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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金舶
작품등록일 :
2015.07.09 08:42
최근연재일 :
2015.11.03 01:07
연재수 :
10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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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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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82,490

작성
15.08.04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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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글자
12쪽

호국감찰통정어사(護國監察通政御使)

DUMMY

9 월 29 일 오후에 하남지부와 동지, 추관 세 명은 비밀리 회의실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지부님, 어제 우리 아문에 찾아온 동창(東廠)의 당두(堂頭)가 하는 말은 하남부에서 경가장(耿家莊)과 오가장(吳家莊)에 관련해서 일체 손을 떼라고 하는 것이었지요. 혹 경가장에서 우리가 모르는 사건이라도 있었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도대체가 모르겠습니다."


"글쎄, 추관이나 나나 마찬가지지요. 너무 갑작스레 당한 일이라 뭐가 뭐인지 모르겠습니다."


"지부님, 그 당두라는 사람보다는 그 옆에서 아무 말 않고 서있는 사람이 실질적인 지휘자인 것 같았습니다. 뭐라고 했지요? 호국감찰통정어사(護國監察通政御使) 라는데, 이런 관직명은 처음 들어보는 것 같습니다. 혹 지부님께서는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그래서 저도 어제 오후 서고에 가서 찾아보니 대명제국(大明帝國)을 세우신 홍무제(洪武帝 = 주원장)가 그런 관직을 딱 한번 내리신 적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니까 약 250 년 전에 그런 관직이 있었다는 말이지요. 그 관직이 하는 일은 전적으로 황실에 반역자나 적국에 협력하는 이적자들을 처결하는 일입니다. 즉 나라의 존망에 관한 것이에요. 그러니 이번 일은 모르는 척 하고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 동안 우리가 하려했던 일 역시 이대로 덮어두고 모르는 척 해야겠고요."


"아니 250 년 전에 내려졌던 관직이 아직도 살아있단 말입니까?"


"아마 그 관직이 세습이 되는 그런 것인 모양입니다. 세습이 되는 관직이 몇 가지 있잖아요?"


"감찰, 통정(通政)이라면 황제의 어명이나 법률이 제대로 진행이 되고 있는지 감찰하고, 막힌 곳이 있으면 통하게 한다는 그런 뜻이 있지요. 그렇다면 이것은 250 년 전에 내린 홍무제의 어명과 관계가 되는 일인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 아닐까요?"


"아마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쩌다 하필이면 우리가 막 무슨 일을 하려는 마당에 이런 일이 터졌을까요? 우리 하는 일이 비밀이 새나간 것은 아닐텐데..."


"추관, 달포 전에 경가장에서 미곡 600 석을 마차 서른 대에 나누어 싣고 서쪽으로 간다고 해서, 그것을 추적하라고 누구를 붙였다고 하였지요?"


"예, 그 때에 오가장에 지시를 하였지요. 바로 낙양단을 담당하는 순검에게 직접 오가장 오단두를 만나서 지시를 전하라고 하였어요. 그리고 그 다음날 아주 유능한 4 명을 붙여두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답을 들었는데, 몇 일 후 그 사람들이 시체가 되어서 돌아왔고요, 그 후 장례까지 다 치루어진 것으로 보고를 받았습니다. 추적했던 사람 4 명 모두 산비탈에 죽어 널브러져 있었다 합니다. 경가장 놈들에게 발각되어 잡혀죽었으리라 심증이 가지만 물증은 없지요."


"오가장에서는 일을 제대로 할 것이지 얼마나 어수룩하게 했는지 몰래 뒤따르던 사람이 죽었다니, 그리고 꼬리를 놓쳤다니 뭔가 좀 납득이 잘 안되는 일입니다. 이것을 좀 따져봐야 할 것인가 했더니, 어제 온 동창 당두가 일체의 어떤 행동도 하지 말도록 하는 바람에 그도 그냥 내버려둬야 하겠습니다. 지금부터 경가장과 오가장에 관해서는 일체 손을 떼고 모르는 척 하라는 것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엉뚱하게 일이 터지면, 조용히 사태가 마무리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유일한 현책(賢策)이지요. 그 당두가 이곳 하남부에 상주하는 광감세사들도 모두 불러서 따로 뭐라 지시를 하였다 하데요. 어제 밤에 광감세사 들이 아랫 것들까지 모두 데리고 관도를 따라 동쪽으로 간 것을 보니, 당분간 하남부에서 세금 걷는 일도 손을 떼라고 지시를 받은 모양입니다. 광감세사들도 추세를 오만 량이나 팔만 량은 더 거둬들여야 목줄을 보존할 수 있을 것인데 걱정이 많을 것입니다."


