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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환 님의 서재입니다.

기점의 마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주환
작품등록일 :
2015.07.26 23:30
최근연재일 :
2015.09.05 23:33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638,349
추천수 :
14,219
글자수 :
166,684

작성
15.08.2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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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퀘스트 완료 (1)

DUMMY

“일어나거라.”


감미롭지만 거부할 수 없는 힘이 담긴, 한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목소리에 청연은 눈을 떴다. 상체를 일으킨 뒤 잠시 상황파악이 되지 않아 어리둥절한 얼굴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지금 청연이 있는 곳은 리니아의 방이었다. 리니아는 왕좌에 앉아 비스듬히 턱을 괸 채 청연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긴 네 침실이 아니다. 언제까지 코를 골며 잘 셈이냐?”


청연은 화들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곧 신기해하며 자신의 몸을 살폈다. 잘린 팔은 원상복구 됐고 상처나 피로 따위도 말끔히 회복되어 있었다.


“와…”


청연은 양손으로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한 뒤 리니아에게 물었다.


“리니아 님이 치료해준 건가요?”

“그럼 여기에 나 말고 누가 있지?”


대답과 함께 리니아는 몸을 일으켜 청연에게 다가갔다. 예전과는 달리 청연을 짓누르는 기운 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가까이 접근한 리니아는 청연의 눈을 마주보며 덤덤하게 말했다.


“내가 내준 퀘스트를 굉장히 빠르게 수행해냈군.”


퀘스트라는 말에 청연은 던전 최하층에서 있던 일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청슈하이의 복부에 검을 꽂아 넣은 이후부터는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제가 퀘스트를 성공했나요?”

“방금 내가 뭐라고 했지?”


‘이겼구나.’


청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핀잔을 준 리니아는 이어서 말했다.


“마지막에 싸우기로 한 선택은 좋았다. 만약 마정석으로 퀘스트를 완료했으면 널 이곳에서 쫓아낼 생각이었으니까.”


그 말에 청연은 몽롱한 기억을 되짚었다. 청슈하이와의 목숨을 내놓고 싸웠던 혈투가 서서히 머릿속에 그려졌다. 마침내 모두 생각난 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도망치는 사람을 신뢰해달라고 하기는 무리니까요.”

“하지만 선택할 당시에 넌 나를 판단의 대상에서 전혀 고려하지 않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퀘스트 완료가 아니라 불확실한 싸움을 선택했고. 그 짧은 시간에 슬라임들이 그렇게 네게 소중해졌던 거였나?”


청연은 아니라고 대답하려고 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분명 킹 슬라임 때문에 분노해서 싸우기로 결정한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순순히 대답하기도 왠지 쑥스러웠다. 결국 청연은 한참을 우물쭈물하다가 대답했다.


“…뭐, 말씀드렸잖습니까. 맞고는 못 사는 성미라고.”


리니아는 또 그 특유의 재밌다는 눈빛으로 청연을 쳐다봤다. 청연은 머쓱해져서 그런 리니아의 눈길을 피했다.


“해낼 줄은 알고 있었다. 내가 알려준 스킬을 제대로 활용만 한다면 저능아가 아닌 이상 누구라도 해낼 수 있는 쉬운 퀘스트였으니까.”


‘그게 쉬운 퀘스트였다고?’


청연은 경악했다. 그게 쉽다면 앞으로 내줄 퀘스트는 얼마다 더 어렵다는 건가! 청연은 순간 마왕이고 나발이고 간에 벌컥 승질을 낼 뻔했다. 하지만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간신히 참아 넘겼다. 그런 청연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리니아는 계속 말했다.


“그러나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 빨라도 일주일은 걸릴 거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하루 만에 해내다니. 그건 정말 예상 외였다.”


여기서 리니아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내 예상조차 뛰어넘는 멋진 스킬 응용이었다.”


