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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환 님의 서재입니다.

기점의 마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주환
작품등록일 :
2015.07.26 23:30
최근연재일 :
2015.09.05 23:33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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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8,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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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19
글자수 :
166,684

작성
15.08.0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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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헌터 헌터 (5)

DUMMY

“…이놈은 내가 방금 자기 잡으려고 했던 것도 모르는 건가.”


투기는 안 닿았어도 살기는 느꼈을 턴데. 참으로 둔한 녀석이었다. 청연은 씁쓸한 눈빛으로 슬라임을 쳐다봤다. 그리고 반쯤 포기하는 심정, 유비에게 삼고초려 당하는 제갈량 같은 심정으로 Y를 눌렀다.


『슬라임과 그룹이 되었습니다.


현재 그룹 맴버 : 슬라임(LV1)』


마침내 청연과 그룹이 되자 슬라임은 기쁜 듯 제자리에서 퐁퐁 거리며 뛰었다. 그러다가 이번엔 청연의 곁을 빙글빙글 돌았다. 이렇게 좋아하는 모습-정말 좋아서 이러는 건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을 보니 청연은 아까 잡으려고 했던 게 괜히 더 미안해졌다.


“나 같은 마이너스 인생이랑 팀 먹은 게 뭐가 그리 좋다고… 정말 개(?) 같군.”


나쁜 뜻으로 한 게 아니라 주인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강아지 같아서 한 말이었다. 어차피 알아듣지도 못하겠지만. 잠시 후, 슬라임은 진정됐는지 도는 걸 멈추고 청연의 곁에 바싹 달라붙었다. 청연도 이번엔 순수한 호의로 다가온 슬라임을 쓰다듬어줬다.


바스락


그때 또다시 청연의 뒤편에서 풀밭을 헤치는 소리가 났다. 고개를 돌려보니 역시나 슬라임이었다. 이번 녀석은 청연과 그룹 맺은 슬라임보다 덩치가 좀 더 커보였다.


‘또 그룹 맺자고 온 건가?’


이러다가 최하층 슬라임들이랑 전부 그룹 맺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 나타난 녀석은 청연에게 별로 관심이 없어 보였다. 더 이상 다가오지 않고 청연을 경계하듯 멀찌감치 있었다. 대신 청연과 그룹이 맺은 슬라임이 새로 등장한 슬라임 쪽으로 다가갔다.


‘친구인가?’


두 슬라임은 몸을 가까이 붙이더니 신체의 일부를 갈라 그것들을 서로 주고받았다.


‘오…슬라임들은 저런 식으로 대화를 나누는 건가?’


청연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둘을 관찰했다. 두 슬라임은 몸을 주고받는 행위를 반복하더니 어느 순간 멈췄다. 그러더니 갑자기 청연의 반대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어라?’


청연은 자신을 놔두고 점점 멀어지는 두 슬라임은 멍청히 쳐다봤다. 나아가던 슬라임 중 하나가 제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청연과 그룹을 맺은 슬라임이었다. 꼭 청연보고 따라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쫓아오라는 건가?’


잠시 멈춰 섰던 슬라임이 다시 덩치 큰 슬라임을 따라 앞으로 나아갔다. 청연은 미간을 찌푸리고 잠시 고민했다. 그러다가 곧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벌떡 일어나 두 슬라임의 뒤를 쫓았다.


**


슬라임들은 굼떠서 금방 따라잡을 수 있었다. 오히려 너무 느려서 쫓아가는 청연이 답답할 지경이었다. 다른 헌터들에게 발견되지 않을까 염려됐지만 그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헌터들 눈에 띄면 죽은 거나 마찬가지니까 이 녀석들도 나름 헌터들이 안 다니는 곳으로 피해서 다니는 거겠지.’


청연은 여유 있게 슬라임들의 뒤를 쫓으며 남은 스킬인 위조를 사용해 봤다.


