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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金舶
작품등록일 :
2015.07.09 08:42
최근연재일 :
2015.11.03 01:07
연재수 :
10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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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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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6
글자수 :
682,490

작성
15.08.24 12:36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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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1쪽

난정 낙양에 가다

DUMMY

난정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딸려있는 몸종이 두 명이 있었으며, 이것은 언니인 매옥에게 두 명의 몸종이 있었던 것과 같았다. 난정은 몸종 두 명을 데리고 낙양으로 가기위해 제남부성을 나선 것은 하얀 눈이 내리는 1 월 5 일 진시 경이었다. 이미 낙양까지 왕복하기로 임대한 마차와 마부가 임향주 댁의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으며, 마차의 지붕 위로 눈이 한 치가 쌓일 만큼의 시간이 더 지난 다음에야, 마차는 여러가지의 물건들과 함께 난정과 두 몸종을 태우고 출발할 수 있었다.


난정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제남을 벗어나본 적이 한번도 없었으며, 그것은 두 몸종들도 마찬가지 였다. 그래서 난정 일행은 먼 길을 떠난다는 것에 얼마 간의 두려움과 함께 어떤 기대감에 흥분을 느끼고 있었다. 그제와 어제 이틀을 난정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설득하는 어려운 과정을 거쳤으며, 그 때에 들었던 부모의 걱정과 염려를 생각하면 원행(遠行)의 두려움 만으로 가득하여야 할테지만, 떠난지 일다경도 지나기 전에 벌써 두려움 대신에 설레임으로 가슴 속을 채우게 되었다.


그리고 저 뒤 멀리에는 4 명의 말탄 경호대가 난정을 쫓고 있었다. 임향주로서는 다 큰 여식(女息)을 어떤 위험 속으로 아무런 보호대책 없이 내보낼 수가 없었기에 경호대 4 명을 난정 몰래 따라붙였던 것이었다. '왠만한 위험이 아니면 나서지 말 것'을 임향주로 부터 명령을 받고 그냥 몰래 따라갔다가 오기로 한 것이었다.


늦게 출발한 데다가, 어떤 설레임으로 점심은 건너뛰기로 하고 길을 제촉하였으나, 눈길이라 지체되기만 하였으며, 처음부터 천천히 가기로 하였던지라 신시(申時)가 절반이 지날 무렵 보이는 객점에 여장을 풀었다. 그리고 여행 출발을 하기까지 있었던 부모와의 언쟁 때문에 잠도 거의 설쳤던 것을 생각하면 바로 누우면 잠이 들만큼 노곤하였지만, 난정은 쉽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기만 하였다. 그제 있었던 어머니와의 대화 그리고 어제 있었던 아버지와의 대화를 떠올려보았다.


"정아, 그러지 말고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집에 있다가 아버지가 골라주는 곳에 시집을 가거라. 이리 저리 고른다고 그 남정네가 그 남정네이지 별 수 없단다."


"난 나이 많은 사람의 후처로 들어가서 살 자신이 없어요. 돈이 많으면 뭐해요? 그럴바에는 난 혼자 평생 시집 안가고 혼자 살거에요."


"여자는 혼자서 살기가 쉽지 않단다. 남정네가 보살펴줘야 여자는 신세가 편하단다. 그런 말은 하질 말고 ..."


"난 평생 흑응반점 총관 노릇하며 살거에요. 총관 일이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난 재미있는 것이 좋아요. 안방마님으로 편하게 사는 것 바라지 않아요."


"흑응회가 지금은 네 아버지 보고 너를 흑응반점 총관으로 써먹는 것이겠지만, 아버지도 영영 지금 자리에 계실줄 아느냐, 얼마 지나면 그것도 없던 일이 될 것이다."


"엄마는 몰라요. 내가 지금까지 말을 하지 못했지만요. ... 이걸 말해야 하나? ... 에잇, 엄마, 옥이 언니가 어디에 있는줄 아세요?"


"매옥이는 북경 시댁에 잘 살고 있겠지?"


"그동안 엄마한테 말할 수 없었어요. 엄마도 알게 된 후에는 비밀을 꼭 지켜주셔야 되요. 옥이는 흑응장에 있어요."


"뭐? 옥이가 흑응장에 ...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냐?"


"매옥 언니는 그놈에게 많이 맞아서 병이 들어 죽게 되었고요, 그래서 북경 시댁에서 나와서 흑응장으로 왔어요. 그리고 흑대형이 도와주어서 병을 다 고치고, 흑응장의 총관으로 있어요. 그래서 나도 흑응반점에서 일할 수가 있었던 것이에요."


"어 ... 어떻게 그런 일이 있..."


"옥이의 몸좀인 영이는 북경에서 그 놈에게 맞아 죽었고요, 옥이는 병이들어서 흑응장에 왔고, 선아는 지금 옥이랑 같이 흑응장에서 살고 있어요. 제가 이번에 낙양에 갔다오면 옥이를 데리고 와서 엄마와 만나게 해줄께요."