생각 못한 칭찬에 오히려 당혹스러웠다. 중학교 시절 짝사랑하던 여선생님한테 칭찬받을 때와 비슷한 심정이었다. 청연은 겸손한척 해야 되나 어쩌나 고민하다가 그냥 모르는 척 넘어가고 대신 자신도 질문하기로 했다.


“역시 저를 쭉 지켜보고 계셨던 겁니까?”

“아니, 내가 그렇게 할 일 없는 존재로 보이나? 네가 돌아온 다음 네 머릿속을 잠깐 들춰봤을 뿐이다.”


청연은 리니아가 자신의 머릿속을 들춰봤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자 약간 떨떠름해졌다.


“걱정 말거라. 퀘스트 관련된 부분만 살짝 봤으니까.”


청연의 생각을 읽은 리니아가 말했다. 딱히 마음에 걸리는 짓을 한 것도 아닌지라 청연도 그냥 그러려니 했다. 대신 다른 질문을 했다.


“그렇다면 킹 슬라임이나 슬라임들이 당한 일들도 다 아시겠군요?”

“그래, 다 봤다.”


청연은 애써 감정을 내색하지 않으며 말했다.


“그 녀석들…정말 다 죽은 겁니까?”

“그래.”


감추려 노력했지만 청연의 얼굴에서 어쩔 수 없는 우울과 실망감이 흘러나왔다. 리니아가 피식 웃었다.


“왜 그러느냐? 네 입장에선 고작 하급 몬스터들이 죽은 것 아니냐? 덕분에 죽지 않고 퀘스트도 완수할 수 있었고.”


청연은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자신도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그냥 우연히 만난 하급 몬스터였을 뿐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에 모순적이게도 도저히 그냥 참고 넘길 수 없는 말이었다.


“그 녀석은…”


하지만 왠지 그 이상은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청연은 한참을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끙끙대다가 결국 한숨을 쉬고 킹 슬라임에 대해 말하길 포기했다. 대신 투덜거리듯이 말했다.


“만약 그 상황에서 퀘스트를 포기하고 그 녀석을 살릴 수 있었다면 그냥 퀘스트를 포기했을 겁니다.”


리니아는 그렇게 말한 청연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리고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말을 꺼냈다.


“킹 슬라임이라면 큰 문제는 없다. 다시 살려놨으니까.”

“예?”


청연은 순간 당황해서 되물었다. 리니아가 차갑게 웃었다.


“너희 헌터들만 죽어도 죽지 않는 줄 알았느냐? 우리들도 얼마든지 되살아날 수 있다. 안 그랬다면 이 공간은 벌써 너희 헌터들에게 쑥대밭이 되었을 테지.”

“아…”


생각해보니 그랬다. 헌터들은 죽어도 좀비처럼 죽지 않고 되살아나는데 몬스터들만 죽는다면 이미 옛날에 하위 던전들은 몬스터 씨가 말랐을 것이다. 헌터 학원에선 몬스터들의 왕성한 번식력 및 자가 분열 때문이라고 배웠는데, 알고 보니 몬스터들도 죽지 않고 되살아나는 것이었다.


“그 킹 슬라임은 이미 천 번도 넘게 죽었다가 되살아난 녀석이다. 죽는 것에 관해선 너의 대선배라고도 할 수 있겠지.”

“그렇구나, 역시…”


그제야 청연의 얼굴이 한층 밝아졌다.


“뭐야, 그 녀석. 어차피 살아날 걸 알았으니까 그렇게 멋있게 굴 수 있었던 거였군요. 짜식, 어쩐지 많이 해본 대사 같더라.”


리니아는 대답하지 않고 엷게 미소 지었다. 왠지 모르게 씁쓸함이 담긴 미소였지만 청연은 킹 슬라임이 살아났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져서 그것을 캐치하지 못했다.


“다행이다…”


안도하는 청연을 보며 리니아는 곧 다시 원래의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와 말했다.


“수고했다. 내 예상보다 훨씬 더 잘 해냈다. 널 조금은 믿을 수 있을 것 같군.”

“감사합니다.”


