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merakiing 님의 서재입니다.

피규어 오타쿠의 SSS급 소환스킬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merakiing
작품등록일 :
2021.05.12 14:15
최근연재일 :
2021.11.12 20:19
연재수 :
112 회
조회수 :
33,911
추천수 :
502
글자수 :
649,727

작성
21.09.09 20:00
조회
60
추천
0
글자
11쪽

차원에 관하여 1 - 근원

DUMMY

피규어 오타쿠의 SSS급 소환스킬




82



마왕의 탑 3층은 기이할 정도로 넓었다. 그곳은 정확히 마왕의 육신이 될 ‘예정자’들의 성전이었다.

예정자들이 육체를 단련시키고 보완하고 철저히 마왕 입맛에 맞는 옷 혹은 껍데기가 되기 위한 공간 말이다.


당연하게도 그 공간은 특별한 곳이었다.

마왕의 탑 내부 중에 가장 깨끗하고 정순한 마나가 집약되어 스스로 진화시키는 장소였으며, 오로지 도구적 육체로써 쓰일 인형들을 위한 공간이다.


그런 곳에 ‘엘’의 폭주로 비현실적인 에너지가 작열했다. 이건 마왕도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이었고 그건 변수로 작용했다.


트릭스터의 봉인 큐브가 외부로 대량 풀렸고 그건 세 왕의 봉인력이 약해짐을 의미했다.

또 한 가지 잠들어 있던 마왕의 의식을 깨우기에, 충분한 폭발력이었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 변수는 마왕도 트릭스터도 예상치 못한 것이다. 그저 폭주하던 엘의 무의식이 좁디좁은 곳에 핵 메테오를 시전하게 된 것. 그것이 현재 트릭스터가 이런 자리를 만든 이유였다.


“그래서 마왕이 어디 있을까요?”


트릭스터의 목소리였다. 그는 지금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거대한 스크린 앞에 서 있었다.


물론 모든 것들은 그가 만든 것이지만 이 배경에는 깨어난 신들에게 보고하는 자리였다.


“네.. 우리 모두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지요. 여러 차례의 반복했어도 이번과 같은 상황은 처음입니다.”


신이 난 듯 떠들던 그가 스포트라이트 반대쪽 그러니깐 깊은 어둠 속에서 뭔가를 힐끗 쳐다보고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모든 것들은 인간 고영환의 사건입니다. 우리는 그저 지켜봐야죠? 마왕이 깨어난 건···. 20년 만이죠?”


들리지 않는 소리에 홀로 대답으로 반응하던 트릭스터가 돌연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맞습니다. 세 존재의 존재력이 거세졌어요. 사실 그들의 잘못은 없죠. 그저 강대한 힘을 가지고도 마왕의 탑에 있는 게 문제일뿐······. 아 아 맞아요.. 정확히는 차원이죠.. 마왕이 깨어났으니.. 본격적인 차원 간섭이 발생할 겁니다. 후”


깊은 한숨에 스포트라이트가 흔들렸다.


“지구에 계신 모든 ‘신’ 분들께서는 준비하셔야 합니다. 고차원의 신들과 융합되실 수도, 잊힐 수도 있습니다. 뭐 새로운 격을 얻을 수도 있겠죠? .. 아···. 거울, 시간, 지식의 왕들이 지구에 정착할지는 지켜봐야죠.. 아직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최대한 ‘판타지아 차원’과 겹쳐지는 것은 막을 겁니다.”


단호하게 말하는 트릭스터의 말에 적막감이 감돌았다.


“그럼 계속 지켜볼까요?”


그는 개구쟁이처럼 웃으며 말을 돌렸다.



*****


“엘”


고영환 앞에 부복한 엘의 모습은 이전에 알던 엘의 모습이 아니었다. 푸른색 머리카락을 가진 미소녀의 얼굴에 말도 안 되는 피지컬을 갖고 있었다.


엘은 손에 말도 안 되는 검을 정중하게 들고 있었다.

마인의 뼈로 위에 마나실과 염동력이 안대 묶여 일렁이는, 아니 정확히는 살아있는 검으로 몸을 지탱하고 일어섰다.


“흥···. 신기하네..”


알쏭달한 모습의 그녀는 전혀 다른 목소리와 분위기를 풍겼다. 영환은 이전의 소환수들과는 다르게 그녀를 차갑게 대했다.


“마엘 이라고 칭해 주세요.”

몇 마디 나누지 않았는데도 부드러운 기계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엘 이라.. 우선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부터...”

“현재로서는 불가능합니다.”

“...?”

“주인님이 강렬한 의지를 품고 계시면 저에게 전달됩니다.”

“그래서 공략대를 되살릴 수 없다고?”

“이곳에서는 불가능합니다.”

똑 부러지는 마엘의 목소리에 영환의 얼굴이 구겨졌다.

살기 어린 눈빛으로 마엘을 쏘아보자 천천히 이유에 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곳은 감정을 제거하는 데 유리한 공간입니다. 구미호 꼬리에 저장된 공략대 영혼을 제가 만든 육체에 넣을 수 없습니다. 단 이곳이 아닌 특수한 곳에서 영혼과 육체 개조를 할 수 있습니다.”

