철저한 약자라고 여겼다.

그리고 실제로 그랬다.

(방어기제에 의해)폭력에 관해서는 언제나 철저한 약자여야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그랬기에 피했고, 숨었다.

하지만 지호는 진실한 나를 보고, 강자라고 여긴 것이다.

그랬기에 피하기만 하는 나를 보며, 약이 올랐고 화를 냈던 것이다.

변해야 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호를 쳐다봤다.

지호 역시 나를 쳐다봤다.

“할 말 있으면 해라. 화가 났으면 풀릴 때까지 쳐도 좋고.”

“지호야, 자꾸 말을 번복해서 미안한데 한 번만 도와줄래?”

“뭐? 무슨 도움?”

“나랑 대결해줘.”

지호가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진심이냐?”

“어.”

지호와 시선이 마주치자, 가슴 쪽에서 알 수 없는 따뜻한 기운이 느껴졌다.

아까같이 분노나 화가 아니었다.

다른 누군가와 눈을 마주쳤을 때, 느꼈던 불편하고, 갑갑한 기분도 들지 않았다.

지호를 똑바로 쳐다봤다.

지호와 눈이 마주쳤음에도 눈을 피하지 않았다.

성인이 되고 처음이었다.

누군가를 올곧게 쳐다보는 것이.

“진짜 괜찮겠어?”

지호가 걱정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따뜻한 기운이 전신으로 퍼졌다.

“어.” 지호는 지금 나를 철저하게 ‘장혁’으로 보고 있다.

오타쿠, 찌질이, 소심쟁이가 아닌.

생각해보니 내가 편견을 싫어한 것도, 사람들의 시선을 불편해한 것도 모두 그것 때문이었다.

사람들의 편견과 시선.

내가 아닌 사람들의 인식에 의한 강제적인 가면(假面)이 씌워지고 부터다.

‘그래. 어릴 때는 좀 더 밝았었지.’

공기 맑은 산속에서 공기를 한껏 들이켰을 때처럼 머리가 더없이 맑아졌다.

지호를 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자세라는 것을 딱히 잡아본 적도 없고, 배운 적도 없었기에 어정쩡한 자세로 서서 주먹을 꽉 쥔 모습이었지만 지호는 그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오케이! 이렇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도와줘야지! 장혁, 정식으로 대련을 신청한다. 내 능력은 ‘공기 다루기’, 예명은 ‘풍신’이다. 네가 아는지 모르겠지만 헌터끼리는 대련하기 전에 대략적인 능력을 공개하는 게 예의지.”

처음 들어보는 소리였다.

그리고 조금 멋졌다.

자신만의 특수한 능력과 예명.

특히 ‘헌터끼리’라는 말에는 괜스레 기분이 좋아져 바보처럼 웃을 뻔했다.

헌터가 되면 꼭 멋있는 예명을 지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네 능력은 뭐지?”

“나는...”




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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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화 극복 18.04.11 109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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