모든 근심이 사라진 청연은 기분 좋게 그 말에 대답했다. 리니아가 청연에게 손짓했다. 그러자 곧 렉스에서 띠링 하는 소리가 들렸다.


“확인해 보거라.”


청연은 시킨 대로 렉스를 꺼내 프로필을 확인했다.



이름: 김청연

소속: 리니아의 거탑

길드: 없음

직업: 리니아의 노예

레벨: 18

기술: 변장[초급], 위조[초급]

특기: 친화, 교류,


체력: 452 투기: 185 마력: 0 힘: 52 학습: 18 민첩: 34



‘그 새끼가 쎄긴 진짜 쎘구나…’


13렙에서 한번에 18렙으로 5렙이나 상승해 있었다. 또 계약직이라는 꼬리표가 떨어지고 정식으로 리니아의 노예가 되어 있었다.


‘아…계약직 붙은 것도 싫었는데 막상 계약직 떨어져나가니까 더 싫다.’


청연은 미묘한 심정이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리니아가 물었다.


“이제 너의 세계로 되돌아갈 건가?”

“허락해주신다면.”

“허락한다.”

“감사합니다. 지금 당장 돌아가서 푹 좀 쉬고 싶네요.”

“그전에 이것들은 어떡할 테냐?”


리니아가 손짓했다. 그러자 방 한쪽 구석에 있던 물건들이 허공에 떠서 날아왔다. 그것을 본 청연이 놀라 말했다.


“어? 그건…”


청연이 헌터들을 사냥하며 긁어모았던 아이템들이었다. 청연이 착용하고 있던 하이드 아머와 증폭검도 거기에 껴 있었다. 아이템들은 둥둥 날아와 청연과 리니아 가운데에 사뿐히 놓여졌다.


“이것들은 네가 회수한 물건이지. 그러니 처분할 권리도 네게 있다. 하지만 웬만하면 내게 넘겨줬으면 싶군. 물론 그냥 달라는 것은 아니다.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주지.”


의외였다. 그냥 조용히 가져갔어도 아무 말 못했을 텐데 리니아는 굳이 청연에게 거래를 제안하고 있었다. 청연은 리니아가 이런 부분에선 꽤 공정한 편이라고 생각했다.


“무슨 대가를 주신다는 겁니까?”

“금 어떤가?”


청연은 솔깃해졌다.


“금이요?”

“그래, 너희 세상에서도 금은 귀한 물건이겠지?”

“그렇습니다.”

“금을 주마. 이것들을 내게 다오.”

“알겠습니다.”


청연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그 제안을 수락했다. 어차피 하이드 아머 빼곤 다 팔아치워서 빚부터 갚을 생각이었다. 굳이 귀찮게 현실로 가져가서 장물아비 찾고 넘기고 할 필요 없이, 즉석으로 리니아가 금으로 바꿔준다면 청연이 더 환영할 일이었다. 그리고 나름 마왕인데 퍼주면 퍼줬지, 쩨쩨하게 주진 않을 거란 얍삽한 계산도 조금은 포함되어 있었다.


청연이 승낙하자 리니아는 즉시 허공에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척 보기에도 묵직해 보이는 금괴 하나가 둘 사이에서 홀연히 나타났다. 금괴는 천천히 하강해서 청연의 품에 안겼다.


“가, 감사합니다.”

“고마워할 필요 없다. 오히려 내가 고마워해야지.”


리니아는 그렇게 말한 후 아이템 쪽을 힐끔 쳐다봤다. 아이템들이 다시 허공에 붕 떴다. 그러더니 환하게 빛을 내며 작은 돌멩이 같은 게 아이템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빠져나온 작은 보라색 물체들은 위로 떠올라 자기들끼리 뭉쳤다.


‘마정석.’