“그곳이 어디지?”


“기욤의 ‘문’ 안입니다. 그곳이라면 제가 만든 완벽한 육체와 공략대 영혼을 일치 시킬 수 있습니다.”


“당장.. 가지..”

“잠시 해드려야 할 말이 더 있습니다. 아직 시간이 많이 흐르지 않아 못 느끼고 계실 수 있지만···. 마왕이 깨어났습니다.”

마엘의 말에 영환이 서늘하게 노려봤다.

아무래도 아직은 이전‘엘’에대한 감정이 남아 있나 보다.


“마왕 따위 상관없다. 공략대 아니 내 친구들을 되살릴 방법이 있다는 거지?”

“네···. 이미 주인님께서 계획하고 계시잖아요. 인형과 그들의 시체를 개조해서 더 뛰어난 육체와 완전한 자유의지를 가진······. 소환수요.”


너무 정확해서 할 말이 없었다. 단순히 공략대 인원들을 소환스킬로 피규어화 하는 것이 아닌 그들의 영혼과 육체를 이용해서 그야말로 자유의지를 가진 소환수를 만드는 것이다.


‘뭐 동의를 구하지 못했지만···. 해야지..’

그러기 위해서는 아니꼽지만, 눈앞의 마엘이 필요했다.


마엘이 말을 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정보가 필요할 겁니다. 마의를 온전히 흡수하면서 알게 된 정보와 탑의 비밀에 대해서 아셔야 합니다.”


“자세하게 말해봐”


“이 마왕의 탑은 지구라는 차원과 연결된 ‘마왕의 줄기’입니다. 그의 ‘근원’은 차원 중심에 있습니다. 아공간과 비슷하죠.

강한 에너지 충격이 마왕의 줄기와 연결된 근원까지 전달된 게 분명합니다.

앞으로 이곳에 마왕의 의식이 집중 될 겁니다. 그건 꽤 큰 위협입니다.”


“이해가 안 돼.. 그동안 우리가 해왔던 것들은 마왕의 농간 아니었어? 마치 마왕은 여태 아무것도 모르고 잠들어 있다가 충격에 지금 깨어난 것 같잖아”

“맞습니다.”

“이.. 뭐가 맞는다는 거야 제대로 설명 안 해?”

말장난 같은 그녀의 말에 폭발해버렸다.

“게임으로 이해하시면 편할 것 같습니다. ‘근원’은 자동플레이 버튼을 눌러놓은 채 잠들어 버린 겁니다.

자동캐릭터가 마왕이었고 의도된 패턴으로 행동하다가 그조차도 봉인되어서 새로운 마왕 캐릭터를 형성 중인 상태였습니다.”

“.....”

할 말을 잃어버린 영환이 멍하니 마엘을 바라봤다.

‘아니 왜 21세기에 맞는 비유인데.. 이상하게 들리는 건 내가 이상한 건가..’


“마왕의 탑은 이곳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여러 차원에 뿌리 내려 있습니다. 각 차원에서는 캐릭터들이 ‘근원’이 원하는 완벽한 육체를 찾아다닙니다.”

헷갈린 영환이 질문했다.

“각차원? 캐릭터? 누가?”

“마왕들입니다. 근원은 그의 자아를 나누어 각 차원을 침공하게 만든 겁니다. 그것을 ‘마왕’이라고 부릅니다. 이곳 지구에서는 20년 전 최초 각성자가 마왕의 자아를 봉인해 버렸죠.

지금에 와서 봉인이 약해진 데다 큰 충격을 받았고 캐릭터 자아도 깨어났으니 뿌리인 ‘근원’도 지구를 자각한 것이죠.”


‘그 큰 충격을 누가 준 걸까’

속으로 이를 갈았지만, 겉으로는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다 느끼고 있으려나. 뭐 어쩌겠어.. 하는수 없지..’

“그래서?”


“봉인된 마왕의 자아가 깨어났으니 그는 활동을 시작할 겁니다. 서둘러 캐릭터 즉 육체를 형성할 겁니다.”

“그의 육체는 우리가 다 파괴했잖아.”


“상황이 급변했으니 마왕쪽도 임시방편으로라도 육체를 갖고 오겠죠.”

이쯤 되니 대단하다는 눈빛으로 마엘을 바라봤다. 이 정도로 깊이 있는 정보는 처음이었다. 트릭스터조차도 이 정도로 자세히 알려주지 못했다.

‘봉인이 풀렸다고 했는데···. 이제 트릭스터도 알려줄 권능이 생겼으려나?’


“그 원하는 육체를 어떻게 알아봐.. 확실히 이 탑에 있는 게 맞아?”

“제가 아는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러니 그가 육체를 형성하기 전에 빨리 마왕의 탑 전체를 뒤져서 제거해야 합니다.”

조용히 고개를 젓던 마엘은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꽤 많은 정보를 제공했지만, 결정적인 것들은 역시나 알지 못했다.

영환이 생각을 정리하려 할 때 그녀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또 한 가지 마왕도 쉽게 어쩌지 못하는 세 존재를 찾으셔야 합니다. 근원의 위치를 아는 존재들은 그들뿐입니다.”