"지금 불알 까버린 놈들 걱정을 할 때인가요? 당두가 자기들과 지부와의 연락을 위해 한 명을 달라고 해서, 추관이 발 날래고 머리가 영민한 정용(丁勇) 한 명을 연락책으로 붙여 두었으니, 무슨 소식이 올 것 입니다. 그들은 지금 관인 신분을 감추고, 서쪽 성문 밖 객점에 유숙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객점 주인에게 뭐라 한마디 해두어야 할까요?"


"아니 그런 일을 일절 하지말라 하지 않았습니까? 그저 모른체 하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경가장 마차 행렬을 쫓다가 죽은 네 명 중에 한 명이 낙양단의 행수 중에 한명이랍니다. 력행이라고 낙양단에서 대외적으로 힘쓸 일이 있으면 나서는 조직인데 그 행수가 죽어서, 다른 사람이 력행의 행수에 올랐는데요. 새로 행수가 되더니 낙양성 주변의 무뢰들을 대담하게 진압해가는 모양입니다. 전(前) 행수 역시 손 쓸 일이 있으면 부하들에게 미루지 않고 먼저 손을 썼는데, 손자국이 부드러워서 불상사가 없이 끝난 적이 태반이었다고 하더니, 이번 행수는 아주 손이 매워서 손을 쓰면 병신이 서너 명씩이 나오고, 죽은 놈들도 적잖게 나오고 있답니다."


"다치거나 죽는 무뢰들이 나오면 그것의 뒷처리는 어떻게 합니까?"


"아문에 고소(告訴)가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새로운 행수가 그것도 다 어떻게 해서 뒤처리를 잘하는 모양입니다. 은자가 적잖게 들어가야 할텐데 말이지요."


"참, 경가장에서 미곡 600 석을 싣고 떠난 사람들이, 어디까지 갔는지 모르나 이제 올 때도 되었지 않나요? 돌아오는지 감시하다가 돌아오면 이 사실은 연락책을 통해서 동창 당두 일행에게 알려주어야 할 것입니다."


"예, 그들이 사흘 전에 경가장에 들어왔답니다. 마차들은 모두 빈 마차였고요. 마차 위에는 경가장 경비무사들이 올라타고서 그렇게 돌아왔다고 하네요. 우리가 전갈하지 않았어도 통정어사 측은 이미 알고 있을 것입니다."


"또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낙양성 내외에 있는 세력들이 눈치를 챌 수 있는, 한마디라도 하지말 것을 동지나 추관에게 부탁합니다. 뭐 알게 모르게, 각 세력의 연줄이 들어와 있을 거고, 그 연줄로 동지나 추관의 아랫 것들도 거진 다 묶여 있을 것이니, 두 사람이 입을 벙긋만 해도 그들은 알 것입니다. 그러니 그저 꼭 다물고 있어야 합니다."


"어쩌면 경목파와 홍서파에는 입조심하라고 말해두어야 할까요? 그들은 워낙 아문 내에도 깊이 뻗어 있어서 말이지요. 벌써 어떤 눈치를 채었을 수도 있지요."


"아닙니다. 이번에는 일절 내버려둡시다. 만일에 잘못되면, ... 아마 관직의 고하는 물론이요, 왕족 아니 황족들이라 하여도 ... 홍무제의 호국감찰통정어사라는 의미가 그런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저 입 다물고 가만 계십시요."


"예, 그리해야 겠네요."


"지금 아문에서 통상 처리하는 그런 일들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그렇게 진행을 해가고 있지요. 추세를 걷는 일도 예전과 다름없이 추진하되, 중간에서 됫박 장난치는 애들에게는 살짝 눈치를 주어서, 만성들이 각 주, 현청이나 아문에 탄원하는 일이 없도록 그렇게는 해두어야 하겠습니다."


"예, 그것은 사전에 아전세리 들에게 알려서, 미리미리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낙양단의 새로 행수에 오른 그 친구가 이름이 뭐라고 하였지요?"


"이름은 아직 모르고 있지만요, 근자에 성의 동서남북을 휘젓고 다니면서, 무뢰들을 닥치는 대로 굴복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목적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자기들의 력행 휘하로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가장의 일도 일체 모르는 척하라 했으니 두고 볼 수 밖에 없네요."


"원래 무뢰들끼리의 다툼은 그들끼리의 문제로 치고, 관에서는 불간섭의 원칙을 지켜왔었지요. 지금도 그 원칙대로 하면 되지 않나 싶습니다."