"흑 흑 흑, 아, ... 어떻게 그런 일이 있었단 말이냐?"


"엄마 우실 일은 아녜요. 옥이는 오히려 더 잘된 셈이에요. 그 동안 좀 복잡한 일이 있었고요. 그래서 흑대형이 옥이 언니의 병을 고치느라고 아주 큰 공력을 쏟았다고 그래요. 우리는 흑대형에게 은혜를 잎은 셈이지요. 그러니 이번에 그 은혜를 반푼이라도 갚기 위해서라도 낙양에 편지 심부름을 제가 가야 하는 것이에요. 그러니 엄마가 아버지를 설득해주세요. 예? 알겠지요."


"그래, ... 알았다. 그런데 흑대형이라는 게 그 흑돈을 처음으로 끌었다는 까만 돼지, 그 아이가 맞지? 뭐냐 거기 제영반점에서 너와 옥이가 가면 단골로 시중 들던 그 꼬마라는 아이 말이다."


"예, 맞아요. 그런데 그 꼬마가 지금은 부하들을 수 백 명 거느리는 대형이 되었으니, 꼬마라고 부르면 안되고, 까만돼지라고 불러도 안되요. 흑대형이라 불러야 돼요. 알았지요."


"아버지는 옥이가 흑응장 총관으로 있는 걸 아시냐?"


"아니에요. 아버지도 모르고 제남 어느 누구도 모를 거에요. 옥이 언니 일은 별로 명예롭지 않은 일이라 감추기로 하였거든요. 아버지에게도 모른 척 해주세요."


"응, 그래 알았다. 그런데 제영반점에 그 꼬마가 무슨 재주로 흑대형이 되었다니? 참 사람팔자 알 수가 없다더니... 참 그 꼬마가 비룡방 사람들을 혼자서 수 십 명이나 떼죽음을 시켰단 말이냐? 아이쿠 무서워라."


"그것은 ... 엄마가 누구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모르지만, 사실이 아닐 것이에요. 그래도 그렇지 흑대형이, 아니 그 꼬마가 아무리 무술이 뛰어나도 그렇지요? 무슨 수로 혼자서 수 십 명을 죽일 수가 있겠어요? 한 두 명도 힘들텐데 ... 그렇지 않아요?"


"응? 네 말을 듣고 보니 그도 그렇구나. 네 아버지가 그런 말을 하시길래 나는 그런가보다 했더니, ... 생각해보니 그럴 리는 없겠구나."


"엄마, 아무튼 내일 저녁에 아버지가 들어오시면, 저와 같이 아버지를 설득해서 이번에 낙양 편지 심부름을 갈 수 있게 도와주셔야 해요."


"응 그러마. 그런데 낙양이 왕복을 하려면 거의 두 달 길이라던데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떻하냐? 그것이 걱정이다."


"흑응장에서 마차와 마부를 아주 유능한 사람을 구해줄 것이고요. 내가 몸종인 운(雲)이와 하(霞)아를 데려가니까 큰 문제는 없을 것이에요."


"그래 아버지 한테 다시 한번 말씀드려보자."


"엄마, 옥이 언니 말은 아버지에게 하지 마세요. 언니는 잘 있으니까, 나중에 엄마가 한번 만난 후에 적당한 기회가 오면 제가 말씀드릴께요. 아셨지요?"


그런 다음에 어제 있었던 아버지 임향주와의 대화를 떠올려 보았다.


"네가 이번에 혼사를 망쳐놓고 또 내게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이냐? 난 네가 내 말을 듣지 않고 매파에게 강짜를 부린 것을 생각하면 매질이라도 좀 해야 속이 풀릴 지경이란 말이다."


"아버지, 제 이야기를 한번만 들어보세요. 저는 언젠가는 아버지 곁을 떠나서 시집을 갈 것이에요. 어쩌면 금년이나 아무리 늦어도 내년에는 떠나겠지요. 그러니 그동안 만이라도 아버지와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해요. 한번 시집을 가면 그 후로는 언제 만날 줄 알 수가 있을까요? 어쩌면 평생 한번도 얼굴을 못보게 될 수도 있겠지요."


"그래, 말을 해보아라, 무슨 말이냐?"


"저는 그동안 흑응반점에서 총관 일을 해보았는데요. 아주 재미 있었고 저에게는 아주 잘 맞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저는 시집가서도 반점일을 할 수 있는 그런 데로 시집을 가고 싶어요. 그리고 시집을 간 후에도 엄마와 아버지와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살고 싶어요. 또 후처의 자리나 첩의 자리가 아니라 반듯한 처의 자리로 시집을 가고 싶어요. 또 좀 가난해도, 좀 벼슬이 낮아도, 좀 무식해도 내 말을 잘들어주는 그런 곳에 처의 자리로 시집을 가고 싶어요. 아시겠어요?"