위조 스킬을 사용하면 손가락 끝에서 빛이 나왔는데, 그 손가락을 대면 어떤 사물의 겉면이든 청연이 원하는 대로 위조할 수 있었다. 가짜 프로필을 생각하며 렉스 액정을 문지르면 그대로 가짜 프로필이 액정 겉면에 덮어졌다.


단순히 가짜 프로필만 만드는 게 아니라 다른 재질로 위장할 수도 있어 활용도가 무척 다양했다. 다만 지금 청연이 밟고 있는 풀밭 같은 복잡한 곳이나 굴곡이 심한 곳엔 사용하기 힘들어보였다. 또 감촉이나 경도는 그대로라 손을 대보면 금방 가짜라는 걸 눈치 챌 수 있었다.


스킬에 익숙해지기 위해 지나가며 여기저기를 문질러봤다. 흙바닥을 아스팔트처럼 보이게 위조하거나, 자신의 팔뚝을 강철로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게도 했다. 변장과는 달리 꽤나 재밌는 스킬이라 청연은 다양한 방식으로 스킬을 시험해봤다.


‘변장 스킬로 얼굴을 바꾼 다음 돌멩이 같은 걸 보석으로 위조해서 팔면…은 힘들겠군.’


상위 헌터들 중엔 이것보다 더한 능력을 가진 자들도 부지기수였다. 그래서 현실 세계는 이런 위조 능력에 철저하게 대비되어 있었다. 한 번 정도의 눈속임 정도라면 모를까 그 이상은 무리였다.


아무튼 스킬을 좀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법이 없는지 궁리하는 동안 슬라임들이 우뚝 멈춰 섰다. 3시간 정도 이동했을까?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한 모양이었다.


도달한 곳엔 괴물의 쩍 벌린 입 같은 동굴이 하나 있었다. 이런 초원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지하로 깊이 파고들어가는 큰 동굴이었다. 슬라임들은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이왕 온 거 끝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청연도 따라 들어갔다.


동굴 내부는 사람이 드나들기에 충분할 정도로 넓고 깊었다. 하지만 바닥은 울퉁불퉁하고 질척거리는 진흙이라 푹푹 파여서 걷기가 힘들었다. 오르락 내리락도 너무 심했다. 어떤 곳은 경사가 너무 가팔라서 미끄럼틀 타듯이 이동해야 했다. 한손에 렉스를 잡고 빛을 비추면서 나가야 해서 더욱 균형 잡기가 힘들었다. 청연과 달리 안정적인 원형 체형인 슬라임들은 별 고생 없이 안으로 쭉쭉 들어갔다.


얼마나 들어갔을까? 갑자기 천장이 확 높아지며 넓은 공터가 나타났다.


“와…”


청연은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적잖이 놀랐다. 공터 여기저기에 수십 마리의 형형색색 슬라임들이 바글거리고 있었다. 천장에 붙어 있는 슬라임, 바닥에 축 널브러진 슬라임, 통통 튀어 다니는 슬라임 등등…


그러나 무엇보다 청연의 시선을 끈 건 공터 중앙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마티즈만한 크기의 대형 슬라임이었다.


“이 녀석은…”


굼벵이처럼 느려서 공격도, 도망도 못가면서 경험치나 마정석은 쏠쏠하게 주는 혜자 몬스터. 헌터들 사이에선 길바닥에 떨어진 지갑처럼 취급되는 존재. 바로 리니아의 거탑 최하층에만 서식한다는 유니크 몬스터인 킹 슬라임이었다.


초보를 벗어난 대부분의 헌터들은 슬라임 같은 하급 몬스터는 그냥 무시한다. 하지만 킹 슬라임은 달랐다. 눈에 띄면 템 욕심은 둘째 치고 호기심에라도 일단 잡고 봤다. 무척 희귀한 몬스터라 킹 슬라임을 발견한 날은 복권 긁어야 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였다.


청연도 일반 헌터 입장에서 킹 슬라임을 봤다면 좋아서 환호성을 내질렀을 것이다.


‘뭐, 지금 나한텐 그림의 떡이지만.’


청연은 입맛을 다셨다.


‘그나저나 나는 여기 왜 데려 온 거지? 자기들 집 자랑하려고 그런 건 아닐 테고.’