그것의 정체를 알아낸 청연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리니아는 아이템들에서 마정석만 골라내고 있었다. 잠시 후, 골라내는 과정이 끝나자 뭉쳐진 마정석이 리니아의 손바닥 위로 이동했다. 남은 아이템 찌꺼기들은 그냥 마법처럼 사라져버렸다. 리니아는 손바닥 위에 올려진 마정석을 기분 좋은 눈빛으로 쳐다봤다.


‘…’


청연은 그걸 보며 어린 자식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눈길 같다고 생각했다.


“언제 갈 생각이냐?”


그때 리니아가 고개를 돌려 물었다. 청연은 괜히 엿보다가 들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 예. 바로 돌아가야지요.”


더듬거리며 대답한 청연은 렉스를 조작했다.


『현실로 돌아가시겠습니까? Y/N』


Y를 누르자 불투명한 파란 색의 포털이 생성됐다. 올 때는 아무 곳에서나 올 수 있지만 돌아갈 때는 정해진 위치의 포털에서만 돌아갈 수 있다. 그 위치 중 하나가 맨 처음 자신이 던전에 들어온 장소였다.


청연은 열린 포털은 감개무량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포털을 본 것도 처음이거니와, 포털로 멀쩡히 살아 돌아가는 것도 처음이었다. 청연은 약간 흥분된 마음으로 포털에 발을 내밀었다.


“다음엔 언제 올 생각인가?”


문득 뒤에서 리니아가 물었다. 청연은 멈춰서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


“아마 하루, 이틀 뒤에 바로 올 겁니다. 여기 시간으론 일주일 정도 지나서 오겠네요.”

“최대한 빨리 오거라.”


그 말에 청연은 약간 놀랐다. 마치 고백이라도 받은 것처럼 심장이 두근거렸다. 하지만 리니아는 여전히 무덤덤하게 말했다.


“너에게 시킬 일이 많다.”


청연은 ‘그럼 그렇지’ 하면서 속으로 피식 웃었다.


“그거 참 좋아해야 할지 싫어해야 할지…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오죠.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리고 청연은 마지막으로 정중히 허리 숙여 말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리니아는 잠깐 멍하니 있다가 곧 방긋 웃고는 대답했다.


“그래, 나 역시.”


청연은 리니아의 미소가 정말 끝장나게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포털 안에 몸을 쑥 들이밀었다. 곧 익숙한 어둠이 청연의 눈앞에 펼쳐졌다.


***


어둠 속에서 눈을 몇 번 깜빡이자 청연은 익숙한 자신의 방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바깥은 해가 반쯤 넘어가 어둑해지려 하고 있었다.


“흐아아. 너무 힘들었다.”


청연은 풍선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침대에 무너지듯 엎어졌다. 그리고 침대에 엎드린 상태로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머릿속에서 다시 하나하나 떠올렸다.


하루 만에 너무 많은 일을 겪었다. 마침내 리니아를 설득했고, 처음으로 던전에도 들어갔고, 예상치 못하게 몬스터들과 그룹을 맺었다. 헌터들을 잡고, 마지막엔 자기보다 렙이 두 배는 넘는 헌터와 최초의 싸움이자 목숨을 건 혈투까지 벌였다. 이 모든 게 고작 24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벌어진 일이었다.


‘꿈 꾼 것 같다.’


하지만 일어나면 곧 잊어버리는 꿈과는 달리 모든 기억, 모든 감각들이 하나하나 생생했다. 청연은 잘려나갔던 왼팔의 팔꿈치 부분을 더듬었다. 지금은 없었지만 잘렸을 때의 고통은 기억에 고스란히 남았다.


아까 리니아의 말에서 추측해봤을 때, 앞으로도 이런 험난한 일들이 계속 될 확률이 높았다. 청연은 다시 ‘퓌휴우~’ 하는 타이어에서 바람 빠지는 듯한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자신의 선택과 지금의 상황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전전긍긍했던 나날들보다 훨씬 나았다. 상황 자체만 놓고 보면 분명 힘들지만 뭔가 하고 있다는 성취감과 충족감이 굉장히 좋았다.