“하,,,”


순식간에 세 가지 미션이 생겨버렸다. 마엘이 생각보다 많은 내용을 알고 있는 것이 조금은 이상했다. 게다가 여러 가지 의문점들이 많았다.

“인간 엘에게 붙어있던 그 파란 사념체···. 그건 마왕의 잔재가 아닌가?”

“아닙니다. 마왕에게 오염된 이곳의 ‘신’들 입니다. ”

“오염된 신이라... 잠깐 마왕은 내 몸도 원했어. 내 몸에 있는 마왕의 뼈는 뭐지?”

“정확하진 않지만, 지구에 넘어올 때 사용했던 마왕의 육체인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그리고 ?”

“영환 님은 근원이 심어놓은 씨앗입니다. 그것이 원하는 가장 근접한 육체와 스킬 능력 을 가지고 있죠.

잘 생각해보시면 지금 영환 님이 갖고 있는 능력들은 근원이 보여주는 능력과 비슷합니다.”

‘이건 또 무슨 말이야?’


“소환수라는 단어를 마왕 캐릭터로 바꾸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뭐!?”

불쾌한 감정이 불쑥 나타났다. 영환 자신이 마치 근원과 동일시되면서 마엘의 말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었다.


“지금 동료를 되살리는 방식도 근원이 마왕 캐릭터를 수복하는 방법과 일치합니다.”

“....더 지껄여봐...”


“불쾌하시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아셔야 합니다. 그래야 굴레..............”

마지막 굴레라는 단어에서 마치 시스템 오류가 난 듯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미간이 좁혀진 채로 멈춰버린 마엘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봤다.


‘굴레....’

“죄송합니다. 잠시 두통이 와서..”

“됐다···. 마엘.. 이렇게 많은 정보를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그 오염된 신, 마의, 2층과 3층 내벽에 존재하는 정보들을 흡수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석연치 않은 것들이 있었지만 지금 따질 상황이 아닌 것 같았다.

“좋아 이렇게까지 해서 근원이라는 놈이 원하는 게 뭐야..?”

“근원이 원하는 것이라면 ... ...”

“신이 되는 것?”


“맞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모든 차원이 연결된 ...”

“뜸 들이지 말고 말해.. 너 가만 보면 누구 의식하면서 말하는 거 같아...”

‘관종이야 뭐야?’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마엘을 다그쳤지만, 그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지켰다.


“그건..”

“마계화입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편도 감상해주시면 정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피규어 오타쿠의 SSS급 소환스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4 차원에 관하여 3 - 드워프1 21.09.13 53 0 13쪽
83 차원에 관한여 2 - 문 21.09.10 58 1 13쪽
» 차원에 관하여 1 - 근원 21.09.09 61 0 11쪽
81 기괴한 인형 4 - 기사회생 21.09.07 57 0 12쪽
80 기괴한 인형 3 - 비현실적인 순간 21.09.06 47 0 12쪽
79 기괴한 인형 2 - 난전 21.09.04 55 0 11쪽
78 기괴한 인형 1- 엘 과 12 21.09.03 54 0 13쪽
77 탑의 비밀 4 - 잊힌 전설 21.09.01 58 0 12쪽
76 탑의 비밀 3 - xxx 세상 21.08.28 56 0 12쪽
75 탑의 비밀 2 - 엘 21.08.27 63 0 12쪽
74 탑의 비밀 1 - 3층에 숨어있는 강력한 존재들 21.08.26 64 1 11쪽
73 마의 3 - 당희정 21.08.25 68 0 13쪽
72 마의 2 - 공략대의 활약 21.08.24 64 0 13쪽
71 마의 1 - 제이슨 21.08.23 66 0 12쪽
70 봉인의 탑 1층 - 기욤의 창고 21.08.13 74 0 11쪽
69 봉인의 탑 1층 - 욕망 2 21.08.12 67 0 13쪽
68 봉인의 탑 1층 - 욕망 1 21.08.09 71 0 11쪽
67 봉인의 탑 1층 - 내부 21.08.06 77 0 12쪽
66 봉인의 탑 1층 - 재정비 2 21.08.05 81 0 12쪽
65 봉인의 탑 1층 - 재정비 21.08.04 88 0 13쪽
64 다시 한번 성장 6 - 12개의 뼈 21.08.03 88 0 13쪽
63 다시 한번 성장 5 - 발록 21.08.02 100 0 12쪽
62 다시 한번 성장 4 - “x 발 것” 21.07.31 100 0 11쪽
61 다시 한번 성장 3 - 불화 21.07.30 102 0 12쪽
60 다시 한번 성장 2 - 수상한 움직임 +1 21.07.27 111 1 14쪽
59 다시 한번 성장 1 - 검은 속내 21.07.24 111 0 11쪽
58 마물의 숲 5 - 데미코프 21.07.23 105 0 12쪽
57 마물의 숲 4 - 달라진 21.07.22 104 0 12쪽
56 마물의 숲 3 - 오우토 2 21.07.21 110 0 15쪽
55 마물의 숲 2 - 일본제일검 오우토 21.07.20 116 0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