문득 생각난 청연은 그룹 맺은 슬라임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다른 슬라임들 사이에 섞이니 어디 있는지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 사이 렉스에선 연신 그룹 요청을 받는 벨소리가 울렸다. 보니까 그룹 요청하는 메시지가 10개도 넘게 떠 있었다. 전부 슬라임들이었다.


“이젠 안 받아줘. 이것들아.”


청연은 귀찮아서 거절도 안 누르고 대충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뭔가 더 있을까 싶어 좀 더 공터 안으로 들어가서 내부를 살펴보려고 했다.


“…”

“응?”


방금 말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청연은 소리가 난 곳, 킹 슬라임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


작은 소리였지만 분명 킹 슬라임이 낸 소리였다. 자세히 보니 육중한 몸을 부르르 떨며 그 진동으로 소리를 내고 있었다. 명확하게 들리진 않았지만 말소리 같기도 했다. 아니, 분명 말소리였다.


‘말할 줄 아는 건가?’


청연은 약간 놀랐다. 나름 유니크 몬스터라고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모양이었다. 어쩌면 슬라임을 보내 자신을 이곳까지 데리고 온 것도 이 킹 슬라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연은 킹 슬라임이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ㅂ…”


뭐라고 하는 것 같긴 한데 소리가 너무 작아 안 들렸다. 청연은 킹 슬라임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허리를 굽히고 얼굴이 닿을 정도까지 들이대자 간신히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을 수 있었다.


“배고파.”

“…”


청연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 뭔가 중요한 말을 꺼낼 줄 알았더니 고작 나온 말이 배고프다니. 허탈해진 청연은 까칠하게 되물었다.


“어쩌라고?”

“뒤…”

“혹시 네가 주황색 슬라임을 시켜서 날 여기까지 데려오게 한 거야?”

“먹을 것…”

“먹을 것?”


청연은 킹 슬라임 뒤편을 힐끔 쳐다봤다. 동굴 끝 막힌 벽에 초록색의 무언가가 주렁주렁 매달린 게 보였다. 그쪽으로 가까이 가서 보자 처음 보는 커다란 녹색 버섯들이 벽에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이걸 따서 먹여주면 되는 건가?’


확인해보기 위해 청연은 버섯 하나를 따서 킹 슬라임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킹 슬라임 몸 아무 곳에나 대충 쑤셔 넣었다. 놀랍게도 버섯은 킹 슬라임의 몸에 닿기가 무섭게 사라지듯 녹아내렸다. 녹색의 즙이 킹 슬라임의 투명한 몸 전체로 퍼져나가는 게 육안으로 보였다.


“더, 더…”


청연은 순순히 두 손 가득히 버섯을 따서 킹 슬라임 몸에 밀어 넣었다. 몇 번이나 반복해도 킹 슬라임은 계속해서 배고프다고 칭얼거렸다.


‘이놈 킹 슬라임이 아니라 그냥 너무 처먹어서 살찐 비만 슬라임 아냐?’


그래도 언어를 구사하는 걸 보니 보통 슬라임이 아닌 것 같긴 했다. 열 번도 넘게 왕복하며 버섯을 먹이자 드디어 킹 슬라임이 배고프다고 칭얼대는 것을 멈췄다.


“그만. 배불러.”


어느 정도 힘을 회복한 듯 목소리도 들을 만 해졌다. 안 그래도 청연 역시 이 반복행동에 질려가던 참이었다.


“이제 대화할 생각이 좀 나?”

“넌 누구?”


청연의 눈이 가늘어졌다.


“네가 저 주황 슬라임을 시켜서 날 데리고 온 것 아냐?”

“몰라.”

“리니아 님한테 뭔가 들은 말 없어?”

“리니아가 누구?”


청연은 기운이 빠졌다. 아무 것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그냥 주황색 슬라임이 자기 멋대로 그룹도 맺고 청연을 여기까지 데려온 듯 했다. 괜한 헛걸음 한 게 아닌가 걱정이 들었다.