그리고 킹 슬라임과 슬라임들…청연은 다음에 던전에 갈 땐 맛있는 것 싸들고 꼭 가보자고 생각했다.


“어라? 오빠 또 실패했어?”


슬슬 졸음이 올 때쯤 세연이가 집에 돌아왔다. 세연이는 청연이 엎드린 것을 보고 ‘또 실패해서 좌절하고 있나?’ 하고 지레짐작했다. 세연은 ‘쯧쯧’ 하며 안됐다는 표정으로 다가와 청연의 뒷머리를 쓰다듬어줬다.


“힘내. 금방 될 거야. 뭐, 끝까지 안 될 수도 있지만… 정 안되면 굳이 헌터 안 해도 상관없잖아? 오빠는 근성파니까 뭘 해도 성공할 거야. 나도 모델 일 열심히 해서 빚 갚는 것 좀 도와줄 테니까.”


세연은 진심으로 청연을 위로하고 있었다. 그걸 듣는 청연의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그려졌다. 청연은 품에 안고 있던 금을 어깨 위로 슬쩍 밀어 올렸다. 세연은 처음엔 뭔가 싶다가 그것이 금이라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오빠, 이거 어디서 났어?”


청연은 몸을 돌려 세연을 마주봤다. 청연의 입가에 걸린 함박웃음에 세연도 청연이 드디어 성공했다는 걸 눈치 챘다.


“성공한 거야?”


청연은 말없이 웃으며 득의양양하게 양팔을 벌렸다. 세연은 어쩔 줄 모르다가 곧 청연의 품에 덥석 안겼다. 그러더니 다음엔 앙증맞은 주먹으로 청연의 가슴을 사정없이 때렸다.


“컥, 이 년이…”


그동안 나름 오라비 걱정에 마음 고생했는지, 세연은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축하해줬다.


“잘됐다! 잘됐어! 역시 오빠라니까! 해낼 줄 알았다고!”


그 모습을 본 청연은 콧등이 시큰해졌다. 그동안 가슴에 응어리졌던 울분이 단숨에 녹아 없어지는 것 같았다. 청연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세연을 번쩍 안아들어 방 안을 빙글빙글 돌았다. 그후로도 둘은 침대 위에서 두 손을 마주 잡고 어린애처럼 방방 뛰며 성공의 희열을 맘껏 만끽했다. 청연은 헌터가 됐을 때도 이렇게 기쁘진 않았었다.


작가의말

ㅎㅎ...어제 오늘 편 모두 애매하게 7천자네요...

나눠서 올리기엔 내용상 좀 그렇고 한번에 올리자니 너무 많은 것 같고...;; 

글을 적절히 분배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고민입니다 ^^;


참, 그리고 어느새 선작이 2천을 훌쩍 넘겨버렸습니다.  처음 연재할 땐 선작 500만 되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감개무량하군요...


많은 분들이 예쁘게 봐주시고 있고, 또 더욱 열심히 노력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쓸 터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_ _)


이제 추천글과 비평만 받으면 정말 바랄 게 없을 것 같은...(;;)


재밌게 보셨다면 선작 추천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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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퀘스트 완료 (2) +59 15.08.23 18,483 498 14쪽
» 퀘스트 완료 (1) +49 15.08.22 18,673 46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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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last one (5) +41 15.08.18 17,778 418 8쪽
21 last one (4) +31 15.08.17 17,738 4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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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last one (1) +43 15.08.14 18,359 404 11쪽
17 헌터를 낚는 어부가 되거라 (4) +69 15.08.13 18,555 448 11쪽
16 헌터를 낚는 어부가 되거라 (3) +41 15.08.12 18,438 451 11쪽
15 헌터를 낚는 어부가 되거라 (2) +43 15.08.11 18,189 416 9쪽
14 헌터를 낚는 어부가 되거라 (1) +45 15.08.09 18,997 38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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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헌터 헌터 (2) +35 15.08.05 20,889 42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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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마왕에게 살아남는 방법! (2) +36 15.08.03 20,992 38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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