"뭐, 그런 데가 어디 너를 기다리고나 있단 말이냐? 그리고 네가 몰라서 그렇지 반점일도 삼 년 만 해보면 그 때는 이미 식상해져서 아마 반점을 쳐다보기도 싫어질 것이 뻔한데 말이다. ... 뭐 이제보니 너 옛날에 꼬마 핑계대고서 파혼을 만들더니, ... 지금 들어보니 너 꼬마에게 시집을 가겠다는 말이더냐?"


"뭐 꼬마한테 시집을 간다는 그런 말이 아니에요. 제남 이 근처에서 집안이 좀 부족하고 사람이 좀 부족해도 적당한 혼처가 있다면 그리 시집을 가는 것이 더 좋겠다는 말일 뿐이지요. 제남에서 살면 나는 계속 흑응반점에서 일할 수 있을 것이에요. 내가 꼬마에게 일하겠다고 말하면 꼬마는 내 말을 어기지 못하고 들어줄 것이니까요. ... 아마도요."


"꼬마, 그 놈이 지금 제법 힘을 타고는 있지만 그것이 얼마나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꼬마, 그 놈은 아주 위험한 놈이야. 너는 모른다. 꼬마, 그놈이 얼마나 무서운 놈인줄 ... "


"아버지는 꼬마를 잘 아시나요? 저는 제영반점에서 일하던 꼬마를 오래 전부터 보아 왔지요. 그래서 위험하다는 아버지의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내가 옛날 어떨결에 꼬마 이름을 팔아서 거짓말을 하게 되었지만, 이제는 그 꼬마가 까만 돼지가 되었다가, 다시 흑대형이 되었어요. 그리고 부하들의 수가 몇 백 명이 되었어요. 옛날의 그 꼬마가 아니지요. 내가 꼬마에게 시집을 간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지만, 정 제남 근처에서 적당한 혼처가 없으면 내가 꼬마에게 말해볼 수도 있어요. 내가 꼬마 너에게 시집갈테니 나한데 장가 들라고요. 그러면 꼬마가 내 말을 들을까요? 듣지 않을까요? 말을 해놓고 보니 나도 꼬마가 내 말을 들을지, 듣지 않을지 궁금해 지는군요. 하여튼 이젠 꼬마 아니 흑대형이 되었으니 아버지가 생각하는 신랑감이 되기에도 부족하지는 않겠지요?"


"정이 너는 혼인이 마치 아이들 소꿉놀이나 되는듯이 말하는구나. 그리고 그 꼬마대형은 네 신랑이 되어서는 안돼, 넌 까만돼지와 혼인을 해서는 안된다. 부모가 누군지도 모를 고아인데다가 ... 아무튼 그렇다는 것을 꼭 기억해두고, 내가 네 말대로 제남 근처에서 너를 데려갈 사람을 꼭 찾아낼테니 그리 알고, 기다리고 있거라."


"예, 그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러면 이번 낙양 편지 심부름은 갔다 올 수 있게 허락을 해 주세요?"


"아니 흑응회에는 그렇게 사람이 없다냐? 너에게 그런 심부름을 시키게 말이다."


"이번 심부름은 사실 제가 혼사문제로 좀 마음이 불편해서 자청해서 맡은 일이에요. 이번에 원행을 다녀오면 좀 마음도 정리되고, 혼사가 헝크러진 일들도 모두 털어버릴 수 있을 테니까요."


"하아, 정말 고집은, ... 도대체 누굴 닮아서 그리도 질기냐 그래?"


여기에서 난정은 아버지 임향주가 마음 속에서 이미 허락을 한 것을 알게 되었다.


"제가 누구를 닮았겠어요? 다 아버지를 닮아서 그런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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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시집가야 할 때 15.08.29 980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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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마음 속의 길 15.08.26 1,229 14 14쪽
43 도박이란 무엇인가 15.08.25 966 12 14쪽
» 난정 낙양에 가다 15.08.24 1,020 14 11쪽
41 흑응회의 신년 월례회의 15.08.22 1,013 13 17쪽
40 쇄음수 병증(病症) +1 15.08.21 1,089 12 11쪽
39 적목단의 주군(主君)이 되다 +2 15.08.20 972 14 15쪽
38 적목귀에게 중매(仲媒)를 서면 어떨까? 15.08.19 1,069 22 12쪽
37 꿈에 떡 얻어먹다 15.08.18 983 12 13쪽
36 낙양 보호사업을 손에 쥐다 15.08.17 1,097 13 15쪽
35 삼백 년의 구원(舊怨) 15.08.16 904 14 15쪽
34 경가장의 사투(死鬪) 15.08.15 964 13 15쪽
33 순치과정(馴致課程) 15.08.14 1,168 1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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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적목단(赤目團) 출범(出帆)하다 +2 15.08.06 1,120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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