“배불러.”


킹 슬라임은 말이 어린애처럼 굉장히 짧았다. 지능이 좀 낮은 것 같았다. 기분이 좋아졌는지 육중한 몸을 살짝 살짝 흔들며 묘하게 리듬감 있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마치 살찐 아기가 흥겨워하는 것 같아 절로 실소가 나왔다.


“넌 어디 다치기라도 한 거냐? 왜 못 움직이고 쫄쫄 굶고 있었어?”

“살 쪘어. 안 움직여져.”

“…”


진짜 너무 처먹어서 못 움직일 정도로 살이 쪘던 모양이다. 다이어트가 필요한 것 같은데 괜히 먹여줬나 싶었다.


“근데 넌 누구?”


킹 슬라임이 다시 한 번 청연에게 물었다. 청연은 킹 슬라임이 도움이 될까 싶어, 혹은 도움이 되는 물건을 갖고 있나 싶어 사연을 털어놓았다. 킹 슬라임은 청연의 말을 다 듣고 나더니 말했다.


“관심 없어.”

“…”


그럼 왜 물어봤냐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킹 슬라임은 연이어 말했다.


“우리들 집에서 나가.”


예의도 없는 놈이었다.


“이 놈이 기껏 먹여주니까 은혜도 모르고…”


청연은 발끈했다. 레벨이 깎이든 말든 그냥 잡아버릴까 싶은 생각이 잠깐 들었다.


“나가.”


나가라니까 더 오기가 생겼다.


“싫다. 인마.”


청연은 킹 슬라임의 말을 무시하고 공터 주변을 살폈다. 이왕 여기까지 온 것 이용해 먹을 게 없나 찾아볼 셈이었다.


한참동안 주위를 살피던 청연의 눈이 순간 반짝였다. 저번 리니아 때도 그랬듯, 아무 징조도 없이 갑작스레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다.


청연은 편히 제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방금 떠오른 생각을 토대로 면밀하게 계획을 짰다. 슬라임들 중 호기심 많은 몇몇이 청연에게 슬금슬금 다가왔다. 청연은 생각에 집중해 그런 슬라임들에겐 눈길도 주지 않았다.


“이거…시도해볼만 한데?”


마침내 계획을 정리한 청연은 씩 웃으며 눈을 떴다. 그리고 킹 슬라임을 심술궂은 눈으로 쳐다봤다.


“밥 먹었으면 밥값은 해야지?”


작가의말

재밌게 보셨다면 선작과 추천 부탁드립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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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마왕 양반, 그게 무슨 소리요? 내가 xx라니! (1) +58 15.08.24 17,237 47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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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퀘스트 완료 (1) +49 15.08.22 18,675 46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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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last one (5) +41 15.08.18 17,779 418 8쪽
21 last one (4) +31 15.08.17 17,744 419 12쪽
20 last one (3) +36 15.08.16 17,998 393 11쪽
19 last one (2) +43 15.08.15 18,204 394 9쪽
18 last one (1) +43 15.08.14 18,363 404 11쪽
17 헌터를 낚는 어부가 되거라 (4) +69 15.08.13 18,556 448 11쪽
16 헌터를 낚는 어부가 되거라 (3) +41 15.08.12 18,439 451 11쪽
15 헌터를 낚는 어부가 되거라 (2) +43 15.08.11 18,190 416 9쪽
14 헌터를 낚는 어부가 되거라 (1) +45 15.08.09 18,999 389 10쪽
» 헌터 헌터 (5) +34 15.08.08 25,745 394 12쪽
12 헌터 헌터 (4) +30 15.08.07 19,536 384 12쪽
11 헌터 헌터 (3) +25 15.08.06 20,492 396 9쪽
10 헌터 헌터 (2) +35 15.08.05 20,890 429 10쪽
9 헌터 헌터 (1) +23 15.08.04 21,032 423 7쪽
8 마왕에게 살아남는 방법! (2) +36 15.08.03 20,994 385 11쪽
7 마왕에게 살아남는 방법! (1) +28 15.08.01 20,883 40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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