** **


진원성의 력행이 약 한 달간 총 23 회의 크고 작은 전쟁을 치룬 10 월 15 일 까지의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동쪽에서 귀순한 무뢰배들은 일심회(一心會)를 비롯한 4 개 조직에 인원은 총 75 명이었고, 서쪽에서 귀순한 무뢰배 들은 천강회(天江會)를 비롯한 7 개 조직에 인원 53 명이었고, 남쪽에서 귀순한 무뢰배들은 백룡단(百龍團)를 비롯한 8 개 조직 인원 187 명이었고, 북쪽에서 귀순한 무뢰배들은 북망파(北邙派)를 비롯한 6 개 조직 인원 51 명이었으며, 총 366 명 이었다. 또 이 한달 간 죽은 무뢰 들의 수는 피아(彼我) 합하여 총 69 명이었으며, 원래 력행 소속으로 있었던 행도들 즉 전투조 15 명 중에서 아직도 남아있는 행도는 3 명에 불과 하였고, 나머지는 모두 다치거나 죽어서 고향으로 돌아갔다.


이 중에 가장 특기할 만한 것은 성 남쪽의 백룡단이 귀순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10 월 11 일 력행과 백룡단과의 싸움이 있었으며, 이날 이후로는 적목귀가 싸움의 전면에 나설 일이 없어지게 되며, 그 이유는 진원성의 아래 부하들 선(線)에서 대부분의 싸움이 종결되었기 때문이다. 진원성에게 변화를 주었다는 그런 의미에서 백룡단과의 싸움은 좀 자세하게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백룡단은 백 명의 무뢰들이 서열 순으로 짜인 그런 조직이었다. 낙양 인근의 무뢰배들 중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 되었으며, 자기 영역 내에 만금장(萬金莊) 이라는 보국(寶局= 도박장) 하나를 포함하여 보호하고 있는 조직체였고, 전투실력도 막강하였다. 보국이라면 자체적으로 경비 조직을 구축하여, 손님들 중에서 무례한 사람들과 시비를 걸어오는 무뢰들에게 대응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것이나, 백룡단은 실력으로 보국의 자체 경비조직을 축출하고 역할을 뺏어냄으로써, 보국의 국주에게서 인정을 받아 보국의 보호자 역할까지 하게 되었으며, 이로써 막강한 자금줄을 확보하여, 그에 걸맞는 고수들을 휘하에 두고 관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백룡단의 단주는 이름이 유소룡(劉小龍)이며, 나이가 사십을 넘긴 지가 3, 4 년이 지난 권술가로, 십 여 년 전에 전 단주를 권술로 제압하고, 단주가 된 사람이었다. 그리고 단주가 되자, 만금장이 백룡단의 영역 내에 있으나, 자기들과는 무관하게 자체 경비를 하는 것이 눈에 거슬려서, 보국의 경비를 총괄하는 사람에게 도전하여, 그를 죽인 후에 보국을 백룡단의 관할에 넣었다. 이로써 백룡단은 보국에서 나오는 자금을 바탕으로 발전하여, 이제는 낙양의 무뢰배들 중에서 명실상부한 패자(覇者)가 되었던 것이다. 백룡단 단주가 낙양 무뢰들을 모두 제압하고 제패할려고 마음 먹었다면, 어쩌면 그 일을 해낼 수도 있었을만큼 탄탄한 세력이었으나 유소룡은 그런 욕심을 내지 않았다. 그러나 무뢰들은 백룡단의 전투력과 재력을 모두 인정하며 으뜸 임을 인정하였다. 이것이 바로 군림하나 지배는 하지 않는다는 말일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 백룡단 단주가 만일 낙양의 어느 무뢰배에게 한번 만나자고 하였다면, 그 무뢰는 감격하여 선물을 준비하고서 먼저 찾아뵙는 것이 당연하였을 것이다.


백룡단에서도 일심회 사건부터 적목귀의 소식에 계속 관심을 두어 잘 알고 있었으며, 적목귀가 도대체 어떤 놈인지 하고, 유소룡 단주는 적목귀라는 인물을 한번 만나보고 싶어하였다. 아니 적목귀를 한번 만나보고 싶어하는 사람은 백룡단주뿐 아니라, 낙양 내에서 하나 둘이 아니라고 할 수 있었다. 그만큼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소식으로, 적목귀는 낙양성의 여러 사람들의 귀청을 울려대었던 것이다. 아마 동창의 당두가 말한 바가 없었다면 추관과 지부 마저 적목귀를 아문으로 불러서라도 만나보았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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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까마귀 언덕의 대결 15.08.05 1,027 14 16쪽
» 호국감찰통정어사(護國監察通政御使) 15.08.04 1,041 13 12쪽
21 대권절각(擡拳折脚) 발검혈항(發劍血肛) 15.08.02 1,064 13 14쪽
20 강자존 약자멸(强者存 弱者滅) +2 15.08.01 1,031 15 13쪽
19 집을 지으면 마음이 모인다 15.07.31 1,035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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